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샤이 스마디쟈 킹 프로젝트 매니저

"우리가 만든 게임이 과연 어떤 유저층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어떤 유저층이 우리 게임을 좋아할까?"

게임 업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하게 되는 고민 중 하나다. 자기 만족 혹은 습작으로 만들어진 게임을 제외하면 다수의 게임은 상품으로 판매되기 위해서 개발이 된다. 상품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소비자에게 얼마나 어필하느냐가 매출에 직결되는 만큼, 자연히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킹의 이샤이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는 킹이 반등하게 된 이유 중 하나로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 스타일을 분석했다는 점을 꼽았다. 캔디크러쉬사가 이전에는 히든 오브젝트라는, 말 그대로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숨은 그림 찾기나 만들던 회사였지만 그들은 시장과 유저를 다방면에서 분석했고, 그 결과 킹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킹에서는 유저층에게 어필하기 위한 전략을 어떤 식으로 구성했을까?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는 데이터를 토대로 유저에게 어필하기 위한 게임을 구상해나가는 방식에 대해서 소개했다.




처음에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가 처음 입사했을 때, 킹에서 만든 대표적인 게임은 '히든 오브젝트'였다. 제목 그대로 숨은 그림 찾기 게임이었고. 특별한 것이 하나 없는 게임이었다. 그런 게임을 만든 개발팀이 으레 겪는 과정이 그렇듯,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의 팀도 뿔뿔이 흩어지게 됐다. 그 과정에서 인력이 여럿이 뒤섞이게 되고, 기존에 했던 것과는 다른 하이브리드 게임을 개발하자는 요구도 있었다.

▲ 킹의 초창기 게임 중 하나, '히든 오브젝트'

이 시점에서 그들은 원점에서 다시 생각해봐야했다. '누구를 위해서 게임을 만드는가?' 이것이 해결되지 않으면, 여럿으로 갈린 의견이 통일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질문은 여러 가지가 섞인 하이브리드형 게임을 만들 때는 필수적으로 요구가 됐다.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한 채 이것저것 섞으면, 자칫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게임으로만 남게 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먼저 한 고민은, '하이브리드가 무엇인가?'하는 점이었다.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는 이를 각기 다른 게임에서 관객을 모아오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즉 각각 장르에 심취한 유저들이, 그 요소를 보고서 흥미를 갖고 접근을 하는 첫 단계라는 것이다.

▲ 하이브리드는 단순히 두 장르의 혼합일 뿐만 아니라, 각 층의 유저를 유입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물론 이것이 곧 해당 유저들을 그 게임에 완전히 유입시킨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는 아니다. 그들이 정착하는지, 혹은 유입이 되고 있는지 보려면 여러 지표를 지속적으로 체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지표나, 통계를 산출하는 방법도 각 회사마다 다른 데다가, 표본을 내는 방식도 조금씩 달랐다. 자료의 출처도 각각 다른 만큼, 이를 전부 고려하다보니 프로젝트 매니저 입장에서는 쉽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그런 상황에서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가 취한 결정은 '맵핑'이었다. 즉, 맵으로 시각화를 하고, 이를 통해서 각 장르 간의 상관관계 및 유저 유입, 유저의 취향, 분포 등등을 좀 더 알기 쉽게 나열해둔 것이다.

최초에 맵핑을 하는 과정은, 최대한 게임들을 다양한 장르별로 구분을 했다. 그런 뒤에 유사한 것끼리 클러스터링을 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 과정을 통해서 게임을 흔히 말하는 '코어 게임'과, 가볍게 즐기는 '캐주얼 게임'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었다고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는 밝혔다.


▲ 수많은 데이터들도 뽑아서 시각화해야 도움이 된다

그가 앱애니를 통해서 얻은 자료를 기반으로 산출한 데이터를 보면, 게임의 총량은 코어 게임쪽보다는 캐주얼 쪽이 많았다. 이는 단순히 게임의 숫자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무난하게 가야 하는데 이런 성향이 캐주얼 쪽에 좀 더 가까웠기 때문에 분포가 치우친 경향이 있었다.

여기에서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는 '캔디크러쉬사가'의 전략을 일부 공개했다. 캔디크러쉬사가의 전략은 '바닐라' 즉 기본 베이스에, 무난한 요소들 그리고 널리 받아들여질 수 있는 것들만을 취해서 만드는 것이었다. 이러한 전략을 채택해서 선택한 캔디크러쉬사가는 모든 장르에서 많은 유저를 끌어모으지는 못했지만, 좀 더 폭 넓게 유저층을 모을 수 있었다.

그렇지만 이 역시도 단순히 무난한 것만 만든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다. 여기에 유저들에게 더 좋은, 잘 만든 게임으로 제공해야만 성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시장 상황이나 게임을 플레이해줄 유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유저 입장에서 더 좋은, 더 잘 만든 것이라고 인식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이를 파악하기 위한 네 가지 요소로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는 메타, 코어, 메타, 테마, 스타일 네 가지를 들었다. 코어는 말 그대로 게임 내의 기본 요소이자, 그 게임이 다른 게임과 다르게 느껴지거나 혹은 그 게임의 핵심을 이루는 주요 소재다. 이것이 때로 다르게 느껴지거나, 혹은 친숙하게 느껴질 때 유저들은 흥미를 갖고서 접근을 하게 된다. 메타는 이러한 요소들이 어느 정도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서 유저들이 어떤 식으로 접근하도록 하는지 결정하는 요소다.


