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진 소드와 SKT T1 S의 롤챔스 섬머 8강. 나진 소드는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SKT T1 S는 새로운 전설을 쓰기 위해 두 팀 모두 그야말로 혈투를 펼쳤습니다.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될 수 없는 경기. 이 치열한 대결은 4세트까지 승부가 갈리지 않았습니다.

시합은 5세트 블라인드 매치에 돌입하였습니다. 양 팀은 자신들이 꺼낼 수 있는 최상의 카드를 꺼내 듭니다. 나진 소드는 캐리형 왕귀 미드 챔피언, 롤챔스 섬머 밴픽률 100%에 빛나는 카사딘을 선택하여 압도적인 힘을 보여주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 이에 맞서는 SKT T1 S의 선택은 달랐습니다. SKT T1 S는...그래요, 직스를 꺼내 들고 말았습니다. 직스의 선택과 동시에 관객석에서는 탄식이 흘러나왔습니다.

'오늘 집에는 다 갔군'하고 말이죠.


▲ 다들 택시비 준비하세요, 전철 끊깁니다




■ 직스가 주도하는 '1박 2일' 메타

팬들은 최근 길어진 롤챔스 경기에 대해 '1박 2일 메타'라는 이름을 붙이곤 달갑지 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1박 2일 메타에 대해 잘 알지 못한 채 이름만 접하면, '재미있는 롤챔스를 오래 본다면 좋은거 아냐?'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1박 2일 메타는 그런뜻이 아닌, 지루한 경기가 시간만 잡아먹으며 계속 길게 이어지는것을 뜻합니다.

모두에게 타박받는 비운의 신 메타, 1박 2일 메타를 이끄는 존재는 바로 직스입니다. 직스가 게임에 등장하면 게임은 늘어지기 시작하고, 시작부터 별 기대가 되지 않는 게임으로 전락합니다. 많은 사람들은 최근 롤챔스의 직스를 보며 이런 말을 합니다.

'노잼톤 또바나는 직스에 비하면 귀여웠어. 걔넨 탑 라인만 재미없게 만들지만, 직스는 게임 전체를 지루하게 만들거든'이라고 말이죠. 이러한 직스는 최근 롤챔스 미드 라인을 완전히 점거하는 데 성공한 상태입니다.


▲ 노잼톤과 또바나, 그들은 시작에 불과했다!


현재 미드 라인의 챔피언을 논할 때, 직스를 빼고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지금 미드 라인은 직스의 시대입니다. 사실 직스가 롤챔스에서 한 번도 보이지 않다가, 갑자기 확 등장해서 모두를 놀라게 하는 새로운 챔피언은 아닙니다. 직스는 롤챔스에서 종종 모습을 보여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미드 챔피언의 왕좌에 오른 적은 없었죠.


▲ 섬머 시즌 직스의 밴픽 순위, 상당히 높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직스는 어떤 굉장한 능력을 갖췄기에 미드 라인의 왕좌를 차지함과 동시에 혼자서 1박 2일 메타를 만들어 냈을까요?


로밍 위주의 운영이 성공하기 힘들어지다

과거 미드 라인은 게임 내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라인이었습니다. 미드 라인엔 순간 폭딜이 가능한 암살자 챔피언들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그들은 어떤 라인이든 빈틈을 보인다면 벼락같이 등장해 폭풍 같은 순간 딜링으로 상대를 제압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이 미드 챔피언의 로밍 중심의 전략은 막을 내리게 됩니다. 여러 가지 주요 챔피언 너프 등을 포함하여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로밍 성공률이 예전만 못하다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 딜 교환 실패로 손해를 봐도, 순간이동이 있기에 무리를 감수하지 않아도 됩니다
(영상 캡쳐:온게임넷)


탑 라이너가 순간이동 소환사 주문을 드는 것은 이제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오히려 순간이동을 들지 않은 탑 라이너를 보는 것이 더 신기해 보일 정도가 되었죠. 이 순간이동은 다른 라인에서 일어난 교전에 순식간에 합류하는 역할도 하지만, 빠르게 자신의 라인으로 복귀하는 용도로도 사용됩니다.

