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 노스에 있을 때 따로 영어 이름을 사용하지 않았어요. 이장욱이라는 제 본명으로 지냈죠. 태극기를 몸에 달고 번데기 먹으면서 지냈다니까요. (웃음)"

블리자드 노스에서 이장욱 대표가 맡았던 직책은 리드 아티스트였다. '디아블로2'와 '디아블로3'의 일러스트와 게임 기획 등에 참여했던 그가 이젠 니트로젠의 대표가 됐다. 리드 아티스트 이장욱에서 이장욱 니트로젠 대표로 직책이 바뀌고, 자원 전쟁 MMORPG '매드온라인'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이장욱 대표가 '매드온라인'으로 보여주고 싶었던 게임의 재미는 어떤 것이었을까. 지난 21일 니트로젠 본사를 찾아 이장욱 대표에게 직접 '매드온라인'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이장욱 니트로젠 대표, 니트로젠을 설립하기까지

[▲이장욱 니트로젠 대표]

"통신부 소속 공무원분들이 미국에 찾아온 적이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주변 게임회사를 소개해 주면서 질문을 받았었죠. 왜 한국에 안오고 미국에 있느냐고. 그 후 JC엔터테인먼트 김영식 사장을 만나, '프리스타일'과 '쉔무 온라인' 개발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한국에 돌아온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장욱 대표는 '프리스타일'을 만들던 기억을 떠올렸다. 그 당시 '프리스타일' 팀은 상당히 힘들었었다고. 팀이 해체된다는 이야기가 나올 때, 카페에서 받은 기획서가 프리스타일 개발의 시작이었다. 길거리 농구 게임이라는 컨셉이 괜찮아 게임을 개발하기로 시작한 것.

"한빛 소프트에 있을 때는 '헬게이트' 검수자로 간 적이 있습니다. 블리자드 노스에서 개발하던 사람들이 만들고 있었는데, 제가 검수하러 가게 된 거죠. 서로 만난 뒤 놀랬던 적이 있었죠. (웃음) '헬게이트'는 잘 만들기는 했는데 너무 무거운 느낌이더라고요. 자체 엔진을 사용한 무거운 게임임에도 잘 돌아가는 것이 신기했었습니다."

"한국에 와서 회사 생활을 해보니 미국과의 업무 방식이 달라 나름대로 괴리감이 있었죠. 미국에서 14년을 지내다 보니 한국에서의 직장 생활이 독특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이장욱 대표는 미국으로 돌아갈까 고민도 했었지만, 한국 개발자의 힘을 보여주고 싶다는 욕망은 그를 한국에 남게 했고 홀로 회사를 차렸다. 책상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던 사무실은 어느덧 30명이 일하는 니트로젠으로 발전했고, 소설처럼 작성된 기획서는 '매드온라인'으로 개발됐다.


■ 이장욱 대표의 출사표, 실시간 자원 전쟁 '매드온라인'

[▲이장욱 대표의 스타일이 담겨있는 커스터 마이징]

니트로젠이 설립된 것은 2008년. 본격적으로 개발을 시작한 것은 2009년이다. 엔진부터 시작해 모든 것을 직접 개발한 '매드온라인'은 이장욱 대표의 스타일이 많이 반영되어 있다. 금발을 좋아하고 망가 스타일은 싫어하는 이장욱 대표. 사무실에 망가 스타일의 모형을 놓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단다. 그 스타일이 한국 스타일과 딱 들어맞지 않다고 해도 이런 스타일이 좋다고 꿋꿋이 유지했다고.

"많은 분이 걱정을 했었어요. 몇백 분한테 한국에서 이런 스타일의 게임이 사랑받기 힘들다고요. '매드온라인'은 그래도 제 고집만이 아니라 한국적인 면을 담았어요. 게임을 개발하면서 기존에 없던 장르를 개발하고 싶은 욕구가 있었습니다. 캐릭터 커스터 마이징이 타 게임에 비해 약하기는 하지만, 탈 수 있는 유닛을 많이 신경 썼어요. 커스터 마이징은 유닛에 대한 비중이 높죠."

