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28일), 판교 글로벌 R&D 센터에서 열린 '네오위즈 오픈 컨퍼런스'에서 중국 모바일 시장에 대한 견해와 경험을 공유하는 세션이 마련됐다. 이 날 강연에서는 현재 중국에서 다양한 퍼블리셔와 업무를 수행중인 네오위즈차이나의 신동원 지사장이 단상에 올라 '韓 소프트파워, 마법의 땅 中 모바일 시장을 두드리다'는 주제로 기조 강연을 진행했다.

▲ 네오위즈차이나의 신동원 지사장


신동원 지사장은 먼저 "중국은 아주 매혹적인 시장이면서도 어려운 시장"이라며 운을 떼었다. 그는 중국 시장은 '가시가 돋친 시장'이라는 비유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성공을 꿈꾸며 진입했다가 큰 실패를 맛보고 오는 시장이라고 전했다.

중국에 비즈니스를 시도하는 많은 회사들이 중국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 전략, 서비스 방식등을 생각하며 고민을 하다보니 상당한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다. 네오위즈차이나 역시 같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그는 이번 강연을 통해 중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다른 개발사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강연을 이어나갔다.


■ 독특한 중국 현지의 모습

먼저, 상표권과 저작권 확보의 중요점을 설명하기 위해 애플의 예시를 들었다. 애플은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하며 상표권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아이패드를 중국 시장에 내놓기 전, 아주 교묘한 타이밍으로 중국에서 먼저 '아이패드'의 상표권을 등록한 사람이 있었다.

그가 내놓은 '아이패드'란, 단순한 CRT 디스플레이와 비슷한 형태의 모습이고 실제 시장에 내놓지 않은 기기였는데, 애플은 이 아이패드의 상표권을 따기 위해 소송을 걸었다. 하지만 애플은 소송에서 패소했고, 600억원의 손해를 보며 다시 아이패드의 상표권을 획득했다.

중국 시장은 외국 기업에 대한 정부의 견제가 심하여 잘 배려해주지 않는 점을 들며, 중국 시장의 진출을 앞 둔 회사들은 빠르게 상표권과 저작권을 확보하는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또한 중국의 '실리콘밸리'라고 부를 만한 북경의 '중관촌'도 설명했다. '중관촌'은 실제 실리콘 밸리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지만, 이곳에는 5명 정도의 소수의 인원이 모인 개발팀이 모여서 살고 있다고 한다. 이들 대부분은 중국 북경대 출신이 많으며 실제로 1조원, 혹은 10조원 이상의 자산가치를 가지는 회사를 만들기를 꿈꾸고 있다고.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된 예시도 많다고 한다.


▲ 중국의 실리콘밸리, 북경 '중관촌'


다음은 중국의 기업 구조를 설명하며, '샨다 게임즈'의 구조를 예시로 들었다. 중국에 법인을 설립하는 대부분의 인터넷 게임, 문화 컨텐츠 관련 기업들은 대부분 '페이퍼 컴퍼니'로 상장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후 하부에 여러개의 회사를 두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기업 구조상 상위에 있는 회사들은 하위에 위치한 회사들과는 전혀 연관이 없다. 하지만 그들은 '수익 이전 계약'을 통해 기술을 제공하는 댓가로 수익을 받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이런 구조는 주로 텐센트나 샨다 등 대형 기업들이 취하게 되는데, 대부분 하위권의 회사들의 대주주가 상위권 회사에 속해있는 경우가 많다. 간혹 중소기업들도 이런 구조를 취하긴 하지만, 하위권에 회사들의 매출이 너무 좋아 소위 '배신'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 샨다게임즈의 구조. 점선을 기준으로 상위회사와 하위회사들은 전혀 연관이 없다.



■ 중국 모바일 시장을 점령한 '3대 플랫폼'

그는 이어서 중국 모바일 시장의 대부분을 점령하고 있는 3대 거대 기업 플랫폼을 설명했다. 첫 번째는 국내 유저들에게도 아주 잘 알려져 있는 '텐센트'. 텐센트는 중국의 카카오톡이라고 할 수 있는 '웨이신'에 힘입어 PC온라인 시장뿐 아니라 모바일 시장에서도 새로운 강자로 등극했다.

중국의 '웨이신'은 올해 가입자가 3억명을 넘어섰으며, 사실상 모바일 플랫폼의 80~90%를 차지하는 독점 플랫폼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성장했다. 또, 텐센트가 한국의 '윈드러너'를 모방한 '메일러너'의 경우는 월 매출 200억이 이미 넘고 있는 상황이며, 계속해서 모바일 시장을 리드하고 다양한 자사의 게임을 개발중이다.

그는 또한 텐센트가 '카카오톡'과 '라이엇게임즈'에 대주주인 점을 들며 그들이 미래를 내다보는 투자 전략과 안목 또한 무시하지 못할 능력이라는 견해도 내놓았다. 또, 텐센트는 이미 시가총액이 100조를 넘어섰다고 설명하며, 현재 구글이 250조, 애플이 500조의 시가 총액을 기록하고 있는데 곧 텐센트가 따라잡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전했다.



