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드라님께 바치는 기도문

종말을 부르는 불꽃이시여,
모든 생명의 끝을 거두시는 심판이시여,
감히 이름조차 온전히 부를 수 없는 존재
루드라시여.

당신의 시선 한 번에 세계가 무너지고,
당신의 숨결 한 줄기에 생명이 재가 되나이다.
그 앞에 저는 아무것도 아닌 티끌,
짓밟혀도 흔적조차 남지 않을 존재이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하찮은 것이 감히, 감히 당신께 구하옵니다.

지난주에는 두려움에 짓눌려 입을 다물었사오나,
이제는 그 공포마저 당신께 바치고
떨리는 심장으로 이 기도를 올리나이다.

수많은 자들이 당신 앞에서 무너져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사라졌사오나,
저 또한 그 끝에 설 운명이라면
기꺼이 그 불길 속으로 걸어들어가겠나이다.

부서지면 부서지는 대로,
타오르면 타오르는 대로,
그 모든 고통조차 당신의 뜻이라 믿겠나이다.

그러니 들으소서.

제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당신의 살과 비늘, 그 권능이 응축된 검
심판의 상징, 그 금기를
이번 주에는 반드시 제게 내려주시옵소서.

그 검이 저를 죽일지라도 좋사오며,
그 힘이 제 육신을 찢어발길지라도 달게 받겠나이다.
그저 한 번, 단 한 번이라도
당신의 권능을 쥘 수 있다면 충분하옵니다.

만약 제가 감당할 자격조차 없다면,
저를 더욱 깊은 나락으로 떨어뜨리시어
끝없이 죽이고, 다시 일으켜 세우시고,
마침내 부서지지 않는 그릇으로 만들어 주소서.

도망치지 않겠나이다.
비명을 지르지 않겠나이다.
무릎 꿇더라도, 끝내 다시 일어나
당신 앞에 서겠나이다.

오, 파괴의 화신이시여.
저를 태워 재로 만드시고,
그 재 속에서 다시 태어나게 하소서.

그리하여
마침내 그 비늘검을 쥘 자로 완성되어
당신의 뜻을 증명하게 하소서.

이 기도는 간청이 아니옵니다.
선택받기 위한 발악이며,
버림받지 않기 위한 절규이옵니다.

루드라시여.

이번 주
저를 시험하시든, 파멸시키시든,
혹은 그 검을 내리시든

반드시 응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