코로나19라는 악재 속에서 출시까지 연기되었던 어둠땅. 많은 기대와 우려 속에서 지난 11월 23일에 정식 출시하고 벌써 두 달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곧 열릴 블리즈컨에서는 9.1~2 패치의 주요 내용이 공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안두인을 무기로 쓰려는 간수와 그를 이용하려는 실바나스의 흑막이 조금씩 드러날 것이다.

이에 어둠땅의 진짜 모습을 보기에 앞서 인벤은 격전의 아제로스와 달랐던 어둠땅의 여러 콘텐츠에 대해 '중간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워낙 이전 확장팩에 실망이 가득하여 반사 작용으로 흥행을 이어가는 것인지. 정말 어둠땅이 갓장팩인지 다양한 와우 경력을 가진 6명의 기자가 모여 자신이 바라본 어둠땅에 대해 주관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 토론에 참가한 기자들의 프로필

1. 가로쉬 (호드) "남자는 판금 쌍수다"
- 특징 : 최근 2번 상향됐으나 아직 글로벌 벤인 그 직업 플레이 중 (와생 17년 동안 시궁창 전사 외길 인생)
- 경력 : 오리지널부터 모든 확장팩
- 성향 : 영롱한 분홍색 '99'와 올스타 로그에 집착하는 하드 레게

2. 전승지기 (얼라이언스) "남들보다 열심히 하다가 재빨리 사라짐"
- 특징 : 과거에 찬란했던 경험을 가졌지만 노쇠화로 확장팩 찍먹파로 전향
- 경력 : 오리지널, 불타는 성전, 리치왕의 분노, 대격변, 군단, 격전의 아제로스, 어둠땅
- 성향 : 탱딜힐 모두 소화하는 하이브리드 성애자

3. 제이나 (이중간첩) "하이잘 서버 만세"
- 특징 : 항상 뉴비의 마음으로 확장팩을 접하고 이해하려 노력함 (와린이 코스프레하는 고인물)
- 경력 : 오리지널부터 모든 확장팩
- 성향 : 철저한 개인주의 스타일. 파티에서 항상 화가 나 있지만 와린이에겐 따뜻한 그.

4. 일리단 (얼라이언스) "내가 빛의 용사 일리단을 예언한 사람"
- 특징 : 3차 대전쟁의 역전용사, 4차 대전쟁은 가정이 생기면서 부득이하게 불참 (불참을 뿌듯해 함)
- 경력 : 오리지널부터 모든 확장팩
- 성향 : 형상 수집 박사 학위의 룩변 전문가, 다캐릭 증후군을 앓고 있음

5. 가몬 (호드) "어머니 리치왕만 잡고 효도할께요 (어둠땅에서)"
- 특징 : 리치왕의 분노 시절 청춘과 인생을 불태운 것에 강한 자부심이 있음
- 경력 : 불타는 성전 이후 모든 확장팩
- 성향 : 레이드를 위해 와우를 하는 라이트한 막공장

6. 제칸 (호드) "내가 바로 군단 뉴비"
- 특징 : 선배들 꼬임에 넘어가 아제로스에 온 뉴비
- 경력 : 군단, 격전의 아제로스, 어둠땅
- 성향 : 남들보다 빠르게 빈칸을 채우는 것에 희열을 느낌


# 1. 어둠땅 스토리 : 실바나스를 쫓아서

Q1. 지배의 투구를 쪼갠 실바나스를 쫓아 어둠땅으로 왔다. 안두인과 스랄 등 지도자들이 어이없게 납치되는 기가막힌 연출과 함께 그 무섭다는 나락으로 가 탈출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간수'를 직접 맞닥뜨리게 된다. 어둠땅 인트로는 다른 확장팩과 비교했을 때 어떠했는가?

가로쉬 : 개인적으로 드군 인트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카드가가 보여준 "비전 마법이란 이런 것이다"란 모습은 엘리산드와 함께 투톱이 아닐까. 카르가스 같은 전쟁 군주의 묘사도 훌륭했다. 그만큼 인상적이란 얘기다. 군단도 갑작스럽게 티리온이 죽는 모습을 보고 당황했지만, 전체적으로 나무랄 데가 없었다. 그런데 어둠땅 인트로는 너무 실망이다. 지도자 납치부터 나락 군대의 위용은 불타는 군단과 비교했을 때 너무 없어 보였다. 부서진 섬에 갈 때는 진짜 제대로 된 전면전이란 느낌이 들었다. 무엇보다 간수의 첫 등장이 최종 보스급 치고는 너무 포스가 없었다. 바리안을 녹차로 만든 굴단 같은 포스를 원했는데 말이다.

일리단 : 어둠땅의 컨셉 자체야 처음 들었을 때부터 이해했다. 이제 더 쓸만한 캐릭터가 없으니 17년간 죽어간 캐릭터들 살려낼 때가 되기는 했지. 당시 궁금증이 '이미 신나게 죽여댔던 악역은 못 살려낼 텐데 누굴 데려올까?'였는데, 역시나 예상대로 뜬금없는 퍼렁 피부의 거인이 나왔다. 아마 간수의 뻥 뚫린 가슴은 비어버린 인지도를 상징할지도 모르겠다. 어둠땅 인트로는 다른 인트로에 비하면 별 느낌이 없었다. 인트로는 다들 느끼듯 드군 만한 게 없다.

가몬 : 스토리 인트로는 내게 레벨업을 위한 과정 중 하나일 뿐이다. 그런데 스랄-제이나 등 온갖 적에 맞서 세계를 구한 영웅들이 납치된다는 설정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려웠다. 간수가 오리지널 캐릭터라 그런지 포스가 매우 부족하고, 흔한 권선징악 RPG물에 나오는 허접한 마왕 느낌이다. 야망은 넘치지만 정작 하는 건 별거 없고, 용사들이 자길 쓰러뜨릴 만큼 강해지는 걸 기다려주는 그런 마왕 말이다. 설마 정말로 간수가 최종 보스는 아니겠지?

제칸 : 하늘에서 갑자기 날아온 나락의 병력에 안두인이 스톰윈드 한복판에서 쏙 하고 납치되고 그걸 또 겐 그레이멘은 옆에서 쳐다만 보고 울부짖고 있다... 절대로 빠져나올 수 없는 '나락'에서 플레이어만 제 집 드나들듯이 원할 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것도 조금 허무하게 느껴졌다. 내가 간수였다면 나락 한번 나가보겠다고 별짓 다 하고 있는데 필멸자 하나가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면 현타가 올 것 같다.

