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게임들이 도전장을 내왔고 또 내고 있는 횡스크롤 액션 RPG 장르. 이번 지스타에도 어김없이 신작 횡스크롤 액션 RPG 다수가 등장, 유저들에게 눈도장을 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다행스러운 것은 올 해 지스타에 등장한 이 장르의 게임들이 각자 나름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


그 중의 하나가 위메이드의 신작 프로젝트 고블린.


프로젝트 고블린은 최근에 와서야 깜짝 공개된 타이틀이지만 개발기간은 벌써 2년을 꽉 채워가는 게임. 특히 천 만 국민이 선택한 대작 영화 ‘괴물’의 바로 그 ‘괴물’을 만들어 냈던 이창규 대표의 깐깐한 시각적 눈높이가 적용된 탓인지 이번 지스타를 통해 독특하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의 화면으로 다른 게임들과 차별화되어 주목받고 있는 기대 신작.


인벤은 프로젝트 고블린의 개발을 총괄하고 있는 이기정 PD를 만나 짧은 인터뷰를 나눠보았다.






= 개발은 언제부터 했나.

2009년 1월부터 개발하기 시작했으니 2년 정도 되어간다. 현재 30명이 약간 안 되는 인원이 함께 하고 있는데 이제 더 만들어야 할 것이 많아서 인원 충원을 해야 할 것 같다.


= 프로젝트 고블린이라는 이름을 선택한 이유는.

고블린은 판타지에 빠져서는 안 되는 감초 같은 이미지다. 고블린이라는 이름으로 친숙하면서도 판타지라는 느낌을 전달하고 싶었다. 실제 게임에서도 아직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다. 실은 회사 이름도 고블린 스튜디오다. 고블린을 닮은 직원도 있고. (웃음) 액션 게임에서 가장 먼저 나와 유저들에 의해 죽는 종족으로 친숙한 이미지로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다.


= 북유럽 신화를 세계관으로 채택하고 있는데.

요즘 게임들을 보면 일본 재패니메이션의 영향을 받아 퓨전판타지가 많은데, 그런 시장을 피하고 싶기도 했고 또 게임의 내용적인 면은 깊이가 있는데도 횡스크롤 액션이라 가벼워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게임 안에 큰 세계가 있다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북유럽 신화를 선택했다. 비주얼도 다소 서구적인 냄새도 나면서 국내 취향의 틀에 벗어나지 않도록 작업했다.


= 이번 지스타 시연 버전에서 전달하려고 한 부분이 있다면.

첫 선을 보이는 거라 액션성과 타격감, 아트와 컨셉 부분을 메인으로 잡았다. 20레벨 정도의 스킬들과 그 정도의 난이도를 가진 던전을 세팅해두었는데, 짧은 시간에 RPG의 맛을 느끼거나 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가장 원초적으로 손맛을 느낄 수 있는지, 아트가 쉽게 다가갈 수 있는지 반응을 살펴보고 있다. 그리고 현장 반응이 기대보다 호응이 좋은 것 같다.






= 액션이 시원시원하면서도 쉽다는 느낌이다.

궁극적으로는 PVP나 다대다 전투도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격투 게임 수준의 공방이 가능하도록 회피나 가드 같은 스킬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런 부분들이 보스 공략에서도 쓰이면서 좀 더 다양한 전투 패턴을 통해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 보스의 패턴 중 하나를 소개해 달라.

거대 식물 보스가 있는데 독을 쏴서 맞추기도 하고 땅속으로 숨었다가 다시 튀어나오면서 캐릭터를 삼키기도 한다. 던전은 최대 4명이 함께 파티로 공략하게 되는데, 이 외에도 다양한 패턴의 보스를 함께 공략하게 될 것이다.


= 유화 같은 느낌의 그래픽이다.

판타지의 느낌을 가장 잘 살려주는 것이 유화가 아닐까 싶었는데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 또 하나 장점이 생산성 측면에서 굉장히 좋다. 점을 찍어서 만드는 것도 아니고 모델링을 하고 폴리곤을 쓰고 하는 게 아니라, 원화가가 그린 그림을 그대로 배경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컨텐츠 생산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효과적인 개발이 되기 때문에 다른 재미요소에 투자할 시간도 많이 생겨났다.


