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와우의 레벨업은 너무 힘들고 지루했다. 일반적인 RPG와 다르게 만렙부터 본격적인 콘텐츠가 시작되는 와우에 있어 레벨업 과정은 신규 이용자들의 벽이었다. 120이라는 숫자에 압도당해서 포기하는 이들도 있었고, 기나긴 레벨업 시간에 지쳐 본격적인 콘텐츠 진입에 하지 못한 채 그만두는 일도 많았다. 사실상 격전의 아제로스 기준 120레벨 미만은 튜토리얼이라 봐도 무방하다.

허나 어둠땅 사전 패치가 진행되면 최대 레벨이 120에서 50으로 압축된다. 어둠땅 확장팩의 최고 레벨은 60으로 과거 오리지널 시절처럼 바뀐다. 단순히 숫자만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레벨업 과정이 굉장히 쉬워진다. 속도만 놓고 보면 현재 클래식보다 더 빠르다.

마치 모바일 게임처럼 튜토리얼 지역에서 10레벨을 달성한 후 6개 확장팩 중 1개를 선택해 어둠땅 입장 레벨인 50레벨까지 성장하는 방식이다. 보통 1개 확장팩의 스토리를 마무리할 때쯤 50레벨을 초과하게 된다. 기존처럼 확장팩 지역 초반부 퀘스트를 '찍먹'만 하는 것에 비해 재미 면에서 더 충실해졌으며, 스토리를 더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신규 이용자는 스타팅 지역 '추방자의 해안'에서 10레벨까지 올린 후 무조건 격전의 아제로스 지역에서 50까지 성장해야 한다. 이미 50레벨 캐릭터가 있는 플레이어라면 스타팅 지역으로 기존 시작 지점 또는 추방자의 해안을 고를 수 있으며, 10레벨이 되면 크로미(오그리마, 스톰윈드 대사관)를 통해 원하는 확장팩 퀘스트를 시작 수 있다. 중간에 언제든지 확장팩을 바꿀 수 있다.

기자가 PTR 서버에서 느긋하게 드라마와 영화를 보며 플레이했을 때 넉넉히 14시간이 걸렸다. 호드 분노 전사로 13시간 40분. 하루 정도 각을 잡고 달렸을 때 얼라이언스 악마사냥꾼으로는 11시간 50분 정도 소요됐다. 가방이나 계정 귀속 장비를 비롯한 외부 지원 없이 던전 및 정예 퀘스트를 제외하고 오로지 필드에서 퀘스트만 진행했을 때 걸린 시간이다.

▲ 계정 내 50레벨 캐릭터가 있으면 6개 확장팩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캐릭터 생성 - 죽음의기사, 악마사냥꾼은 10레벨 캐릭터 필요

새롭게 바뀐 캐릭터 생성 창이 눈에 띈다. 직업별로 짧은 애니메이션을 볼 수 있었고, 다양한 신규 꾸미기 옵션을 확인할 수 있다. 신규 유저는 동맹 종족을 제외한 기본 종족만 선택할 수 있다. 동맹 종족을 생성하려면 별도의 업적이 필요하므로 당장은 만들 수 없다.

죽음의기사와 악마사냥꾼은 일종의 영웅 직업으로 처음부터 생성할 수 없다. 생성 조건은 계정 내에 10레벨 캐릭터가 있어야 한다. 만약, 신규 유저가 죽음의기사, 악마사냥꾼을 만들고 싶다면 튜토리얼 지역 추방자의 해안에서 아무 직업으로 10레벨 달성 후 생성하면 된다. 이 두 직업은 8레벨부터 시작하므로 '렙손실'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무난하게 오크 전사를 골라 레벨업 시작


1~10레벨 - 신규 튜토리얼 지역 '추방자의 해안'

캐릭터를 생성하면 추방자의 해안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키보드 마우스 파지법 등 기초적인 작동법부터 전리품 획득, 상점 이용 같은 시스템 정보, 그리고 각 직업의 전투 방법에 대한 가이드가 진행된다. 신규 이용자라면 원활한 플레이를 위해 익혀두는 것이 좋다.

