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 :
2013-05-1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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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만드는 만화가! 플렉시마인드의 아트 디렉터, 양경일 작가를 만나다

이예지 기자 (Eda@inven.co.kr)
사실 이 인터뷰는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다. 만화가 양경일을 만나 대화하게 되는 날이 오다니. 상상도 해본 적이 없었다.

만화가 양경일, 최근에는 주로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93년 '소마신화전기'로 데뷔한 이래 '아일랜드', '신암행어사' 등 굵직한 작품들을 내놓은 작가다. 특히 '신암행어사'는 한국과 일본에서 동시연재를 했는데, 일본에서 높은 평가를 받으며 인기몰이에 성공해 애니메이션이 만들어지기도 했었던 작품이다. 현재는 일본에서 'AREA-D(한국판 이능영역)'와 '마치 이야기'를 연재 중이다.

그의 작품을 본 지 10년이 넘어가지만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는 강렬한 펜선, 박진감 넘치면서도 음울함을 진중하게 풀어내는 유려한 그림체. 만화가를 꿈꾸던 시절, '아일랜드'는 항상 책상 한 켠에 꽂혀서 위용을 뽐내고 있었다. 가끔씩 추억이 머릿속을 스쳐갈 때, 대사를 외울 정도지만 다시 펼쳐보게 되는 추억의 작품이기도 하다.

▲ 왼쪽부터 양경일 작가의 데뷔작인 소마신화전기, 아일랜드, 디펜스 데빌, 이능영역
[출처: 대원씨아이]

며칠 전 회사에서 일하던 중 '소마신화전기'부터 '신암행어사'까지 한국의 손꼽히는 만화가 중 한 명인 양경일 작가가 모바일 게임 제작에 참여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만화가 양경일과 모바일게임이라니, 언뜻 잘 매칭이 되지 않아 이런저런 의문도 생기고 궁금하기도 해, 전화번호를 찾아 연락을 해 봤다. 인터뷰 일정을 잡고 이런저런 장비를 챙기면서도 사실 잘 믿어지지가 않았다. 인터뷰가 잡힌 그 날에는 들떠서 일도 잘 안 됐다.

첫만남이었지만 너무나도 반갑게 맞으며 '인벤 너무 좋아해요!'라는 말을 던지는 그. 진중한 분위기가 물씬 풍길 거라고 생각했던 기자의 상상은 단박에 조각나고야 말았다.

▲ 인벤을 위해 직접 그린 '신암행어사'의 문수를 들고, 화실에서 한 컷!


만화 이야기를 더 많이 하게 될 거라고 생각했었다. 물론 양경일 작가는 인터넷에 '롤(LOL, 리그 오브 레전드)을 자주 한다'고 알려져 있어 게임 이야기도 나올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로 많은 이야기가 나오는 건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인천에 있는 양경일 작가의 화실은 그야말로 '만화가의 공간'이라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지만, 안쪽에는 콘솔 기기가 갖추어져 있는데다 화실 식구들 중 한 명은 이미 리그 오브 레전드를 플레이하고 있었다.(탑 누누였다!)

모바일게임부터 온라인게임까지 다양한 게임을 플레이했음은 물론 스타트업 게임 개발사의 아트 디렉터로 참여하고 있는 만화가 양경일, 그의 게임 히스토리는 물론 게임관과 앞으로 펼쳐질 게임 아트 디렉터로서의 모습까지 많은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 화실은 지금 작업 중!

▲ 추억의 작품, '신암행어사'의 문수 포스터도 걸려 있었다



모바일게임부터 온라인게임까지 다양한 게임을 섭렵! 게이머 양경일의 또다른 히스토리


요즘 퍼즐앤드래곤 많이 하신다면서요.

▲ 바로 이런 상황. 안나와요
많이 지르셨다는 얘기도 들었는데...(웃음)


정말 황금용이랑 악수할 때마다 그 설레는 기분은 정말.(웃음) 게임 자체가 할 일도 많고 땡긴다고 해야 하나. 하고 싶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요. 처음 할 때는 메탈드래곤을 먹어야 하는데 스테미너가 너무 모자랐어요. 한 판만 더 돌면 킹이 나올 것 같은데 안 나오니까 그렇게 짜증나더라구요.

