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회차 경기가 끝나고 점점 그 열기를 더해가고 있는 올림푸스 LoL 챔피언스 윈터. 이번 원터 시즌에는 이전 시즌부터 뛰어난 위용을 자랑하던 나진, 아주부 등 기존의 강호들과 KT, MVP, GSG 등 무섭게 떠오르는 신인들이 멋진 경기를 펼치며 계속해서 그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 뜨거운 열기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올림푸스 챔피언스 윈터 리그



선수들이 멋진 경기를 선보인다면 그런 경기에 생동감을 불어넣는 것은 중계진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리그오브레전드에서는 e스포츠계의 본좌 전용준 캐스터, 최고의 분석력을 자랑하는 김동준 해설과 섬머 리그부터 계속해서 엄청난 발전을 보여주며 선수들의 인정을 받고 있는 강민 해설의 조합은 원터 리그를 지켜보는 또 하나의 재미라고 불릴 만큼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기도 하다.


▲ 리그를 장식하는 또 다른 재미. 중계진.



거기에 덧붙여서 이번 시즌에는 매주 토요일마다 최고의 입담을 자랑하는 "성캐" 성승헌 캐스터와 더불어 김동준 해설 그리고 한동안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전 Azubu Blaze의 탑 라이너 "래퍼드" 복한규 선수가 해설진으로 참가하며 시청자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했다.


Azubu Blaze 탈퇴 이후부터 많은 사람들이 그 행보를 궁금해하던 복한규 선수는 이번 윈터리그에 온게임넷 해설로 다시 모습을 드러내면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개인방송과 경기에서 보여준 복한규 선수 특유의 "판을 읽는 능력" 은 선수들과 고위 랭커들 뿐만 아니라 이제는 일반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진 사실이 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 매 주 토요일마다 해설에 참여하고 있는 "래퍼드" 복한규 선수



"레갈량"에서부터 "문학청년"까지 다양한 캐릭터로 사랑받는. 이제는 토요일마다 냉철하고 정확한 분석으로 많은 유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복한규 선수를 만나 최근 근황과 최근 떠오르는 팀에 대한 이야기, 해설로서의 자신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 "안녕하세요. 돌아온 래퍼드. 복한규 입니다."



'Let the 해설 Begin?' 해설자로 돌아온 래퍼드



이제는 개인방송에서 이야기하던 '즐겜 유저'가 되었다. 요즘은 무엇을 하고 지내십니까?


Eat Sleep Game이죠.(웃음). 이제 곧 시즌 3가 시작되고 바뀌는 것도 많은 만큼 미리 대비를 해두지 않으면 안되죠. 그리고 아시다시피 지금은 윈터 리그 해설도 한 번씩 참여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해설자로 등장해서 많은 사람을 놀라게 했습니다. 어떻게 이번 윈터 리그 해설을 하게 되셨나요?


처음 해설에 투입되기 전날 갑자기 제의를 받았기도 하고 연습에 집중하고 있던터라 해설 제의 자체는 좀 의외였어요. 하지만 지금은 프리 시즌 기간이기도 하고 경기도 보면서 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아서 해설에 참여하게 되었죠.

막상 해설을 해보니 "이런 때가 아니면 언제 온게임넷 같은 큰 채널에서 해설을 해보겠어?" 라는 생각도 들고 다음 시즌까지 기다리고 계신 팬분들과 다시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된 것 같아서 굉장히 즐겁습니다.


▲ "해설도 해설이지만 팬들과 다시 만나는게 더 좋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해설자 경험이 있지만 이렇게 리그 중계진으로 참여하는 것은 처음입니다. 해설하는데 어려운 점은 없나요?


확실히 방송 전문가 두 분이랑 같이 중계를 진행하다보면 위축되는 부분도 있고 말도 제대로 못하는것 같아서 답답할때도 있지만 확실히 "이게 해설하면서 느끼는 재미구나" 하는 것을 알아가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해설을 할 때면 조금 위축되는 부분도 있지만, 지금은 프로게이머로서 바라보는 시각에서 제가 볼 수 있는 것을 말로 전달해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청자분들이 저에게 바라는 것은 방송 전문인다운 모습이 아닐 테니까요.

이제 막 경험해본 경기 중계이니만큼 10년 경력이 있는 분들이랑 똑같이 중계를 한다는 것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선수로서 경기를 바라보는 시각이라는 것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확실히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프로게이머로서 활동해본 사람이 경기를 보는 시각은 조금 달라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면 팀 파이트가 벌어지는 상황에서 어느 챔피언이 잘해서 어떻게 승리했다 라는 것을 전달하고자 한다면, 저는 조금 더 디테일하게 상황뿐만 아니라 "이 챔피언으로 사전에 어떤 작업을 해서 기반을 만들었고, 그 기반을 통해서 어떤 방식으로 승리했으며, 또 어디까지 이득을 가져갈 수 있다." 라는 것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보고 전달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덧붙이자면 팀 파이트 상황에서는 각 챔피언들의 눈에는 잘 보이지 않지만 중요한 역할들을 잘 짚어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서포터같은 경우에는 사실 눈에 잘 띄는 스킬보다 그전부터 이어지는 사전작업이 더 중요하거든요.