추방자의 해안 시나리오를 마무리하면 10레벨이 되고 대도시로 향한다. 대도시에 입장하니 전문화 설정 방법, 탈것 배우는 장소 안내, 탈것 타는 법 등 부가적인 튜토리얼 퀘스트가 진행된다. 이후에도 꾸준히 신규 요소가 화면에 소개되므로 스킵하지 말고 꼭 한 번씩 읽어보는 것을 권장한다.

▲ 전사는 역시 일단 돌진

▲ 추방자의 해안 졸업 선물로 받는 탈것은 캐릭터가 20레벨이 됐을 때 천골마 속도로 향상된다


10~28레벨 - 격전의 아제로스 첫 지역! 줄다자르, 티라가드 해협

튜토리얼을 마치면 본격적으로 격전의 아제로스 퀘스트를 시작할 수 있다. 호드는 대도시 다자알로가 있는 줄다자르, 얼라이언스는 대도시 보랄러스가 있는 티라가드 해협에서 첫 단추를 끼우게 된다. 퀘스트 목표 기능이 있기 때문에 별도의 '퀘스트 애드온'이 없어도 무난한 레벨업이 진행된다. 목표까지의 거리, 높낮이 등 위치를 비교적 상세하게 표기해준다. 다이아몬드 모양만 잘 따라가도 모든 퀘스트를 무난하게 클리어할 수 있다.

▲ 퀘스트 마커 기능으로 이동할 위치를 정확하게 볼 수 있기에 애드온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10레벨부터 마지막 확장팩인 격전의 아제로스 지역에 왔기 때문에 레벨업이 가장 지루한 구간이다. 사용 가능한 기술이 적어 사냥이 답답하지만, 몬스터도 캐릭터 레벨에 맞춰 스케일링 되므로 크게 어렵지는 않다. 다만, 여러 전문화 특성과 기술을 습득하기 전이므로 몰이 사냥은 꽤 버겁다. 3~5마리는 어렵고 최대 2마리 정도만 몰아 잡는 것이 좋다.

15레벨부터는 전사의 연전연승처럼 '경험치나 명예를 획득했을 때 사용하여 생명력을 회복'하는 기술과 특성을 잘 활용해야 한다. 격전의 아제로스 지역 음식은 45레벨 제한이 있으므로 오그리마, 스톰윈드에서 물과 음식을 미리 왕창 사두는 것이 좋다.

▲ 일대일 사냥 위주로 진행하는 것이 체력 관리에 유리하다

15레벨이 되면 첫 특성을 선택할 수 있다. 특성은 기존 기술에 효과를 부여하는 형태로 강화하는 패시브(지속 효과)와 직접 단축키 창에 넣고 사용하는 액티브 형태로 나뉜다. 일반 기술은 레벨업 할 때마다 자동으로 습득되지만, 특성은 15, 25, 30, 35, 40, 45, 50레벨 때 직접 선택해야 한다. 같은 줄의 3가지 특성 중 하나를 고르면 되며, 대도시나 여관 등 휴식 지역에서 별도의 패널티 없이 계속 바꿀 수 있다.

20레벨에는 '플레이어간 전투 특성(PvP 특성)'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전쟁 모드'를 활성화했을 때 사용할 수 있는 특성으로 오로지 필드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전쟁 모드를 켜면 상대 진영과 PvP가 가능해지며, 보너스로 퀘스트 완료 경험치를 비롯한 모든 경험치 획득이 10% 증가한다. 전쟁 모드는 오로지 오그리마, 스톰윈드에서만 켜고 끌 수 있다. 20레벨이 되면 지상 탈것을 배우러 가면서 켜면 된다.

▲ 경험치 10% 보너스를 위해 전쟁 모드를 켜고, PvP 특성 기술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20레벨 중반부터는 눈에 띌 정도로 캐릭터 성능이 좋아진다. 25레벨에 2번째 특성을 찍고, 27레벨에는 방어구 숙련 보너스를 얻었기 때문이다. 자신의 직업에 맞는 재질의 방어구를 '전부 착용'했을 때 주어지는 효과로 주 능력치가 5% 증가한다. 그러므로 그 전까지는 비는 부위가 없도록 퀘스트 보상을 골고루 받아두는 것이 좋다.

