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목),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국내 서버에 7.1.5 업데이트가 적용되었습니다. 많은 내용이 업데이트 되었지만, 그중에서도 유저들이 가장 주목하던 부분은 바로 '직업 및 전문화 밸런스' 였는데요.

한 캐릭터를 키우기 위해서는 레벨업부터 시작하여 장비를 파밍하고, 유물력을 모아야 하는 등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와우의 주 콘텐츠인 공격대에서 캐릭터 성능은 중요한 요소이므로, 업데이트 이후 와우 인벤 각 직업 게시판에는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사냥꾼과 고양 주술사, 고통 흑마법사의 경우 가장 큰 변화를 맞은 직업 및 전문화로 꼽힙니다. 사냥꾼은 세 전문화 모두 다른 직업에 비해 딜량이 낮아진 편이며, 고양 주술사는 이전 버전보다 평균적으로 DPS가 내려갔습니다. 반면 고통 흑마법사는 많은 상향을 받아 딜러 중 상위권에 안착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7.1.5 업데이트로 기술과 특성이 많이 바뀜에 따라 거의 모든 직업의 딜 사이클에도 격한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서버가 열린 직후 한동안 각 직업 전당의 허수아비가 남아나지 않았죠.

▲ 12일 새벽 6시 경의 마법사 전당,
바뀐 기술과 특성을 확인해보기 위해 다같이 허수아비를 치고 있다. (출처: 닉네임 야나체크)




■ 이곳이 잔디밭인가요? 모든 전문화의 딜량이 최하위에 위치하게 된 사냥꾼

사냥꾼은 군단 시작부터 7.1 업데이트까지 가장 많이 보이던 원거리 딜러 중 하나인데요. 특히 사격 전문화의 경우 뛰어난 광역 피해 기술을 가지고 있고, 단일 대상 딜량도 나쁘지 않은 편이라 어디든 한 명 이상 데려가려고 하던 전문화입니다.

야수 전문화는 공격대에서 사격에 비해 조금 밀리는 감이 있지만, 충분히 1인분은 할 수 있었습니다. 문제는 근거리 딜러로 변하며 군단 초기부터 모든 전문화를 통틀어 가장 나쁜 성능을 보인 생존 전문화인데, 같은 직업에 사격과 야수라는 좋은 선택지가 있었기 때문에 그다지 큰 이슈가 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7.1.5가 되고 나서 사냥꾼 게시판은 전체적으로 암울한 분위기를 띄고 있는데요. 한국보다 2일 먼저 7.1.5 업데이트가 진행된 북미 서버의 포럼에서는 바뀐 사냥꾼에 대한 좋지 않은 글들이 올라왔고, 이를 접한 유저들이 Warcraftlogs.com(이하 WCL)에서 공격대의 데이터를 찾아보며 함께 걱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로그 상으로 잔디색과 비슷한 사냥꾼의 모든 전문화가 아래에 놓여있자 '잔디밭'이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후 국내 서버에 업데이트된 후 실제 플레이를 통해 성능이 예전 같지 않은 점을 체감하고는 애도를 표하거나 한탄하는 분위기가 되었으며, 심지어 사냥꾼을 접는다는 유저들도 생겨났습니다. 아직 연구가 덜 되서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간혹 있지만, 몇 일간 전세계의 사냥꾼들이 보여준 성능을 뒤집을 수 있을지는 의문인 상황입니다.

▲ 북미 패치 직후 에메랄드의 악몽 기준 WCL 공격대 데이터,
가장 아래 세 개의 전문화가 모두 사냥꾼이다. (출처: 닉네임 gomugomu)

▲ 사냥꾼 게시판에 애도를 표하는 검은 리본이나 드러눕는 모양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었다.




