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저엑스 남세동 대표의 글(출처 : 페이스북)


위메이드와 국내 스타트업 간 투자 취소 이슈가 발생했다. 구두 약속으로 위메이드에게서 1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약속받아 4개월간 사무실을 세팅하고 직원을 모았지만, 최근 갑작스럽게 투자 취소를 통보받았다는 스타트업 '보이저엑스'의 사연이다.

지난 5월 2일, 보이저엑스(VoyagerX)의 남세동 대표는 지난 4개월 동안 있었던 창업 과정에 대해서 글을 게재했다. 남세동 대표는 '세이클럽'을 창시하고 네이버에 300억 원 이상으로 인수된 검색엔진 '첫 눈'의 개발자다. 이후로 '라인 카메라'와 'B612'등의 앱을 개발한 바 있으며, 현재는 '딥 러닝' 기술을 응용한 제품과 서비스를 연구하다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의 제안을 받고 '보이저엑스'를 창업했다.

남세동 대표의 페이스북 글에 따르면, 남 대표는 일본에 거주하다 잠시 한국으로 돌아와 2017년 1월 9일 처음 위메이드 장현국 대표와 첫 미팅을 가졌다. 미팅에서 남 대표는 자신의 창업과 관련해 위메이드가 100억 원을 투자해줄 수 있다는 대답을 들었고, 사업은 600억 원의 밸류에이션을 인정받았다. 이후 남 대표는 장 대표에게 위메이드의 투자 실무자를 소개받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투자의 첫 계약서를 받았지만 검토해야 할 부분이 너무 많아, 남 대표는 일단 장 대표의 제안대로 100억 원 규모의 계약서 대신 금전대차계약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는 사무실을 세팅하고 직원을 모으기 위한 결정이었다. 이후 한국에서 살 집도 계약하고, 보이저엑스 법인을 설립했다. 함께 할 멤버들도 있었다. 멤버들 중에는 본인이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고 입사하는 인원도 있었다.

▲남세동 대표가 2월과 3월 받은 메시지의 내용.(출처 : 페이스북)

남세동 대표는 장문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투자를 받더라도 투자 설명회가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장 대표에게 질문했으나, '그런 건 필요 없고, 그냥 혹시 Vision Statements 같은 문서가 있으면 공유해달라'라는 대답을 받아 문서를 작성했다고 말했다. 해당 문서는 발표의 목적이 아닌 조인하기로 한 멤버들과 이야기를 진행 중이던 후보 멤버들에게 보이저엑스의 방향에 대해서 공유하는 용도의 문서였다고 한다.

이후 사업을 준비하던 어느 날, 남 대표는 위메이드의 박관호 의장을 만날 제안을 받았다고 전했다. 금전대차계약서는 위메이드의 내부 절차상 4월 말보다 5월 1일이 편하다는 제안을 받고 그리하기로 하고, 4월 24일 위메이드의 박관호 의장과 미팅을 진행했다. 당시 박관호 의장은 앞서 언급했던 Vision Statements 문서를 보고 있었다고 한다.

박 의장과의 미팅에서 보이저엑스의 사업 아이템에 대해 "돈을 벌려면 이런 착한 것들로는 돈을 못 번다며 착하지 않은 일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정도의 일들을 해야 한다"는 당황스러운 이야기를 들었고, 밸류에이션을 낮춰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이는 고민해봐야 한다고 대답하고 미팅을 마쳤다고 한다. 그리고 위메이드와의 금전대차계약서를 마무리 짓기 위해 투자 절차를 진행하던 중, 아래와 같은 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남세동 대표가 받은 투자 취소 메일(출처 : 페이스북)


남세동 대표는 자신의 사연을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하면서, "창업자가 조심하든, 투자사가 조심하든, 어느 쪽이 바뀌든, 우리 업계에서 이런 일이 줄어들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명예훼손죄는 명예롭게 받아들일 각오로 쓰고 있습니다"며, "이번에 제가 겪고 깨달은 것을 업계의 여러분들께 공유하는 것이 그동안 제가 받아온 것을 조금이나마 돌려드릴 수 있는 것"이라고도 전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남세동 대표의 페이스북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위메이드는 이와 관련해 어떤 입장도 아직 발표하지 않은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