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러디헌터는 성인 게임이라 기사 내에 다소 잔혹하거나 선혈이 낭자한 스크린샷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주의부탁드립니다.



"아는 지인 중 한 분이 그러시더라구요. 저는 뉴욕양키즈의 선발 투수가 아니라 오클랜드의 구원 투수라구요."

위캣 스튜디오의 신성걸 개발총괄 부사장이 인터뷰 자리에서 건넨 말이었다. 무슨 말인지 더 들어보니 뉴욕 양키즈는 메이저리그에서 누구나 알만한 스타 구단으로 재정을 비롯한 여러면에서 풍족한 구단이란다. 그런 구단에서 선발 투수라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선발 투수이자 최고의 스타라 칭해도 무방하는 이야기다. 하지만 오클랜드 구단은 다르다. 유망주들을 발굴해 다른 팀에 트레이드하여 수익을 얻는 것을 전략으로 삼을 정도로 재정적 상황이 열악하다. 그런 구단에서의 구원 투수라면 어떻게든 자신의 실력을 입증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는 처지라는 것. 항상 벼랑 끝에 있다는 말이었고 그는 자신에 대해 그렇게 표현했다.


▲ 위캣스튜디오의 신성걸 개발총괄 부사장


신성걸 부사장이 지금가지 걸어온 길을 보면 그런 말을 들을 법 하다. 2001년 시드나인에서 '토막'을 개발하고 이후 '로한'과 'A3'를 거쳐 2007년에는 애니파크에서 '마구마구'를 개발했다. 여기까지만 들으면 그는 상당히 많은 히트작들을 만들어낸 개발자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항상 개발이 완료되고 게임이 오픈하기 직전 다른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 계속 자리를 옮겼다.

그래서일까? 그는 자신이 돈과는 크게 인연이 없는 것 같다고도 말했다. '마구마구'를 개발한 애니파크의 김홍규 대표에게 "왜 나가서 사서 고생을 하느냐"라는 이야기도 들었단다. 하지만 그는 과거에 얽매이지 않았다. 그는 다시 새로운 도전에 몸을 맡겼고 이제 그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기 직전이다. 2월 9일부터 공개서비스에 들어가는 위캣 스튜디오의 처녀작, '블러디헌터'가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이 게임도 그리 평범하지만은 않다. 어떤 게임인가 봤더니 화면에 피가 낭자한 성인 컨셉의 액션 게임이었다. 과거 국내 성인 온라인게임의 문을 연 'A3' 개발에 참여한 그였지만 이같이 확실한 성인 컨셉의 게임은 의외였다. 가뜩이나 지금은 사회적으로도 게임을 악으로 보는 시선이 많지 않은가. 하지만 그는 진짜 자신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게임을 만들면서 개발하는 개발자들이 진짜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지금 실제로 개발하고 있는 팀원들도 상당히 재미있게 즐기고 있구요. 내가 게임에서 재미를 느껴야 유저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블러디헌터는 오직 액션성을 추구한 게임입니다. 잔혹함이나 선정성 등 성인 취향의 요소가 들어가 있지만 그런 요소들은 모두 블러디헌터 특유의 액션을 위한 요소들이죠. 플레이해보시면 짜릿한 타격감과 손맛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슬로건부터가 '진정한 남자의 액션을 선보이다'라고 할 정도로 액션이 중심인 블러디헌터. 신성걸 부사장은 몬스터를 타격할 때마다 피가 튀는 것은 기본이고 죽일때는 화면에 피가 흩뿌려지거나 몬스터의 사지가 절단되는 것은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그만큼 자신의 캐릭터가 무엇인가를 때렸을때 전해져오는 타격감도 최고라는 것이다.

"아무래도 성인을 타겟으로 한 게임이다보니 아이들이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성인이라면 다른 게임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재미를 맛 볼 수 있으실 거에요. 나이가 있으신 분들을 위해 액션 외에 다른 부분들은 최대한 간소화 시켰습니다. 예를 들어 마을에서 던전에 진입하는데 단축키 3번만 누르면 입장이 되죠. 전투도 자신의 조작키만 잘 설정하면 어렵지 않게 화려한 액션을 구사할 수 있습니다."



