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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4-24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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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DC2013] 미움받는 게임, 예술로 거듭날 수 있을까?

이종훈 기자 (desk@inven.co.kr)
'미운오리새끼''이무기'.

친구들에게 천대받던 미운오리새끼가 아름다운 백조로 거듭난다는 동화나, 천년 묵은 이무기가 용이 되어 승천한다는 전설은 이미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이야기다.

그들은 현재와는 다른 모습이 되기를 원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지니고 있으며, 대부분 이야기 속에서는 그 염원을 이루곤 한다. 하지만 현실에서의 '미운오리새끼'가 모두 백조가 되지는 않는다. 이무기 역시 끝내 용이 되지 못하는 사례가 허다하다. 즉, 그들의 원하는 변화는 '확정된 운명'이 아닌 하나의 '가능성' 또는 '희망사항'인 셈이다.

서울 예술대학교 디지털 아트과 김대홍 조교수는 "학계에서 게임이란, 미운오리새끼 또는 이무기로 취급된다"고 말했다. 게임을 예술의 범주로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은 항상 존재해왔지만, 그들에게 돌아온 결과는 '따돌림' 뿐이라는 것.

게임과 예술은 어떤 부분에서 연관지어질 수 있는가? 게임을 과연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가? 그동안은 두 영역을 비교할 때 '게임은 종합 예술로서의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다'는 식으로 말해왔다면, 김대홍 조교수는 예술의 구성요소를 파악해 게임의 구성요소와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 서울 예술대학교 김대홍 조교수



■ '예술'이란 무엇인가?

예술(Art)이라는 단어는 헬라어 테크네(techne)로부터 출발한 것이다. 기술이나 기예를 뜻하는 이 단어를 로마인들이 아르스(Ars)라고 옮겼고, 유럽인들이 이것을 다시 아트(Art)라고 옮긴 것. 테크네(techne)는 '기술'이라는 의미의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어원이기도 하다. 즉, 예술과 기술의 근본적인 뿌리가 같다는 의미다.

백과사전에서 말하는 예술은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심미적 대상, 환경, 경험을 창조하는 과정에서 기술과 상상력을 동원 및 발휘하는 인간의 활동과 그 성과라는 의미다.

"사실상 인간은 생활 속에서 '예술이야'라는 말을 많이 씁니다. 진짜 예술 작품을 봤을 때는 물론이고, 신기하거나 놀라운 것, 또는 굉장히 흥미로운 장면을 봤을 때도 '오오'와 같은 감탄사와 함께 '예술이야'라는 말을 하곤 합니다. 뿐만 아니라, 때로는 반어적인 표현으로 자주 사용하기도 하고요.

그는 그런 상황에서 '예술'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을 보고 '예술의 범위가 대체 어디까지인가'를 알아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예술의 특징으로 지목되는 요소들이 게임에서 추구하고 있는 것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결론을 얻었다는 것. 그리고 게임이 추구하는 예술적 요소들을 가리켜 '게임 아트(Game Art)'라 지칭했다.



▲ 예술과 게임에 내포된 요소는 거의 차이가 없다



■ 아트 게임(Art Game), 예술이냐 아니냐 그것이 문제다

이탈리아의 전위예술가 '피에르 만조니(Piero Manzoni)'는 "예술가가 행하는 모든 행위가 곧 예술'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그는 자신의 대변을 담은 용기를 'Artist's Shit'이라는 이름으로 팔기도 했으며, 당시 37달러에 불과했던 그 물건(?)은 2008년 97,250 파운드(약 2억3천만 원)에 거래된 바 있다.

'예술가의 모든 행위가 예술'이라는 견해가 전해오면서 예술가가 만든 게임도 예술이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었고, 그에 따라 예술적인 상상력을 접목해 예술로 불리기를 원하는 게임들을 가리켜 '아트 게임(Art Game)'이라 부르게 됐다.

하지만 평론가 로저 에버트(Roger Ebert)가 "게임은 절대 예술이 될 수 없다(Video games can never be art)"라고 말하면서 의견은 다시 대립하기 시작했다.

로저 에버트는 "게임은 고등예술처럼 인간 존재의 의미를 탐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게임은 순수하게 재미를 목적으로 하는 매개체라는 논리다. 또한 "게임에는 원작자의 개념이 없다"고 이야기했다. 예술이란 그 원작자가 자신의 철학을 전달하기 위한 매개체여야 하는데, 게임은 사용자의 의도대로 변하는 상호작용적 매체라는 것.


■ 미운오리새끼와 이무기, 게임의 본질은 '성장의 코드'

게임에 대한 정의 중 하나는 '목적'과 '규칙'을 가지고 '재미'를 시스템적으로 디자인한 것'이다. 표현은 조금씩 달라지더라도 목적과 규칙, 재미라는 단어는 반드시 포함된다는 것이 김대홍 조교수의 설명이다.

게임은 구조(Mechanics), 스토리(Story), 테크놀로지(Technology, 수단), 미학(Aesthetics, 감각)의 4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들을 토대로 '성장의 코드'를 표현한다.

김대홍 조교수는 게임을 예술의 영역으로 받아들이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성장의 코드'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인간이 생활 속에서 사용하는 '예술'이 '기막힌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었다. 즉, 인간은 예술로부터 기막힌 감각적 자극을 받아 무언가 새로운 것을 떠올리게 됨으로써 성장하게 된다는 논리다.

▲ 예술은 감각적 자극을 통해 '기막힌 것'이라고 느끼게 한다


▲ 자극과 깨달음, 그로 인한 성장은 예술과 게임의 공통된 특징이다


'예술 = 기막힌 것'이라는 본질을 깨닫는 순간 사람은 기존 생각의 틀을 깨고 새로운 영역으로 나가게 된다는 것. 즉, 성장의 요소는 예술이 가진 본질 중 하나라는 얘기다. 마찬가지로 게임에도 성장의 요소가 존재한다. 사람은 게임을 즐기면서 매순간 자극에 노출되고, 그로부터 무의식 중에 수많은 생각과 깨달음을 반복한다는 것이다.

"누군가 게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그 사람이 게임을 통해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에는 높은 점수, 플레이 연장, 다음 단계로의 진출, 스펙타클한 장관, 보다 강한 힘, 많은 자원 등의 보상이 존재합니다. 이것들이 곧 게임 안에서 성장을 만드는 근본적 요소가 되는 거죠."

즉, 게임과 예술은 그 본질 안에 동일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김대홍 조교수의 견해다. 강연의 마지막에 그는 "많은 개발자들이 성장 코드에 맞춘 기막힌 게임을 만들어 유저들로 하여금 새로운 것을 깨닫게 해주셨으면 합니다"라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것을 깨닫게 해주는 역할. 게임이 그 역할을 해낼 수 있다면, 미운오리새끼와 이무기는 비로소 백조와 용으로 거듭날 수 있지 않을까.

▲ 게임이 이런 역할을 해낼 수 있을 때


▲ 미운오리새끼와 이무기는 비로소 백조와 용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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