▲ 클래식처럼 전사가 가죽이나 사슬을 착용하면 절대 안된다

퀘스트를 하다 보면 중간중간 1회성 '추가 목표 임무'를 할 수 있다. 다른 퀘스트와 병행하면서 함께 완료하는 것이 좋다. 경험치와 골드를 추가로 얻는다.

실수로 여러 몬스터를 상대하거나, 정예 몬스터를 건드렸거나, 절벽에서 떨어졌거나 하는 이유로 종종 죽을 수 있다. 클래식과 다르게 영혼의 치유사가 곳곳에 배치되어 부활을 위한 동선이 짧고, 영혼 상태에서 이동하는 속도까지 더 빠르므로 죽음에 대한 부담을 가질 필요가 없다.

▲ 추가 목표 게이지는 해당 지역에서의 몬스터 처치, 오브젝트 파괴로 올릴 수 있다


28~41레벨 - 두 번째 지역 나즈미르, 스톰송 계곡

첫 번째 지역인 줄다자르(호드), 타라가드 해협(얼라)의 모든 퀘스트를 클리어하면, 다자알로(호드)와 보랄러스(얼라)에 있는 전쟁 탁자를 통해 다음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휴식 경험치를 쌓지 않고 레벨업을 했다면 28레벨에 두 번째 지역에 가게 된다. 기자는 나즈미르(호드), 스톰송 계곡(얼라)으로 갔다.

30레벨이 되면 3번째 특성과, 2번째 PvP 특성이 동시에 해금된다. 분노 전사와 악마사냥꾼 모두 이때부터 사냥이 한층 더 빨라졌다. 본격적으로 공격 기술에 대한 '사이클'을 돌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

또한, 30레벨부터 탈것 비행이 가능한 '숙련 타기'를 배울 수 있으나, 격전의 아제로스 지역은 비행에 필요한 별도의 '업적'을 달성해야 한다. 계정 내 다른 캐릭터가 업적을 달성했다면 나는 탈것을 탈 수 있어 이 시기부터 레벨업이 더욱더 빨라진다. 허나 신규 이용자는 나는 탈것을 못 타고 계속 땅에 붙어 다녀야 한다.

▲ 특성 두 개를 획득하는 30레벨

▲ 30레벨까지 모은 골드로 충분히 숙련 타기를 배울 수 있다


41레벨~50레벨 - 세 번째 지역 볼둔, 드러스트바에서 마무리

41레벨이 되면 나즈미르(호드), 스톰송 계곡(얼라)을 떠나 마지막 지역 볼둔(호드), 드러스트바(얼라)로 향하게 된다. 40레벨부터 몬스터의 스케일링이 다소 강하단 느낌을 받지만, 그만큼 쓸 수 있는 기술이 많아 사이클을 연습하며 선택한 전문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시기다. 40레벨에 마지막 플레이어간 전투 특성을 선택하고, 45레벨에 마지막 특성을 배우면 50레벨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사이클을 운용할 수 있다.

마지막 지역 퀘스트를 다 마무리할 때쯤 50레벨에 달성하게 된다. 전쟁 모드를 켜지 않았다면 볼둔 퀘스트 마무리와 함께 완료됐을 듯하다. 신규 이용자는 격전의 아제로스 지역에서 '나는 탈것'을 타기 위한 필요한 '비행 업적'을 위해 남은 퀘스트를 모두 완료하여 전역 퀘스트를 활성화하는 것이 좋다.

호드 분노 전사가 50레벨까지 걸린 시간은 총 13시간 40분. 얼라이언스 악마사냥꾼은 11시간 50분이 소요됐다. 기존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빨라졌다. 계정 귀속 장비, 가방, 비행 업적 등 추가 지원이 가능하고, 과거 확장팩 6개 중에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면, 9시간 내외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어둠땅 사전 패치인 '소둠땅'부터 드레노어의 전쟁군주 확장팩 지역인 '드레노어'와 군단 확장팩 지역인 '부서진 섬'의 비행 업적 요구가 사라지게 된다. 보조 캐릭터를 육성하는 이용자는 이 두 지역이 빠른 레벨업 코스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 볼둔 지역 마무리를 조금 앞둔 시점에서 50레벨 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