던전 들어갈 때 드랍 내용 정해진다고 하잖아요. 처음엔 그걸 모르고 점사만 하면 나온다고 생각해서 미친듯이 때렸는데 다른 놈이 알을 주는 거에요. 아. 정말 그건 좀 아쉬워요. 점사하면 드랍율을 좀 높여줄 수는 없나! 하고요.(웃음)

퍼즐앤드래곤이 엄청난 성공을 거둔 게임이라 장점이 많기는 하지만.. 선생님은 어떤 게 제일 매력이라고 생각하세요?

일단은 목적의식이 굉장히 뚜렷하게 설정되었다는 점이 매력적이죠. 어느 정도 이상이 되면 강림류 던전 아니고서야 크게 재미를 느끼기 힘든 점도 있지만..아마 태생적 한계점이겠죠. 어느 순간 손을 놔 버릴 수도 있겠지만 계속 강림류가 나오면 또 모르죠.

그리고 성장하는 느낌을 확실히 준다는 점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해요. 소년지에 등장하는 만화들을 보면 주인공의 열정과 우정이 점점 커지게 되잖아요.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아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성장하게 되죠. 나중에는 크게 성공도 하게 되고, 몸집도 점점 커져서 시각적으로도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에 이르죠.

와우(WoW)라는 게임의 매력도 그런 거라고 생각해요.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천쪼가리 하나 입은 몬스터가 점점 변해가잖아요. 회색템 끼다가 녹템 끼고, 그러다 에픽도 좀 걸쳐보고 세트 방어구도 갖춰 입고. 저는 그렇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행복했어요. 성장에 대한 매력을 거기서 크게 느꼈죠.

WoW도 하셨네요! 몬스터라고 하시는 걸 보니 호드시군요!(록타르!) WoW는 언제부터 하셨어요?

오픈베타 때부터 시작했으니까 거의 초창기부터 했죠. 오리지날 시절에 40인 공격대 던전 뛸 때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특히 벨라(벨라스트라즈) 잡을 때요! 그 공격대에 들어가고 싶어서 애초에 사제를 키웠을 정도로요. 아는 동생이 그 공격대 소속이었는데, 그러더라구요. "형이 공격대 들어오려면, 사제를 해야 돼. 사제는 데려갈 수 있어!" 그래서 사제를 하게 됐는데, 힐러는 뭔가 아쉬워서 공격스킬이 많은 암흑사제를 하게 됐어요.

▲ 공대파괴자로 유명했던 검은 바위 첨탑의 네임드 몬스터, '벨라스트라즈'


40인 공대라니...저는 불타는 성전부터 시작해서 40인 공격대는 많이 안 가봤어요. 그래도 벨라스트라즈가 '공대 파괴자'로 유명했던 건 알고 있어요.

벨라스트라즈 잡던 날이 아직도 생각나요. 그날이 마감이었는데...(웃음) 트라이를 계속 하는데 안 잡히는 거에요. 그때 트라이가 절박했던 이유가, 국내 첫킬 공대가 나오고 나서 두번째 킬을 누가 하느냐로 경쟁이 치열했었어요. 공대장한테 마감 때문에 나가봐야겠다고 하니까 딱 두번만 더 해보자고 하더라구요. '에잇!!'하고 다시 트라이를 했죠. 그래서 잡았어요.

우와...잡으셨어요?

네 잡았어요.(승리의 미소) 그때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WoW 생각하면 벨라 공대 뛸 때가 제일 재밌었던거 같아요. 그 다음부터는 그렇게 하드하게 하진 않았고... 워낙 게임을 좋아하니까 이것저것 많이 했죠. 그래도 계속 만렙은 찍어 뒀어요.

WoW는 진짜... 끊을 수가 없죠. 매력적인 게임이에요.