사실 지난번 경기에서 그런 디테일한 부분을 제대로 짚어내며 분석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김동준 해설을 당황하게 한 사건도 있었습니다. 같이 해설을 해보니 어떠신지?


모든 면에서 저보다 월등한 능력을 가지고 계시죠.

사실 그때는 정황으로 따지면 두 가지 의견이 모두 맞는 상황이었습니다. 다만 저는 전 프로게이머라는 인식도 있고 게이머로서의 심리 상태나 앞으로의 경기운영 같은 부분을 조금 더 디테일하게 알 수 있다는 배경이 있기 때문에 시청자분들이 많이 제 손을 많이 들어주신 것 같아요.

방송에서는 분명 제가 실수한 부분인데 경기가 끝나고 그런 부분들을 다 이해해주시고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 그당시 김동준 해설에게 미안함과 고마움을 이야기 하는 복한규 선수




그런 전문적인 중계 때문에 토요일뿐만 아니라 다른 경기에서도 해설을 듣고 싶다는 이야기들이 있기도 합니다. 다른 일정의 경기를 해설하고 싶은 마음은 없으신가요?


아직은 다음 챔피언스 스프링 시즌과 시즌3 대비 연습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지라 풀리그 해설은 좀 힘들어요. 그리고 해설보다는 선수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뿐이라 전문 해설 쪽으로는 생각이 없는 상태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정점을 한 번 찍어봐야죠(웃음).


▲ 해설도 좋지만 게이머로서 최고의 모습을 선보이는 것이 첫 번째 목표




"해설자 복한규"의 시점에서 바라본 최근 경기들


※ 자신이 경기를 하지 못하는 것은 정말 아쉽지만 12강 팀들의 경기를 특석에서 직접 경기를 지켜볼 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하는 복한규 선수. 가장 근처에서 경기를 지켜본 입장에서 최근 가장 두각을 보이고 있는 팀들에 대한 의견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선수의 입장에서 지금까지 12강 경기를 진행하는 도중에 가장 인상 깊은 경기를 보여준 팀을 뽑아본다면?


두 팀을 고를 수 있을 것 같네요. KT 롤스터 B 팀과 아주부 블레이즈 입니다.

KT 롤스터 B 팀은 팀 창단 기사에서 멤버들을 확인했을때부터 "저 팀은 분명 일을 낼 것 같다" 라고 바로 생각했을 만큼 좋은 팀이고 그걸 지금도 경기에서 입증해주고 있죠. 경기에 앞서 철저하게 준비성 넘치는 게임을 하고 그렇다고 개개인의 역량이 부족한 팀도 아닙니다.

최근 아주부 블레이즈와의 경기에서도 밴픽 이후 1레벨 움직임부터 전체적인 운영까지 그때그때 상황을 맞춰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이 준비해온 것을 하나씩 꺼내서 보여주는 운영을 보여주었습니다.

팀 전체적인 구성과 개인적인 부분의 밸런스가 잘 어우러져 있는 것 같아요.


▲ 가장 관심이 가고 있는 팀은 아주부 블레이즈와 KT 롤스터 B팀



확실히 KT 롤스터 B팀은 아주부 블레이즈를 상대로 2 : 0 승리를 거둬내는 이변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때 심정을 말씀해 주신다면?


블레이즈는 이미 1년이 다 되도록 같이 생활했던 팀원들이고 아끼는 동생들이 있는 팀이라 매 경기마다 응원하고 있습니다. 팔이 안으로 굽는 건 당연하다고 할까요?(웃음).

사실KT 롤스터 B팀에게 2연패를 당할 때는 해설로 참가한 이상 중계에 사심이 담기면 안 되는데 가슴이 아파서 말을 잘 못하게 되더군요. 정말로 그러면 안되는 거였는데..

블레이즈가 KT 롤스터 B팀에게 패배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아주부 블레이즈는 아직 100% 본연의 실력을 보여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1경기를 아쉽게 지면서 2경기때 너무 많은 부담감을 느꼈던 것 같아요.