제이나 : '간수'가 좀 뜬금없는 대적자로 느껴졌다. 워크래프트1부터 플레이하며 경험하고 상상했던 세계관이 나로선 무너졌다. 와우 스토리를 공부하거나 책을 찾아보는 정도는 아니라 잘 모르지만 안두인 뽑기 사건도 그렇고, 그냥 신위에 신 계왕신급 아닌가? 말 한마디면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건 또 아닌 거 같더라. 메인 광고에도 다른 게임인 줄 착각하게 만든 무서운(?) 얼굴이 뜨고 너무 싫었다.

인트로 시나리오는 뻔했다. 또 '용사님이 희망입니다' 하겠구나 싶더라. 그대로 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게임 안에서 사령관, 용사로 대접해주는 흐름이 별로라 생각한다. 진짜 영웅인 쓰랄, 말퓨리온 등은 실체를 알수록 실망만 하게 된다. 이제는 듀로타, 엘윈숲 등에서 시작한 제삼자인 내가 동급이거나 더 높은 위치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들을 돕거나 관망자가 되어 스토리에 녹아드는 방법이 더 좋았으련만.



Q2. 자신이 가입한 성약의 단 이야기를 한 번 해보자. 무수히 많은 어둠땅 세계 중에 일부밖에 등장하지 않았지만, 이번 확장팩 이야기를 풀어나감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9.0 대장정이 마무리되었는데 각자 소속된 성약의 단 스토리와 해당 지역의 느낌은 어떠했는가?

제칸 : 강령군주는 배신자들을 모두 축출하고 켈투자드를 나락으로 후퇴시켰다. 말드락서스의 군세를 드라카 중심으로 통합하는 데 성공했다. 행방불명된 시초자가 토르가스트에 갇혀있는 룬조각사라는 이야기도 있는데 향후 시초자의 행방을 찾는 이야기가 전개될 것 같다. 가장 시초자와 밀접하게 연관된 성약의 단이 아닐까 생각한다. 게다가 바쉬, 켈투자드 같은 친숙한 영웅이 자주 등장해 좋았다.

가로쉬 : 레벤드레스 지역 분위기가 너무 취향 저격이다. 사방이 불그스름한 모습이 마음에 든다. 이런 칙칙한 중세풍은 못 참지 않겠는가. 허나 계급 사회에 대한 묘사가 적고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면서 추악한 인물이 있었으면 더 입체적이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도 있다. 데나트리우스가 너무 고고하게 물러난 느낌이다. 레나탈에 대한 평가는 뒤로 미뤄야 할 것 같다. 반란을 준비하고 성공하기까지 사실 내가(용사) 다했다. 레나탈이 보여준 모습은 적당히 깨어있는 척 하는 귀족 같은 느낌이다. 왕자(아들)의 난이 마치 멩크스-발레리안을 떠오르게 하므로 앞으로 잘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제이나 : 미안하지만 스토리 내용은 잘 이해 못 했다. 일단 그놈의 목적의 길이 뭔지 꽉 막힌 듯이 주입식으로 말하는 것 자체가 너무 싫더라. 키리안은 실무자인 천사들이 모인 집단 같았는데, 이 친구들 역시 기존 워크래프트 세계에서 보지 못했던 외형이라 낯설었다. 대장정 제일 처음 가는 지역이라 '와우에서 천국에 가면 이런 곳이군' 정도로 이해하고 플레이했다. (사실 수면제를 하는 느낌...) 우서가 사고 친 거 뒷수습하는 내용 같았는데... '우서'하면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워크래프트에서 이어진 추억은 이미 내게 없다. 아마 다들 같은 심정이라 본다.

일리단 : 얼마 전 새로 만레벨을 달성한 성기사로 키리안 대장정까지 끝내면서 네 성약의 단을 전부 다 끝냈다. 다만 아직까진 1막에 불과하단 느낌. 스포츠 만화로 치면 전국대회 우승이 엔딩인데 이제 지역구 우승 정도 끝낸 느낌이다. 지역별 특색은 아주 잘 구현한 것 같다. 말드락서스의 썩은 똥물냄새나 몽환숲의 게걸충 농즙 냄새가 모니터를 뚫고 풍기는 기분이다.

전승지기 : 내가 기억하는 우서는 아서스까지 용서한 대인배였고 아제로스 최고의 성기사였다. 그랬던 그가 사후 세계인 어둠땅에선 자신의 주관도 없고 대장정 마지막에는 목숨까지 구걸하더라. 물론 타락, 배신, 흑화 이런 키워드는 와우 설정에 자주 반영하는 첨가제라곤 하지만 익히 알고 있던 우서의 캐릭터성과는 거리감이 많이 느껴져서 아쉬웠다.


Q3. 실바나스의 목표와 계획은 아직도 오리무중이지만, 간수의 계획은 어느정도 윤곽이 잡힌다. 안두인을 무기로 보고 있고 리치왕으로 만들려는 속셈이란 가설까지 나왔다. 9.1 이후 실바나스와 간수의 행보를 이야기해 본다면?

일리단 : 대충 간수와 실바나스 둘 다 임시적 동맹은 맺었지만 세세한 부분에서 의견 차이가 있어 던전은 갈려서 나올 거고 간수는 확장팩 말기 레이드에, 실바나스는 그 전에 나올 거다. 그리고 아마 실바나스 공략은 때려죽이기보단 10%까지 체력을 깎으면 너무 맞아서 정신을 차리거나 '알고 보니 얘도 생각이 있었다'로 흘러갈 거다. 내가 빛의 용사 일리단을 예견한 사람이다. 이 글은 성지가 될 거다. 아니면 말고...

제칸 : 살게라스가 불타는 군단을 창설하고 창조가 아닌 파괴만이 공허의 손길을 피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간수도 나름의 이유를 갖고 군대를 조직하고 령을 모으고 있을 것이다. 실바나스 역시 간수와 목적이 일치하는 부분이 있어서 함께 행동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안두인을 포로로 잡아두고 무언가 갈등하는 모습을 보면 무조건 간수의 말에 복종하는 것은 아닌 것을 알 수 있다. 실바나스가 자신의 목표를 이룰 때까지만 간수와 협력하고 나중에는 돌아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간수도 실바나스와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제이나 : 어짜피 막장드라마로 치닫고 있는데, 진짜로 안두인이 반쯤 리치왕같은 존재로 이용되거나, 실바나스가 끝에는 통수치고 '가 안두인... 어서'를 시전하지 않을까?