맞아요. 처음에 WoW 오프닝 동영상 봤을 때 아직도 생각나요. 오프닝 동영상 연출이 너무 멋있었어요. 디아블로2를 처음 할 때도 연출영상을 몇십 번씩 보고 할 정도로 그런 화려한 연출 좋아하거든요. WoW 오프닝 영상 봤을 땐 정말 굉장한 연출이라고 생각했어요. 사실 그런 연출이 그래픽만 가지고 되는 건 아니잖아요.

세계관이나 설정, 그런 매력이 없으면 연출이 재미있을 수가 없죠. WoW의 세계관을 처음 접했을 때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나요. 양도 그렇고, 맵의 넓이도 그렇고 컨텐츠의 깊이도 있었죠. WoW 이후로는 온라인게임을 할 때마다 그런 걸 비교하게 되는 것 같아요. 컨텐츠의 양이 얼마나 되는지, 깊이는 있는지 그런 것들.

하지만 그렇게 방대하고 깊이 있는 게임이 있는 반면 지금은 캐주얼한 게임들도 인기가 있잖아요. 나팔바지가 다시 유행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것처럼 말이죠. 유행이랄 게 없다는 느낌도 많이 들어요.

그렇죠. 워낙 다양한 게 많이 나오고 사람들도 그걸 원하니까요. 애니팡 같은 간단한 게임도 빅히트를 쳤구요.

유행이라고 하면 흔히 패션 생각하잖아요? 그걸 예로 들면, 제가 요즘 동아일보에 연재하는 만화 주인공이 의류업체 영업직으로 나오거든요.(스노 볼링 독스) 그 만화 때문에 의류업체 쪽 인터뷰를 했었는데 그런 말을 하더라구요. 요즘은 유행이라는 게 없다고. 어떤 옷이 안 팔린다고 해서 하나의 유행을 탓하고...그런 게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게임도 돌고 돌면서 인기를 얻었다가 잃기도 하고 그러는 거 같아요.

WoW 외에 다른 온라인게임은 안 해보셨어요? 최근에 나온 것들 많았잖아요.

테라는 좀 했었어요. 케스타닉 광전사의 구릿빛 피부가 너무 예뻤어요.(웃음) 아. WoW 하기 전에 디아블로2랑 스타크래프트도 했었어요. 사실 WoW를 하게 된 이유가 스타나 디아를 하면서 블리자드라는 게임사를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죠.

▲ 테라의 구릿빛 피부 담당, 케스타닉 종족


블리자드면 워크래프트도 있는데 안하셨었나 봐요.

아, 워크래프트는 안해봤어요. 그때 워크래프트나 삼국지 시리즈 게임을 하다가 작가생활을 망친 사람이 많다는 얘기를 들었거든요. 그런 소문이 도니까 듣고 너무 무섭더라구요. 그래서 시작을 안하고 있다가 화실 후배가 스타 재미있다고 해보자고 하길래 시작하게 됐죠. 화실 식구들끼리 같이 하면서 실력도 좀 늘었고요.


멈추지 않는 게임 플레이! "LOL도 하고 퍼즐앤드래곤도 해요!"

화실 분들이랑 게임 많이 하시나 봐요. 어떤 게임 주로 하셨어요?

위닝 많이 했었어요. 위닝 하고 골 들어가면 온 화실을 뛰어다니면서 소리를 지르고 난리였어요. 우와아아아!!하고 막 뛰면서(웃음). 아파트 1층이거든요. 그런데 어느날 윗층 이웃이 찾아오신 거에요. 화실 안방에서 게임을 했었는데 시끄럽게 하니까 잠을 못 자서 거실에서 쭉 주무셨는데 아이도 생기고 해서 이젠 안되겠어서 찾아오셨다고 하시더라구요. 그때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기도 하고 그래서 델X트 사들고 인사 갔었어요.

(웃음)아이고...재미는 있는데 안타깝네요. 요즘은 위닝 잘 못 하시겠어요.

아, 요즘은 롤(LOL, 리그 오브 레전드)해요. 화실 식구들이랑 자주 해요.

식구들끼리 파티구성이 다 되나봐요. 저희도 점심시간에 동료들이나 팀장님하고 가끔 하는데.