다음 경기에서 그런 부담감만 잘 극복한다면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 "항상 응원하고 있습니다." 그 때의 경기를 생각하는 복한규 선수



임경현 선수(KT 라간)는 확실히 요즘 패기의 상징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습니다. 같은 탑 라이너로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임경현 선수는 기본적으로 활동 반경도 넓고 올라프나 잭스같은 패기넘치는 챔피언들의 특성을 이해하고 제대로 소화해내는 선수입니다.

사실 저는 흔히들 말하는 그런 '약빤 플레이'는 잘 못하거든요(웃음). 와드도 없이 적 레드 지역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플레이는 보통의 패기로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런 플레이로 성과를 보여주기도 참 어려운데 그걸 해내는 선수가 임경현 선수죠.


예전 자신의 포지션을 맡게 된 이호종 선수(아주부 플레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탄식?(웃음) 농담이구요. 아직 무대 경험이 많이 쌓인 선수가 아니라 종종 실수를 하기는 하지만 기본기가 탄탄하고 날카로운 센스를 가지고 있는 선수라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시즌에 등장한 선수들 중 KT 롤스터 B팀의 임경현 선수와 함께 탑 라인에 새로운 경쟁자들이라고 늘어나고 있어서 이호종 선수의 성장도 많이 기대가 되는 부분입니다.


탑 라인이 사람을 변하게 하는건지 모르겠지만 확실히 다른 라인들과는 다르게 탑 라이너들 사이에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것 같습니다.


서로가 못 잡아 먹을 것 같아서 안달이 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탑 라이너들에게는 아무리 적이라고 해도 서로 공감하게 되는 미묘한 감정이 있죠. 고독한 자들의 전우애라고 할까요?(웃음)

다른 라인을 예로 들면 미드 라인 선수들은 상대 라이너를 보면 "내가 너는 이겨줄 수 있지!" 하며 서로 경쟁심을 불태우는 경우가 많고 바텀 라인 선수들도 비슷한 감정을 가지고 경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탑 라이너들은 경기 중에도 "너도 참 고생이 많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가뜩이나 고독한 라인을 홀로 버텨야 하는데 적과 싸워야 한다는 것도 너무 쓸쓸하거든요(웃음).

실제로 대부분의 탑 라이너들끼리는 어느 정도 친분도 있고 사이가 나쁜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기도 했지만 새로운 탑솔 동료들이 생긴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


▲ "어서와. 탑 라인은 처음이지?"



다음 시즌에는 "해설자 복한규"가 아닌 "선수 래퍼드"로 - 왕의 귀환을 위해 맹연습 중


※ 인터뷰 중에도 "가끔은 부스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라고 이야기하며 열의를 불태우는 복한규 선수, 다음 시즌에서 다시 한 번 활약하기 위해 시즌3를 대비해서 연구 노트를 만들며 맹연습 중 이라고 이야기하는 그에게 지금 준비하고 있는 것들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도 물어보았습니다.



이제 곧 시즌 3가 다가올 예정입니다. 어떻게 준비를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정보들을 모아서 구상해 놓은 것도 많고 미리 준비해둔 것도 있는데 시즌 3가 빠르게 열리지 않아서 저에게 있어서는 조금 답답한 상황입니다. 대회에 참가를 하지 않는 사람들의 처지에서는 사실 지금 연습을 하는 것이 크게 의미가 없거든요.

확실히 지금은 다음 시즌으로 넘어가는 중간 기간이다 보니 변화하는 모습 보다는 기존의 흐름을 그대로 가져오는 경기가 대부분입니다. "어차피 다 바뀔 건데 지금 미리 연습해서 뭐해!" 하는 느낌이죠.

하지만 시즌 3가 시작되면 확실하게 많은 것들이 변할 겁니다. 새로운 정글러의 출현부터 아이템 빌드의 변화, 혹은 새로운 메타가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특히 3티어 신발과 초반에 어떤 아이템을 선택할 것인가는 상당히 연구가 필요한 부분입니다..


▲ 시즌 3를 연구해야 다음 리그를 준비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하는 복한규 선수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당연히 새로운 팀에 들어가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는 것입니다. 보여드리고 싶은 것들이 정말 많거든요. 아주 약간 말씀을 드리자면 피즈를 이용한 조합이라던가 하는 것들입니다.

물론 지금 하고 있는 해설자로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지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번 해설은 게이머로서의 경험을 위한 방편이지 제 진로는 아니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도 그것을 위해 하루 16시간이 넘게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해설로서의 목표를 말씀드린다면 다른 해설분들처럼 경기를 생동감있게 전달하면서 공감을 드리는 것이 힘든 만큼 시청자분들이 일반적으로 잘 나타나지 않는 더 많은 것들을 볼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입니다.

다른 중계진 분들에 비해 정말 많이 부족하지만 있는 그대로 즐겁게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지금은 "해설자" 복한규. 다음 시즌은 프로게이머 "래퍼드"를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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