자원을 사이에 두고 다양한 유닛들이 전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드온라인'의 주요 콘텐츠다. 다양한 자원을 모아 유닛을 만들고 새로운 유닛을 얻기 위해 자원 전쟁을 한다. 자원 전쟁이라고 내세운 만큼 각 지형에 퍼져있는 다양한 자원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매드온라인'은 한 자원을 점령하기 힘들어요. 매주 생성되는 자원을 채취하는 것이죠. 접속해 있는 사람만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자원을 독점하려는 세력이 있기는 하겠지만, 그 정도가 덜한 편이죠. 소규모 게릴라 전으로 거대 길드 것을 뺏을 수도 있고요. '매드온라인'에서는 전쟁에서 한 번 이겼다고 그 소유권이 모두 넘어가는 것이 아니에요."

[▲가격의 변동폭을 확인해 자원을 거래할 수 있다.]

'매드온라인'은 모바일 기기와 연동해 게임 내 아이템을 주식시장처럼 거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현재 CBT에서는 즐길 수 없지만, '칸피라'라는 신규 업데이트가 될 때 모바일 기능이 같이 추가될 예정이다.

"모바일 버전은 SNG 느낌이라고 보시면 되겠네요. 친구 목록 관리나 아이템 판매가 가능하죠. 마치 주식시장처럼요. 실시간으로 자원의 가격을 확인해 팔거나 사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양한 역할을 하는 건물을 만들기도 하고요. 스테이션이 존재해 게임 내 아이템을 제작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자원을 거래하고 제작을 통해 만든 아이템을 사용할 수 있는 '매드온라인'의 전장은 2종류로 나뉜다. 배틀필드와 자원 전쟁으로 구분된 두 전장은 각기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다. 배틀필드는 모든 유저가 균등한 레벨로 맞춰져 전투하는 장소이고, 자원 전쟁은 자원을 얻기 위한 전투가 일어나는 장소이다.

[▲다양한 유닛들이 추가될 예정]

"혼자 즐기기 위한 모드가 따로 있어요. 200~300개의 미션이 존재하죠. 바렛을 설치하는 미션이나 탱크 간의 전투 등 내용은 다양합니다. 인스턴트 미션을 하게 되면 주변에 있는 사람이 사라지고 혼자만 남게 되죠. 콘솔처럼 '매드온라인'을 플레이할 수 있는 거죠. 이런 다양한 미션이 초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중후반에도 많이 등장합니다."

'매드온라인'의 업적은 5개의 카테고리로 200개가 있다. 지금까지 만들어진 업적은 개인 성취도와 관련된 내용으로 구성됐다. 앞으로 새로운 콘텐츠가 업데이트되면서, 다양한 보상도 제공할 예정이다.

'매드온라인'을 개발할 당시에 사용이 가능했던 게임 엔진은 게임 브리오, 언리얼 엔진이었다. 엔진의 소스코드가 공개돼있지 않아 개발하기 힘든 면이 있었다고 한다. 자체 개발 엔진을 사용한 이유 중 하나가, 원하는 대로 게임을 개발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이장욱 대표는 말했다.

[▲게임에 대해 설명하는 이장욱 대표]

"제가 좀 욕심이 많은 편이에요. 기술력을 인정받고 싶었죠. 중소 개발사도 충분한 개발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자체 개발 엔진을 사용하게 되면서, 문제가 있으면 바로 수정할 수 있고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편해졌죠. 개발자 이름을 따서 엔진 이름을 붙여주고 싶었는데 부끄럼을 타더라고요."

게임을 개발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도였지만, 그 이전부터 엔진은 계속 개발하고 있었다고 한다. 2명이 만든 엔진의 첫 모습은 어색했었다고. 후에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기능을 담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엔진을 만들게 됐다. 엔진 이름을 물었더니 이장욱 대표는 급히 생각한 이름이라며 '니트로젠 1'이라고 답했다.

'매드온라인'은 21일 수요일부터 진행된 CBT를 시작으로, 6월 3일 오픈 베타, 6월 10일 상용화를 예정하고 있다.

"이번 CBT에서는 지금까지 개발된 것을 모두 공개할 예정입니다. 최고 레벨인 60까지 도달하기는 예상 플레이 시간은 150시간 정도고요. 1~2달 후에 대규모 업데이트도 예정하고 있습니다. '칸프라'라는 맵을 준비하고 있죠. 게임을 재밌게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 1차 CBT 진행 중인 '매드온라인', CBT 프로모션 영상



■ '매드온라인'의 개발사, 니트로젠의 사무실 풍경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