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서울 코엑스 KGC 2013 행사에서는 국내의 좋은 게임을 발굴하고 자국으로 서비스하기 위해 다양한 국가의 게임사들이 참석해 비즈니스 교류의 장을 펼쳤다. 북미 게임사 'Storm 8' 의 페리 탐 대표도 서양 진출의 가능성이 있는 국내 게임사를 만나기 위해 KGC에 참석, '해외에서 퍼블리싱 사업을 할 때 모바일게임 개발자들이 알아야 하는 모든 것' 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페이스북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4년 전 모바일 소셜게임 전문기업 'Storm 8' 을 설립했다는 페리 탐 대표는 자신이 진행할 이 강연이 소규모의 기업이나 현지에서 성공한 경험이 있고 해외로의 확장을 꿈꾸는 개발사들에게 효과적일 것이라며 강연을 시작했다.

▲ 북미 모바일 소셜게임사 'Storm 8' 의 공동창업자 겸 CEO



탐 대표는 아시아 시장도 현재 모바일 부흥기인데 굳이 서양을 신경쓸 필요가 있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고 운을 뗐다. 하지만 그가 생각하기에는, 오히려 지금이 서양 시장을 공략해야 할 적기이다. 미국 시장만 해도 2년 전에 비해 모바일게임 유저 수는 3배 증가, 매출은 2배 이상 증가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서유럽권에서도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매출이 나온다는 것.

전세계의 모바일게임 매출을 동양과 서양으로 나눠봤을 때, 현재 서양의 매출이 동양을 따라잡고 있는 추세다. 오히려 아시아 시장은 한국과 중국, 일본 3국에서 매출의 대부분이 나오는 반면, 서양 시장은 전체적으로 매출을 낼 수 있어 서양 모바일게임계의 전망이 매우 밝다는 것이 탐 대표의 의견이다. 그는 당장의 매출과 미래의 가능성까지 모두 잡으려면 바로 지금 유럽시장을 공략할 것을 권했다.

허나 그가 무작정 서양 시장에 뛰어들라고 말한 것은 아니다. 탐 대표는 서양권 진출 전에 반드시 퍼블리셔를 찾으라고 강조했다. 직접 가서 발로 뛰는 것보다는 자본의 도움과 함께 현지 시장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퍼블리셔를 찾는 것이 실패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또한, 퍼블리셔가 기존에 보유한 유저풀을 고객으로 확보할 수도 있다는 것이 그가 말한 퍼블리셔의 장점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서양 시장의 퍼블리셔를 찾을 때, 반드시 따져봐야 하는 사항은 무엇일까. 탐 대표는 충분한 유저풀이 확보되어 있는지, 유저 네트워크가 아직 확보되지 않은 퍼블리셔라면 마케팅 예산은 어느 정도 투입할 것인지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게임으로 유저를 끌어모을 수 있는 전략이나 노하우가 있는지도 확인해봐야 한다고 덧붙이며, 이 조건이 충족된 퍼블리셔가 유저를 빠르게 증가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퍼블리셔가 가져야 할 또다른 역량은 바로 현지 대처 능력이다. 단순히 언어를 변환하는 것이 아니라, 각 나라의 문화에 맞춰 세세한 현지화를 진행할 능력이 되는지가 최우선이다. 또한, 현지 특유의 기념일이나 이벤트를 잘 알고 이에 맞는 업데이트나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지도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탐 대표는 이 밖에 현지 언어로 유저들과 소통할 수 있는지, 업데이트를 꾸준히 해 주는지도 체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그는 게임을 서비스하며 얻은 데이터를 수치화시켜 정보로 만들 수 있는 퍼블리셔를 만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데이터 정보는 게임의 국내외 서비스는 물론, 다음 게임의 개발 방향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유용한 정보를 만들어 축적시킬 수 있는 노하우를 가진 기업이어야 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개발사와 퍼블리셔는 상호적인 관계다. 당연히 퍼블리셔 역시 기준에 맞는 개발사를 찾을 것이다. 이에 탐 대표는 퍼블리셔들이 원하는 개발사의 특성도 설명했다.

첫 째, 각 퍼블리셔의 기준에 부합하는 '좋은' 게임과 이를 개발할 수 있는 열정적인 개발자가 필요하다. 이에 대해 탐 대표는 '좋다' 의 기준은 각 퍼블리셔마다 다르다고 덧붙였다. 어떤 퍼블리셔는 유래 없던 신선한 게임을 원하고, 다른 기업은 쉽게 매출을 낼 수 있는 게임을 말할 수도 있다는 것. 이에 자신의 게임 특성이 어떤 퍼블리셔에게 적합할 지를 따져보는 것이 개발사가 해야 할 일이라고 충고했다.

한국 내에서 성공한 게임이라면 이에 대한 통계 자료를 제시하는 등, 게임 성공을 나타낼 수 있는 자료를 최대한 자세하고 깔끔하게 정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탐 대표는 수치를 명확히 하지 않고 대충 얼버무리면 퍼블리셔의 기대치도 한층 높아지기 때문에 추후가 힘들어진다며, 퍼블리셔가 게임과 개발사에게 거는 기대치를 정확히 하기 위해 최대한 솔직하고 정확히 말할 것을 강조했다.

이 밖에 자신들의 게임을 즐길 예상 유저층이 누구인지 판단하고, 이에 대해 서로 유저풀 확충을 논의할 수 있도록 유저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어 탐 대표는 빠른 작업을 위해 충분한 인력이 확보되어 있다는 것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페리 탐 대표는 한국의 좋은 게임이 하루 빨리 서양권에 진출하기를 바란다며, 더 큰 성공을 위해서라면 지금 서양을 노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Storm 8'이 한국 개발사들의 서양 진출을 적극 도와줄 수 있다며, 함께 협력하자는 제안으로 강연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