과거 순간이동에 대한 인식이 좋지 않았을 무렵, 탑 라이너는 설사 딜 교환에 실패해 체력이 많지 않은 상태라도 라인을 지키고 있어야 했습니다. 순간이동 없이 라인에 복귀하기엔 많은 시간이 걸리고, 그 시간 동안 발생하는 미니언 손실의 차이가 큰 격차를 만들었기 때문이죠.

체력이 없는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라인을 지키는 경우가 종종 있기에, 그때 당시엔 미드 라이너의 탑 라인 로밍 성공률이 낮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딜 교환에 실패하더라도, 귀환 후 빠르게 순간이동을 통해 복귀할 수 있기에 탑 라인의 로밍이 쉽지 않습니다.


▲ 순간이동 소환사 주문은 워낙 많은 변수를 만들어내기에 결과를 예측하기 힘듭니다
(영상 캡쳐:온게임넷)


봇 라인 역시 로밍이 쉽지 않아졌습니다. 이 역시도 탑 라이너의 순간이동이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로밍을 통해 숫자의 우위를 점하여 유리한 교전을 펼쳤다고 한들, 탑 라이너의 순간이동이 만드는 변수는 승리를 장담 할 수 없게 만듭니다. 아군과 상대, 두 명의 탑 라이너가 동시에 순간이동을 사용하여 수적 우위를 점했다고 해도, 타이밍과 위치에 따라 나올 수 있는 변수가 존재하기 때문에 이득을 볼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기 힘듭니다.

미드 라이너의 로밍 실패는 단순한 실패에 그치는것이 아닙니다. 로밍간 사이, 상대 미드 라이너는 그동안 여러가지 이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안정적으로 파밍하여 성장하거나, 미드 포탑을 밀어내는 이득을 가져갈 수 있죠. 이렇게 로밍 위주의 운영은 성공 확률이 많이 떨어지고 기회비용도 크기에, 암살자 챔피언은 미드 라인에서 자주 선택되지 못합니다.

이제 미드 라이너는 로밍과 킬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 아닌, 다른 능력을 갖추어야 했습니다.


어떠한 전략도 직스에겐 효과적이지 않다!

롤에는 다양한 전략과 전술이 존재합니다. 수많은 전략과 전술이 있지만, 그것들의 목표는 단 하나입니다. 바로 상대의 넥서스를 파괴하는 것이죠. 물론 그것으로 가는 과정에는 수많은 과정이 있지만, 결국 목표는 넥서스를 파괴 하는것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게임 시작과 동시에 넥서스를 공격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넥서스를 공격하기 위해서는 넥서스 앞에있는 쌍둥이 포탑을 먼저 파괴해야 합니다. 또 그 쌍둥이 포탑을 공격하기 위해선 억제기를 비롯한 각 라인에 위치한 포탑들을 먼저 철거해야하는 과제가 있죠. 선행 포탑을 파괴하지 않으면 뒤의 억제기와 넥서스를 공격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기에, 포탑을 파괴하지 못하는 한 승리할 수 없는게 리그오브레전드의 룰입니다.

포탑이 가지는 대미지는 상당합니다. 아무리 잘 성장했다고 하더라도 포탑을 1:1로 상대할 수 있는 챔피언은 극히 드뭅니다. 극단적인 아이템 세팅을 갖춘 AP 신짜오와 같은 일부 챔피언이나, 비정상적인 성장을 이룬 챔피언이 아닌 한 포탑을 1:1로 상대하기란 불가능합니다.


▲ 포탑이 가지는 대미지는 상당합니다. 챔피언 CS를 따진다면 최상위권에 위치할 것입니다.


이러한 포탑을 상대하기 위해선 맷집 역할이 필요하고, 미니언이 그 역할을 합니다. 정리하자면 승리하기 위해선 미니언과 함께 포탑을 공략하고, 넥서스까지 전진하는 게 핵심이라는 거죠. 직스는 바로 이 승리를 위해 꼭 필요한 필수 요소인 미니언을 잡아내는 것, 즉 라인 클리어에 특화된 챔피언입니다.

