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오웬 마호니 대표

오웬 마호니 넥슨 대표가 15일(미국시간 기준)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게임비트2014'(GamesBeat 2014) 컨퍼런스 연단에 올랐다.

게임비트는 '혁신적 기술'을 키워드로 하는 미국의 온라인 매체 '벤처비트'(VentureBeat)에서 게임 분야의 소식을 전하는 채널로, 매년 게임분야 컨퍼런스도 개최하고 있다.

오웬 마호니 대표는 게임비트2014에서 '성공적인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하기'(Fireside Chat: Making Strategic Partnerships Successful)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본 강연은 게임비트 측의 딘 타카하시(Dean Takahashi)가 진행을 맡았으며, 프리젠테이션 방식이 아닌 진행자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오웬 마호니 대표는 이 자리를 통해 넥슨이 가지고 있는 부분유료화 노하우를 강조하며, 능력 있는 해외 개발사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찾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한편, 오웬 마호니 대표는 2000년부터 2009년까지 EA에서 기업발전 부문 수석 부사장을 역임했으며, 2010년 CFO(Chief Financial Officer, 최고재무책임자)이자 CAO(Chief Administrative Officer, 최고관리책임자)로서 넥슨에 합류했다. 이후 사내 재무관리 및 글로벌 운영, 투자 및 전략 제휴 등을 총괄해왔고, 넥슨의 일본증시상장에 기여한 바 있다. 2014년 3월부터 넥슨 일본법인의 CEO를 맡고 있다.

아래는 사회자와 오웬 마호니 대표의 대담을 정리한 것이다.

※ 이미지 출처 : VentureBeat 원문

오웬 마호니 대표는 2010년 넥슨의 CFO로 합류, 넥슨의 12억 달러 IPO(Initial Public Offering, 주식공개상장. 보통 기업이 주식시장에 처음 상장하는 것을 말함)를 도왔으며, 올해 CEO로 선임되었습니다. 넥슨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오웬 마호니 : 넥슨은 90년대 중반 한국에서 창업자 김정주를 비롯해 서울대학교 및 한국의 MIT라고 할 수 있는 KAIST 출신의 졸업생에 의해 설립되었습니다.

온라인게임개발로 시작해 계속 이 시장에 집중해왔죠. 기존에는 정액제로 게임을 서비스했지만, 주요 지표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무료로 게임을 서비스하는 방식을 최초로 시도했고, 이로 인해 지표들이 급상승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당시는 제가 합류하기 전 시점입니다만, 이를 시작으로 게임 내에서 작은 아이템들을 판매하는 다양한 실험을 계속했고, 이것이 오늘날 부분유료화(Free-to-Play, 이하 F2P)의 기원이 됩니다. 제가 아는 한 이와 같은 도입은 넥슨이 처음으로 한 시도로, 이내 넥슨의 모든 게임을 F2P로 전환했고, 지금까지도 F2P 비즈니스 모델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당신은 앞서 EA에서 9년 동안 재직했는데요, 한때 EA에서 F2P를 미친 짓으로 생각할 때도 있었겠지만 이제는 그들도 그 중심에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오웬 마호니 : 넥슨은 현재 매출은 약 16억 달러 정도, 영업이익은 35~45%를 기록하고 있어 약 4억 달러 정도의 이익을 현금으로 발생시키고 있습니다. 매출 규모는 서구 게임회사에 비해 적어도 이익률은 매우 높죠. 이는 기본적으로 F2P 모델 자체가 유저들이 장기적으로 게임에 다시 돌아오도록 디자인되어 있는,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입니다.

서구 게임 회사 중, 특히 페이스북 기반의 게임 중 F2P를 도입해 순간적으로 높이 상승했다가 급하강하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 자체는 탄탄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EA 역시 우리의 주요 파트너사 중 하나로, 한국에서는 함께 FIFA 시리즈를 온라인 F2P화한 FIFA온라인 3를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시점에 따라 1~2위를 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며 성과를 내고 있기에 파트너십에 있어서도 기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최근 클리프 블레진스키(보스 키 프로덕션), 존 셰퍼드(쉬버 엔터테인먼트 대표), 로버트 보울링(로보토키 대표), 브라이언 레이놀즈(시크릿뉴코 대표)와 같이 매우 저명한 서구 게임 개발자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했는데요, 이러한 전략을 추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오웬 마호니 : 게임 산업이 결국은 F2P로 이동할 것이라는 믿음을 지닌 여러 서구 업체들로부터 접근이 있었습니다만, 지난 몇 년간 우리가 서구에서 배운 것은 F2P가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것입니다.

F2P는 표면적으로는 단순해 보여 많은 서구 게임회사에서는 이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현재 아시아에서 시행되고 있는 유저들과 장기적인 관계를 쌓는 방식의 F2P의 적용은 매우 어렵습니다.

