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은 한글화의 풍년이라 할 수 있죠. 굵직굵직한 대작 타이틀 다수가 한글화 되어 출시되고 있습니다. '바이오쇼크 인피니티'부터 '디비니티: 드래곤 커맨더', 그리고 최근에 출시되어 큰 이슈가 되고 있는 'GTA5'까지 대작 타이틀들의 한글화 발매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사실 시장 규모나 매출량으로만 보았을 때 한국 시장은 결코 소위 말하는 대박을 치기가 쉽지 않은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게임 개발사나 퍼블리셔들이 리스크를 감수하고 로컬라이징 작업을 하려고 하지 않죠. 더욱이 한국의 경우 온라인 게임이 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PC로 게임을 즐깁니다. 상대적으로 콘솔 기기를 이용하는 유저가 적다보니 형성되는 시장 규모 자체가 작을 수 밖에요.

그런 가운데 올해만 해도 올해의 게임 후보로 불리는 타이틀들이 한글화되어 출시되고 있습니다. '바이오쇼크 인피니티'부터 'GTA5'까지 대작들의 한글화 발매 잔치가 벌어지고 있죠. 그리고 그 속에서 한글화 타이틀 발매를 위해 힘쓰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에이치투 인터렉티브'입니다.

에이치투 인터렉티브는 올해 총 19종의 타이틀을 출시했으며, 그 중 14종의 타이틀이 한글화 타이틀로 발매되었습니다. 하나의 게임을 한글화하여 발매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작업들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자막을 번역하는 것이 아니라 국내 시장 조사 및 개발사와의 협의, 언어테스트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이 요구되죠.

점차 콘솔 타이틀의 한글화가 증가되고 있다는 사실에 콘솔 유저로써 첫번째로는 기뻤습니다. 나아가 수익이 결코 크지 않을 법한 한국 시장에서 한글화 타이틀 발매 수를 늘리고 있는 에이치투 인터렉티브에 눈길이 가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직접 '에이치투 인터렉티브'를 방문, 라이선싱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정환 팀장에게 타이틀 한글화 업무 및 진행방향에 대해 확인해보았습니다.

[▲ 에이치투 인터렉티브 이정환 팀장]


본격적인 인터뷰에 앞서 인벤 유저분들에게 간단하게 자기소개 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에이치투 인터렉티브 라이선싱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이정환 팀장입니다. 에이치투에 입사한 지는 약 4년 정도 되었습니다. 원래 마케팅 담당으로 들어왔다가 약 2년 반 전부터 라이선싱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라이선싱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맡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타이틀을 출시하기 위해 필요한 업무들, 국내 시장조사라던가 타이틀 선별 및 개발사와 퍼블리셔와의 협의 등을 하고 있습니다. 그 이외에도 번역이나 언어테스트, 등급 분류,보도자료 배부 등 타이틀을 출시하는데 있어 필요한 부차적인 업무들을 맡고 있죠.


지금까지 에이치투 인터렉티브가 발매한 타이틀은 어떠한 것이 있었는지, 그 중 한글화 된 타이틀은 얼마나 있었는지 전반적인 이력에 대해 말해주세요.

2012년 기준으로 저희가 출시한 타이틀은 11종입니다. 그 중 한글화 되었던 타이틀은 5종이었죠. 하지만 올해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출시 예정작을 포함하여 총 19종의 타이틀을 출시했으며, 그 중 14종이 한글화 타이틀입니다.

유명한 타이틀로는 '문명5 시리즈', '아르마3', 'GTA5' 등이 있습니다. 올해부터 한글화 타이틀을 다수 출시하고 있으며, 저희가 출시하는 타이틀 대부분 한글화로 발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글화 타이틀을 발매하는 과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저희가 개발사랑 자체적으로 컨택해서 퍼블리싱하는 경우가 있고요. 혹은 국내 자체 퍼블리셔를 둔 개발사 타이틀의 경우 해당 퍼블리셔와의 협의를 통해 한글화 여부를 결정합니다.



한글화 되는 타이틀과 되지 않는 타이틀이 있는데요. 이에 대해 결정할 때 판단 기준은 무엇인가요?

저희 에이치투 인터렉티브의 모토가 '출시하는 타이틀은 최대한 한글화하자'는 것입니다. 일단 출시가 결정된 타이틀은 한글화하여 내려고 하고 있죠. 타이틀을 선별할 때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되어 한글화를 할 것인지의 여부가 결정됩니다.

타이틀을 선별할 때는 국내 시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수 밖에 없습니다. 국내 게임시장에서 유저들이 선호하는 타이틀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서 한글화 타이틀을 발매했는데 비한글화 타이틀 때와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면 많은 코스트를 들인 의미가 없으니까요.