직스는 라인 클리어 능력이 뛰어난 스킬을 세 개나 가지고 있습니다. Q(반동 폭탄)스킬, E(마법공학 지뢰밭)스킬, 궁극기(지옥 화염 폭발) 모두 라인 클리어를 위해 태어났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라인 클리어에 탁월한 성능을 보입니다. 사실 직스외에도 라인 클리어에 뛰어난 챔피언은 여럿 있습니다. 하지만 직스는 그들의 경지를 한 단계 뛰어넘은, 궁극기를 통해 원격 라인 클리어가 가능한 챔피언입니다. 한자리에서 두 개의 라인을 클리어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직스를 최고의 라인 클리어 능력을 가진 챔피언으로 평가하는 이유 입니다.


▲ "저 라인 잘밀어요!"라고 스킬 구성을 통해 말하는거 같습니다


이러한 독보적인 라인 클리어 능력이 가지는 가치는 엄청납니다. 앞서 말씀 드렸다시피, 상대방에게 포탑 공략의 기회를 쉽게 제공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롤의 대표적인 운영인 스플릿 푸시 조차, 직스의 궁극기 앞에선 효과적이지 못합니다. 직스는 상식을 초월한 라인 클리어 능력으로 포탑으로 진격하는 적을 막아내고, 적에게 승리할 기회를 쉽게 내어 주지 않습니다.

단 한기지 뛰어난 능력, 라인 클리어 능력으로 어떠한 적의 전략에도 대응할 수 있는 셈이죠. 승리하기 위한 필수 요소를 하나를 배제하는 능력이니까요.


코그모야, 얼마나 시간이 더 필요하니, 10분? 20분? 말만 하렴!

앞서 말한 라인 클리어의 장점이 가지는 또 하나의 이점이 바로 시간 끌기에 능하다는 것입니다. 흔히 말하는 1박 2일 메타가 나온 원인은, 바로 여기서 시작됩니다.

적의 포탑 공략을 지연시키는 것은 버티기에 능하다는 것을 뜻합니다. 이러한 직스의 뛰어난 수비 능력은 상황이 불리할수록 빛납니다. 직스는 불리한 상황에서도 '라인 클리어'라는 임무는 어떻게든 수행해 낼수있는, 라인 클리어 능력만으로만 한정지어서 생각하면 롤에서 직스를 따라올 수 있는 챔피언이 없을 정도의 수준이니까요.

이 사기에 가까운 라인 클리어 능력은 불리한 상황에서도 그로기 상태의 팀을 끝까지 버티게 합니다. 어떻게든 버티면 기회가 온다는 말을 몸소 증명하고 있는 챔피언이죠. 실제로 글의 서두에 언급했던 경기, SKT T1 S와 나진 소드의 경기에서도 직스는 대활약했습니다. 크게 경기가 기운 와중에서도, 직스의 뛰어난 라인 클리어 능력을 바탕으로 끝까지 버티기에 성공, 결국 역전을 일궈내기도 했습니다.


▲ 버티고, 또 버틸 수 있게 만들어주는 직스의 능력이 역전의 시발점이 됩니다
(영상 캡쳐:온게임넷)


현 메타에서, 직스의 높은 수비력은 큰 의미를 가집니다. 직스가 버티는 시간은 곧, AD 캐리의 성장할 시간을 버는 것으로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현재 롤챔스에서 게임 전체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라인은 봇 라인입니다. 과거 'AD 캐리는 그저 타워 부수는 기계'일 뿐이라는 인식에 대해 복수라도 하듯, 현 롤챔스에서 AD 캐리들이 가진 영향력은 굉장합니다. AD 캐리만 잘 성장 시키면 그 게임은 이긴 게임이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 종반 AD 캐리들이 가지는 캐리력은 엄청납니다. 모든 차이를 뒤집을 힘이 되기도 하죠.


