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리자드는 공식 홈페이지의 아트크래프트 코너를 통해서 레벨 디자인에 관한 추가 내용을 소개했다.

지난 아트크래프트 '레벨 디자인' 1부에서 레벨 디자인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면 이번 2부에서는 확장팩에 등장하는 지역 나그란드를 통해 레벨 디자인팀의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레벨 디자인팀은 먼저 다양한 의문을 먼저 제시한 후 그에 대한 답을 내릴 방식으로 디자인을 진행해 나가며, 가장 중요한 질문은 '이곳에서 전달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인가?'라는 것이라고 한다.

나그란드가 전쟁노래 부족의 고향이라는 면을 표현하기 위해 마을에 동물 구덩이를 배치하는 등 전쟁노래 부족만의 특징을 나타내려고 노력했고, 아웃랜드에서 파괴된 나그란드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높은망치 오우거 등도 배치했다.

또한, 아웃랜드의 나그란드 상공에서 볼 수 있는 떠다니는 섬을 다루기 위해 드레노어의 나그란드에서는 지반이 약해 보이는 장소를 만들어, 이곳이 떨어져 나가 공중으로 떠올랐을 거라고 플레이어들이 추측하도록 만들었다.

개발팀은 하나의 주제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세부적인 지형 묘사에 힘을 기울였고, 특별히 글자로 표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도록 NPC 배치에도 신중을 기했으며, 나그란드가 수 년이 흘러도 기억되는 그런 지역이 되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베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는 WOW의 다섯번째 확장팩 '드레노어의 전쟁군주'는 한국시간으로 11월 18일 출시될 예정이다. 그에 앞서 11월 7일과 8일(현지 시각)에는 블리자드 게임들의 최신 정보가 공개되는 블리즈컨 2014가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다.



◈ 아트크래프트 - 레벨 디자인 2부

안녕하세요, 선임 아트 디렉터 크리스 로빈슨입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지역과 환경 디자인 특집으로 진행 중인 아트크래프트 시간이 돌아왔습니다! 오늘은 선임 디자이너 마이클 매키너니와 함께 게임 디자인에 대한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드레노어의 전쟁군주에서 새롭게 추가되는 지역인 나그란드를 통해 레벨 디자인 팀의 철학을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매키너니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레벨 디자인 팀에서 나그란드 같은 상징적인 지역을 제작할 때 어떤 사고 과정을 거치는지 소개하려고 합니다. 레벨 디자인은 처음에 다양한 의문을 가지고 답을 내리는 식으로 시작됩니다.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자 모든 작업의 시작점은 “전달하려는 이야기가 무엇인가?”입니다. 나그란드 같은 경우 전쟁노래 부족의 고향이 되는 드넓은 목초지를 표현하려고 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플레이어들에게 시각적으로 이를 어떻게 전달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요소를 결정해야 했습니다.

전쟁노래 부족의 거주지를 이 지역에 넣는 것은 이런 주제를 전달하기 위한 좋은 답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전쟁노래 부족의 고향이라는 면을 표현하기 충분하지 않습니다. 전쟁노래 부족은 상당히 호전적이고 자신감이 넘치는 부족으로, 이들의 전쟁 깃발과 요새는 나그란드에 발을 들이는 모험가들을 그리 반갑게 맞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한, 레벨 디자인 팀에서는 전쟁노래 부족이 커다란 무리를 이루어 늑대를 타고 이동한다는 사실을 감안했으며, 전쟁노래 부족의 전투 부대가 오가며 다져진 넓은 길을 만들어 이런 특징을 보여주도록 했습니다. 이들의 고향은 바람으로 깎여나간 협곡에 자리잡고 있으며, 이들의 생활 공간과 건물에 절벽이 그림자를 드리운 모습은 옛 오그리마를 생각나게 합니다. 전쟁노래 부족이 늑대를 다루는 방식도 이들의 문화를 잘 표현하는 부분인데, 이는 서리늑대 부족의 늑대를 숭배하는 문화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입니다. 그래서 서리늑대 부족이 마을에서 늑대와 함께 생활하는 것과는 정반대로, 마을에 동물 구덩이를 배치해 전쟁노래 부족과 늑대의 관계를 표현했습니다. 이 모든 특징들이 합쳐져 다른 부족과는 다른 전쟁노래 부족만의 특징을 표현하게 됩니다.