저희 파티가.. 베인, 마스터 이 하는 친구들은 좀 슬픈 편이고 럼블하는 친구는 잘 해요. 저는 서폿 캐릭 많이 했어요. 소나나 자이라, 타릭 같은거요. 타릭이 마음에 들어서 많이 했었죠. 저 핑크 타릭도 있어요(웃음). 그러다가 쓰레쉬가 서폿 최강자라는 얘길 듣고 잠깐 해봤는데 개념이 좀 복잡하더라구요. 쓰레쉬 공부까지 하면서 서폿 하고 싶진 않아서 그만뒀어요.

아프리카에서 방송하시는 BJ중에 로이조 라고 있잖아요. 그분 마스터 이에 빠져서 한동안 마이를 했었어요. 그러다 마이가 너프되면서 '그래, 그래도 탄탄한 라이즈가 짱이야' 생각이 들어서 라이즈를 하고 있죠. 탈론도 좋아하구요. 요즘은 거의 미드로 하는 것 같아요.

선생님이 와우(WoW) 이야기 하시면서 설정이나 세계관이 매력적이라고 하셨잖아요. LoL 많이 하신다고 하셨는데 LoL 챔프마다 스토리가 다 있잖아요. 혹시 특별히 마음에 드는 설정이나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시는 캐릭터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그런 생각은 해요. 나서스랑 레넥톤이 형제인 설정이잖아요. 개랑 악어가 형제라니...(웃음) 좀 말이 안 되는 설정이긴 하죠. 물론 현실세계와 게임 속 세계는 다른 거지만...그런 설정은 좀 그래요. 그래도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너무 많아요. 하나 고를 수가 없어요. 아, 그런데 이번에 새로 나온 신챔프 뭐였죠? 슬라임처럼 생긴 거.

자크요? 녹색괴물.

네 맞아요 자크. 자크 사실 마인부우랑 똑같이 생긴데다 설정도 똑같아요. 제가 볼 땐 라이엇에서 자크 설정하신 분이 드래곤볼 매니아인 것 같아요. 그런 아티스트들의 취향이나 생각들이 캐릭터에 반영되어 나타나서 다양성을 가지면서도, 전체적인 세계관을 흐트리지 않는다는 점이 참 매력적인 것 같아요.

▲ 자크와 마인부우. 비슷한 부분이 많다

혹시 LoL에 선생님의 캐릭터가 등장한다면 어떨까요? 소마나 문수, 요한 같은 애들이요. 재밌을 것 같은데.

아니요! LoL은 LoL이었으면 해요. 이벤트성 캐릭터가 등장해서 전체 세계관을 흐려놓는 게 싫어요. 춤 같은 경우는 응용을 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게임에 선생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게 내키지 않으세요?

게임이 표현할 수 있는 영역과 만화가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은 다른 것 같아요. 그림만 가지고는 사실 게임 내에서 3D로 표현되는 것들을 따라갈 수가 없죠. 제 만화를 게임으로 만들고 싶지는 않지만, 게임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은 계속 있었어요. 제가 만든 세계관이 들어간 게임 말이죠.

그렇군요. 아쉽기도 하지만 이해가 돼요. 다시 LoL 이야기로 돌아가면...요즘 LoL에서 언어폭력 때문에 말이 많잖아요. 비매너 유저 제재문제라든가. 게임하시다가 그런 사람 만나보신 적은 없으세요?

있긴 하죠. 그래도 그런 것들은 문제라고 생각하긴 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있는 곳에서는 어떻게 보면 없을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해요. 도타2에서 그러는 것처럼 비매너 유저들만 모아서 니들끼리 싸워!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배치고사에서 랭크가 확 떨어진 적 있었는데 그것도 연달아 한 명씩 닷지(게임 중 나가는 행위)를 해 버렸기 때문이거든요.

억울한 적도 있었어요. 자이라로 서포터를 하고 있었는데 초반에 피를 많이 깎아 놨었거든요. 퀸이 킬 두 번이나 먹은 상황이었어요. 그때 앞에 나갔다가 돌아왔는데 퀸이 타워에 맞았어요. 그 때 퀸 하던 사람이 타워를 대신 안 맞아 줬다고 뭐라고 하기 시작하더라구요. 잠재적인 트롤이랄까..(웃음) 억울해서 좀 싸우긴 했죠. 그래서 게임 그냥 빨리 접은 적은 있어요.