▲성장할 시간만 보장된다면, 캐리 역시 보장하는 왕귀형 AD 캐리들


설명 드린 요소 이외에도, 직스 자체가 가진 성능 자체도 뛰어나기에 직스는 현재 미드 라인에서 가장 주목받는 챔피언으로 평가 받고있습니다. 설명만으로는 이 이상의 챔피언이 없다는 느낌마저 드는데, 그렇다면 직스는 과연 완전 무결한 챔피언일까요?



■ 직스, 해답은 밴 뿐이다?

직스는 분명 좋은 챔피언입니다. 어떠한 전략에도 대응할 수 있고, 자신의 팀이 설사 불리한 상태라도, 역전의 발판을 제공해준다는 것은 한 게임, 한 게임이 소중한 프로에게는 더없이 좋은 선택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많은 게임단에서는 직스를 가져오려는 노력을 하고, 그것이 여의치 않을 땐 밴을 통해 상대에게 내어주지 않으려 합니다. 그만큼 직스의 주가는 지금 최고조에 달해있습니다.


▲ 직스를 가져오면 챔피언 선택은, 후반을 바라보는 조합으로 만들어지게 됩니다
(영상 캡쳐:온게임넷)


직스를 가져간 팀은 직스의 높은 수비 능력을 바탕으로 경기 초반보다는 후반에 중점을 둔, 챔피언 선택과 경기 운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게임 초반부터 직스가 말려서 제구실을 못 하게 될 경우, 게임을 후반까지 끌고 나가는 힘을 잃게 되고, 준비한 조합과 운영은 한 번에 무너지게 됩니다.

따라서 직스가 포함된 조합의 공략법은, 직스를 무너트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운영의 중심인 직스를 무너뜨린 다는 것은, 곧 상대 전체를 무너뜨리는 것과 같은 효과가 있기 때문이죠. 그렇기에 상대가 직스를 선택한다면 라인전 단계부터 직스를 무너트리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직스는 이 라인전단계에서 약점을 가진 챔피언이기도 합니다. 직스의 공략법은 바로 이곳에서 부터 시작 됩니다.


원조 시간의 마술사 질리언, 시간 갖고 노는건 용납할 수 없다!

삼성 화이트와 SKT T1 K의 롤챔스 8강전. 최고의 팀 간의 맞대결을 앞두고 팬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특히 삼성 화이트의 미드라이너 '폰' 허원석은 최고 기량일때의 SKT T1 K의 미드라이너 '페이커' 이상혁을 맞상대해서 승리를 거둔적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미드라이너였기에, 양 팀간 미드 라이너의 맞대결에도 많은 관심이 쏠려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1경기. 삼성 화이트는 현 메타와 가장 잘 어울리는 챔피언, 직스를 빠르게 선점합니다. 1박 2일 메타의 원흉, 직스. 그것을 상대할 페이커의 챔피언 선택에 팬들의 시선이 집중됐습니다. 이에 페이커는 직스의 선택을 본 후 질리언을 선택합니다. 미드 라인에서 질리언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기에, 팬들은 의아했습니다. 하지만 페이커는 질리언을 통해 직스에게 대항하는 법을 게임내에서 확실히 보여줍니다.


▲ 1박 2일 메타의 창시자 직스, 페이커는 질리언으로 맞섭니다 (영상 캡쳐:온게임넷)


대부분의 스킬이 논타겟팅 스킬인 직스와 달리, 질리언의 Q스킬은 강력한 대미지와 함께 타겟팅 스킬이기에 라인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습니다

질리언은 이동속도 증가를 증가 시켜주는 E스킬(시간 왜곡)을 가지고 있습니다. E스킬은 순간적으로 이동속도를 대폭 상승시켜 주는데, 이 버프는 직스에게 치명적으로 작용합니다. 아군이나 자신의 이동속도를 순간적으로 증가시켜, 조금의 빈틈만 보여도 과감하게 파고 들어 체력에서 우위를 점하거나 다이브를 통해 킬을 따내곤 합니다.

모든 스킬이 논타겟팅 스킬로 구성되어 있고, 하드한 군중 제어기가 없는 직스는 이런 기습적인 공격과 다이브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힘듭니다. 다이브 도중, 직스가 다이브한 챔피언과 같이 죽는 결과를 만든다고 해도 질리언의 궁극기를 통해 자신이나 아군을 부활시킬수 있습니다. 그야말로 직스에겐 악몽같은 존재죠.


