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후 1년동안 아이온2가 내놓은 대책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완화로 격차를 줄이고, 점핑권을 뿌리고, 참여 보상을 이리저리 조정했다. 하지만 전투는 여전히 우꾹으로 끝나고, 서버는 렉에 시달리며, 작업장은 줄지 않는다. 김남준 디렉터의 운영은 증상에 숫자를 처방할 뿐, 증상을 만든 구조는 건드리지 않는다. 이 글은 그 구조를 바꿀 세 가지 방향으로 스킬 체계 개편, PVP/PVE 완전 분리, 모바일/PC 분리를 제안한다.


1. 스킬 개편: 손으로 하는 전투를 되살려야 한다

지금 아이온2는 어떤 직업을 키우든 결국 우꾹, 좌우꾹으로 귀결된다. 손으로 조작하는 비중이 적으니 조작감에서 오는 재미가 없고, PVE든 PVP든 재미없는 근본 원인이 여기에 있다.

그 중심에는 쿨초 스킬과 평캔 시스템이 있다. 두 시스템이 만든 매크로 생태계는 편의를 주는 대신 딜 밸런스와 조작감을 망가뜨렸다. 입문자에게는 그 편의를 누리기 위한 지식조차 진입 장벽이다. 쿨초 스킬은 삭제하고 평캔 시스템은 축소해야 한다.

물론 쿨초와 평타 비중을 줄인다고 조작이 저절로 재밌어지지는 않는다. 전 직업의 스킬을 개편해 직업마다 고유한 사이클을 만들고, 이동기와 일부 스킬을 논타게팅으로 바꿔 손맛을 줘야 한다. 여기에 인게임 스킬 매크로를 없애고 스킬 슬롯을 2줄 이하로 제한하면 마우스 매크로에 기댈 여지도 크게 줄어든다. 애초에 매크로가 필요했던 건 스킬이 너무 많고 복잡했기 때문이다. 구조가 단순해지면 편의 도구 없이도 충분히 다룰 수 있다.

밸런스를 읽는 기준도 정리해야 한다. PVE 공격력과 보스 공격력처럼 유저가 골라 쓸 일이 없는 스탯은 통합하고, 치명타 공격력과 전후방 공격력은 환산해 PVE/PVP 공격력에 합산해야 한다. 특정 직업이나 상황에서만 이득을 보는 스탯은 밸런스 판단을 흐린다.

남툴 점수도 마찬가지다. 방어 점수가 소량이나마 섞여 있고, 전후피증처럼 실제 DPS는 강타 세팅보다 높은데 점수는 거의 오르지 않는 스탯도 있다. 점수와 실제 딜이 따로 노니 직업 간 딜을 정량적으로 비교하기 어렵다. 공격 점수와 방어 점수를 분리하고, 스탯별 반영 비중도 실제 딜 기여도에 맞게 손봐야 한다.

2. PVP/PVE 완전 분리

PVP와 PVE의 전용 스킬을 나누고, PVE 성장은 PVE 재화로만, PVP 성장은 PVP 재화로만 가능하게 해야 한다. PVP에는 키나를 대체할 전용 주화를 도입한다. 성장이 얽혀 있으면 PVE 유저는 PVP 재화 때문에, PVP 유저는 PVE 재화 때문에 원치 않는 콘텐츠로 끌려가서 마치 군 복무를 하듯이 부정적인 경험만 쌓는다.

지금 아이온2의 큰 문제 중 하나는 각 콘텐츠의 하위 구간, 이른바 깔개 구간에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조작감이 살아나고 콘텐츠 자체가 재미있어진다면 자발적으로 PVE 위주의 유저도 부담 없이 PVP에 들어와 하위 생태계를 채울 수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보상을 미끼로 쓰지 않아도 서로가 서로의 저변이 되어주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3. 모바일/PC 분리

모바일과 PC가 한 서버를 공유하는 지금 구조는 세 가지 문제를 만든다.

첫째, 렉이다. 모바일은 기지국이 바뀌는 핸드오버나 음영지역 진입으로 패킷 손실과 핑 요동이 잦다. 성격이 다른 두 플랫폼을 한 공간에 맞물리려면 서버의 보정 연산과 물리·판정 부하가 단일 플랫폼보다 크게 늘어난다. 유저들이 체감하는 렉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둘째, 작업장이다. 앱플레이어를 쓰면 PC 한 대로 수십 개의 인스턴스를 띄울 수 있고, 안드로이드에 내장된 원격 제어 도구(ADB)로 모든 작업을 손쉽게 매크로화할 수 있다. 모델명, 통신사, 시리얼 번호도 쉽게 바꿀 수 있어 기기 차단 우회도 어렵지 않다. 모바일로만 접속하는 계정의 상당수가 작업장인 건 이 구조의 결과다. 반기마다 주는 신규/복귀 점핑권은 여기에 재화를 캘 계정을 사실상 무한히 찍어낼 수단까지 더해준다. 점핑권은 명의당 1회로 제한해야 한다.

셋째, PC 경험의 하향평준화다. 모바일 규격으로 짠 뼈대 위에 PC를 맞추는 구조라 UI, 그래픽, 이펙트 등 거의 모든 부분이 모바일 사양에 묶여 있다.

따라서 모바일은 슈고, 일반 콘텐츠, 결제만 가능한 전용 서버로 열어 PC 서버와 완전히 분리하고, 원정·초월·성역 이용은 제한해야 한다. 모바일 유저를 내쫓자는 게 아니다. 모바일끼리 공평하게 즐길 수 있는 전용 어비스를 열되, 키나는 귀속으로 지급하고 채집은 막아 작업장의 수익 통로만 끊는다. PC에는 전용 UI/UX를 새로 개발하고, 기존 UI는 모바일 모드나 선택형 모드로 남긴다.


열심히 하고 싶지 않은 유저를 완화와 보상으로 억지로 등 떠밀 필요는 없다. 하위 구간의 유저나 성장에 큰 관심이 없는 유저에게는 그들끼리 어울려 놀 수평 콘텐츠의 물꼬만 터줘도 생태계는 충분히 풍성해진다. 완화는 격차를 줄이고 복귀를 돕는 데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아이온2에 지금 필요한 것은 다음 완화가 아니라 구조의 개편이다.


[3줄요약]
-손으로 하는 비중이 적은 지금의 전투는 재미가 없고 쿨초·평캔·매크로를 걷어내고 스킬과 밸런스 지표를 개편해야 한다.
-PVP/PVE 성장을 완전히 분리해야한다.
-렉, 작업장, 서버 하향평준화를 막으려면 모바일과 PC 서버를 분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