= 하지만 캐릭터나 몬스터는 3D로 작업했다고 들었는데.

많은 게임들이 기술과 장비의 발전으로 풀3D를 사용하고 있는데 고블린은 배경도 2D고 움직이는 개체도 2D다. 단 개체의 경우는 우선 3D로 제작한 것을 평면 랜더링을 해서 2D처럼 만드는 방식으로 제작 중인데, 이렇게 함으로써 다수의 몬스터가 공간의 제약 없이 전투에 참여해 좀 더 타격의 쾌감을 전달할 수 있게 되었다.


= 캐릭터의 전직 방식은 어떻게 되나. 전직 후 변화가 많다는데.

클래스 별로 3개의 전직 직업 중 하나를 선택할 수도 있다. 액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임인데 전직 후에도 그런 재미가 유지될 수 있도록 전직의 개성을 강하게 주고 있다. 특히 전직으로 인해 전투 시스템 자체가 달라지도록, 예를 들면 A전직은 차징을 해서 한 방을 크게 때리는데 B전직은 맞으면 분노가 쌓여 그걸 활용한다거나 하는 식으로 다양한 전투 시스템이 들어간다.

처음에는 기본 공격과 스킬만 사용하겠지만 전직 후에는 그 패턴이 아예 달라지게 됨을 체험하게될 것이다.


= MO방식 게임들이 후반 컨텐츠 준비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었다.

컨텐츠의 소비 효율이 중요한 것 같다. 그런 예를 살펴보면 컨텐츠는 상당히 많은데 유저들이 다 맛보지 못하는 경우더라. 완성도가 떨어지거나 재미가 없거나 해서 양은 많지만, 실제 유저들은 메인 던전만 밟고 빠르게 레벨업을 해버리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적게 느껴지고 할 게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래서 컨텐츠 하나를 추가하더라도 완성도나 재미를 충분히 검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일반적인 횡스크롤 전투 외에 특이한 시스템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던전에서 몬스터를 포획할 수 있다. 이렇게 포획한 몬스터를 나만의 공간에서 잡템을 먹이면서 키울 수 있다. 몬스터가 성장하면 함께 전투를 할 수도 있는 몬스터 사육 시스템을 언급하고 싶다.


= 배경에 있는 풀을 벨 수 있다거나 그렇게 했을 때 아이템이 나오는 등 디테일 한 부분에도 신경썼더라.

초반 맵에 몬스터가 많이 나오면 난이도가 올라가니까 몬스터의 수는 적은데 그러면 심심한 면이 있다. 뭔가 베어지고 함께 부서질 것들이 가끔 아이템도 떨어지는 그런 재미도 느낄 수 있다.


= 국내 횡스크롤 RPG 시장은 경쟁이 치열하다.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한 전략이 있다면.

옛날 오락실 생각을 해보면 거의 비슷한 장르 게임이 많아도 다 재밌게 했었다. 횡스크롤 게임은 쉽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장르인데 오히려 요즘은 선택의 폭이 좁아진 상황 같다. 이 장르에도 좀 더 다양한 게임들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판타지와 액션을 잘 녹여낸 경험을 유저들에게 선사하고 싶다.


= 현재 개발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되었나.

기본적인 플레이의 흐름은 거의 나왔다. 앞으로 생산과 합성 같은 RPG의 기본이 되는 부분과 PVP, 다대다 전투, 길드전 같은 시스템들을 준비하고 있다.


= 유저들이 언제 고블린을 만나게 될까.

내년 상반기 정도면 클로즈베타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기술이나 규모에 연연하지 않고 재미의 포인트만을 생각하는 개발 스튜디오다. 스트레스가 없는 게임성으로 다가가고 싶다. 특히 밸런싱 등 피드백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함께 참여해서 만들어 가는 게임이라는 생각이 들도록 앞으로 지켜봐 주셨으면 한다.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