▲ 질리언과 트위치의 환상 궁합, 갑작스러운 습격에 직스는 무력합니다 (영상 캡쳐:온게임넷)


라인전 후 한타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직스는 Q스킬을 통한 포킹이 메인인 챔피언입니다. 충분히 포킹을 하고 싸운다면 직스 입장에서 유리한 한타구도가 만들어지는거겠지만, 이니시에이팅이 강력한 챔피언에게 E스킬을 통해 이동속도를 올려, 기습적인 이니시에이팅을 걸면 만족할만큼 포킹을 해내지 못한 직스 입장에선 불리한 싸움을 할수 밖에 없습니다.


원조 포킹 챔피언 제라스, 직스를 잡으러 오다!

직스의 포킹 컨셉은 다른 챔피언과는 조금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포킹이라함은 상대의 공격이 닿지 않는 먼곳에서 공격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직스의 포킹을 해석하자면 직스는 반쪽짜리 포킹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Q스킬의 사정거리가 길긴 하지만, 그것은 지면에 튕겨 이동하는 것 까지 포함된 거리입니다. 투사체가 지면에 닿게되면 속도가 급격하게 감소되기 때문에 장거리의 적에게 직스의 Q스킬을 적중시키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에 직스에 대한 해법을 직스보다 더 사정거리가 긴 포킹 챔피언, 바로 제라스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 포킹계의 대 선배격 챔피언, 제라스의 등장!


제라스는 스킬구성 자체가 직스를 상대하기 유리하게 짜여 있습니다. 공격의 기본이 되는 Q스킬(비전 파동)의 사정거리가 길고, 직스의 Q스킬과는 달리 미니언을 관통하기 때문에 더 적중시키기 더 편합니다. 그리고 순간적인 폭딜 능력이 더 우수하므로, 직스를 상대로 쉽게 라인전을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직스의 장점인 궁극기를 통한 원거리에서 아군의 전투를 지원하는 것 역시 제라스에게도 가능한 플레이입니다. 제라스의 궁극기인 비전 의식의 사정거리 역시 엄청나게 길며, 대미지도 직스의 궁극기보다 뛰어나기에 여러모로 직스와 맞라인을 서기에 좋은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렇게 AD 캐리의 공격 범위 밖에서 포격을 퍼붓는다! (영상 캡쳐: 온게임넷)

제라스의 긴 사정거리는 상대 AD 캐리를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게 하는 힘이 됩니다. 최근 게임의 흐름은 AD 캐리를 성장시키고 보호시키는 전략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코그모 지키기 조합'과 같은 극단적인 AD 캐리 위주의 게임이 자주 등장하는 가운데, 제라스의 긴 사정거리는 이러한 AD 캐리들에게 위협적으로 작용합니다.

한타가 열렸을 때, 제라스는 우월한 사거리를 바탕으로 AD 캐리의 공격 범위밖에서 안전하게 포격할 수 있으니까요. 제라스는 라인전에서 직스에게 유리할 뿐 아니라 현 AD 캐리 중심의 메타를 상대하기에 적절하기에, 진정한 의미의 직스의 카운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동력이 뛰어난 암살자 챔피언, 직스의 약점을 파고 드나?

소환사의 협곡 전체가 탑 라이너의 순간이동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변해서, 미드 라인의 암살자들이 잘 등장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하나의 타겟을 라인전부터 확실하게 잡아내는것에는 암살자 챔피언이 가장 특화된것도 사실입니다. 역시 메타는 돌고 도는걸까요? 게임의 중심인 직스를 잡기 위해, 미드 암살자 챔피언이 다시 등장할 가능성을 점칠 수 있습니다. 직스만 잡아낸다면, 직스 중심의 조합은 힘을 잃게 되니까요.

