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7시부터 서울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펼쳐진 아프리카TV 스타리그(이하 ASL) 시즌4 24강 B조에서 송병구가 힘 겨운 경기 끝에 조 2위로 16강에 합류했다. 송병구는 최호선에게 패배하며 시작했지만, 한두열과 김성현을 차례로 격파했다. 위기 상황에서도 뛰어난 교전으로 역전에 성공하며 최종전 승자로 남게 됐다.


다음은 16강에 올라간 송병구의 인터뷰 전문이다.


Q. 힘겹게 16강에 올라갔다. 오늘 경기에서 승리한 소감은?

방송을 하면서 이 대회에 대한 기대가 커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조에 있는 선수들이 잘해서 죽음의 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스스로 준비한 것만 잘하자는 생각만 했는데, 뚫고 올라가서 기쁘다.


Q. 온라인에서 성적이 안 좋다고 들었다.

5일 방송하면 4일은 최악인 경우가 많다.


Q. 첫 경기에서 단축키 실수가 있다고 했다. 당시 어떤 생각이 들었나?

첫 경기 때 셔틀에서 유닛을 내리는 단축키가 안되더라. 꾸준히 싸우면 막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유닛들이 단축키가 풀렸는지 동작이 안 됐다. 그 전투에서 병력 손해가 많았다. 내가 단축키 설정을 아예 안하는데, 내리는 단축키가 다르더라. 화면으로 못보고 U 키보드를 찾아 누를 정도로 시간을 많이 낭비했다. 화가 많이 났었다. 오늘 준비한 게 과감한 빌드였는데, 순간적으로 안되니 아쉬웠다.


Q. 연습과 달리 대회에서는 좋은 성적을 내기도 한다.

매달 월별로 승률은 30% 밖에 안된다. 그런데, 대회 때는 잘 되는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연습할 때는 자신감이 떨어지지만, 이상하게 대회 때 잘되서 희망이 생기긴 한다.


Q. 16강에서 만나고 싶은 선수가 있다면?

현역 때는 이름보자마자 느낌이 왔다. 지금은 모든 선수들이 잘해서 부담스럽다. 어느 선수를 만나도 될 것 같다. 이미 개인 방송에서 많이 패배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ASL에서 져도 마음은 편할 수 있다. 팬들이 듣기에는 조금 김빠지는 소리일 수 있지만, 나로서 편하게 임할 수 있게 됐다.


Q. 대회 목표는 어디까지인가?

원래, 예선을 뚫고 8강을 목표로 했다. 그런데, 24강을 겪어보고 나니 16강이라고 말하겠다. 마음 편하게 임하겠다. 저의 목표는 방송하면서 현역 이미지를 많이 깎았다고 생각한다. 이미지 회복이 나의 목표다.


Q. 새로운 맵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크로싱필드는 프로토스가 힘든 맵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골드러시는 좋아보였지만, 하루만에 생각이 바뀌었다. 프로토스 동족전이 없어서 다른 프로토스들 모두 힘들 것 같다.


Q. 마지막 경기도 절대 쉽지 않았다. 불리한 초반을 어떻게 넘겼다고 생각했나?

강한 상대랑 연습하는 게 대회 때 도움이 된다는 걸 절실히 느꼈다. 원래 (이)영호랑 경기를 잘 안했다. 그런데, 요즘 영호와 성남게임페스티벌이나 스폰 게임을 하면서 느낀 게 많았다. 그런 연습에서 영호와 붙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에는 패배해서 싫었는데, 오늘 승리의 발판이 됐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내가 방송을 하면서 굉장히 소심해졌다. 경기가 끝나고 16강에 진출해 너무 흥분해서 말을 잘 못한 것 같다. 실수한 게 있다면 너그럽게 이해해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