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방이 묘연했던 3세트의 주인공은 DRX였다. 더없이 신중한 운영으로 후반을 바라본 후, 조합의 힘과 괴물 같은 한타 능력을 앞세워 젠지라는 거목을 쓰러뜨렸다.

DRX는 상체, 젠지는 하체 주도권을 꽉 잡은 채 치열한 대치가 이어졌다. 젠지가 큰 어려움 없이 두 마리의 드래곤을 챙긴 가운데, 상시 갱킹에 노출된 탑에서는 유의미한 CS 차이가 벌어졌다. 1, 2세트와 달리 양 팀이 신중한 움직임을 보이며 이렇다 할 사고 없이 경기는 중반으로 접어들었다.

힘싸움 열세라고 판단한 DRX는 세 번째 드래곤까지 수비 없이 내주고 후반을 기약했다. 이후 봇을 밀던 '도란' 최현준의 케넨이 잡혔으나 전세엔 아무런 영향이 없었다. 네 번째 드래곤을 재빨리 챙기며 시간을 번 DRX는 바론 버스트를 노렸다. 그러나 젠지가 이를 바로 적발한 후 DRX가 애지중지 지켜온 미드 1차 포탑을 공짜로 밀었다.

이후 드래곤과 바론을 둔 심리전 싸움이 계속 이어지던 중, 28분경 양 팀이 전심전력을 다한 한타가 벌어졌다. 극한의 피지컬 대결 끝에 DRX가 3킬 1데스로 승리했다. 이후 바론을 치던 DRX는 수비를 시도한 카밀-애쉬까지 잡아내는 대형 사고를 터뜨렸다. 긴 균형이 단번에 깨지는 순간이었고, 끝내 DRX가 완전한 우위를 점했다.

꽤 벌어진 격차에도 불구하고 DRX는 무리하지 않았다. 한참 동안 대치가 이어지던 중 '케리아' 류민석의 라칸이 미드에서 번개 같은 이니시에이팅을 걸었다. 순간적으로 시작된 한타는 DRX의 완승으로 끝났고, 그대로 미드로 진격한 DRX가 길고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