일례로 퍼즐 RPG를 살펴보면, 캐릭터를 키우는 RPG와 퍼즐이라는 요소가 결합이 되어있다. 일반적으로 퍼즐은 스테이지 난이도가 높아지기는 하지만, 그것이 특정 캐릭터가 강해진다는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여기에 RPG 요소를 부가해서 특정 캐릭터가 좀 더 강해지는 것을 부각하거나, 혹은 무언가가 다른 요소로 인해 빨리 클리어되는 느낌을 주고는 하는 것이 퍼즐 RPG다.

여기에서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는 코어를 퍼즐, RPG 각 장르의 요소를 코어라고 보았다. 그리고 이것이 어느 정도 믹스가 되었느냐를 메타로 판단했다. 즉 각 장르의 핵심 요소, 혹은 핵심 구성은 코어이고 이를 어떤 식으로 믹스하거나, 풀어냈냐는 메타로 척도를 매긴 뒤에 이를 토대로 설계해나간 것이다.


이런 과정은 간과하기 쉽지만, 의외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사람들은 주로 자신이 하는 장르의 게임과 비슷한 것을 우선적으로 찾기 때문이다. 이는 그가 모바일 게임 시장의 데이터를 분석하고, 맵핑을 하면서 도출한 결과였다. 실제로 RPG를 좋아하는 유저는 RPG를 최우선으로 찾는다. 이는 사실 분석하지 않아도 피부로 알고 있지만, 종종 개발자들은 이 사실을 간과하기 때문에 실수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왜 유저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를 위주로 찾게 될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이것은 얼핏 들으면 단순하고 당연할 수 있지만, 그런 의문을 계속 파헤치는 것이 데이터 분석의 방법이라고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는 강조했다. 우선 그 장르만이 갖고 있는 특성에 매료되어있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일례로 시뮬레이션 게임은, 자원을 활용하고 관리해서 무언가를 이루어내거나 경쟁에서 이긴다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그 방향이 각 게임마다 정도가 다를지라도, 지향점이 비슷하기 때문에 비슷한 장르를 했던 유저들은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전에 했던 게임에서 느꼈던 재미를 비슷하게 느낄 수 있다. 물론 그 정도의 차이가 크다면 접근한 이후에 이탈하겠지만, 적어도 '접근성'은 확보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남은 것은 어디까지 접근성을 넓히고, 어느 정도의 유저까지 포용할지 결정하는 문제다.

코어와 메타까지 고려했다면 다음에는 테마와 스타일이 남는다. 이 두 가지는 얼핏 보면 코어와 메타보다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다. 실제 앱 데이터상으로 분석해보면 두 결과가 보여주는 차이보다 미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는 생각하는 것보다 테마, 스타일이 유저의 접근성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이라고 단정했다.

그가 예로 든 것은 흔히 말하는 일본 서브컬쳐풍 게임들이었다. 일본 서브컬쳐풍 게임을 즐겨온 유저는 그와 비슷한 아트 스타일에 거부감을 보이지 않을 확률이 높다. 이를 토대로 일본 서브컬쳐풍 게임들이 점차 유저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나 일본 서브컬쳐풍 게임을 즐긴 유저는 비슷한 아트스타일이면 전혀 다른 장르의 게임도 손을 댈 수 있을 여지가 있는 만큼, 아트나 테마 역시도 유저에게 중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상상이 가진 않지만, 종종 친밀도, 유사성 지표에서 일본 서브컬쳐풍 게임은 뭉뚱거려져서 나오는 편이다

그런 만큼 이제는 컨셉 단계에서부터 명확히 설계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는 당부했다. 컨셉 단계에서부터 어떤 유저층을 상대로 할 것이며, 그를 위해서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알아야 명확히 성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프리 컨셉 단계를 마치고는 플랫폼과 마켓 선정, 그리고 마켓에서 유저 비율이나 비슷한 장르의 성과, 혹은 비슷한 부류의 유저층 분포 등을 신경쓰게 되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라고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는 덧붙였다.

그렇게 해서 분석이 끝나고 컨셉 단계가 완성이 되면, 다음에는 스토어 페이지에 올라온 단계를 가정하고 평가를 미리하는 가설 비준 단계가 필요하다. 올라온 스크린샷이나 플레이 영상, 장르 설명, 그리고 시장 트렌드와의 연관성은 유저들이 처음 스토어페이지를 접했을 때 은연 중에 고려하는 요소들이다. 이를 바탕으로 유저들은 게임을 받을지 안 받을지, 혹은 높게 평가할지 낮게 평가할지 고르게 되기 때문이다.

이 과정까지 어느 정도 비준이 완료가 되면 다음에는 출시 후 성장까지 고려하는 단계가 이어진다. 이 단계를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는 유저에게 어떤 식으로 친근감을 유발하고, 유저층을 끌어모을 것인지 고민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때로는 이 단계에서 어수룩하게 리뷰를 작성하도록 유도하는 식으로 플레이어를 고려하지 않는 방안이 나오기도 한다고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는 고백했다. 그렇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항상 최우선적은 플레이어를 최우선에 두는 것이라고 스마디쟈 프로젝트 매니저는 강조했다. 게잉믈 즐기는 플레이어의 시각을 따라갈 때, 게임이 궁극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평범한 사실을 잊지 말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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