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리그의 첫 시즌 우승자를 가릴 결승전이 다가왔다. 총 6개 팀이 준플레이오프부터 치른 가운데 필라델피아 퓨전과 런던 스핏파이어가 마지막 주자로 만나게 됐다. 간신히 포스트 시즌에 합류한 5, 6위인 두 팀이 결승에 진출했다는 사실은 놀라웠다.

게다가, 두 팀은 정규 시즌을 지배했던 강력한 우승 후보를 꺾고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 두 번의 우승과 준우승으로 변함없는 정규 시즌 최강자 뉴욕 엑셀시어, 현 메타와 가장 비슷하다고 할 수 있는 스테이지4 우승자인 LA 발리언트마저 각각 필라델피아와 런던에게 무너진 것이다. 준플레이오프 시작부터 많은 경기를 치른 두 팀은 매 경기 강해졌고, 이제는 결승 주자에 걸맞은 완벽함을 갖추었다.

런던과 필라델피아는 스테이지3, 4의 타이틀 매치조차 오르지 못한 팀이었다. 아쉬웠던 정규 시즌을 넘어 포스트 시즌 결승에 오기까지 그들이 걸어온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다시 일어서다
정상에서 내려왔던 런던과 필라델피아



런던과 필라델피아의 정규 시즌을 돌아보면 최근이 아닌 초창기에 흥했던 팀이다. 스테이지1의 우승자인 런던과 스테이지2 준우승자인 필라델피아. 당시 두 팀은 결승전에서 한 세트 차이로 뉴욕과 우승을 겨룰 만큼 스테이지 최강자의 면모를 발휘한 바 있다.

하지만 최고의 자리에 오래 머물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스테이지2 이후 성적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런던은 핵심 딜러인 '버드링'이 부상으로, 필라델피아의 'EQO' 부재가 겹치면서 예전 만큼 강한 위력을 펼치지 못했다. 결국, 정규 시즌 후반부인 스테이지 3, 4에서 모두 하위권에 머무르면서 기대마저 잃어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팀이었다. 마치, 시즌 초반처럼 최상의 전력을 발휘하면 누구도 막을 수 없다는 기세로 말이다. 핵심 딜러를 비롯한 팀원들이 다시 호흡을 맞추기 시작했고, 포스트시즌에서 찾아온 위기를 극복할 줄 아는 팀으로 성장했다.

두 팀 모두 준플레이오프에서 상대 팀의 허를 찌르는 전략에 무너지기도 했다. 그렇지만 짧은 기간 내에 상대의 전략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더욱 강해졌다. 보스턴 업라이징이 필라델피아와 대결에서 의외의 트레이서 기용으로 2차전을 따냈다. 하지만 바로 이어지는 3차전에서 필라델피아가 트레이서로 정면 승부를 펼치며 승리를 거뒀다. 런던은 LA 글래디에이터즈의 전략에 힘 쓰지 못하고 0:3으로 1차전을 패배했다. 이틀 후 대결에서 반대로 두 번의 3:0 완승을 거두는 놀라운 힘을 선보였다.

두 팀 모두 짧은 시간 내에 자신들의 약점을 귀신같이 찾아낸 것이다. 정규 시즌 후반부터 하위권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강해지려는 연구 끝에 이런 순발력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 그렇게 강해진 두 팀은 결국 스테이지 후반 최강자인 뉴욕과 LA 발리언트마저 꺾고 결승으로 올라오게 됐다.


완벽을 향해!
스테이지 1-2 런던과 필라델피아, 그 이상


▲ 출처 : 오버워치 리그 공식 SNS (사진=Robert Paul)


정규 시즌의 두 팀을 돌아보면 균형 잡힌 팀이라기보다 강점-약점이 뚜렷한 팀이었다. 딜러진이 활약할 수 있는 메타와 역량에 따라 성적이 결정 나는 경우가 많았다. 메타가 바뀔 때마다 좁은 영웅 폭이 발목을 잡았고, 팀플레이를 펼치기도 전에 자주 끊기는 불안한 팀원 역시 있었다.

하지만 포스트 시즌을 앞두고 부족한 점을 깔끔하게 보완해왔다. 이전의 두 팀이라면 예상할 수 없는 기량이었다. 작은 약점 하나까지 보완하면서 마지막 결전에 임하는 그들의 자세가 느껴질 정도였다. 파라를 잘못하는 팀으로 유명했던 런던이 파라로 명장면을 찍어낼 정도로 칼을 갈았다. 필라델피아 역시 불안했던 탱커 라인이 중심을 잡기 시작하고, 'EQO'가 겐지 외에 다른 영웅까지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었다.

▲ 이것이 런던표 파라?!(출처 : official overwatch highlights)

가장 놀라운 것은 팀플레이다. 상황에 맞게, 발 빠르게 영웅 조합을 변경해야 하는 현 메타에서 두 팀의 호흡은 놀라웠다. 이전에는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영웅 조합을 고집하다가 말리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제는 빠른 판단과 변화하는 런던-필라델피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뉴욕과 LA 발리언트를 상대로도 한발 빠른 조합의 변화와 움직임을 보여줬다. 개인 기량에 의존하던 두 팀이 팀원에게 확실한 힘이 돼 줄 수 있게 됐다.

그렇게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면서 두 팀은 한 층 더 단단해졌다. 서로의 약점까지 팀 플레이로 보완해줄 수 있는 팀이 된 것이다. 개인 기량 역시 정점을 향해가고 있기에 더욱 놀랄 수밖에 없다. 결승전에서 오버워치 리그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경기력이 나올 것이다.

준PO와 PO, 1차전과 2차전이 달랐던 두 팀이 결승전에서 보여줄 경기는 또 어떻게 다를까. 매 경기 발전해왔기에 더욱 예측하기 힘든 승부가 펼쳐질 것이다. 정규 시즌에서 하위권 팀에서 최종 우승자가 되기까지 런던과 필라델피아가 완성할 마지막 그림이 무엇일지 궁금하다.

▲ 출처 : 런던 스핏파이어 공식 페이스북


오버워치 리그 시즌1 결승전 일정

1차전 런던 스핏파이어 VS 필라델피아 퓨전 - 28일 오전 8시
2-3차전 런던 스핏파이어 VS 필라델피아 퓨전 - 29일 오전 5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