오직 게임 내 액션을 느끼도록 하는데 모든 시스템이 집중이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MO형식을 따르고 있는 '블러디헌터'이기에 던전에 입장하기 전 마을에서 돌아다니거나 하는 과정을 최소화시켰다고 전했다. 그 외에 스킬 사용에 SP 혹은 MP 등이 필요치 않아 스킬 사용에도 큰 제약이 없다.

던전 입장은 최대 4인까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난이도는 4가지로 나눠져 있으며 퀘스트와 관련된 난이도는 2가지이다. 상위 난이도들은 더 좋은 아이템을 획득하기 위한 도전 형식으로 진행된다. 각 던전에는 타임어택 시스템이 있어 클리어 타임이 빠를수록 랭킹에 등록되는 시스템도 있다고 언급했다.

"캐릭터는 총 3가지가 있어요. 검을 사용하는 왕국의 기사 카토와 현실세계의 무도가 보람, 그리고 미래세계의 경찰인 파렐이죠. 재미있는 것은 3명의 캐릭터의 시대가 모두 다르다는 점이에요. 스토리상 이들은 무엇인가로 인해 한 시대에 만나게 되었고 몰려오는 괴물들을 상대로 싸울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사실 MMORPG같았다면 이런 스토리를 하기 힘들었을텐데 성인 컨셉의 액션게임이다보니 조금은 그런 부분에서 다양한 시도를 하기에 자유러웠다고 생각합니다."

신성걸 부사장이 설명한 3명의 캐릭터는 각각의 개성이 분명했다. 우선 카토는 검을 사용하는 전형적인 기사 캐릭터로 공격과 방어가 적절히 균형을 이룬 캐릭터였다. 어느 한곳 약한 부분이 없어 횡스크롤 게임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에게 알맞다는 설명도 더했다.

다음은 현실세계의 무도가 보람. 연약해보이는 체구와 여성이라는 점과는 달리 보람은 가장 다루기 힘든 상급자용 캐릭터라고 전했다. 짧은 리치를 가지고 있지만 이동속도가 가장 빨라 숙련만 되면 가장 많은 수의 콤보를 넣을 수 있다고. 현재 개발팀 내에서도 보람의 승률이 가장 좋다고 한다.

"아무래도 보람이 여성캐릭터이다 보니 가장 관심을 많이 받아요. 하지만 컨트롤은 가장 어렵죠. 보람 캐릭터의 경우에 개발하면서 너무 현실과 동떨어진 캐릭터는 거부감이 들었어요. 현실에는 보이지 않을 외모나 체형을 가진 캐릭터들이요.

그래서 어떤 여성 캐릭터를 만들면 좋을까 하다 고등학생과 대학생의 중간 정도 캐릭터가 좋겠다고 결정되었습니다. 동양인이라는 컨셉도 그때 결정되었죠.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여고생의 이미지로 만들자가 컨셉이었습니다. 보람이라는 이름과 캐릭터의 생년월일은 당시 개발팀 인턴 여직원에게서 따왔습니다."




원거리 공격을 사용하는 세번째 캐릭터 파렐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본래 원거리 캐릭터라 하면 공격력은 강하되 방어력이 약해 주로 도망치며 전투하지만 블러디헌터의 파렐은 이와는 다르다.

"파렐은 원거리와 근거리 공격을 모두 사용하는 캐릭터입니다. 그래서 전투 스타일도 유저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상당히 달라지죠. 실제로 테스트 당시에는 파렐의 근접 기술들이 좋다며 근접 전투만을 고집하는 유저들도 많았습니다. 원거리에서 공격하다 거리가 가까워지면 근접 전투를 펼치는 유저들도 있었구요. 유저가 자신의 스타일대로 캐릭터를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캐릭터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렇게 3개의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하여 플레이를 하다보면 2차 전직을 통해 더욱 세분화된 직업으로 나뉘어진다. 전직은 캐릭터당 4개 정도씩 예정되어 있으며 이번 오픈베타테스트에서는 우선적으로 2개씩 공개된다고 밝혔다.