또한, 이미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개발사나 퍼블리셔의 게임인 경우 장기적인 협력관계를 위해서 더욱 다양한 타이틀을 국내에 성공적으로 발매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부분에서 신경을 써야 하며, 그래야만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더욱 다양한 타이틀이 국내에 발매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점은 저희나 국내 퍼블리셔들의 '의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국내 시장에는 콘솔 게임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았으며, 점점 환경이 열악해지고 있으니까요. 한글화를 한다고 하면 항상 리스크가 동반됩니다. 특히 개발사 측에서 한글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판매고 등 어느정도 만족스러운 제안을 해야하기 때문에, 한글화를 할 것인지를 결정하는데 있어 신중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국 시장의 경우 타이틀을 한글화한다고 해도, 평균적으로는 비한글화로 출시할 때보다 배로 매출이 오른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저 역시 어렸을 때부터 게임을 해오고 자라온 한 명의 게임 유저이기 때문에, 게임을 사랑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유저들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의지'를 가지고 많은 타이틀을 한글화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에이치투 인터렉티브에 한글화 작업팀 규모는 어느 정도이며, 하나의 타이틀의 번역하는데 소요되는 평균 기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한글화 텍스트의 분량과 게임의 내용에 따라 달라집니다. 가령 현대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 게임인 경우 번역이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게임인 경우 각종 고어가 등장하기 때문에 번역의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가죠. 전문 번역가 조차 힘들어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게임을 정말 좋아하고 게임에 대한 지식이 많은 사람이 있으면, 번역하는 내용이 설령 고어라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해석이 쉽게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타이틀의 성격에 따라 팀을 구성하고 한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적게는 1명이 하나의 타이틀을 번역하는 경우도 있고, 많게는 10명 가량이 한글화 작업을 합니다. 최근에 작업한 타이틀 중 10명이 들어간 게임으로는 '디비니티: 드래곤 커맨더'이 있죠.

저희가 자체적으로 팀을 꾸려서 한글화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개발사에서 직접 한글로 번역하는 케이스도 있습니다. 자체 로컬라이징 작업을 하는 경우에는 저희는 부가적인 지원을 해주는 식으로 하고 있죠. 대표적으로 GTA5가 락스타게임즈 측에서 자체 한글화를 진행하고 저희가 판매량에 관한 게런티와 마케팅등을 지원하는 케이스입니다.



한글화 작업을 하는데 있어 가장 중점을 두는 요인이 무엇인가요?

두 가지에 중점을 두고 작업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번역과 현지화 퀄리티, 또 다른 하나는 전세계 한글화 동시 발매입니다.

얼마나 현지화를 하느냐에 따라 유저들의 반응이 결정되며, 한글화가 다소 부실할 경우 이에 따른 많은 피드백을 유저들에게 받습니다. 게임 유저들이 한글화 퀄리티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 역시 이러한 부분에 소홀하지 않고 신중을 기해 작업하고 있습니다.

정해진 시간 내에 한글화를 마쳐야 하는데 시간이 충분치 않다보니 유저들이 원하는 바에 도달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저희 역시 많이 아쉽습니다. 그러나 타이틀을 출시하기 전까지 끊임 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은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타이틀을 한글판으로 출시하는데 있어서 겪는 어려움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국내 게임 시장의 경우 불법 소프트웨어 배포 현상이 만연해 있다는 점입니다. 2012년 기준으로 불법 소프트웨어 이용이 전체 소프트웨어의 약 4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물론 이 수치에는 게임 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도 포함되어 있습니다만, 게임만 놓고 보았을 때는 더 높은 수치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국내 시장이 이런 분위기이다 보니 한국 게임 시장에 대해 잘 아는 개발사나 퍼블리셔들은 타이틀 한글화에 대해 다소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협의를 할 때 리소스를 투자해서 할 만한 시장이냐는 의문이 생기는거죠. 그래서 한국 게임시장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개발사들의 인식을 긍정적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다소 힘듭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타이틀을 작업했는데요. 가장 기억에 남는 타이틀을 선정한다면 무엇일까요?

가장 기억에 님는 타이틀은 '디비니티: 드래곤 커맨더'와 'GTA5'입니다. 디비니티의 경우 제가 라이선싱 업무를 담당하면서 어느 정도 노하우가 쌓인 이후에 작업한 타이틀이며, 한글화 퀄리티에 만족했기 때문입니다. 노하우를 통해 완벽하게 현지화 했다고 생각하며, 개인적으로는 100점 만점에 90점을 주고 싶은 게임입니다.

퍼블리셔를 통해 출시한 게임으로는 'GTA5'가 역시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한글화 발매를 위해 저희도 많은 노력을 했고, 대작이기도 하고 출시 이후 유저들의 반응 역시 좋은 편이기 때문이죠.

[▲ 퀄리티 높은 한글화로 유저들에게도 호평받은 '디비니티:드래곤 커맨더']


에이치투 인터렉티브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트, ARMA3, 등 대작 위주의 한글화를 꾸준히 진행했습니다. PC 패키지 판매가 저조한 한국에서 이례적인 수준인데, 무엇인가에 대한 확신이나 이유가 있을 듯 하네요.

