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지 않은 시기, 그토록 기다렸던 "확장팩: 불타는 성전"이 다가온다.


이미 8월달에 와우인벤에서도 300 명의 테스터를 미리 선발한 바도 있고
아웃랜드의 전체 지도, 각 직업별 특성과 스킬등이 차근차근 공개되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북미 소식 등을 통해 확장팩과 관련된 소식들이 하루에도 몇개씩 꾸준히 올라오곤 한다.






■ 확장팩을 둘러싼 고민들, 과연 지금 내가 하는 것은?


오랜 시간을 기다려온 확장팩이라 많은 유저들이 기다릴 법도 하지만,
한편으로 확장팩을 둘러싸고 새로운 고민과 논란이 발생하고 있기도 하다.


즉, 확장팩의 시대가 오면, 오리지날 와우의 시대는 완전히 끝나버리는 것일까? 하는 질문.


확장팩으로 인해 레벨 제한이 상승하고 새로운 고성능 아이템들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최근 업데이트되거나 난이도가 높은 (낙스라마스 같은) 인던을 굳이 찾아가야 할 이유가 있느냐는 것.


특히 근래 업데이트되고 난이도가 높은 인던의 경우,
인던 공략을 위해 필요한 소모품 및 골드의 양이 만만치가 않을 뿐더러,
현재의 에픽 아이템들보다 좋은 새로운 아이템들의 정보가 하나하나 공개되기 때문에,
논란중인 이야기 게시판 등을 통해 이와 관련된 논쟁이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기도 하다.


꾸준히 레이드를 하고 있는 유저라도 한번쯤은 해보았을만한 고민이기도 하며,
심지어는 최근의 인던들을 아예 포기하고 확장팩이 나온 이후에 즐기겠다는 유저들도 있다.


논란중인 이야기에 올라온 아래의 글은
"확장팩"의 업데이트에 대한 유저들의 고민을 보여주고 있는데...


확장팩 아이템들은.. 왜그렇게 좋을까요? - 최근논란중인이야기 게시판의 한 유저

지금껏 눈팅만 해오던 인벤에 궁금한 것 때문에 처음으로 한번 적어봅니다. 인벤에 들어가자마자 오른쪽 아이템링크 된곳에 5:5 투기장 아이템 목록표가 올라와 있더라구요.

"오~ 5:5로 팀매치해서 점수 쌓이면 보상템을 주는건가?" 하고 들어가 보았습니다. 실제로 그런방식으로 얻는 아이템인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아이템 목록들을 보니 누가 그냥 장난친 것 같은 스탯들과 초뎀..

거기에다가 치명타와 전투력, 적중율까지 붙어있는 것들을 보고 약간 고민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확장팩이라 아이템 레벨이 70이겠지만 이리도 현재 아이템과 차이가 날 수 있는 것인지..

주말마다 약속들 모두 취소해가며, 친구들과의 관계도 약간 소원해지면서까지 약 1년동안 가까스로 초월 7피스와 여러 템들을 맞추었는데 확장팩이 나오게 되면 지금까지 내가 노력한 것들은 헛수고란 말인가.

검둥에서 열심히 헤딩하면서 돈쓰고 사원 헤딩하며 돈쓰고 몇달간의 노력의 댓가인 포인트로 아이템 드시는 현재 레이드 하시는 분들의 노력이 단지 확장팩에선 퀘스트나 평판의 댓가로 주어지는 것보다 낮을 수도 있다는 별별 이상한 생각까지 다 들게 되네요.



☞ '와우인벤 최근 논란중인 이야기' 게시판 바로가기 [클릭!!]



과거 블리자드의 디아블로2를 즐겨왔던 유저라면 익히 알겠지만,
디아블로2의 확장팩은 기존 아이템의 체계를 완전히 뒤바꿔 버렸다.


확장팩이 등장하면서 일명 국아이템이라고 불리던 오리지날 최강 성능의 복사아이템들이
한순간에 무용지물이 되어버리고 유니크와 룬조합 아이템의 시대가 열렸었다.


디아블로2와 같은 형태로 진행이 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새로운 아이템들이 나오면 기존의 아이템들의 가치가 하락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기 때문에
오랜 기간 와우를 즐겨오면서 에픽 아이템들을 맞춘 유저들은 당연히 고민이 생기게 마련이다.


특히 확장팩 출시가 머지 않은 지금 이 순간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난이도가 높고 비용이 많이 소모되는 인던들을
애써 공략하며 아이템을 맞추는 것이 의미가 있는 일이겠는가 하는 고민도 생기게 된다.






이 스크린샷은 최근에 공개된 확장팩의 투기장 보상 70 레벨 아이템이다.


많은 유저들이 이런 스크린샷들을 보면서 감탄을 금치 못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자신이 지닌 아이템의 가치 하락을 우려하면서 고민에 빠지는 것이다.



■ 온라인 게임이 지닌 숙명


그러나 MMORPG 게임 그 자체가 지닐 수 밖에 없는 숙명이라는 것이 있다.


게임을 하는 유저들, 특히 오랜 시간 공들여 아이템을 획득, 셋팅한 유저들에게는
자신이 애써 맞추어놓은 아이템의 가치 하락이 그리 반갑지는 않을 것이다.


시간이 흐르고 컨텐츠가 업데이트 될수록 게임의 난이도는 올라가게 마련이며,
새롭고 좋은 아이템들이 계속해서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또 이런 업데이트는 다수의 유저들이 원하는 바이기도 하며,
끊임없는 업데이트가 진행되는 온라인 게임이 지닌 숙명이기도 하다.