또한, 개발팀에서는 나그란드에서 탐구해 보고 싶은 장소들이 있었습니다. 아웃랜드에서 파괴된 나그란드를 경험해 보셨다면, 이번에는 그와 대조적인 모습을 보실 수 있는 특별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어떤 장소에서 역사의 느낌을 구현하는 것은 지역 디자인 철학에서도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한 지역의 역사를 확실하게 표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적절한 맥락의 유적입니다. 높은망치 오우거들은 한때 나그란드에서 강력한 위세를 떨치던 부족이었지만, 지금은 멸망의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들의 위대했던 문명은 이제 나그란드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는 무너져가는 탑과 길 등으로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드레노어의 나그란드에서 높은망치 오우거들이 살던 곳이 아웃랜드의 나그란드에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아웃랜드의 나그란드에서 많은 분들이 기억하시는, 하늘에 떠다니는 섬들도 다루고 싶었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존의 느낌을 간직하면서도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한 가지 방법으로는 지반이 약해 보이는 장소를 만들어, 이곳이 떨어져 나가 공중으로 떠올랐을 것이라고 추측되도록 하는 것이었습니다. 떠다니는 섬들과 완전히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넓은 아치와 불가사의한 형태의 바위들도 그런 신비한 풍경과 맥락을 같이 합니다.

플레이어 여러분께서 게임 속 세상을 모험할 때 어떤 느낌을 받는지는 개발팀에서 항상 주목하는 부분입니다. 지역과 지역을 이동할 때는 물론이고, 아주 작은 지역 내에서의 경험도 플레이어가 자신이 여행하는 세상을 어떻게 느끼는지, 그리고 게임 속에서 진전을 이룬다는 느낌을 얼마나 주는지에 커다란 영향을 미칩니다. 한 장소에만 오래 머문다면 지루할 수 있지만, 너무 자주 이동한다면 정신이 없다고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레벨 디자인 팀은 플레이어들이 가장 좋은 시점에, 혹은 개발팀에서 느끼기에 이런 시점에 환경이 바뀌면 재미를 줄 수 있겠다 싶을 때 주변 환경이 극적으로 변하는 경험을 하도록 퀘스트 디자이너들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습니다.






나그란드를 개발하며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기존의 느낌을 살리면서도 하나의 주제 안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이곳은 기본적으로 초원 지역이긴 하지만, 이 방대한 공간을 단지 들판으로만 채울 수는 없었습니다. 신선하고 생생한 느낌의 생태계를 만드는 것은 세계를 디자인할 때 중요한 비중을 차지합니다. 산등성이가 협곡으로 이어지고, 숲의 가장자리가 탁 트인 들판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됩니다. 높은 곳은 듬성듬성한 덤불과 죽은 나무들로 건조한 느낌을 표현합니다. 낮은 곳은 수풀이 무성한 편이며 물이 풍부합니다. 강가는 그 자체만으로도 세부 지역이 될 수 있는데, 갈대와 무성한 식물로 뒤덮인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이런 특징 덕분에 개발팀이 원래 전달하려고 했던 세계의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느낌을 전해줄 수 있습니다.

지역에 배치된 NPC들도 해당 지역과 어울려야 합니다. 표범처럼 생긴 서슬니는 바위 아래의 대충 생겨난 동굴 안에서 살아가며, 갈래발굽 무리는 평원을 거닙니다. 높은망치 일족은 대부분 산악 지역에서 살아갑니다. NPC와 세계의 이런 관계는 특별히 글자로 표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멋진 지역이란 들어서는 순간 그 지역의 고유한 느낌을 강렬하게 받고, 수 년이 흘러도 그 순간을 기억하게 되는 곳입니다. 개발팀에서는 드레노어에서 다시 선보이는 나그란드가 이런 지역이었으면 합니다.

다음 블로그에서는 한 지역을 개발할 때 레벨 디자이너가 어떤 역할을 맡는지에 대해 선임 레벨 디자이너 엘리 캐논과 함께 살펴 보겠습니다. 그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