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봄, 변화를 거친 bbq 올리버스는 초반 기세에 비해 아쉬운 마무리로 시즌을 끝마쳤다. 기대가 컸던 만큼이나 많은 팬들이 섭섭함을 나타냈지만, 아마도 가장 아쉬웠을 사람은 단연 선수단, 그리고 바로 이들의 아버지와도 같을 이 사람이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인지 인터뷰 현장으로 가는 발걸음은 다소 조심스러웠다.

12일, 상암 에스플렉스 근처의 한 카페에서 ESC(e스포츠커넥티드)의 송성창 대표를 만났다. bbq 올리버스 창단 소식과 '이그나' 이동근 선수의 인터뷰 이후 간만에 만난 얼굴. 'ESC EVER'로 익숙했던 팀이 bbq의 스폰을 받아 'bbq 올리버스'로 바뀌고 활약하는 동안에도, 수많은 프로젝트를 통해 게임단 브랜드 가치 제고와 팬들과의 소통에 힘써 온 그는 예전보다 더 활기가 넘쳐 보이는 얼굴이었다. 팀 성적에 대한 아쉬움은 물론, 열정과 추진력이 넘치는 바람에 쉴 틈이 없었을텐데, 이제는 표정에서 짐짓 여유까지 보이는 모습에 앞서 들었던 걱정은 금세 사그라들었다.

ESC의 대표 업무와 함께 bbq 올리버스 사무국장으로서 브랜드 홍보에 힘쓰고, 심지어는 bbq 올리버스 방송 콘텐츠의 매니저로 위장(?)을 하면서까지 팬들과의 차별화된 소통을 시도하는 송성창 대표. 그가 목표로 삼은 'Connected'는 무엇이며, ESC의 이스포츠 비젼은 어떻게 만들어지고 있을까? 과연 직관 팬들은 앞으로도 bbq 치킨을 계속 먹을 수 있는 것일까? 짧은 안부 인사 뒤에 인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다.






Q. 오랜만에 만나서 반갑습니다. 독자들에게 소개와 인사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ESC에서 대표이사로 일하고 있는 송성창이라고 합니다. 회사가 좀 작다보니 여러 가지 겸직을 하고 있습니다. 팀을 운영하는 사무국장 일도 하고 있고, 최근에는 저희가 편파 방송을 트위치와 아프리카에서 하고 있는데, 채널 매니저 ‘송PD’ 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Q. e스포츠 씬에서 벌써 5년 차 전문 벤쳐로서 자리하고 있습니다. 행보를 간단히 알려준다면요?

먼저 시작인 2014년에는 사무법인은 아니었고, 연구소처럼 활동을 했습니다. 저도 그 때 몸담고 있던 직장이 있었어요.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e스포츠 쪽의 커리어와 진로를 만들기 위해 따로 스터디를 했습니다. 마치 리서치 랩 같은 분위기였죠. 그리고 2015년에 법인으로 시작을 했습니다.

2018년까지 달려오는 동안 아마도 제일 큰 일은, LoL 팀과 하스스톤 팀을 빌딩하며 운영을 하게 된 것일 겁니다. 그와 동시에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것을 배웠고, 제시할 수 있는 다양한 팬 문화 콘텐츠와 프로덕트를 계속 만들려 합니다.


Q. 그렇다면 그 동안의 마음에 드는 성과와 아쉬운 것이 있나요?

성장 중인 e스포츠 시장에서 일하는 모든 분들에게는 주관적인 목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대표나 구단주의 입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주관적으로 성과라고 생각하는 것은 회사를 운영하며 팀과 선수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도록 판을 만든 것입니다. 최근에 '이그나' 와 '트릭' 을 해외에서 데려오긴 했지만, 그 전까진 주로 아마추어를 선발해 프로로 육성하는 과정을 했습니다. 많은 선수들이 프로나 연습생이 되기 이전엔 굉장히 게임에 과몰입하고 있던 상황에서, 부모님들의 걱정을 극복하고 희망의 빛이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물론 부모님들과의 피드백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졌죠. 어쨌든 같이 하고 있는 많은 멤버들이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통해, 경제 문화 구성원으로서의 자리를 잡도록 도와줬다는 것이 가장 크고 만족스러운 성취라고 생각합니다.

아쉬운 점은 훨씬 많습니다. 팀 빌딩 차원에서 많은 제안이 우리에게 왔습니다. 후원이라던가, 같이 뭔가를 할 수 있다던가. 그런 것들을 하나 하나 검토하긴 하는데, 아시다시피 성취라는 부분에는 그에 대한 책임이 같이 옵니다. 그렇기에 솔깃하다 하여 아무 책임이나 다 질 수는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제가 그런 제안에 대한 솔루션을 많이 보여주지 못한다는 한계가 느껴질 때 아쉬움을 느낍니다. 저희가 더 커져야겠죠.