가로쉬 : 안두인은 와우 세계관에서 많은 집중과 관심을 받는 핵심 캐릭터다. 안두인 무기는 개뿔... 그냥 성장 과정을 그리기 위한 것일 뿐 그 이상도 아닐 것이 뻔하다. 간수의 계획은 무로 돌아갈 것이며 안두인에게 경험치만 먹여줄 것 같다에 토큰 10개 건다.

가몬 : 스토리를 예측하기보다 공개되면 그때 즐기는 타입이라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다만 군단-격아 트레일러에서 실바나스가 나올 때마다 소름이 쫙 돋았는데, 그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없다는 게 아쉬울 뿐이다. 나처럼 콘텐츠 위주로 즐기는 유저가 자연스럽게 스토리에 녹아들고 이해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는 그저 고짐고 시즌2만 아니면 된다.



# 2. 새로운 콘텐츠 : 토르가스트와 나락, 그리고 전설 장비

Q4. 지금에 와서 보니 호불호가 많이 갈리는 것 같다. 토르가스트에 대해 각자의 장단점을 말해본다면?

일리단 : 솔직히 많은 분이 공감하지 못할 건 알지만, 개인적으로 재밌고 지금도 재밌다고 생각한다. 이미 다 깨놓고 다시 돌고 그런 정도는 아니지만, 딱히 거부감은 느끼지 못하는 정도? 다만, 직업 특성별 밸런스는 손을 좀 봐야 한다. 캐릭터를 6개 키워내면서 굉장히 여러 경우를 겪었는데, 양조 수도사는 코 파면서 도는 난이도를 마법사는 령이 꼬이는 순간 피똥을 줄줄 흘리면서 겨우 깼다.

가몬 : 재미없다. 정확히 말하면 2주 차까지는 재밌었다. 직업마다 압도적으로 좋은 령 능력이 있어서 해당 트리를 타야만 편하게 클리어할 수 있다는 게 아쉽다. 매 층 보스 말고 맵에 산재한 미니 보스전은 시간만 오래 잡아먹고, 쫄몹도 애매하게 강하다. 차라리 무쌍 시리즈처럼 몹이 몇백 마리씩 나오고 그걸 쓸어버릴 수 있는 화끈한 스킬이나 령 능력을 줬다면 어땠을까.

가로쉬 : 모든 층이 연결되어 있지 않고 6개 층이 단계로 나뉜 것이 매우 아쉽다. 베타 초기에는 계속 이어서 층을 오를 수 있었기 때문에 초반부만 잘 넘기면 고층까지 쭉쭉 밀고 올라갈 수 있었다. 아이템 레벨이 216인데도 매주 토르가스트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주 1회라는 점이 위안이 되지만, 그래도 토르가스트를 다녀오면 신화 레이드를 수 시간 트라이한 것처럼 진이 다 빠진다. 강한 몬스터 소수를 처치하는 것보다 약한 몬스터 다수를 처치하는 형태로 수정되었으면 좋겠다.

제칸 : 솔직히 재미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또 사기 령 능력을 빨리 뽑으면 쭉쭉 올라갈 수 있지만 계속 령 능력 가챠에서 실패하면 보스 앞까지 지루하고 시간 낭비라는 느낌이 많이 든다. 사기적인 령 능력을 더 많이 만들어서 좀 더 시원시원하고 속도감이 있으면 더 재밌을 것 같다. 그래도 격아의 군도 탐험이나 격전지보다는 낫더다.

제이나 : 필수인 전설 아이템을 인질로 잡아놔서 할 때마다 욕이 나온다. 보상대비 너무 호흡이 길게 느껴지고 논문을 쓰는 것과 같은 숙제 같다. 같이 시작했던 와린이 친구들이 토르가스트 때문에 떠났다. 개인적으로 어둠땅 최악의 콘텐츠로 남을 것 같다. 군도 탐험이랑 많이 비교하는데 도긴개긴이다. 둘 다 싫더라. 회랑은 한 번만 가면 되고 탈것 아니면 안 가면 그만이라, 변태 같지만 개인주의인 성격이라 혼자서도 도전할 수 있고 같은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선 매력을 느꼈다.

전승지기 : 내가 이번 어둠땅에서 아무도 모르게 조용히 발을 뺀다면 십중팔구는 토르가스트 때문이다. 콘텐츠 자체는 괜찮다. 가끔 말도 안 되는 세팅으로 무쌍을 찍는 재미는 있다. 하지만 직업이나 역할군에 따른 체감 난이도가 천차만별에 무엇보다 너무 길다. 라이트하게 즐기다 보니 장비 파밍 속도가 빠르지 못했고, 컨트롤과 운에 기대어 어떻게든 몸 비틀어 더 높은 단계를 향해 도전했다. 그러다가 5~6층에서 부활 횟수 0이라도 되면, 어느새인가 샷건을 찾게된다. 특히, 다캐릭 증후군으로 인해 이것도 저것도 키워보고 싶지만, 2~3 캐릭 매주 등산할 생각을 하니 암울하더라.


Q5. 전설에 대해 고찰을 해보자. 어둠땅의 전설 시스템, 이대로 계속가도 괜찮을까?

가몬 : 토르가스트를 도는 건 귀찮긴 해도 전설 제작 난이도는 적절한 듯하다. 다만 전설 능력들의 밸런스는 아쉽다. 직업마다 BIS 전설 능력이 어느 정도 정해져 있고, 다른 전설 능력과의 차이가 성약 차이보다 큰 듯하다.

제칸 : BIS라고 불리는 전설이 직업 전문화 별로 1~2개정도 확실히 정해져 있어서 선택지는 여러 가지처럼 보이지만, 모든 답이 정해져있다. 필요한 전설 능력을 쐐기나 레이드 등에서 획득하기만 했다면 제작에 필요한 영혼 재를 수급하기는 어렵지 않아 쉽게 만들 수 있다. 향후 1개 이상의 전설을 착용할 수 있을 때 밸런스 문제를 잘 해결해야 할 것 같다.

가로쉬 : 아주 만족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나쁘다고 보기도 어렵다. 아쉬운 점은 말이 전설이지 능력이 영혼결속보다 못한 것들이 굉장히 많다. 능력만 많을 뿐 절대적인 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일말의 고민도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레이드와 쐐기돌에서 아이템 획득 확률이 낮으니 부위 제한을 없애고 분해하면 일정량의 영혼재를 되돌려 받는 형태로 개선되면 좋을 것 같다.

