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부터 3일간 개최된 '한국 국제 게임 컨퍼런스'(KGC 2013)에서 게임을 서비스하며 겪었던 내용과 중국시장에서 겪은 경험담을 공유하는 세션이 진행됐다.

이날 강연에서는 핫독스튜디오의 김민우 대표이사가 '모두의게임 빛과 그림자'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그는 '모두의게임'의 탄생과 서비스 과정에서 아쉬웠던 점을 설명하였으며, 뒤이어 모두의게임을 중국시장에 서비스하면서 경험한 중국 시장의 특징에 대해 소개하였다.

▲ 핫독스튜디오 김민우 대표이사


때는 2011년. 장기 프로젝트에 지쳐가던 나날 속에서 '쉽고 빠르게 만들수 있는 게임'에 목말라 있던 핫독스튜디오는 때 마침 NC소프트의 투자를 받으며 모두의게임을 제작하게 됐다. 손목시계를 이용한 38초 맞추기 게임이나 전자계산기를 내려쳐 큰 숫자를 만드는 게임 등 김민우 대표가 학창시절 실제로 즐겼던 간단한 게임들을 소재로 삼아 모두의게임은 태동을 시작한다.




■ 모두의게임, 순탄하지 않았던 탄생 - 세번 넘어지고 네번 일어서서 빛을 보다.

모두의게임은 '쉬운 게임', '가벼운 그래픽', '가벼운 턴방식 대전'의 3가지 키워드에 맞춰 제작되었고, 첫 모델은 'Pleasure Game'이었다. 하지만 첫 모델은 내부 테스트결과 너무 재미가 없어 출시를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시스템 자체는 괜찮다'는 결론에 도달해 그래픽과 시스템을 개선하여 2012년 6월, 두번째 모델인 '타이니 배틀'을 티스토어에 출시했다.



그러나 '타이니 배틀'도 순조롭지 않았다. 게임을 플레이한 유저들의 반응은 좋았으나 게이머가 없었다는 것이 문제. 그래서 세번째 모델인 '포켓매치'는 유저풀이 많은 다음모바게와 협력하여 구글플레이로 출시를 하게 됐다. 하지만 다음모바게의 유저는 생각보다 적었고 결제가 복잡한 문제가 있어 세번째 실패를 맛보게 된다.

1년에 달하는 시간동안 세번의 실패는 타격이 컸다. 싱숭생숭해진 마음을 환기시키기 위해 자그마한 게임개발자 교류의 장인 '게임 비즈 데브 파티'에 참석한 김민우 대표는 우연히 최고의 파트너를 찾는다. 그 곳에는 카카오톡이 있었던 것. 우연히 만난 자리에서 카카오톡과 핫독스튜디오는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는 최고의 상황이었고, 협업은 순조롭게 진행됐다.



카카오는 단순히 UI의 개선과 더불어 게임까지 도달하는 뎁스(Depth, 과정)를 줄여달라는 요청을 한달 반 만에 끝낸 핫독스튜디오는 마침내 지금의 '모두의게임 for Kakao'를 출시한다. 첫날에는 7만명의 다운로드, 이튿날은 20만을 넘어 기하급수적인 다운로드수 증가에 힘입은 모두의게임은 마침내 천 만 이상의 다운로드를 달성하고 의미있는 숫자를 만들어냈다.

"대박이다!"





■ 천만 다운로드의 신화. 하지만 아쉬운 성공 -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법.

김민우 대표는 다시 돌이켜보면, 모두의 게임이 분명 성공한것은 맞지만 아쉬운 점이 많았던 성공이라고 평가했다. 한달 반이 안되는 시간동안 1천만 다운로드를 달성한 일은 분명 성공이지만 지금은 잘보이지 않는 점을 그 이유로 꼽았다. 여담으로 이번 추석연휴 동안 DAU가 올라서 기분이 좋다고.



또, 그는 '모두의게임'을 서비스 하면서 실수라고 생각한 부분을 꼽아 설명하며, '이렇게 크게 뜰 줄 몰라서 다들 미흡했던 것 같다.'고 심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수많은 유저들이 게임에 몰리는 상황에서 서버를 빠르게 확충하지 못한 점과 유저들의 피드백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점을 첫번째 아쉬움으로 꼽았다.

빈약했던 비즈니스 모델과 성공에 대해 팀원들과 충분히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불화가 생겼던 점, 그리고 소규모 회사라 인력이 부족한 점도 아쉬웠던 점으로 꼽았다. 회사 전체의 인원이 많지 않다보니 성공한 모두의게임에 팀을 증원할 수 없어 초기 인원 그대로는 업데이트 일정을 따라갈 수 없었다.



의외의 성공과 부족한 경험, 부족한 대응에 하락세를 타는 모두의게임을 보며 핫독스튜디오는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그 사실을 바로 '모두의 게임은 선빵형 게임이다'라는 점. 그래서 그는 해외시장을 바라보게 되었다고 한다.

"중국, 중국으로 가자!"



■ 희망의 땅, 중국으로... - 광휘의 대륙이라 믿었지만...그곳은 심연이었다.

모두의게임이 하락세를 타던 2013년 3월, 김민우 대표는 네오윈게임즈의 김두일 대표에게 중국시장에 대한 희망찬 메시지를 듣게 된다. 하지만 중국 최고의 소셜플랫폼 '위챗'을 가지고 있는 텐센트가 이미 '모두의게임'과 비슷한 게임을 만들었을지도 모르는 상황. 그는 결국 텐센트를 앞지르기 위해 중국시장 진출을 서둘렀다. 그 결과 2013년 5월 동남아에서 '모두의게임'이 서비스를 시작했고 두 달뒤인 7월에는 중국시장에 진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너무 급하게 진출했던 탓일까. 한국과는 판이한 중국시장의 현황에 모두의게임은 또다시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다. 누적다운로드는 약 270만, 누적가입자는 50만. 그리고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도 현저히 낮은 결과를 보게된다. 일일평균 DAU(Daily Active User)가 25,000밖에 나오지 않는 상황. 예상했던 결과와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한국에 비하면 마치 거인과 아기라고 표현할 수 있을정도로 열악한 3G 데이터망과 더불어 비싼 요금으로 인해 데이터를 잘 사용하지 않는 중국 유저들의 성향은 네트워크형 게임인 모두의게임과는 너무 맞지 않았다. 또, 실제 지인들과 플레이해야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모두의게임은 상대적으로 버디 리스트가 부족한 중국 360 마켓과 파트너 네오차이나의 플랫폼과도 어울린다고 말하긴 힘들었다.



설상가상으로 결제율이 매우 낮은 중국 유저들의 성향과도 부딪힌 모두의게임은 결국 고배를 들었다. 그는 중국시장의 대한 조사가 너무 부족한 상태에서 무작정 인구수만 믿고 떠난 것이 잘못된 것 같다고 지난 날을 회고하며 한마디로 결과를 압축했다.

"피봤다."



끝으로, 그는 새롭게 중국시장에 도전하려는 다른 개발사들이 우리의 실패를 보고 '정도'의 중요성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누구나 다 아는 시장조사의 중요성을 중국시장을 조사하고 진출하여 좋은 결과를 낼 수 있기를 바란다는 메시지와 함께 그의 강연은 마무리되었다.


※ 강연의 이해를 돕기 위해 현장에서 사용된 PPT를 첨부합니다. 본문과 중복된 내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