Q. 아까 학부모 이야기도 그렇고, '이그나' 나 '트릭' 의 입단 비화도 그렇고. 설득의 귀재이신 듯 합니다.

아마도 설득에 대한 노하우가 조금씩 생기는 것 같습니다. 선수들에게는 '노력하여 회사의 목적을 이루자!' 보다는 같이 상생할 수 있는 구도를 이야기하는 편입니다. '우리는 발전 지향적이며, 네가 가진 콘텐츠나 인력을 고갈시키며 우리가 짜내며 회사가 커가는 구조가 아니다. 네가 발전하면서 우리도 같이 크는 구조다. 나는 네가 다년 계약을 하며 매년 연봉을 더 많이 받기를 바라고, 네가 퍼포먼스가 좋아서 고액 연봉을 받는 것을 막을 이유가 없다. 네가 좋은 대우를 더 많이 받길 바란다. 만일 네가 1년 계약이라면, 계약이 끝날 때 네가 더 좋은 팀에 가길 바란다. 네가 이 팀에서 잘 해서 더 좋아진 연봉과 대우로 다른 팀에 가는 것을 봐야 다른 선수들이 우리 팀에 또 올 것 아니냐. 나는 그런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싶다.' 라고 말하면 그런 진심을 알아주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말 뿐만 아니라 저는 실제로 그렇게 하고 있고, 그에 반하는 행동을 하고 있지 않고요. 연차가 쌓이면서 설득력이 높아지는 것 같습니다.


Q. bbq가 스폰서로 참여하며 팀명이 바뀐 지도 벌써 1년 3개월이 지났습니다. 감흥이 새로울 듯 합니다.

▲ 2017년 1월, 닭의 해 시작과 함께 bbq 올리버스가 탄생했다.


bbq는 어느새 저희와 동질화가 되었어요. 작년에 bbq는 e스포츠를 배우겠다는 큰 결심을 하고 이 시장에 들어왔습니다. 저희 역시 그에 맞춰 서로 간의 이해를 높이며 시너지를 내려는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드디어 꽃이 피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여러가지 현장 이벤트랄지, 팬에게 더 다가갈 수 있는 것들을 다양하게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와 팀원들은 팬들에게 과연 무엇을 해드릴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주 업무다보니 그에 대한 생각을 많이 나눕니다. 그리고 그것을 스폰서와 접목시켜 효과적인 지원을 할 수 있도록 마케팅 팀과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bbq 입장에서는 저희와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것을 배우고 지원을 해줄 수 있고, 제 입장에서는 스폰서와의 협업이 고도화 될수록 아까 말씀드렸던 수많은 제안과 기회 등을 잡고 끌어나갈 수 있는 역량이 생긴다고 할 수 있죠. 이렇게 고도화된 구조를 통해 시장 참여자들이 많아져야 이 시장에 자본이 돌며 흥행하게 됩니다.


Q. 올해의 bbq 올리버스 팀은 어떻게 흘러온 것 같나요? 발전한 모습도 보였지만, 결과적으론 아쉬울 법도 합니다.

작년 다르고 올해 다른데, 올해를 보면 많이 아쉽죠. 저도 아쉽고, 선수들도 모두 아쉬워하고요. 지금 생각을 해 보면,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라고 해서 곧바로 좋은 쪽으로 시너지가 나는 법은 없습니다. 그렇기에 시간을 두고 합을 맞추는 과정이 필요한 거죠. 그 과정에 스프링 시즌을 사용한 것이 아닌가 해요. 이런 저런 조합을 시도하는 것이 한 시즌만에 맞춰지는 것은 과욕이라 여깁니다. 비록 아쉬운 결과이지만, 내부적으로는 앞으로 나아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있고 선수단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어요. 아직은 팀 빌딩이 진행 중이라고 생각해요. 차분하게 맞춰 가야죠.


Q. bbq만의 개성있는 외적 홍보로 주목을 많이 받았습니다. 특히 치킨을 제공하는 것은 누구의 아이디어였으며, 어떻게 진행됐나요?

비용이 엄청나게 들어가는 이벤트이기 때문에, 모든 경기를 그렇게 진행하는 것은 후원사의 의지 없이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bbq에서 먼저 이 의견을 냈고, 물론 비용도 모두 지불했습니다. 새롭게 팬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후원사의 이미지 이상으로 e스포츠에 가깝게 다가가고 싶다는 bbq의 의지였죠. 그러면서도 이 이벤트로 어떻게 효율을 더 낼 수 있을 지에 대해 생각했고, 많은 bbq 직원들이 직접 나눠주기도 하며 더 가까운 소통을 시도했습니다.