와우를 플레이하고 레벨업을 거듭하고 캐릭터를 성장시키면서
한때는 그리도 얻고 싶어해서 밤새 인던을 돌게 만들었던 아이템들이
지금은 마부의 재료로 뽀개지거나 혹은 상점행이 되는 것처럼,
현재 유저들이 차고 있는 아이템들 역시 언젠가는 유사한 길을 걸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번 불타는 성전에서 나오게 될 새롭고도 좋은 초고성능의 아이템들도
불타는 성전 다음의 패치와 확장팩, 그리고 그 다음의 확장팩이 나오게 되면
역시나 범용 아이템으로 전락을 하게 될 숙명을 이미 내포하고 있다.
그리고 이런 숙명의 순환 고리는 와우가 업데이트되는 한 끊임없이 계속될 것이다.


문제는 확장팩과 같은 거대 규모의 업데이트로 인해,
기존에 즐겨오면서 구축해놓았던 것들의 가치가 하락해서
오랜 시간 게임을 즐겨오던 유저들에게 허무함 같은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점이며,


특히 근래 공개되고 있는 (현재 기준으로 보자면) 초고성능 아이템들이
이런 걱정과 우려의 발산에 하나의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논란중인 이야기에 위와 같은 글이 올라왔을 터이다.


이번 확장팩의 경우 레벨 자체가 70 으로 상향 조정되기 때문에
새로운 아이템들이 대거 등장하리라는 것은 이미 예상을 했던 바이지만,
1.12 에 이르기까지의 패치 못지 않게 변화의 폭이 한순간에 훨씬 더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환영을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허탈감을 가질 수 있는 것이다.



■ 오닉시아를 처음 잡았을 때의 감동을 기억하십니까?


한때 최강의 지존 보스였던 오닉시아.


40 인 공격대로 오닉시아를 잡기 위해 전멸을 거듭했던 것이 몇차례였고,
드디어 공략에 성공했을 때의 환호와 쾌감은 또 어떠했는지 ...






하지만, 지금은 10 인, 15 인의 공격대로도 오닉시아를 잡는 시기이며,
심지어는 5 인의 한파티로도 오닉시아가 잡히는 시대이기도 하다.


오닉시아가 허접해진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공략법으로 오닉시아를 파고들었기 때문이며,
새로운 아이템들로 인해 유저들이 그만큼 강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닉시아가 지금 현재 상대적으로 허접하게 변했다고 해서,
불과 15인, 10인, 그리고 5인으로 잡을 수 있는 오닉시아라고 해서
오닉시아를 처음 킬했을 때의 감동을 무가치한 것이었다고 치부할 수 있을까 ?


오닉시아가 처음 나왔을 때 시간이 흐르고 나면
오닉시아가 아주 쉽게 잡히리라는 것을 몰랐던 유저들은 없었을 것이다.


공격대가 전멸을 거듭하면서도 오닉시아에게 한발한발 다가가고 있을 때,
"어차피 나중에는 아이템도 좋아지고 해서 쉽게 잡힐텐데 지금 이처럼 들이댈 필요가 있느냐?"
라는 질문을 누군가 했다면, 그때 공격대원들은 과연 어떻게 답변을 했을까 ?



■ 모험을 떠나본 적이 있는가 ?!


200 기가에 달하는 하드 디스크가 보편화된 지금이지만,
오래전 20 메가 하드에 경탄을 하고 큰 마음을 먹고 지른 것을 후회할 필요는 없다.


지금 펜티엄 3.0 에 램 1기가가 널리 퍼진 상황이지만,
386, 486 컴퓨터를 사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해가며 돈을 모았던 것을 후회할 필요는 없다.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과거의 것들은 가라앉게 마련이다.


만일 나중에 더 좋은 것들이 나와 지금의 것이 무용지물이 된다면,
불타는 성전의 그것들도 언젠가는 무용지물이 될 터인데,
그렇다면 불타는 성전을 즐길 이유 자체도 없지 않겠는가!
와우가 더 이상 업데이트를 하지 않게 될 그 시기에만 플레이를 하면 될 뿐.


신비의 오지도 나중에는 도로가 놓일 것이므로 지금 고생하며 찾아갈 필요가 없는 것일까 ?
어차피 나중에 누군가 다 모험을 해서 지도로 만들 것이라고 해서 모험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일까 ?
지리산 노고단까지 도로가 있다고 해서 배낭을 메고 노고단 산행을 떠나는 것이 필요 없는 것일까 ?


와우가 오픈 베타를 할 당시 광고 카피는 "모험을 떠나본 적이 있는가" 였다.


브루드워에서 럴커가 나왔다고 마린의 쓸모가 없어지지도 않았고,
오닉시아가 허접해졌다고 오닉시아에게 도전했던 과거가 어리석은 일이 되는 것도 아니다.


머지 않아 확장팩이 업데이트되어 지금의 어려움이 허탈해지는 순간이 설사 온다고 할지라도,
지금의 도전과 공략은 "모험을 떠나 도전을 즐기는 하나의 과정"이다.


와우라는 게임을 즐기는 재미는 모험과 도전에 있는 것이며,
전멸을 거듭하면서도 오닉시아를 향해 전진했던 과정에 있는 것
이지,
나중에 오지에 도로가 놓일 것이므로 지금 고생하며 찾아갈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에 있지 않다.


계속해서 모험을 떠나라!


확장팩은 그대가 새롭게 모험을 떠나 도전할 새로운 공간이 열리는 것 뿐이다.


먼 훗날 가치가 하락하고 쉬워질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오닉시아를 향해 전진했던 것처럼,
지금 유저들이 하고 있는 모험은 모험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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