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중 가장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작품. '파이널 판타지 12'가 리마스터 버전으로 돌아옵니다. 아군의 행동을 미리 설정해 실시간으로 전투를 펼치는 '갬비트'를 필두로 기존 시리즈와는 확연히 다른 게임 시스템을 채용하여 많은 화제를 모은 작품이죠.

PS2의 황혼기에 출시된 만큼, 당시 매우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였으며, 2007년에 출시된 인터네셔널 버전은 밸런스와 UI 부분에서 대폭 개편이 이루어진 바 있습니다. 이번 리마스터 버전은 인터네셔널 버전을 기반으로 제작되었고 더욱 높아진 해상도로 보는 맛을 살렸습니다. 아울러 '오토 세이브' 및 고속 모드를 추가해 유저 편의성을 높인 점도 눈에 띕니다.

E3 2016 현장에서 '파이널 판타지 12' 리마스터 버전의 개발을 담당한 카토 히로아키 프로듀서와 카타노 타카시 디렉터를 만났습니다. 10년의 시간을 넘어, PS4로 다시 태어나고 있는 '파이널 판타지 12'에 대해 물었습니다.

▲ 좌 - 카토 히로아키 프로듀서, 우 - 카타노 타카시 디렉터





'파이널 판타지 12'를 리마스터하기로 마음먹은 계기가 있었을 것 같다.

예전부터 '파이널 판타지 12'를 리마스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하고 있었다. 하지만 오리지널 멤버가 다 모여서 해야 의미가 있는 것 아닌가. 계속 타이밍을 재고 있었고, 이번에 오리지널 멤버가 드디어 다 모이게 되어 이렇게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됐다. '파이널 판타지 10' 리마스터 버전이 유저들에게 고평가를 받은 것도 마음을 다잡는 배경이 됐다.


그래픽 해상도를 올린 것 외 리마스터 버전에서만 볼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지 궁금하다.

원작의 캐릭터 육성 시스템은 모든 캐릭터가 똑같이 강해져서 구분감이 떨어졌는데, 그 부분이 개선됐다. 잡 시스템을 적용해 12가지 캐릭터 스타일을 만나볼 수 있고, 각 직업의 성장 방향에 따라서 더욱 명확하게 구분된다.

그리고 '트라이얼' 모드가 새로 들어갔다. 100층에 이르는 스테이지로 구성되었으며, 강력한 몬스터를 연속으로 격파하는 콘텐츠라 보면 된다. '파이널 판타지 12'의 전투 시스템인 '갬비트' 활용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적을 상대하는 공식을 미리 설정해 실시간으로 싸운다는 개념의 '갬비트' 시스템은 등장 당시 매우 참신한 시스템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게임에 적응하면 특정 갬비트만 이용해 게임을 진행하게 되고, 오히려 전투 자유도가 떨어진다는 비판도 받았다.

'갬비트' 시스템도 개선이 이루어졌다. 초반에 화염 속성에만 약한 적이 등장하는데, 원작에서는 이녀석들을 잡기가 매우 까다로웠다. 게임 후반부에 들어서야 제대로 카운터를 칠 수 있었는데, 리마스터 버전에서는 초반부터 공략 가능하도록 스킬을 열어놨다. 더욱 쉽고 직관적인 시스템을 지향한 만큼, 오리지널 버전에 만족하지 못한 유저들도 재미를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원작에선 마을 들어가는 것에만 약 20초 가량의 로딩 시간이 걸려 혹평을 받은 바 있는데, 이부분은 어떻게 개선했는지.

이번 E3 2016에 나온 체험 버전의 로딩 속도와 동일하다. 5초도 걸리지 않는다. 그 5초도 매우 부드럽게 넘어가서 체감하는 로딩 시간은 더 짧다고 봐도 된다.



'파이널 판타지 12'는 PS2의 최후반기에 나온 작품인 만큼, 당시 기준으로 매우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인 바 있다. 따라서 이번 리메이크 버전의 그래픽 퀄리티에 대한 유저들의 기대치도 높은 편이다.

퀄리티를 최대한 높이되,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가져오기 위해 노력했다. 예를 들어 오리지널 버전은 2D 일러스트 느낌으로 캐릭터가 디자인되었는데 요즘 유행하는 것처럼 광택이 나는 캐릭터 스타일로 만들 수도 있었지만, 그건 전혀 '파이널 판타지 12'스럽지 않다. 이런 부분은 그대로 남겨야만 기존 팬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파이널 판타지 12: 레버넌트 윙'의 리마스터 버전도 볼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파이널 판타지 12'의 리마스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파이널 판타지 12'는 뛰어난 세계관을 갖고 있지만, 외부 사정으로 인하여 제대로 완성되지 못했다. 리마스터 버전이 성공할 경우, 12편의 세계관을 잇는 정식 후속작을 기대할 수 있을까.

아직까지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


한국의 파이널 판타지 팬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한다.

'파이널 판타지 12'는 다른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와는 확연히 구분되는 시스템을 채용한 작품으로, 이를 좀 더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열심히 개발하고있다. 많은 분들이 즐겨주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