Q. ... 그렇다면 앞으로도 계속 치킨을 나눌 계획이신가요?

제가 알기로는 그래요. 확인을 해봐야겠습니다(웃음).

▲ ... 답은 -직관- 이다.


Q. 치킨도 치킨이지만, 프론트의 bbq 편파 방송 등도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사무국에서 항상 고민하던 콘텐츠 중 하나였습니다. 진에어와의 합동 팬미팅처럼 팬 서비스의 일환이었죠.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경기는 '어차피 우리도 경기를 보니까, 전문적인 해설이 어렵더라도 같이 보며 감성적인 것을 느껴보면 더 재미있지 않겠나?' 하는 취지였습니다. 저희 팀이 다른 팀들에 비해 팬들의 수가 더 적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bbq의 팬들과 경기를 재미있게 본다면 그 것 만으로도 중요한 팬 콘텐츠의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만일 방송이 더 잘 되면 다른 팀을 초대해서 한 방송 안에서 각자의 편파 방송을 하는 것도 생각해 보고 있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 중 하나가 후원사로부터 후원을 끌고 와서 선수나 사무국, 팬들에게 다시 돌려주는 역할입니다. 경제적으로는 말이죠. 편파 방송은 지금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테스트 정도로 보이지만, 점차 후원을 통해 직접적인 혜택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생각 중입니다. 놀이공원 티켓이나 마일리지 등, 경기를 같이 보는 팬들에게 소소한 혜택이 간다면 모두들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단순한 관람 이상의 이익을 얻고 응원의 재미도 얻을 수 있는 창구가 필요하다 생각한 것입니다. 비록 규모가 작더라도 우리가 e스포츠 팬 문화를 조금이라도 재미있게 만들어 준다면 분명히 호응이 있을 것이며, 그것을 통해 우리도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Q. 후원사와 팬 모두를 생각해야 하는 책임이 크게 느껴집니다. 부담이 될 텐데, 잠은 좀 주무시나요?

그래서 아직은 작은 규모로 시도해보고 있는 것입니다. 지금은 맥스틸이나 bbq에서 기어나 치킨 쿠폰을 받아와서 팬들에게 드리고 있습니다. 저희는 후원사에게 이와 같은 혜택을 지원하도록 설득하여, 그것을 팬들에게 줘서 팬 라이프를 더 즐겁게 하자는 것입니다. 말씀주신 대로 양쪽의 약속을 지켜야 하는 것이라 그 압박에 지쳐 쓰러질 지도 모르니 이렇게 작게라도 시작해보자 하는 것이었고, 아직까지는 잘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감당은 가능합니다. 잠은 잘 잡니다.


Q. 제 생각보다도 '소통'에 엄청난 힘을 쏟고 계십니다. 이것이 ESC의 풀네임인 'e스포츠커넥티드'의 '커넥티드' 일까요?

그렇죠. '커넥티드' 관점에서 보면, e스포츠에는 시장 참여자(미디어, 기업 등)가 있고, 이들이 팬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시장은 이 두 집단이 서로 연결이 되어 있어야 클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말씀드렸던 많은 시도들의 이유입니다.


Q. 팬 문화를 중시하는 만큼 선수들에게도 같은 마인드가 깔려 있어야 할텐데, 팬 문화와 예절에 대해 따로 교육을 하십니까?

사무국에서 주기적인 교육을 하고, 개인적인 면담도 합니다. 선수들은 과거 아마추어 시절에 프로 게이머로서의 진로를 예측하기 힘들어 어린 실수를 하기도 합니다. 그것들이 프로 세계에서는 자격 요건이나 품위, 문화적 리더로서의 위치로 봤을 때 위험 요소가 되기도 하죠. 그래서 그에 대한 직접적인 교육을 많이 했습니다. 그 외에도 꾸준히 봉사 활동도 하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과몰입 치유 강연도 선수들과 같이 나가곤 합니다. 감독 및 코치들과도 인성적인 부분에서 이야기를 많이 나누죠.