직스의 스킬은 하나하나가 대미지보다는 유틸성에 많이 치우쳐 있고, 메인 딜링이라고 할 수 있는 스킬인 Q스킬은 기본적으로 논타겟팅 스킬입니다. 거기에 투사체의 속도도 그렇게 빠르지 않습니다. Q스킬을 피하고, 순식간에 직스에게 근접하여 버스트 딜을 넣을 수 있다면, 초반 단계부터 라인전의 주도권을 쥘 수 있습니다.


▲ 소환사의 협곡 주인공 자리를 되찾으러 왔다, 미드 라인의 암살자들


롤챔스 8강전, 삼성 블루의 미드 라이너 '다데' 배어진이 선보인 아리를 기억하시나요? 다데는 현재 인식이 좋지 않은 아리를 선택하여 게임 내내 멋진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리는 기본적인 캐릭터의 스킬 구성 자체도 뛰어나지만, 특히 궁극기를 통한 빠른 움직임으로 적을 제압하는 플레이가 일품인 챔피언입니다. 경기 초반에도 강력한 모습을 보이기에, 직스와 같은 도주기가 부실한 챔피언에게 순식간에 접근, 순간적인 폭딜로 상대를 제압할 수 있는 챔피언입니다.

▲ 프로에게 이정도의 버프는, 아리를 주류 챔피언으로 만들기 충분한 버프입니다


경기 종료 후, 인터뷰에서 아리 선택 이유를 묻는 말에 다데는 "버프 된 버젼으로 착각하고 잘못 골랐다"라고 말하여 팬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아리는 4.12 패치에서 버프가 되는데, 현재 롤챔스는 4.11 패치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4강전 부터는 롤챔스에서도 4.12 패치가 적용되는 만큼, 강력해진 아리가 미드 라인에서 더 큰 영향력을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야스오와 피즈의 등장도 점쳐볼 수 있습니다. 꼭 직스가 아니더라도, 현재 안정성을 추구하는 미드 챔피언의 선택은 이런 높은 기동성의 암살 챔피언에 약점을 보입니다. 이동기를 통해 상대의 스킬 하나만 피해낸다면, 딜 교환과 다이브를 통한 킬각을 쉽게 만들어낼 수 있으니까요. 야스오의 E스킬(질풍검)이나, 피즈의 E스킬(장난치기/재간둥이)은 높은 기동성을 가졌기에, 이러한 챔피언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상대의 스킬을 피해내고 접근해낸다면? 상대 미드 라이너는 큰 손해를 입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아리와 피즈, 야스오와 같은 높은 기동성을 가진 암살자 챔피언은 라인전이 끝난 단계에서도 직스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입니다. 기동성이 높다는 것은 포킹 운영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앞서 질리언 설명에서도 말씀드렸다시피, 포킹할 여지를 주지 않고, 파고들어 전투를 개시할 수 있다는 것은 직스를 비롯한 포킹 챔피언에게 큰 위협으로 작용합니다.



■ 이제 남은것은 4강전! 4강에서도 1박 2일 메타는 굳건할 것인가?

정신없이 달려왔던 롤챔스 섬머도 어느덧 4강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제부터의 경기는 한 경기, 한 경기가 왕좌로 이어지는 중요한 경기가 될 것입니다.

이런 다전제 토너먼트에는 언제나 변수가 존재했습니다. 안정적인 조합과 전략으로, 기존과 같은 운영을 시도했던 팀들이 상대의 필살기성 깜짝 전략에 경기를 내주고 패배하는 경우는 얼마든지 있었습니다. 다전제에선 기세가 중요한 만큼, 그 한 경기가 지니는 가치는 한 경기 이상의 의미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직스는 분명 안정적인 선택입니다. 하지만 '절대 안정'이라고 까지 표현하기엔 무리가 있습니다. 직스가 대세 픽이 된지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고, 그만큼 직스의 약점 역시 많이 밝혀진 상태니까요. 과연 롤챔스 4강전에서는 어떤 챔피언과 운영이 직스가 만든 1박 2일 메타를 박살 내고 '시간 경찰관'의 역할을 할까요? 롤챔스 4강전을 지켜보는 또 하나의 재미있는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