중국 시장의 두번째 강자는 바로 '바우 360' 마켓이다. '바우 360'은 국내의 '안철수 연구소'와 같은 형태로 시작한 네트워크 보안 서비스 회사다. '바우 360'은 자사가 제공하는 보안 프로그램에서 PC와 스마트폰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했는데, 이 기능이 많은 유저들에게 각광받았다.

그 후 '바우 360'은 자사의 프로그램에 이용자가 많아지자, 광고와 더불어 모바일 보안 프로그램에 게임을 서비스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바우 360의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상승했고, 올해에는 모바일 검색 기능을 추가하여 마치 '모바일 포털'과 같은 형태의 서비스를 취하며 올해 모바일 시장의 점유율을 약 18%까지 끌어올리며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세 번째는 바로 '바이두 91'이다. 바이두는 원래 '중국의 네이버'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포털 서비스였다. 하지만 '텐센트'와 '바우 360'의 성장과 함께 모바일 부분에서 입지가 상당히 떨어졌었는데, '91.com'을 과감하게 인수하며 재도약하고 있는 꿈꾸고 있다.

'91.com'은 구글플레이와 애플앱스토어가 없는 중국 시장에서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고 있던 회사다. 그들은 iOS와 안드로이드로 나누어 앱들을 제공했는데, 이를 바이두가 모두 인수해 버린 것이다.




■ 중국 시장, 독특함을 인정해야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다.

중국 시장은 외국인의 눈에서 보면 아주 독특한 모습이다. 하지만 이런 부분을 인정하고 시장에 맞춰야만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신동원 지사장의 견해다.

중국 시장에는 페이스북, 트위터가 없다. 하지만 이를 대체할 로컬 서비스는 무궁무진하다. 또한 대다수의 업체가 적자가 나더라도 나스닥을 가는 특징이 있다. 이는 자사의 '트래픽'을 높이는 하나의 행위다. 중국에서는 '트래픽'을 미래의 가치로 판단하기 때문에 당장 손해를 본다 하더라도 나스닥 상장을 통해 자사의 트래픽을 높이고, 자금을 확보하여 흑자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다.


▲ 중국 모바일 시장에서 최근 삼성의 디바이스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다.


또, 그는 중국 내부에서 외국 기업의 대한 배척과 규제가 상당히 강한 점 때문에, 차라리 한방에 크게 치고 들어가는 것 보다는 가볍고 장기적인 전략을 세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좋다는 견해도 내놓았다. 그는 "5년 이상 중국에 진출한 기업들에게 비즈니스의 기회가 많이 가는 것을 보았다"며, 2~3년의 짧은 기간동안보다는 5년 이상을 바라보고 비즈니스 전략을 세울 것을 추천하기도 했다.

신동원 지사장은 중국에 진출해 있는 다른 기업들도 소개했다. 앵그리버드로 유명한 '로비오'의 경우는 애초에 앵그리버드를 무료로 내놓았다. 어짜피 유료로 제공해도 누군가가 무료로 올릴거라고 생각하여 내린 결론이었다고. 대신 로비오는 상하이에 앵그리버드 테마파크를 준비하여 부가 수익모델로 많은 캐릭터상품을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 최근 중국 유저들도 지갑을 열기 시작했다!

▲ 구글플레이의 자리를 로컬 마켓들이 차지하고 있다.

▲ 3가지 중국 시장 진출방법. 각각 장/단점이 있다.


강연에 끝에서, 그는 자신이 주관적으로 평가한 중국시장의 모습을 전했다.

그는 중국 모바일 시장은 플랫폼이 주도하는 시장이라고 평가하며, 이미 경쟁은 끝났다고 전했다. 너무 강력한 플랫폼들이 많기 때문에 그들을 통하지 않고는 성공하기 어렵다. 플랫폼을 통하지 않고는 마케팅의 비용 부담이 심각하며, 이 때문에 각 플랫폼과의 관계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아무리 플랫폼이 강력하다고 하더라도, 서비스하는 게임의 '컨텐츠'는 결국 외부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점을 들며 많은 컨텐츠를 개발하고 게임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월 20억 매출이 넘는 게임이 등장한 중국시장. 정부의 제제가 시작된다?


현재 중국 정부 또한 모바일 시장이 큰 규모라는 점을 인지했고, 시장의 범위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규제가 시작할 거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또, 중국에서도 꽤 빠르게 광대역 네트워크 서비스가 시작되고 있다고 전했다. 향후에는 모바일 TV나 MMORPG가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중국에서는 '화웨이', '샤오미', 'HTC', '레노버'등 삼성과 애플 외에도 많은 디바이스 제조사들이 제공하는 낮은 가격의 좋은 스마트폰이 점점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 그는 중국을 염두에 둔다면 이런 중소 디바이스 제조사들의 테스트 디바이스를 확보하여 40~80MB 정도의 게임을 테스트해보는게 좋다고 전하며 강연을 마무리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