혹시 랭크 점수 알려주실 수 있어요? 궁금해요.

본캐는 금장 4티어구요, 부캐는 브론즈에요.

본캐랑 부캐 차이가 꽤 나네요?

네. 사실 부캐는 아무 캐릭터나 했거든요. 배치고사 볼 때는 미드만 가려고 하고 하고 싶은 것만 했는데 새로운 게임을 좀 해보고 싶더라구요. 이런저런 캐릭들 안해본 챔프들 좀 해보고. 즐기다 보니 뚝 떨어져 있더라구요(웃음). 화실 식구들 말로는 아마 1400 정도는 될 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사실... 배치고사 끝나고 퍼즐앤드래곤 하느라 많이 못 했어요.(웃음)

모바일게임이 중독성이 좀 있죠.(웃음) 다른 모바일게임은 안 해보셨어요? 퍼즐앤드래곤이 처음은 아니셨을 것 같은데.

애니팡이나 드래곤플라이트 같은 게임은 좀 했었죠. 워낙 많이들 했었으니까요. 제일 처음 접한 모바일게임은 애니팡이었는데, 사람들이 많이 하니까 경쟁구도가 생기잖아요. 그런 시스템이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도 있더라구요. 하다가 주기가 너무 짧아지니까 길게 재미를 줄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좀 들었어요. 그런 부분에 있어서는 업데이트를 계속 해서 재미요소들을 찾아주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밀리언아서는 안해보셨어요? 엄청 인기잖아요. 만화 좋아하는 분들 많이 하시는데.

제가 아까 그랬잖아요. 성장의 매력에 끌렸었다고. 그런데 밀리언아서는 역으로 각성시키면 옷을 벗잖아요(웃음). 뭔가 강해진다는 느낌이 덜하다고 해야하나. 또 태생적 한계도 좀 있는 것 같아요.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는 지켜봐야겠지만요.


열혈 게이머, 게임 제작자로 새로운 스타트를 끊다! 양경일 작가가 게임을 제작하게 된 이유는?

그럼 이제 플렉시마인드 스튜디오 이야기를 해보죠. 국내 굴지의 만화가로 잘 알려져 계시잖아요. 저도 사실 게임 개발에 참여하신다고 해서 많이 놀랐거든요. 여기 와서 이야기하시는거 듣기 전에는 잠깐 같이 하시는 정도라고 생각했어요.

한 사람의 개발인력으로 들어간 거에요. 지금 저희가 개발하고 있는 게임인 '위치런: 왕관 탈환 대작전'의 캐릭터 디자인도 다 제가 한 거구요. 사실 플렉시마인드 신재섭 대표가 예전에 제 문하생이었거든요. 그런 인연으로 계속 보다가 어느 날 와서 게임 제작을 한다길래 '나도 껴줘!'해서 들어가게 됐어요.

캐릭터 세계관이나 이야기 같은 걸 게임에 넣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거든요. 기술적인 것도 배우고 싶구요. 태생적으로 만화를 그리는 사람이다 보니까, 작가적인 마인드를 부여해서 단순하더라도 넓은 세계관을 구축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에도 손색이 없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만화 보실 때도 이 만화는 이래서 좋고, 저 만화는 저래서 좋고 그런 각자의 매력이 있잖아요. 게임도 마찬가지로 각각 다른 감동을 줄 수 있는, 재미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그런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지금 만드시는 게임은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스타일이잖아요. 손가락 하나로 조작할 수 있는. 세계관이나 이야기를 구축하신다고 하면 RPG 스타일도 생각하시는 건가요?

장르 하나에 집중하기보다는 여러가지를 해보고 싶어요. 제 만화도 쭉 보면 '아일랜드'에서 스타일이 좀 바뀌었잖아요. 그것도 스토리에 맞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그랬던 거였거든요. 게임에서도 마찬가지로 하나에 얽매이지 않고 이 세계관에는 이런 스타일, 저 세계관에는 저런 스타일로 다양하게 해보고 싶어요.

