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워치 리그가 출범하기 전까지 한국에서 활발하게 오버워치 APEX 대회가 열리곤 했다. 해외팀들이 한국에 와서 경기를 펼칠 정도로 이름있는 대회로 많은 오버워치 프로씬의 스타팀과 프로게이머들이 탄생한 곳이라고 봐도 된다. 오버워치 APEX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오버워치 월드컵에서 우승을 휩쓰는 건 당연해 보일 정도였다. 그만큼 오버워치 APEX라는 대회 자체가 전 세계적으로 막강하던 시절이 있었다. 이는 오버워치 리그 출범 시즌까지 이어지면서 전신팀을 APEX에 두고 있는 뉴욕 엑셀시어(LW)가 정규 시즌 1위, 런던 스핏파이어(GC 부산-콩두 판테라)가 그랜드 파이널 우승이라는 업적까지 만들어냈다.

이런 흐름대로라면 시즌2 역시 APEX 출신들의 흐름일 것 같았다. 스테이지1만 하더라도 밴쿠버 타이탄즈(러너웨이 1기)가 우승을 차지했기에 그렇다. 새롭게 리그에 합류한 팀이라도 APEX 때부터 갈고 닦아온 실력은 어디가지 않는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줬다.

그런데, 시즌2의 스테이지2부터 4까지 색다른 흐름이 나오기 시작했다. 스테이지2에서 한국인과 외국인 선수가 함께 하는 샌프란시스코 쇼크가 밴쿠버 타이탄즈를 넘더니 꾸준히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스테이지4에서는 애틀란타 레인처럼 외국인이 대다수인 팀마저 최상위권으로 올라온 상황이다. 그 사이에 서울 다이너스티(루나틱 하이)를 비롯한 APEX에 전신을 둔 팀들이 상대적으로 활약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제 시즌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마지막 평가만 남았다. TOP 8의 문턱에는 서울과 런던이 있다. APEX 최상위권을 지켜왔던 팀이지만, 빠른 메타의 변화와 새로운 루키들의 등장으로 위협받고 있다. 시즌1에는 런던이 마지막 반전을 일으키며 전통 강호의 위상을 떨친 바 있었다. 이번 시즌 PO에서도 시즌 중에 아쉬웠던 전통의 강호들이 반전을 일으킬 수 있을지, 새롭게 떠오른 팀들의 강세가 계속 될 것인가.


서울은 작년과 달리 이번 시즌 스테이지 PO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시즌 플레이-인 토너먼트까지 진출하면서 다시금 APEX 명가의 자리를 되찾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팀 내부적으로는 루나틱 하이 시절의 에이스들이 주전의 자리에서 내려왔고, ‘류제홍’만 꾸준히 그 자리를 지키게 됐다. 많은 게 변한 상황에서 서울은 이제 PO 진출을 위한 대결을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 그랜드 파이널 우승팀인 런던의 시즌2는 아쉬운 상황이다. 스테이지4에서 다시 2-2-2 역할군 고정과 함께 메타가 변화하자 런던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 쇼크와 워싱턴 저스티스, 플로리다 메이헴과 같은 팀들에게 그 자리를 내주면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냈다. 이전 스테이지 역시 PO 진출에 성공했을 뿐, 눈에 띄는 성적 없이 시즌 플레이-인 토너먼트를 맞이하게 됐다.

이런 서울과 런던의 상대는 새로운 메타 변화에 익숙한 듯한 인상을 남긴 광저우 차지와 상하이 드래곤즈다. 다시 파라와 둠피스트가 쓰이자 이 체제로 스테이지3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두 팀이 플레이-인에서 승리를 가져갔다. 확실히 상대 팀보다 숙련도면에서 앞서갔고, 새 메타에 적응 역시 한 발 앞서갔다. 특히, 광저우는 유연한 포지션을 자랑하는 탱커 ‘핫바’가 신 영웅 시그마 플레이에 적응한 모습이었다.

그렇게 서울과 런던이 플레이-인 토너먼트에서 새로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이제는 APEX 시절처럼 특정 영웅만 잘한다고 우승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급변하는 메타 속에서 얼마나 적응을 잘할지가 관건이다. 런던과 서울 역시 서브 탱커 역할을 맡았던 팀원들이 예전부터 여러 영웅을 다룬 바 있기에 불가능하다고 단정지을 순 없다. 남은 건 승리와 함께 메타에 적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과거의 강팀으로 남을 것인지, TOP 8에 들어 현 강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지 9월의 첫 경기에 많은 게 달렸다.

오버워치 리그 시즌2 플레이-인 토너먼트 2일 차 일정

1경기 런던 스핏파이어 vs 상하이 드래곤즈 – 9월 1일 오전 4시
2경기 서울 다이너스티 vs 광저우 차지

이미지 출처 :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