일리단 : 군단 시절 코어 전설이 너무 안 나와 꼬접한 입장에선 지금이 차라리 낫다. 다만, 특정 전설의 드랍처는 좀 조정의 여지가 필요해 보인다. 부름 퀘스트 보라색 상자에서도 랜덤으로 전설 기억이 하나 정도 나오면 어떨까 싶다. 레이드를 하기 힘든 게이머들은 코어 전설이 레이드 후반부에 드랍될 경우 공찾 지구가 열릴 때까지 손가락을 빨아야 한다.

제이나 : 동시 착용 부위를 늘리거나 부위 변경이 되면 아이템 드랍 문제를 조금 해결하리라 본다. 코어 전설은 사실상 정해져 있어서 조합 시너지가 나지 않는 이상 능력 재조정은 필요할 듯하다. 다음 시즌되면 새로운 전설 능력 나오고 아이템 레벨 때문에 다시 만들어야겠지. 어휴~ 토르가스트 더 많이 가야된다고 생각하니 한숨이 나온다.

전승지기 : 아이템 레벨이 높아도 불필요하게 특정 던전을 '전설 파밍'을 위해 도는 경우도 많다. 보조 캐릭터로 냥꾼을 키울때 뱀추적자의 계략을 먹으려고 역병몰락지를 가면, 매우 높은 확률로 2명이상의 냥꾼이 파티에 매칭되더라. 그리고 1네임드 드랍 테이블에 필수 전설이 포함된 경우, 나오지 않으면 이탈하는 유저들도 제법 봤다. 차라리 영혼 재를 모아 특정 전설을 교환하는 등의 추가적인 획득 방법을 제공해줘도 나쁘진 않을듯하다.



Q6. 나락도 꽤 좋은 평가를 받는다. 각자 어떻게 생각하나?

가로쉬 : 인트로의 나락은 그냥 평범한 동네였는데 실제로는 꽤 스릴이 있어 만족한다. 베타 때보다 더 생존하기 어려워졌다. 개인적으로는 나락에서 PvP를 하면 명예 또는 정복 점수를 주는 퀘스트가 생겼으면 한다. 솔직히 PvP에서 지면 엄청 열이 오르긴 하지만, 그만큼 나락이 더 위험해지지 않을까. 반대로 확실히 생존할 수단도 보완되어야 한다.

일리단 : 회랑이 나락 탈것을 인질로 잡고 등장하면서 회랑을 다 깨기 전까지 나락은 봉인하기로 했다. 디자인 자체는 평범한데, 남들은 다 뛰어다니는데 나만 걷다 보면 이상한 박탈감이 든다. 사실 매주 영혼을 구하는 것도 좀 귀찮다. 몬스터도 다 똑같이 생긴 데다 드군 시절 타나안 밀림처럼 그럭저럭 재밌는 이벤트들이 등장하지도 않고... 개인적으론 꼭 가야 하는 경우가 아니면 딱히 가고 싶은 마음이 없다.

가몬 : 토르가스트와 마찬가지로 2주 차까지 재밌었다. 탈것도 없이 매주 똑같은 컨텐츠를 즐긴다는 게... 내겐 매우 피곤한 시스템이다. 현재는 주 캐릭터 1개로만 나락을 돌고 다른 캐릭터는 나락에 얼씬도 하지 않는다. 보석 홈은 매력적인 보상이지만 시간이 너무 아깝다.

제칸 : 베나리 평판을 올리기 위해 숙제처럼 가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간수의 분노 같은 이벤트나 야수 사냥 같은 이벤트가 있지만 필드 보스처럼 다 같이 우르르 몰려가서 처치하고 보상을 얻는 구조라 특별하다는 느낌은 없다. 혹시나 나중에 어둠땅 날탈 업적에 베나리 평판이 포함되어 있으면... 제발 그렇게만 안 되면 좋겠다.

전승지기 : 나락에서 활동할수록 높으신 분(?)에게 어그로가 끌려서 각종 패널티가 부여되는 설정은 참신하지만, 매일 일일 퀘스트를 진행하다보니 상당히 귀찮게 하는 요소들이다. PvP가 벌어지더라도 거의 오리보스 차원문 앞 영역에서 길막 하는 게 80%, 주요 퀘스트 동선에서 가끔 마주치는 게 20% 정도 될까? PvP로 얻는 이점이 없기 때문에 그냥 빠르게 일일 퀘스트를 완료하고, 다시 맑은 공기를 찾아 혹은 쐐기돌 파티를 찾아 지상으로 탈출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고 대부분 생각한다. 그냥 숙제하러 가는 도서관 같은 곳이다.

제이나 : 상상속 지옥 느낌의 공간을 만든 기획 의도는 성공한 거 같다. 음침한 분위기와 함께 비명이 들려 빨리 도망치고 싶었다. 처음에는 탈 것 타기 키를 눌렀는데 반응 안 하는 싸늘한 느낌이 좋았다. 습관이 무섭더라. '이거 만든 사람 나락에다 가두고 싶다, 나락 꿈꿔라' 이런 이야기가 곳곳에서 들렸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템 소켓을 뚫어주는 배나리 평판 때문에 이 지옥 같은 곳을 계속 와야되서 점점 지루해진다. 지옥을 즐기고 싶었으면 디아블로를 했겠다. 이거 말 하다보니 화만 나네... 게임하는데 왜 짜증 내면서 해야 되지. 토르가스트와 나락은 나에게 이런 존재다. 처음에는 신선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짜증나는 그런 존재.



# 3. 첫 레이드 던전 : 나스리아 성채

Q7. 나스리아 성채 오픈 첫 주 레이드 난이도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각자 트라이를 해보니 어땠나?

가로쉬 : 난이도 자체는 적당한 것 같지만, 확실히 에메랄드의 악몽, 울디르와 비교하면 난이도가 꽤 높다. 전체적으로 딜이 부족하고 힐이 밀렸던 근본적인 원인은 기어 부족이라고 본다. 그런데 아이템 드랍 확률이 더 낮고 인장도 없다 보니 기어를 꾸준히 올릴 수단이 부족하다. 그나마 주간 보상에서 나름 원하는 부위를 얻을 수 있어 다행이다.