Q. 소통을 통해 팬들에게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고 싶으신가요? 앞으로 어떤 소통을 또 기획 중인가요?

여러가지 있습니다. e스포츠 팬들이 게임에 애정을 쓰는 시간은 결코 적지 않습니다. 그들의 팬 라이프의 즐거움을 더 증폭시켜볼 수 있는 서비스들을 기획 중입니다. 특정 선수를 좋아하는 팬이 스트리밍을 볼 때 많은 가치가 창출됩니다. 뷰어십으로 인한 수익이나 별도의 광고 수익 등 말이죠. 이런 것들을 팬들에게 다시 나눠주는 방안을 생각 중입니다.

그리고 선수의 활약에 따라 팬들의 감정이 요동치는 것을 재미나게 플랫폼에 녹여내는 방법을, 즉 팬과 선수가 좀 더 연결된 느낌이 들게 하는 솔루션을 고민 중입니다. 편파 방송을 보면 알겠지만, bbq 편파 방송에서 다른 팀을 응원하는 시청자들이 있습니다. 저희는 편파 방송이기에 bbq를 응원하는 시청자에게만 상품을 줍니다. 100명의 시청자가 있다면 신기하게 세 명 정도는 타팀의 우승을 걸곤 합니다. 저희끼리는 '첩자' 라며 장난을 치지만, 강제 퇴장 등을 하진 않고 같이 경기를 관람합니다. 제가 이 분들에게서 느끼는 것은, 이 분들은 정말 그 팀의 진정한 팬이라는 것입니다. bbq를 응원해야 상품을 받을 수 있는데도, 굳이 이 방에 와서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모습을 저희는 '리스펙트' 합니다. 저는 이 사람들에게도 즐거움을 주고 싶습니다. 응원하는 팀이 다를 수 있지만, 어떤 팀이든 자신이 응원하는 만큼 특정한 마일리지를 쌓아서 다양한 포인트나 응모권으로 전환하여 혜택을 얻을 수 있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열정을 갖고 응원을 하는 모든 팬들에게 보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이 점에 대해 타 팀과도 이야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팀적으로 다같이 모여서 이런 재미거리를 만들어야 다양한 팬들의 만족감과 이 시장이 더 커집니다. 이런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서는 저희 뿐만이 아닌 팀들 모두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말합니다. 요즘에는 다른 팀들도 이 생각에 공감을 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론을 너무 기다릴 순 없어서, bbq 팬들을 위해 먼저 시범 운영을 하는 중이죠. 마일리지 같은 경우에는 먼저 교통카드사 등과 이야기를 해서 개발을 하는 중입니다.



Q. LoL과 하스스톤 외에 타 종목으로도 뻗어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어떤 확장을 기획 중인가요?

오버워치가 발매되었을 적엔 오버워치 팀은 만들지 않냐고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실제로 제안도 많이 왔습니다. 동남아 등에서도 말이죠. 저희가 팀 빌딩을 할 적에는 그 리그가 얼마나 가치가 있느냐를 봅니다. 오버워치나 LoL도 마찬가지지만, 리그는 리그의 주관사, 미디어, 팀들이 다 같이 만드는 합작품입니다. 좋은 리그는 각 주체가 최선을 다해서 자신의 역할을 다 해야 만들어지는 것이죠. 그런 측에서 라이엇 게임즈는 굉장히 역할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존하는 이스포츠 리그 중에서는 제일 고도화된 모델이 아닌가 합니다. 물론 후발 주자인 오버워치나 배틀그라운드가 더 진화해서 등장할 수 있죠.

오버워치 같은 경우에는 공부를 하고 있던 중에 블리자드에서 프랜차이즈화를 발표하며 타이밍을 놓쳤습니다. 배틀그라운드는 좀 더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참 생성 중이며, 게임도 인기가 있으니까 팀도 만들자!' 하고 추진했다가 쉽게 해체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저희는 그것이 싫어서, 조금 더 안정화가 되었을 때 들어가자는 입장입니다. 비록 주변에서는 '늦었다, 빨리 해야한다' 는 이야기를 하지만 말입니다.