우리는 F2P에 대해 가장 많은 노하우를 갖고 있는 만큼 서구 업체들에게 우리의 경험이 필요할 것이며, 넥슨은 ‘재미’가 게임 산업의 생사를 결정짓는 핵심이라고 믿고 있는 만큼 회사의 규모와 관계없이 특별한 게임과 능력을 지닌 개발자들과 함께 일할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x축에는 ‘재미’, y축에는 ‘차별성’이 있는 그래프를 상상해본다면, 우리는 지표상 우측 상단에 위치하기를 추구합니다. 이는 내부 스튜디오던 외부 파트너를 찾을 때나 동일하게 집중하는 부분입니다.

최근에 큰 인수건은 없었지만 퍼블리싱 계약이나 공동개발 파트너십 등을 지속적으로 맺고 있으며, 아직 론칭이 되지 않은 타이틀들이 많지만 게임 퀄리티는 매우 우수하다고 자부합니다.


이 개발자들은 매우 경험도 풍부하고, 창의적 자유를 중요시할 경우가 많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개발 도중 방향을 잃고 마일스톤을 벗어난다면 그에 따른 손실도 매우 커질 수 있는데요, 창의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맞추는데 있어 어떻게 그들과 대화하며, 어느 편이 더 생산적이라고 생각하나요?


오웬 마호니 : 내부 스튜디오이든 외부개발사이든 시점, 비용이 오버되는 상황은 흔히 발생합니다. 만약 게임이 재미있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라면, 비교적 쉬운 대화가 될 것 같습니다. 게임이 제대로 출시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점검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스케줄 지연 여부와 관계없이 게임이 재미없다면, 어려운 대화를 해야만 합니다.

약 6개월전에 새롭게 경영진을 교체하면서 진행 프로젝트에 대한 전체적인 리뷰를 진행하였고, 특히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재미와 차별점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많은 프로젝트들을 중단하는 대신 그 개발력을 주력해야 할 게임들에 집중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현재 26개 게임이 개발 중으로, 이 중 5종이 온라인게임 나머지가 모바일게임으로 게임들의 퀄리티에 대해서는 자신하고 있습니다.


서구에서 통하는 콘텐츠가 있고, 동양에서 통하는 콘텐츠가 있습니다. 당신의 경우도 서양인이지만 한국에서 설립되고 가장 큰 사업은 아시아에서 진행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문화적 충돌은 없나요? 게임적, 개인적 양쪽 측면에서요.

오웬 마호니 : 게임 측면에서 서양과 동양 사이에 어떤 것이 통하고 통하지 않는가에 대해서는 박사학위를 쓸 수도 있는 주제인 것 같습니다. 마인크래프트, LOL 등등 서구에서도 아시아에서도 인기 있는 게임들이 있지만, GTA등 서구에서 많은 인기를 끈 게임들이 아시아에서는 비교적 인기를 못 얻기도 합니다.

우리의 경우 16억 달러의 매출 중 1억 달러 이하 정도만이 서구 시장에서 발생됩니다. 아직은 적은 부분이지만 앞서 언급한 활동들을 통해서 확장해나가길 희망합니다.

개인적인 측면에서는, 넥슨에 들어오기 전에는 문화적 차이에 대해서 걱정했지만 전혀 그런 것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죠. 게임 플레이 퀄리티에 집중하는 사업적 공감대가 전반적으로 형성되어 있어 문화적 차이가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최근 게임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창의성이 상실'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몇 년을 경험했다고 했습니다. 왜 이렇게 느꼈으며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요?

오웬 마호니 : 지금은 빠져나오고 있다고 믿습니다만 2009년정도부터 지난해까지 게임비즈니스가 모든 대화의 토픽이었던 반면, 게임 개발 비즈니스, 즉 어떤 게임이 재미있는가에 대한 관심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업계에서 이야기를 해도 요즘 어떤 게임을 많이 하는가, 무엇이 어떻게 재미있었다는 이야기보다는 MAU 수치의 성장이나 수익성, ARPPU에 대한 이야기가 주였습니다. 이러한 토픽도 흥미롭기는 하지만 재미라는 코어의 파생적인 가치들에 불과합니다.

장기적으로 성공하고 있는 게임기업들이 추구하는 가치는 재미여야하며, 이것이 없으면 오랫동안 생존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발사와 퍼블리셔가 충돌하는 경우가 많을 것 같은데, 넥슨은 어떻게 관계를 맺고 있나요?

오웬 마호니 : 지분 투자를 하기도 하고, 개발비 펀딩을 하기도 합니다. 온라인게임에 있어서 출시는 시작에 불과합니다. 수 년간, 혹은 잘 될 경우 십여 년간 서비스가 지속되게 됩니다.

이는 서류상으로는 아니더라도 실질적으로 Joint-venture(합작투자를 의미. 2개국 이상의 기업·개인·정부기관이 특정기업체 운영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해외투자방식)를 설립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과정으로, 인수나 자본 투입 형식보다도 훨씬 어렵습니다.

‘결혼’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의 ‘문화적 친밀감’을 쌓아야 하며, 서로에 대해 잘 이해하고 동일한 비전을 공유할 수 있도록 충분한 실사를 거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