가몬 : 매 확장팩마다 복귀해 첫 번째 레이드는 반드시 찍먹하는데 나스리아 성채는 확실히 어렵다. 특히 영웅 진흙주먹이 지옥이었다. 스펙도 부족한데 바닥까지 잘 안 보이니 막공으론 대처가 불가능해 결국 1주 차에 잡지 못했다. 영웅 데나트리우스도 2주 차가 돼서야 잡았는데, 일반 데나트리우스와 많은 차이가 있어 택틱이 완성되기 전까지 많이 헤맸다.

일리단 : 애석하게도 난 유부남이다. 쐐기 고단과 공찾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공찾에서 느낀 감성이라도 풀어 보자면, 대충 탱딜힐하면서 두들겨 패면 아이템을 뱉던 일부 레이드에 비하면 훌륭한 느낌이다. 의회에서 춤 추는 건 꿈에서도 나왔다.

전승지기 : 라이트 유저 입장에서 영웅은 포기하고 일반만 다닌다. 데나트리우스 3주 연속 9시간 이상 트라이는 노쇠한 나의 몸을 더욱 늙게 만들었다. 개인적으로 호흡이 긴 플레이를 좋아하지 않아서 더 그렇다. 내 주변 와린이들은 로그 문화 때문에 영웅은 아예 포기한 경우도 많다. 아이템이라도 잘 나오면 또 몰라. 세탁하러 갔다가 탈수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제칸 : 솔직히 일반은 괜찮았는데 영웅 난이도가 확실히 정말 어려웠다. 혈기의 의회부터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기 시작해서 진흙주먹은 클리어 각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려웠다. 결국 핫픽스로 진흙주먹 너프가 되고 나서야 잡았다. 잡석낙하가 잘 보이도록 하는 패치 이전에 잡았는데 정말 그 어느 때보다 집중을 했었다. 진흙주먹 잡고 나서는 돌 군단 장군은 원트에 잡아 허무했었다.

데나트리우스는 1페때 한두 명씩 사상자가 자꾸 생겼고, 2페 넘어가도 낙사해서 죽거나 레모르니아 대학살 맞는 사람도 많아서 도저히 제대로 진행이 안 됐다. 막넴만 잡는 확고 파티에서도 꼭 낙사하는 인원이 반드시 존재한다. 결국 첫주에 못잡고 2주차에 잡았는데 정말 빡세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전체적으로 레이드 분위기도 좋고 브금도 좋았고 난이도는 높았지만 재밌었다. 하지만 일적으로 공략 기사를 준비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정말 최악이었다. 첫 주에 최소 막페라도 봐야 공략 기사를 쓰지 않겠는가.



Q8. 아이템 드랍 확률 문제로 말이 많다. 난이도가 높은 레이드 던전에서 어렵게 공격대에 참여해도 '득템'으로 이어지기가 매우 어려운 구조다. 이에 대한 생각은?

가로쉬 : 주사위를 1번 더 굴리는 인장을 부활시켰으면 좋겠다. 아니 무조건 부활시켜야 한다.진짜 1넴에서 유특 망토로 득을 시작하면 그 주 모든 일진이 망가지는 느낌이다. 게다가 어둠땅 뉴비들이 지쳐서 접을까 걱정도 된다. 아이템 드랍률을 최소 격전의 아제로스처럼 되돌린다면, 보조 캐릭터 파밍도 수월해질 거고 막공도 더 활성화되지 않겠나.

제이나 : 라이트 유저는 영웅도 와이프 눈치 보며 가야 한다. 그런데 아이템이 정말 안 나온다. 이 긴 시간을 투자하고 올킬을 하는데 1-2득? 심지어 중복 부위로 무득까지. 와린이들 이탈이 가속화된다면 십중팔구 아이템 드랍 확률 문제 때문이다. 차라리 전벼-티벼 부활하더라도 격아처럼 잘 나왔으면 좋겠다.

일리단 : 첫 캐릭터 고양 주술사를 첫 주에 만레벨을 달았다. 그 후 일반, 영웅, 신화, 쐐기를 포함해 8종의 던전만 약 200여 번은 돈 것 같은데, 아직도 무기를 못 먹었다. 그 결과 지금 내 무기는 주간 보상으로 나온 망치와 같이 간 탱커가 안쓰러움에 넘겨준 탱킹용 한손 무기다. 성약 방어구의 성능이 꽤 괜찮아서 '템렙컷'을 맞추긴 어렵지 않지만, 원하는 장비를 맞추는 건 확실히 너무 어려워진 감이 있다.

제칸 : 힘들게 쐐기 시클을 해도 아이템을 못먹으니 힘이 많이 빠진다. 특히나 막넴 잡고 상자를 누르지도 않았는데 이미 템이 우르르 떨어져서 다른 사람이 다 먹어버리면 스포일러 당한 기분이라 허망하다. 레이드도 마찬가지이다. 10넴까지 잡았는데 템을 1개만 먹는 경우도 많다.

가몬 : 매우 불만스럽다. 아오 진짜 욕 나오네. 2주 연속 영웅 올킬 중복 부위로 무득 처리된 기분을 아는가? 드랍률을 낮춘 이유가 뭐라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좋은 점을 하나도 모르겠다.


Q9. 신화 난이도 WFK 레이스 구성을 보면 사냥꾼과 죽음의기사가 주를 이룬다. 직업 밸런스는 적당하다고 보는가?

일리단 : 와우저라면 직업 밸런스가 맞을 수 없고, 맞은 적도 없다는 걸 상식처럼 알고 있을 거고, 대부분 어느 정도의 불균형은 알면서도 참아주고 있을 거다. 근데 요즘은 좀 심한 편이긴 하다. 아마 이건 도적 유저들이 증언해줄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도 격아보단 낫다는데 그럼 격아는 대체 뭘 키워야 했던 거야?

가로쉬 : 전체적인 밸런스로 보자면 격아에서 우울했던 주술사와 사냥꾼, 죽음의기사의 활약이 흐뭇하게 느껴진다. WFK 레이스의 직업 쏠림 현상은 울디르 신화 그훈에서 4명의 흑마법사가 강제된 것과 다르게 그냥 딜이 가장 잘 나오는 특성이라 그런 것 같다. 모든 특성을 두고 황금 밸런스라 보기는 어렵지만 격아보다는 확실히 모든 측면에서 낫다. 군단처럼 대부분의 직업 및 특성이 고루 맞춰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나마 어둠땅에서는 유저들의 말에 귀기 울이는 것 같아 보이지 않나. 그런 의미에서 분노 전사 공격력 5% 정도 3차 버프좀...