여기서도 재미있는 점이 하나 있는데 전직을 할 수 있는 20레벨이 되면 NPC를 찾아가야 한다. NPC는 엘프들인데 모두 흑인이라고. 지금껏 어느 게임이나 소설에서도 보지못한 흑인 엘프들은 블러디헌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게임에 대한 설명을 신나게 듣다보니 한가지 걱정도 생겼다. 보통 MO형태의 게임들은 반복 플레이가 중심이여서 자칫 잘못하면 콘텐츠 부족에 허덕이기 쉽다. 아니면 유저들에게 반복 플레이를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요소라도 있어야 한다. 블러디헌터에는 그런 요소가 과연 무엇이 있을까?

"블러디헌터는 콜로세움이라 부르는 PvP콘텐츠가 있습니다. 개인전, 팀전, 토너먼트 전이 있는데 팀전은 최대 6:6까지 가능합니다. 대전 매칭의 경우 스타크래프트2의 배틀넷처럼 비슷한 레벨의 유저들을 자동으로 매칭시켜주는 방식입니다.

레벨 차이가 난다해도 크게 걱정할 것은 없습니다. 레벨 보정에 따라 비슷한 수준으로 맞춰주거든요. 그래서 1레벨부터도 곧바로 PvP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스킬은 1레벨부터 모두 사용가능하기에 유저 컨트롤과 전략만으로 대결을 펼칠 수 있죠."


영화 300과 미드 스파르타쿠스 등을 보며 콜로세움을 떠올렸다는 신성걸 부사장. 작은 대회부터 점점 높이 올라가 결국은 검투사가 되는 구조가 콜로세움의 이미지와 비슷했다고 한다..

콜로세움은 유저가 직접 상금을 걸고 작게 소규모 대회를 열 수도 있고 게임 내에서 공식적으로 대규모로 진행하는 대회도 있다고 전했다. 이 외 빠른 전투로 작은 대전들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그 외에도 점점 층수가 높아지며 몇층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를 도전하는 이벤트 던전이나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도전의 탑이라는 콘텐츠도 있습니다. 도전의 탑은 입장하면 시작 지점이 랜덤이라 운이 좋으면 아이템 상자와 가까운 곳에서 시작할 수도 있죠. 자신의 레벨에 따라 난이도가 결정되기에 어느 레벨 유저나 즐길 수 있습니다. 단, 하루 입장 제한 횟수가 걸려 있습니다."

PvP나 PvE 등 사소한 부분까지 유저들이 부족함을 느끼지 않도록 콘텐츠를 준비했다는 말. 비록 콘텐츠가 아니더라도 유저들을 위해 다양한 부분을 신경 썼다.

"우리 게임에만 있는 독특한 옵션 중에 사체 효과라는 것이 있어요. 상/중/하로 나뉘어져 있는데 하로 설정하면 잔혹한 표현들이 많이 없어지게 되죠.

옵션을 넣은 계기가 한 유저분이 다른 사람들이 보는데 즐기기에 너무 무리가 많다고 말해주셨어요. 그래서 논의 끝에 효과를 없애는 옵션을 넣었는데 또 그렇게 하다보니 타격감이 너무 밋밋해지더라구요. 그래서 더 세분화해서 지금의 3단계 조절로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 드디어 '블러디헌터'가 유저들에게 선보일 날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2월 9일부터 시작하는 오픈베타테스트를 앞두고 그의 마음은 어떠할까?

"재미있는 게임은 무엇일까 하고 정말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그 결과 결국은 내가 재미있어야 남들도 재미있는 게임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블러디헌터에는 분명 다른 게임에서는 느끼지 못할 재미가 있습니다. 그 재미를 캐치할 수 있을때까지만 유저들이 플레이해주신다면 그 후 선택은 유저 여러분께서 해주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게 게임을 즐기다 부족한 점이 있으면 저희에게 알려주세요. 저는 게임은 유저와 개발팀이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유저 여러분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할테니 많은 피드백 주셨으면 합니다."


항상 쉬운 길보다는 힘든 길을 택했던 그. 어렸을 적부터 항상 장래희망에는 게임개발자가 적혀 있었다던 그가 오랜 시간을 거쳐 또 하나의 게임을 내놓는다. 그는 과연 블러디헌터를 통해 오클랜드의 구원투수에서 뉴욕 양키즈의 선발투수가 될 수 있을까? 2월 9일 오픈베타테스트를 앞둔 블러디헌터에 더욱 관심이 가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