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유저들에게 사랑 받고 있는 리그오브레전드에는 여러 장점이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로 꼽히는 것은 저마다 다양한 스킬 구성과 생김새, 설정을 가진 수많은 챔피언 풀입니다. 현재 출시된 챔피언만 152개에 달하고, 여기에 이미 새로운 챔피언 출시도 예정 되어 있습니다.

통계에서 인기를 반영하는 지표는 '픽률'이 아닐까 합니다. 챔피언 픽률을 살펴보면, 모든 챔피언이 동등한 인기를 누리진 못하는 것 같습니다. 40%에 달하는 픽률을 가진 챔피언이 있는가하면, 1%도 확보하지 못한 챔피언도 있죠.

픽률이 인기를 나타낸다면, 승률은 챔피언의 성능을 대표하는 지표라고 할 수 있죠. 그렇다면 승률은 낮은데 픽률이 높다면요? 챔피언 성능과 관련 없이 유저들이 사랑하는 챔피언이라는 뜻일까요? 이번에는 낮은 승률에도 불구하고 높은 픽률을 기록하고 있는 챔피언들을 살펴봅니다.


▲ 낮은 챔피언 성능에도 여전한 인기? 고픽률, 저승률 기록중인 '리 신-야스오-루시안'


■ '인섹킥'은 못참지! 압도적 하향세에도 빛나는 픽률 '리 신'

공격과 보호는 물론,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이동기와 상대를 차버릴 수 있는 궁극기까지 갖춘 '리 신'은 클래식한 '매드무비 제조기' 챔피언 중 하나입니다. 챔피언 조작 난이도가 높고, 응용 방법이 무궁무진해 사용자에 따라 전혀 다른 챔피언처럼 보이기도 하죠.

그만큼 '리 신'은 스타일리쉬한 챔피언입니다. 2013 올스타에서 '인섹' 최인석 선수가 '인섹킥'을 선보이면서 유명해진 '리 신'의 이러한 플레이 스타일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강렬하게 발전했습니다. 화려하고 재밌는 플레이를 선호하는 유저들이 싫어하려야 싫어할 수 없는 챔피언이라고 할 수 있죠.


▲ 화려한 플레이로 유저들을 사로 잡은 '리 신'의 공식전 활약상


하지만 최근 '리 신'의 승률은 전혀 화려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형편없다'는 표현이 어울리죠. 최근 일주일 동안 '리 신'은 승률 44.5%로, 총 152개 챔피언 중 151위를 차지했습니다. 15.2%로 여전히 높은 수준인 픽률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과거 '리 신'의 승률도 그리 높은 편은 아니었지만, 지금처럼 낮지는 않았죠. 높은 난이도를 고려하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이처럼 '리 신'의 승률이 낮아진 것은 10.23 프리시즌 업데이트 때문입니다. '신화' 아이템 추가 등 아이템 변화에 중점을 둔 해당 패치는 '리 신'에게 호의적이지 않았습니다.

원래 사용하기 좋았던 정글 아이템 '마체테'가 '잉걸불 칼', '빗발칼날'로 대체 되었는데, 평타 추가 피해가 없어져 '리 신'의 정글 사냥에 마이너스가 되었습니다. 보호막이 추가된 '협곡 바위 게'의 변화 역시, 보호막을 지울 수 있는 하드 CC가 없는 '리 신'에겐 손해로 작용했습니다.

이처럼 고생하고 있는 '리 신'에겐 얼마전 패치 상향이 적용 되었습니다. 기본 방어력이 증가하고, '방호(W)'의 쿨타임이 감소하고, '폭풍(E)'의 스킬 대미지가 강화 되었습니다. 극적인 변화는 아니지만, 패치 이후 '리 신'의 승률도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 만큼, 향후 '리 신'의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기록적인 하향세에도 픽률은 15% 유지! 최근 패치로 '리 신'의 상황은 나아질까?