제칸 : 죽기와 냥꾼의 활약이 WFK 레이스에서 인상적이었다. 두 직업이 WFK 레이스에서 이렇게 활약한 적이 있기나 했었나? 최상위권 레이드에서는 특정 직업이 많은 편이지만 일반적인 공대에서는 다른 직업도 무리 없이 참여할 수 있다. 물론 황밸까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심각하게 밸런스 붕괴인 상황도 아니라고 본다. 복술 입장에서는 그렇다. 격아 때는 '퍼런 것' 소리 들어가며 게임 했었다.

전승지기 : 직업 밸런스의 가장 큰 영향은 영혼결속에서 오지 않나. 그런데 성약의 단마다 이런 갭차이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했었는데 탱커나 딜러는 그냥 키리안, 나이트 페이가 국룰이다. 벤티르야 뭐 가고일 테이밍할 때나 좋지. 오브젝트 의존도를 높인다면 레이드도 더욱 재밌을 것 같다.



# 4. 시즌1 쐐기돌 던전에 대해

Q10. 전체적인 던전 구조와 세부적인 디자인, 밸런스에 대해 평가를 해 본다면?

가로쉬 : 각 성약의 단 선택자가 할 수 있는 능력과 던전 내 다양한 오브젝트 등 클리어를 단축하기 위한 요소들이 다양해졌다. 매우 마음에 든다. 전사라서 쐐기돌 15단 위업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지만, 그래도 대부분의 던전들이 재밌고 적당히 스릴감이 있어서 좋다. 탱커 입장에서 보면 퍼센트를 올리기 위해 동선을 고민하지 않아서 좋다. 오로지 이번 주의 어픽스와 딜러들의 쿨기, 힐러의 외생기와 내 쿨기만 보면서 달리면 된다. 개인적으로 핏빛 심연의 장군 카알처럼 규탄을 못 쓸 때가 좀 짜증 난다. 마격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보스가 있다면 반대로 군단의 아즈샤라의 눈 같은 던전도 있었으면 어떨까 싶다. 거긴 정말 전사의 고향이었는데.

제이나 : 나도 각 성약단을 반영한 디자인과 던전 고유 능력 활용이 신선했다. 개인적으로 저편 던전 보스들이 재밌고 마음에 든다. 반대로 핏빛 심연, 역병 몰락지는 싫지만 그만큼 시클했을 때 더 짜릿함을 느낀다. 티르너처럼 나이트 페이가 있을 때 루트가 달라지는 것도 괜찮았다. 사실 없어도 그만이라 더 혜택을 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전승지기 : 던전 구조와 쐐기돌 어픽스, 직업 밸런스까지 가장 밸런스가 좋았던 때는 군단이었고 최악은 당연히 격아였다. 격아는 나빴던 정도가 아니라 그냥 최악. 그런데 어둠땅은 성약의 단 능력이 기어 부족을 어느 정도 메꿔준다. 석주 입장에서 글로벌에서 파티를 구할 때 기어도 중요하지만 성약을 우선시 보게 된다. 그런데 이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잘 모르겠다..

일리단 : 내가 좀 부정적인지 몰라도 탱커, 근접 딜러, 원거리 딜러, 힐러로 모두 7단 이상의 쐐기 던전을 돌아본 결과 모든 직군이 역겹기 그지없었다. 그러면서도 꾸역꾸역 깨긴 하니 잘 만들었다는 뜻이겠지? 다만, 앞서 말했듯 직업별 밸런스는 아쉽다. 사냥꾼이라서 받았는데 생존 냥꾼이면 얼굴도 보기 전에 똥 밟은 기분이 드는 게 사실 옳은 건 아닐 거다. 안 좋은 특성이 최소 1인분은 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나. 왜 이언식 상향으로 그냥 공격력 10% 증가 이렇게 하면 될 텐데. 그래도 안 쓰이겠지만.

제칸 : 베타 때 던전별로 보너스를 받을 수 있는 성약의 단이 정해져 있다는 말 때문에 특정 던전에 특정 성약이 강제되는 느낌이라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었다. 하지만 직업 전문화별로 성약의 단 분포가 고른 편이고 성약 보너스를 잘 활용하면 훨씬 더 빠르게 던전을 클리어할 수 있다는 점에 긍정적인 부분이 더 많은 것 같다. 어둠땅 던전은 난이도도 조금 더 어려워진 느낌인데 고통의 투기장 막넴이나 저편 막넴은 미니 레이드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난이도가 높은 편이라고 생각한다.



Q11. 어둠땅 시즌1 어픽스 '교만'은 어떤 것 같나?

제이나 : 와린이는 20% 교만 이런 시스템을 처음 겪을 것이다. 힐러는 교만 퍼센트 공부 안 해온 탱커랑 만날 때 치가 떨린다. 교만 능력 피하는거야 쉬운데 생명력 계산 안 되서 다른 몬스터 사냥 중에 뜨거나 저스펙일때 딜이 안돼서 교만 20 중첩 넘어가면 V13D가 떠오른다.

제칸 : 잘하는 탱커와 함께 가면 9단보다 10단이 더 쉬울 때도 있을 정도로 교만 버프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크게 까다롭지 않으면서 적당하게 위협적이고 반대로 버프를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히 잘 만들어진 어픽스 같다.

일리단 : 재미있는 장치긴 하지만, 그만큼 탱커들의 수가 줄어드는데 한 몫을 한 것 같다. 어느 정도 단수가 되는 쐐기를 가려면 웬만한 탱커들은 MDT로 루트를 짜고, 생존기 분배를 고민해야 하는데 교만까지 끼는 순간 '그냥 딜러나 하고 말지'로 생각이 바뀐다.

가몬 : 재밌는 시스템이고, 잘만 활용하면 공략에 도움도 돼서 좋다. 그런데 탱커를 잘못 만나 퍼센트 조절을 못 하면 답이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물론 고단 탱커들은 실수를 거의 하지 않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10단 이후 탱커 품귀 현상이 이 교만 시스템 때문인 것 같다. 단수가 오를수록 더 대처하기 까다로워지는 대신, 10~14단 정도에서는 맛보기 형태로 적응할 수 있도록 더 하향되어야 탱커들이 부담을 더 적게 받지 않을까.

가로쉬 : 시즌 어픽스는 전멸을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잘 활용하면 클리어 시간을 단축할 플러스 요인이 되어야 한다. 이렇게 양날의 검 형태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만은 참신하지만 이러한 역할의 어픽스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음 시즌 어픽스는 무조건 캐릭터에게 패널티를 부여하는 것보다 이를 잘 대응했을 때 더 강력한 시너지로 활용될 수 있도록 디자인되었으면 한다. 그나저나 교만 피통 계수는 좀 너프했으면 좋겠다.