창작이라는 게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거잖아요. 이런 거 재미있겠다 해서 상상을 하고, 머릿 속에 상상해서 그려놓은 그런 부분을 구현하는 데 막힘이 없었으면 해요. 비전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제약이 생기게 된다면 표현력도 약해질 수밖에 없으니까요. 물론 어느 정도 제한이 생기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 안에서 상상력은 최대한 발휘해서 사람들에게 계속 새로운 걸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해요.

▲ 양경일 작가가 아트 디렉터로 활동하고 있는
플렉시마인드의 처녀작 '위치런:왕관 탈환 대작전'

'새로움'이라는 게 중요하죠. 사실 요즘에는 카피캣도 많잖아요. 이거 베꼈네 저거 베꼈네 하는 얘기도 많이 듣고.

음..모작은 어떤 의미에서는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모작은 창작의 과정이라는 얘기도 있잖아요. 저도 문하생이 들어오게 되면 좋아하는 작가 그림을 베껴 보라고 하거든요. 단순히 그림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작가의 그림에는 작가의 생각이나 의도가 들어 있잖아요. 그 사람이 무슨 생각을 하고 그렸는지 모작을 해보면 알 수 있거든요.

물론 의도부터 좋지 않았다면 어쩔 수 없네..하고 생각하겠지만, 다음 창작을 위한 단계이자 공부가 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깊게 생각해 본 문제는 아니라서 이 정도로 얘기할게요.

현재 플렉시마인드스튜디오의 아트 디렉터이신데, 작품활동을 활발하게 하고 계신 만화가이시기도 하잖아요. 게임을 만든다는 일에 대한 매력에 대해 얘기해 주실 수 있을까요?

지금 회사 분위기가 굉장히 유들유들해요. 서로 의견을 내고 받아들이는 게 자유롭고 그게 실제로 많이 들어가기도 하고. 어떤 아이디어를 냈을 때 그게 바로바로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라서 재미있어요. 전 몽상가거든요. 몽상하면서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이야기도 만들고. 이런 몽상을 더 많이 할 수 있다는 점이 참 좋아요.

또, 만화에서는 표현하기 힘든 부분이 많거든요. 3D그래픽으로 살아 움직이는 게임 캐릭터들을 보면 그걸 만화에서 재현하는 건 솔직히 너무 힘든 일이죠. 시간도 많이 걸리고 효율도 떨어지고. 머릿속에 있는 그 생생한 느낌을 만화에서 그려내고 싶지만 현실적인 문제들이 있으니까 최대한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욕심을 내려고 하다 보면 일주일 동안 한 장 그릴 수도 있거든요. 공동작업을 하다 보니까 나 혼자만 고생하는 게 아니라 우리 화실 식구들도 같이 고생을 해야 되잖아요. 보는 저도 너무 마음이 아프고. 그래서 최대한 맞춰서 일을 하고 있어요.

그런 부분에 대해서 게임에서는 좀 더 상상했던 것들을 자유롭게 풀 수 있잖아요. 표현이나 구현 면에서도요. 그런 환경이 더 향상되면 좋을 것 같아요. 작가의 세계관을 전달하고 유저들에게 감동이나 눈물, 공포를 느끼게 할 수 있게 말이죠.

앞으로도 게임 제작에 참여하실텐데, 어떤 게임을 만들고 싶으신지 궁금해요.

동화처럼 아름다운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RPG를 예로 들면 그래픽도 나름대로 중요하지만 거기에 너무 집착할 필요 없이 그 스토리를 읽으면서 희노애락을 느낄 수 있는,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게임을 보여주고 싶어요. 게임의 재미는 물론이고 감동까지 줄 수 있는 RPG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요.


▲ 화실에 보관되어 있는 원고 원본들을 보여주셨다

▲ 인벤을 위한 양경일 선생님의 선물


[이어지는 인터뷰] "하고 싶어서 하는 거에요." 양경일 작가까지 반하게 한 그 열정, 플렉시마인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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