■ 프리시즌에 실현된 '과학'? 낮은 승률 증명한 과학자 '야스오'

'야스오'도 화려한 플레이를 논할 때 빠지면 아쉬운 챔피언입니다. 투사체를 완전히 무력화 시킬 수 있는 '바람 장막(W)'부터, 여러번 사용할 수 있는 이동기 '질풍검(E)', 치명타 증폭 패시브와 적을 띄워 무력화 시킬 수 있는 Q, 궁극기까지 어마어마한 잠재력을 가진 챔피언이죠.

하지만 '야스오'는 높은 리스크로도 유명합니다. 게임을 혼자 캐리하기도 하지만, 잘못된 플레이 한방으로 이기던 게임을 망쳐버리기도 합니다. 티어를 가리지 않는 이 현상을 두고, 유저들은 '과학'이라고 표현하곤 합니다. 아군 '야스오'가 자신의 힘에 취해 게임을 던지는 일 쯤이야 과학적일만큼 당연한 일이라는 말입니다.


▲ 멋진 플레이하면 빠지면 섭한 '야스오'. (영상 출처: LCK 유튜브 채널)


본래 '야스오'는 악평에 비해 승률이 그리 나쁜 챔피언은 아니었습니다. 시기에 따라서는 높은 승률을 보장하기도 했었죠. 하지만 최근에는 별명에 걸맞는 승률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원인은 프리시즌 업데이트 이후 적용된 패치에 있습니다. 치명타 챔피언들이 대거 약화된 10.23 프리시즌 업데이트에도 '야스오'는 변경된 '구인수의 격노검'을 사용하며 약세를 피해갔었죠. 하지만 이후 '구인수의 격노검'이 다시 변경됨에 따라, '야스오' 역시 치명타 빌드의 약화를 공유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야스오' 역시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기본 공격 속도 증가량이 2.5%에서 3.5%로 상향 되었으며, 승률도 어느정도 복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향후 치명타 관련 아이템의 변화가 있다면 '야스오'의 위치가 좀 더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구인수의 격노검' 변화로 '야스오' 역시 승률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 향후 치명타 관련 아이템 변화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 만능칼 '루시안'의 낮은 성적표

태생이 원거리 딜러인 '루시안'은 꼭 원거리 딜러로만 사용하는 챔피언은 아닙니다. 특히 탑 루시안이 대회에서도 성과를 거둔 이후, 탑-미드-원딜 등 다양한 포지션에서 '칼챔'의 역할로 기용되고 있습니다.

다만 일반 랭크 게임에서 '루시안'의 행보가 모두 성공적이진 않았습니다. 패시브를 활용한 이중 평타와 추격, 도주에 유용한 '끈질긴 추격(E)'을 보유해 초반부터 공격적인 라인전이 가능하다고 평가 받는 '루시안'이지만, 승률 자체는 모든 라인에서 5할을 넘기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클래식한 원딜 포지션에서 가장 안정적인 승률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 탑-미드에서 까다롭게 느껴지지만, 생각보다 승률이 낮은 '루시안' (통계 출처: leagueofgraphs.com)


아무래도 팀 게임으로 전략을 짜고, 움직일 수 있는 프로 게임과 달리, 즉석으로 손발을 맞춰야 하는 랭크 게임에서는 공격적인 챔피언인 '루시안'을 선택하는 것에 대한 반동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상대를 압박하면 좋겠지만, '루시안'을 고르면 그만큼 팀에 CC가 부족해 지고, 반대로 갱킹을 당해 무너졌을 때의 리스크도 크죠.

그만큼 '루시안'의 스타일리쉬한 플레이 스타일이 유저들을 사로잡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기존 포지션인 원딜은 물론, 탑-미드에서도 이만큼 기민하게 움직이고 공격할 수 있는 챔피언은 드문편입니다. 원거리 딜러로서는 드문 이동기도 보유한만큼, 더 능동적인 전투도 가능한 것도 '루시안'의 강점입니다. 다만, 승률만 놓고 본다면 이런 재미가 오히려 유저들의 승률을 빨아들이는 함정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겠지만요.


▲ 특유의 재미에 빠져 들었을까? 여러 포지션에서 픽률만큼은 높은 '루시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