Q12. 격아처럼 무조건 도비터가 강제되지는 않는다. 탱커와 힐러들의 밸런스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 각자 쐐기돌 직업 밸런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제이나 : 쉼없이 달려야 하는 쐐기 특성상 선호 직업이 분명 있다. 자힐이 없거나 드리블이 약한 탱. 광역힐 약하고 마나가 마르는 힐러. 딜만되는 근접딜. 이런 직업들은 격아처럼 어둠땅에서도 인식이 크게 다르지 않다. 볼 때마다 안타깝다. 유틸기 좀 줬으면 좋겠다.

일리단 : 제이나 말처럼 고단 쐐기 기준으로 혈기 죽음의 기사와 운무 수도사를 없는 사람 취급된다. 이 둘이 없다고 치면 탱힐 직업 밸런스는 좋은 편이라 본다.

가몬 : 각 던전마다 최고 효율을 가진 직업이 있는 건 맞지만, 레이더 랭킹을 노릴 것도 아니고 아이템 파밍이 주력인 내 입장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개개인의 실력과 센스라고 본다. 그래도 모든 조합에 어울리는 특성이 있고 그렇지 못한 특성도 있다. 전체적으로 만족하는 밸런스지만 혈기 죽음의 기사나 운무 수도사, 생존 사냥꾼 같은 특성은 더 손봐야 한다.

가로쉬 : 전사라서 글로벌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엄청 길다. 이렇게 많은 이력서를 내본 것도 처음이다. 딜 특성으로 쐐기돌 가는 게 진짜 어렵다. 유틸기가 너무 부족하다. 격아에서 사라진 충격파를 돌려줬으면 좋겠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격아 시즌1보다는 훨씬 낫다. 그때는 혈죽 무법 냉법 악딜 회드가 그냥 정석 그 자체였다. 격아 시즌2에 방어 분노 특성이 좋아진 것처럼 어둠땅도 시즌2에서 달라진 전사를 기대한다.

전승지기 : 밸런스는 돌고 도는 거지 않나. 군단에선 근거리 딜러, 격아는 원거리 딜러가 좋았다. 어둠땅은 적당하다고 본다. 아 전사, 악사 유저들이 들으면 화날 수도 있겠다. 완벽한 밸런스는 없으니까. 그래도 잘하는 분노 전사는 진짜 잘하더라. 아쉬운 건 가로쉬 말대로 유틸기? 충격파만 있어도 전사가 이런 취급은 안 당할 텐데... 그래도 격아 시즌1처럼 3개 특성이 모두 나락인 직업은 없지 않아 다행이다.

제칸 : 이기적이겠지만 복황상제라 행복하다. 클래식과 어둠땅 모두 귀족이라 내가 원하는 시간에 레이드와 쐐기돌을 갈 수 있어 정말 좋다. 하지만 모든 힐러를 하는 입장에서 운무 수도사의 고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면 바로 운무로 갈아탈 생각이 있다. 운무 좀 어떻게 해줬으면 좋겠다. (운무는 계속 봉인하겠다는 뜻)

▲ 격아 쐐기돌 고단 스핀에 필수 기술이었던 은폐의 장막 - 이미지 출처 : Youtube 입만산_김루윈


# 5. 즐길거리에 대해 : 수집품과 업적, 성소 강화 등

Q13. 수집품 같은 요소, 업적 같은 걸 채우고 있다면 이에 대해 이야기 해보자.

가로쉬 : 레벤드레스, 몽환숲 탐험 업적을 다 끝내는데 진짜 미치는 줄 알았다. 아직도 나는 시종장 처치하는 업적을 어떻게 달성했는지 모른다. 진짜 기사 쓰려고 자료 수집한 스크린샷과 영상의 양이 너무 많아 자료 정리가 하나도 안 되고 있다. 정말 너무 어렵게 꼬아놓은 것 같다. 다른 성약의 단 령 전도체로 소환해야 하는 조건 같은건 양반이다.

일리단 : 음 다른 이야기를 좀 하겠다. 마음에 드는 부분이 많은 확장팩이긴 하지만 비행 경로 찍은 직원은 훈계를 좀 들어야 한다. 일부러 유도한 건지 몰라도 새 타고 내려서 이렇게 발로 오래 뛰어야 하는 확장팩은 참 간만인 것 같다. 그게 업적이고 수집품이고 다 방해한다.

제칸 : 얼마 전 영예의 어둠땅 던전 업적을 도전하다가 접었다. 역병 몰락지에서 슬라임 같은 디버프를 달고서 막넴을 잡는 업적이 있는데 트롤은 종족 특성 때문에 지속시간이 20%나 감소해서 깰 수가 없었다. 결국 종족을 바꿔야 하나 고민하다가 가슴이 시키는 트롤을 버릴 수 없어 포기했다. 격아 영예의 던전은 종족 패널이 같은 건 없었다. 어둠땅의 업적은 전체적으로 너무 어렵다. 그만큼 시간을 많이 써야 한다. 문제는 그렇게 업적을 따거나 수집품을 모으면 보람이나 희열이 있어야 하는데 짜증이 더 심하다.

제이나 : 나는 새로운 확장팩이 나온 뒤에 이전 확장팩 업적을 한다. 지인 소수와 모여서 쉽게 하는 것을 지향하는 성향이다. 그런데 어둠땅 수집품은 복잡하고 어려워서 틈틈이 하고 있다. 그냥 하루에 하나씩 채운다는 느낌으로 말이다. 언젠가는 다 채워지겠지 뭐.

전승지기 : 피프만 얻을 수 있다면 언제고 복귀할 수 있다. 웬디고 잠옷을 입은 판다렌 위에 살포시 앉아 있는 피프는 정말 너무 귀엽다. 드루이드이라 아쉬운 점은 나이트 페이와 관련된 변신 형상이 내 기대치를 채우지 못했다는 점이다. 더 다양한 변신 형상이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


Q14. 승천의 길, 누더기골렘 작업장, 여왕의 정원, 잿불 궁전 같은 성소 미니 게임은 어떠한가.

가로쉬 : 잿불 궁전은 정말 취향에 맞지 않아서 거들떠도보지도 않는다. 보상 때문에 조금씩 평판을 올려두려고 하는데 아직 전혀 손이 가지 않는다. 자료 수집 때문에 베타에서 해봐서 더 질리는 감이 있는 것 같다.