재미있는 점이 현재 국내에서 PS3와 Xbox360 타이틀 판매량과 비교했을 때, PC 버전의 게임 판매량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PC 게임의 경우 패키지도 있고 다운로드 버전도 있습니다만, 통틀어서 증가하는 추세라고 할 수 있죠. 아무래도 개인PC의 스펙이 상향평준화 되다 보니, 콘솔보다는 좋은 퀄리티로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PC버전 게임의 경우 콘솔 타이틀에 비해 한글화 구현을 하는데 있어 보다 용이합니다. 소모되는 리소스가 적은 편이죠. 로컬라이징에 대한 협의를 함에 있어 보다 수월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희의 모토이기도 하고 국내 게임 유저들을 위해 저희는 가능한 한 모든 플랫폼 게임을 한글화로 출시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GTA5라는 대작을 한글화한 만큼 예상 판매량도 높을 듯 합니다. 어느 정도를 예상하고 있나요?

구체적인 수치로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만, 'GTA5'의 초반 판매 성적은 좋은 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인기와 분위기가 내년까지는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좀 더 욕심을 내자면 내년에 'GTA5'가 10만장 이상 판매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싶네요.

다른 타이틀보다는 초반 판매량이 훨씬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아직까지는 어떻다라고 판단하기에는 시기상조인 것 같습니다. 출발은 확실히 좋습니다. 특히, 현재 국내 콘솔게임 시장을 놓고 본다면 많은 사람들이 구매했다고 볼 수 있죠.

[▲ GTA5 발매일에 게임을 구매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GTA5의 PC 판을 기다리는 유저가 많습니다. 출시 확정까지는 아니더라도 긍정적인 소식은 없을까요?

저희가 전해 들은 정보는 아직까지는 없습니다.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건 GTA5 PC판이 출시된다면 한글화 작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겁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한글화 타이틀 발매를 위해서는 개발사 혹은 퍼블리셔와 이를 두고 협의를 해야 합니다. 그 때 한국 시장에 대한 마케팅 자료 조사 및 타이틀 판매량에 대한 데이터를 제시하는데요. 만약 GTA5가 국내 시장에서 뛰어난 성적을 보인다면, PC판을 한글화하는데 있어 보다 수월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에이치투 인터렉티브가 스팀과 같은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습니다. 해외의 경우 많은 사이트에서 패키지 판매와 더불어 디지털 디스트리뷰 채널이라고 해서 패키지가 아닌 게임 활성화 코드를 판매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으로 밸브의 '스팀(STEAM)'이 있지요. 또한, '게이머스 게이트'라는 사이트에서도 게임 활성화 코드를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국내 게이머들은 영문 사이트를 들어가서 해외 결제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불편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현지화를 통한 이러한 시스템 운영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초의 디지털 유통 채널인 '다이렉트 게임즈'를 선보일 예정이며, 빠르면 10월 중에 오픈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에이치투 인터렉티브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앞으로의 향후 한글화 작업 계획이라던가 타이틀 출시에 관련된 진행 방향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발매할 타이틀은 굉장히 많습니다. 계속해서 많은 업체들과 논의를 하고 있죠. 일단 '칼립소 미디어'와 전략적인 제휴를 맺고 있으며, 이에 한글화 타이틀 4종을 출시할 계획입니다. 4종 중 1개인 '라이즈 오브 베니스'는 오는 10월 8일 출시되며, 나머지 2개의 타이틀 역시 연내 발매 예정입니다.

그 외에도 노르딕게임즈라는 퍼블리셔와 협의 중이며, '데드폴 어드벤쳐'를 한글화 타이틀로 출시할 생각입니다. 내년에도 다양한 타이틀들이 한글판으로 출시될 것이며, 이를 위해 사전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저 역시 게임 유저이기에 가능하면 유저들이 원하는 바를 모두 수렴해서 다양한 타이틀을 한글화하고 싶습니다. 국내 게임 시장 규모 및 현황 등으로 인해 다소 어려운 부분은 있습니다만, 이를 극복하고 열심히 노력해서 한글판 타이틀을 다수 출시하고, 정식 발매된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유저들 역시 늘어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에이치투 인터렉티브 사무실 전경

▲ 문 앞에서부터 'GTA5'가 눈에 띄는군요.

▲ 사무실 내 모습은 이러합니다. 다들 미팅중이라 자리를 비운 상태네요.

▲ 엇! 한 편에 전시된 보물창고 발!견!

▲ 역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GTA 시리즈

▲ 팀장님이 자랑한 '디비니티: 드래곤 커맨더'가 저기 보이네요.



▲ 그 무시무시하다는 중독성을 가진 '문명5'













▲ 고전 타이틀도 보입니다.

▲ 이걸로 나도 일류 레이서가 될...수 있다!

▲ 사실적 표현으로 유명한 보헤미아 인터랙티브의 '아르마3'





▲ 항공 시뮬레이션 게임을 조작하는 장치







▲ 사무실 한가운데에 '페이데이2'의 가면이...얼핏 보고 놀랬습니다.

▲ 데스크탑 기기에도 게임 관련 스티커가 여기저기 장식되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