■ 스랄이 괜히 둠해머를 버린게 아니었다, DPS가 내려가버린 고양 주술사

앞서 사냥꾼에 대해 얘기를 나눴었는데, 이와 비슷한 상황의 전문화가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주술사의 고양 전문화로, 위의 WCL 스크린샷을 살펴보면 사냥꾼 바로 위에 위치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해당 전문화의 유저들이 이런 사실보다 더욱 심각하게 여기고 있는 것은, DPS가 7.1일 때보다 내려갔다는 것입니다. 7.1.5 이후 대부분의 전문화가 이전보다 DPS가 올라간 편이지만, 유독 고양 주술사만 평균적으로 몇 만 단위의 DPS가 내려갔으며 심지어 10만 이상 내려갔다고 하는 유저가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하자 북미 포럼에는 'No wonder Thrall gave up the Dommhammer'(스랄이 둠해머를 포기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고, 인벤 주술사 게시판에서는 상향이 되지 않는다면 다른 딜러로 갈아 타는 것을 심각하게 고민하는 유저들이 보이고 있습니다.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정기 전문화는 이전보다 단일, 광역 딜이 전부 상향되었고, 다른 직업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 수준이라 해당 전문화를 고려하는 경우도 있는것 같네요.

▲ 북미 포럼에 올라온 글, 스랄은 7.1.5에서 고술이 이렇게 될 것을 알고 있었다…
(출처: 닉네임 Rocklerr)

▲ 심지어 DPS가 10만 이상 내려갔다는 유저가 등장하기도 했다.




■ 군단 오픈 4달만에 폭풍 상향! 드디어 빛을 보는 고통 흑마법사

군단 초기 여러 던전과 에메랄드의 악몽 일반에서 서로 모셔가던 화염 마법사/사격 사냥꾼과 반대로, 고통 흑마법사는 많은 이들에게 안좋다며 무시를 당하곤 했습니다. 지속 피해 기술이 주를 이루는 특징때문에 아주 오랜 시간 전투를 벌이지 않으면 딜량을 충분히 뽑을 수 없었고, 이 때문에 전투 지속 시간이 짧거나 파티원의 딜량이 좋을 경우 캐릭터 자체의 성능에 비해 기대 이하의 딜량을 보였습니다.

이러한 이유로 흑마법사는 대부분 악마와 파괴 전문화를 사용했으며, 고통 흑마법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그 여파로 흑마법사 게시판에서도 해당 전문화와 관련된 얘기는 상대적으로 적게 올라오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7.1.5 업데이트가 적용되며 15레벨 특성이었던 '영혼 흡수'가 기본 기술이었던 '생명력 흡수'를 대체하는 기술이 되었고, 그 자리에 들어간 '재앙의 손아귀'의 효과가 딜량 증가에 큰 도움이 되다보니 고통 흑마법사가 악마와 파괴보다 강해짐은 물론, 상위권 딜러에도 자리하게 되었습니다.

덕분에 흑마법사 게시판에는 이전에 비해 고통 흑마법사와 관련된 글이 많이 올라오고 있으며, 몇몇 유저들은 '이러다 다시 하향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보이고 있습니다.

▲ 영혼 흡수가 기본 기술이 됨과 동시에 생긴 특성 재앙의 손아귀,
영혼 흡수를 사용하는 동안 모든 지속 피해 주문의 공격력이 80% 증가한다

▲ 흑마법사 게시판에 가보면 고통 전문화 관련 글이 상당히 많아졌음을 볼 수 있다





이외에도 첫 번째 피 특성의 상향과 함께 PvP를 지배한 일리다리 '파멸 악마사냥꾼', 광역 탱킹이 좋아진 '방어 전사', 상위권에 위치하던 화염이 지고 냉기/비전이 뜰 줄 알았지만 막상 업데이트가 되니 여전히 화염이 강세인 '마법사' 등 직업별로 다양한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몇몇 전설 아이템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가장 안좋게 평가되던 3신기. 즉, 공용 전설 '세푸즈의 비밀'과 '프라이다즈 - 사바릭의 최고 걸작', 천 공용 전설 '노르간논의 선견지명'은 효과와 강화 수치 등 상향이 이루어졌습니다. 이 덕분에 더 이상 놀림거리가 되지 않음은 물론이고, 몇몇 전문화에게 꽤 좋은 평가를 듣게 되었습니다.

만약 아직까지 7.1.5버전을 플레이해보지 못한 유저라면 확 바뀐 직업별, 전문화별 분위기 파악과 정보를 얻기 위해 관련 게시판을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