제이나 : 승천의 길 용사 강화 재료를 만들어가야 해서 그만뒀다. 보상으로 주는 키리안 룩이나 탈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미니 게임이 주둔지 같은 느낌이었으면 어땠을까 싶다. 그럼 대충 조금씩이라도 했을 텐데.

일리단 : 아니 나도 령 부족에 시달린다고. 솔직히 말해 장비 업그레이드할 령도 부족해 죽겠는데 저걸 왜 만들어놨나 싶다. 그리고 마즈는 너무 시끄럽다.

제칸 : 솔직히 성소 강화 이거부터 한 사람 없지 않나? 보상이 좋은 것도 아니고. 할 필요가 전혀 없다. 령만 아깝지.

전승지기 : 이런게 있었나??? (모르는 척)



Q15. 다 캐릭터를 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영예 레벨 올리기나 전설 장비 레벨업 등 여러 캐릭터를 하기 힘들지 않나?

제이나 : 운명의 실타래 시스템 덕에 심심할 때 던전만 가고 편하게 키웠다. 정말 잘 만든 시스템이다. 영예 레벨은 메인 퀘스트랑 던전 보상으로 얻을 수 있어서 생각보다 빨리 따라잡는다. 하지만 현생을 살기 위해 포기하는 것도 있어야 한다. 많이 양보해서 토르가스트를 1층부터 한 번 다시 올라가는건 그렇다 쳐도 배나리 평판은 2번은 못하겠다. 아 진짜 베나리 평판 계정 공유좀...

가몬 : 캐릭터 4개를 키우는데, 영예 레벨을 올리기 위해 대장정을 해야 하는 게 가장 귀찮다. 특히, 모두 키리안을 택해 똑같은 스토리를 4번이나 반복해야 한다. 아니 성약의 단이 같으면 좀 스킵해줘야 되는 거 아닌가. 볼바르 때리고 싶어지네.

일리단 : (씨익) 그렇지 않다. 매 순간 재밌다. 할 때마다 새로운 기분이고.


# 6. 어둠땅 시즌1 중간 결산 : 총평

Q16. 이른 감이 있지만, 지금까지 어둠땅이 보여준 모습에 대해 총평을 해본다면?

일리단 : 평범하지만 여러모로 운이 좋은 확장팩이라고 생각한다. 전작이 워낙 지루했다는 점도 이유 중 하나. 동시에 할만한 MMORPG가 멸종 수준에 이른 데다 2021년 초엔 딱히 할 만한 대작 게임도 없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상황에서 지금까지 이어지다 보니 국민 평균 게임 플레이 시간도 많이 늘어났다. 코로나도 없고 할 게임도 많은 시절이었으면 지금만큼은 아마 안 됐을 거다.

제칸 : 선생님이 숙제를 적게 내주셔서 좋다. 령을 모으기, 뒤틀린 회랑, 저승석 모으기, 베나리 평팡 같은 숙제는 캐릭터 스펙이 많은 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아니다. 하지 않아도 손해라 느껴지지 않는다. 영예가 밀려도 부름 퀘스트 등으로 쉽게 따라잡을 수 있다. 아이템 드랍 확률만 조금 높여서 더 많은 보상을 획득할 수 있게만 해주면 딱 좋을 것 같다. 아직은 어떻게 흘러갈지 감이 잘 잡히지 않는 스토리도 향후 어둠땅 패치에서 잘 풀어나갔으면 한다.

가로쉬 : 워낙 격아에서 실망을 많이 해서 그런가 어둠땅은 그냥 다 좋게 보이는 것 같다. 상대적으로 비교하면 군단에 살짝 못 미치지만 격아보단 훠어얼씬 낫다. 최소 끝이 보이지 않는 숙제는 없지 않나. 스토리야 뭐 아직도 와우 스토리에 기대를 하는 사람이 있나? 그저 더 완벽하게 직업 밸런스가 잡혔으면 하는 바람이다. 단순히 딜량과 힐량도 중요하지만, 유틸기가 부족한 직업과 전문화에 콘셉에 맞는 스킬이 추가되었으면 한다. (대충 분노 전사에게 충격파, 투신, 오딘의 분노를 돌려달라는 말)

가몬 : 막공장으로 레이드 위주로 즐기는 유저로서 매우 만족스럽다. 여유 시간이 적을 땐 올킬 파티를, 여유 시간이 많을 땐 트라이, 학원 파티를 만들어 재밌게 즐기고 있다. 앞으로의 스토리가 어떻게 될지, 어떤 공격대 던전이 나올진 알 수 없지만 더도 말고 딱 지금의 완성도만 유지해 줬으면 좋겠다. 딱 하나! 아이템 드랍률만 원상 복구 해줬으면 좋겠다.

제이나 : 토르가스트와 나락에 질려서 그런가... 실바나스 스토리도 그렇고 사실 기대가 크게 안 된다. 오랜만에 와린이가 많아졌지만 그만큼 접는 이들도 많아 실망감도 크다. 그냥 와린이가 쉽게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이 더 강화되고 정착하기 쉬운 형태로 더 개선됐으면 좋겠다. 가령 공격대 찾기는 너무 늦게 열린다. 레이드를 가고 싶지만 데나트리우스를 보고 싶어하는 나이 많은 와린이는 너무도 많은 날을 기다려야 한다. 정말 이해가 안 된다. 심지어 드랍 아이템 레벨도 낮은데 말이다. 정점에 오르는 과정이 어렵더라도 중간 단계까지의 과정은 더 쉬워야 하지 않나 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아이템 드랍 확률도 올려야되고.

그리고 많은 와린이 접는 이유를 들어보면 로그, 레이더의 영향도 무시 못하겠더라. 과거의 경력이 없으면 모든 것을 새롭게 시작해야 하고, 잘 모르는 초보 유저들끼리 쐐기돌을 가서 석을 모조리 깨부수면 시클을 못한 기록이 다음 파티 구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 고인물 입장에서는 당연하겠지만 와린이에게는 크나큰 벽이다. 고인물은 조금 더 와린이에게 관대한 모습을 보였으면 좋겠다. 반대로 와린이도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 잘 극복하고 한 두가지는 포기할 줄도 알았으면 좋겠다. 뭐든지 중간층이 탄탄해야 가장 위에 있는 층이 더 빛나는 법 아니겠나. 서로서로 잘 이해하고 노력했으면 좋겠다.

▲ 어둠땅의 미래와 진짜 모습은 다가올 블리즈컨에서 공개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