Q. 기획하시는 확장 중에는 '드론 레이싱' 종목이 있다고도 들었습니다.

네, 다소 생뚱맞을 수도 있는 '드론 레이싱' 팀을 세팅하는 이유는 '충분히 되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e스포츠와는 다른 부분이 많지만 그 속에서 접목되는 것은, 미래성이 있는 신기술이며 리그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많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구조적으로 고도화되지 못한 부분이 있습니다. 현재는 파일럿의 스킬이나 화려한 구조물에 더 신경을 쓰지, 팬이 따라하고 즐길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팬 콘텐츠 면에서 스포츠화가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것들을 같이 만들어나갈 수 있겠다고 느껴서 시도하게 된 것입니다.

e스포츠처럼, 드론도 제일 잘 조종하는 파일럿은 한국인들입니다. 한국인들의 역량이 좋다는 점이 팀 빌딩에 이점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금 드론 레이싱을 잘 하는 선수들은 동호회에서 오래 활동했거나 조기 교육을 받은 선수들입니다. 리그가 만들어지면 e스포츠 선수들처럼 전문적인 양성과 훈련이 도입될 수 있고, 과거부터 해온 선수들이 아니더라도 전반적인 티어가 지금보다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글로벌로 충분히 성적을 낼 수 있는 팀이 만들어질 것이라 생각하며, 팀 빌딩 뿐만 아닌 드론 리그의 시장과 저변에 저희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e스포츠는 선수 활동 이후에 자기 콘텐츠를 다소 한정되게 찾곤 하는데, 이에 비해 드론은 보다 다양한 진로 방향이 있습니다. 파일럿 훈련이 잘 되면 추후 소방서의 재난 탐색 및 구조 활동이나 군 전력으로 활용되기도 하죠. 결론적으로는, 마치 F1처럼 하드웨어와 파일럿의 기술을 같이 뽐낼 수 있는 세계적인 리그는 만들어질테니, 저희는 일등 팀과 그를 뒷받침하여 성장할 콘텐츠들을 만들자는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 화려한 스테이지와 속도감을 뽐내는 '드론 레이싱' 은 새로운 스포츠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출처: Air & Space Magazine)


Q. 다양한 욕심, 내지는 야망이 비춰집니다. 이것들이 ESC와 bbq 올리버스를 이끌고 있는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인가요?

욕심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제 소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소신대로 일을 하다보니 여러가지를 하고 싶게 된 것 같아요. 사업을 하는 입장에선 언제나 리스크에 부딪힙니다. 다만 '이건 충분히 내가 리스크를 짊어져 볼 가치가 있다' 고 느껴본 건 일단 하는 쪽으로 해 왔습니다. 편파 방송만 해도 '사람들이 얼마나 보겠냐, 그걸로 해서 뭐가 되겠냐' 는 등 많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해보고 싶었고, 적은 팬이라도 봐주면 그것이 중요하다 생각했습니다. 만일 후원사가 반대를 했더라도 밀어부쳤을 것 같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일을 하다보니 다양한 일을 하게 되었네요. 사실 아이디어 5개 중 4개는 하지 못합니다. 대표 이사의 입장으로서 사업적인 타당성도 필요하고 말입니다.


Q. 아직 2018년은 절반도 더 남았습니다. 올해의 소원이 있나요?


매일 매일 일을 하며 살다보니 올해를 딱 둘러 생각해보진 못했네요. 네, 그건 있는 것 같아요. 저희가 회사는 작고 햇수도 적지만, 눈높이는 언제나 글로벌에 맞추고 있었으며 그럴 자격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e스포츠 시장이라는 울타리 안이기도 하고, 그렇기에 우수한 e스포츠인들과 함께 하고 있어서이기도 하고 말이죠. 그런 주변의 수준만큼 저희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수준을 맞추자는 신념이 있었어요. 그에 따르는 여러 의문들도 있겠지만, 저희가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곳이라는 것을 외적으로도 보여지고 싶습니다. '이 회사는 글로벌의 시점으로 확장되고 있구나' 라는 인식이 보여지는 것. 그렇게 저희도 글로벌적 성과를 뚜렷하게 내는 것이 올해의 목표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팬들과 가장 가깝게 다가가는 것은 저희가 늘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지금 저희가 하는 것 중 가장 직접적으로 팬들에게 다가가는 것이 아마 편파 방송일 것입니다. 편파 방송의 채널 매니저인 송PD로서 활동하는데, 사람들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물어보기도 해요. 아직 밝히진 않았는데... 누가 제 티어에 대해 묻기도 하면 저는 브론즈라고 답해요. 저는 팬들과 같이 하고 싶은 마음에 함께 호흡하고 있고, 원하는 부분이나 피드백을 많이 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너무나 재미있게 즐기고 있어요. 여러분들이 원하는 부분을 듣고 재미있는 것들과 혜택을 많이 만들테니, 제가 잘 적어두고 있으니 더 많은 피드백 바랍니다.


Q. 그런데 이 인터뷰로 송PD가 남자인 것이 밝혀져도 괜찮은 건가요?

언젠간 밝히려 했어요(웃음).

▲ 하스스톤 팀의 새 유니폼을 자랑스레 보이고 있는 송성창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