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에이지가 3세대 MMORPG라는 의견이 있어서 /지구용사의 의견도 있었지만, 1세대 MMORPG인 울티마온라인이 어떠했는지 간략하게 설명해보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으로 적어봅니다.

UO(울티마온라인)에는 있고 아키에이지에는 없는 것 몇 가지 추려보면 좀 구체적이지 않을까합니다. 물론 이후 아키에이지는 계속 성장할 것이므로 울온을 넘어설 수 있다 생각되지만, 아직은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여기에 오래된 게임이 지닌 기본적인 한계들- 그래픽 , 액션성, 커뮤니티, 수중 활동, 편리성-에 대한 지적으로 논점을 비켜나가지만 않는다면... 다음과 같은 것들입니다.

아래에 잘못된 것이 있다면 제가 울온에서 미쳐 모르는 부분일 것입니다. 또한 울온도 거듭 발전 혹은 퇴보하는 확장팩들과 더불어 초기의 미덕을 점점 상실하여  아래와 같은 형태로 지금도 존재하는지는 모릅니다만 최소한 아래와 같은 시스템이 구현된 게임이라는 것만 참조하시면 되겠습니다.


1. 대륙의 확정

울티마 온라인은 확팩 이전에 미구현 지역 개념이 없습니다. 배를 타고 동에서 우로 계속 항해하면 반대편 대륙의 서쪽으로 갈 수 있고. 남북도 마찬가지였음. 어디에 걸리지만 않느다면 24시간 일 방향 항해가 가능한 것입니다. 그리고 무수히 많은 무인도들... 울온의 섬 이름들은 대부분 유저들이 붙인 이름입니다.

2. 사냥과 생활 그리고 머더러

농경과 목축 개념보다는 사냥과 야생의 채집 경제가 기반이었고, 양털에서 붕대로, 혹은 옷감으로 가공하는 등의 다양한 이차 가공형-연금, 방어구, 무기, 가구 등 제작 활동이 주를 이룹니다.

개인 가방에는 무게 개념이 있어서 무한 획득이 불가능합니다. 채광을 통한 광물과 통나무 같은 무거운 아이템은 금방 무게 게이지를 넘겨 매우 현실적입니다.

곁가지로 아키에이지의 노동력 개념은 요즘 오토시스템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개인적으로 높이 평가.

더불어 아키에이지의 불명예 시스템보다 더 자유도가 높은 머더러들의 약탈 개념이 있어서 펠루카(PVP 지역) 대륙에서 죽으면 당신은 알몸으로 부활되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옷마저 벗겨감... 물론 가방에 무언가 남겨질 것을 기대하지 말것이며...

3. 하우징 시스템

이는 초기 와우에서도 구현하려고 시도했다 포기한 것으로, 그 오래전 울온에서는 이미 다양하게 지원되고 가장 즐길만한 그 무엇이었습니다.

아키에이지와 같은 다양한 옵션의-크기, 디자인- 선택형 집들이 있었고, 직접 디자인해서 전부를 건축할 수 있는 레고와 같은 하우징 시스템도 지원하여 아키에이지의 부동산 열기는 울온에 한참 못미침. 이는 아래의 사항으로 더욱 강화되는데, 중요한 것은 '주거지역'이라는 개념이 없어 어디에나 집을 지을 수 있어 중요한 곳은 매우 높은 가격과 경쟁을 형성했다는 것입니다.

더불어 하우징의 중요한 요소. 꾸미기! 여기에는 결국 어떤 가구 어떤 소품들로 꾸몄는가입니다.

많은 레어 가구나 소품들이 존재하며, 이는 특정 지역에서 젠이 되어 많은 경쟁과 노력을 요구합니다. 때로는 훔쳐야 하는 것들도 있습니다. 훔치기가 실패하면 가드(경비원)에게 죽게됩니다. 이 레어 품목들은 전설 무기 이상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는 울온에서 하우징이 차지하는 비중을 엿볼 수 있는 한 단면입니다.

심지어는 당신이 아끼던 전설 방패나 칼도 고스란히 벽에 걸어 기념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적 몬스터의 목도 박제로 걸 수 있던..흠흠...

추가로 집은 소유-집안 도구/상자이용-거주의 권한이 각기 분리되어 다양한 방식의 세입자들도 있었습니다. 거주만 가능한 세입자, 이층의 상자 한개를 이용할 수 있는 세입자 등등 말이죠.

4. 경제 시스템

울온은 기본적으로 개인간 거래에 기반한 소규모  채팅창 경제 행위를 축으로 하여, 조금 확장된 지원 방식으로 개인이 상인을 두고 자신의 제작, 채집된 아이템을 판매하는 위탁 판매 방식입니다. 이 상인은 개인 소유 집에서 고용하는 방식이라,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과 거리의 하우징 가능한 아주 작은 토지도 가격은 상당히 높게 형성됐습니다. 판매 품목의 상당수는 기본 제작 방어구, 무기 그리고 위의 레어 가구와 인테리어 소품들입니다.

얼마전 소개된 '검은사막'이라는 게임에서 웹형식 무역시스템이 아키에이지의 유저 밀착형 실제 무역보다 편리성이 높지만, 재미가 그만큼 주어질지 의문을 표시한 의견들에 동의한다면 다음과 같은 동일한 의견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울온의 상인시스템이 명동거리로 나가서 쇼핑을 하는 것이라면, 아키에이지의 경매시스템은 다나와에서 최저가 구매를 확인할 수 있는 온라인 쇼핑몰이 아닐까 하는 것입니다. 울온은 옆집 상점을 갔다가 바로 전 가게에서 바가지를 썼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즉 발품을 판 만큼 싸게 살 수 있는 아날로그 시스템입니다.

5. 육분의 그리고 룬북

얼마전 아키에이지의 서대륙과 동대륙간의 몇몇 유저들이 담합하여 밀무역을 해본다는 글을 읽었습니다. 이는 결국 자유도가 높은 게임에서 언제든 생각할 수 있는 개방된 유형들인데, 사실 이런 부분들이 아키에이지를 더 풍요롭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울온에서는 낚시를 하다가 괴물이나 보물상자가 낚이는 경우, 대도시 앞에서 남의 주머니를 털거나 구걸을 하는 경우... 이런 것이 가능한 기술들로 존재합나다. 육분의를 들고 신비로운 곳을 여행하면서 놀게되면 '눈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비밀스럽고 특이한 지역의 항해자가 됩니다. 별도의 보상은 없습니다만, 독특한 장소를 기억하여 다시 올 수 있는 룬이 있어, 남들이 쉽게 못가는 곳의 위치를 기억해둔 이들 룬북은 별도의 가격과 인기를 지녔습니다.

울온에서는 '누구 누구네 집에가면 그 위치를 기억해둔 공개 룬북(룬북도 책상위에 올려놓고 이용 권한을 집주인이 설정할 수 있습니다)이 있다'는 집은 명성을 얻게됩니다. 그리고 이를 들은 유저들은 필사하러 그 집을 방문해보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심지어 서재에 일기가 올려져있어 훔쳐 읽는 경우가 있죠...

이 룬북은 아키에이지에도 있습니다만, 추가 패치 이후에나 필경사 같은 스킬로 육분의에 기초한 좌표 기억이 가능하지 않을까 합니다. 지금은 본인 집만 기억할 수 있던가요?

6. 하우스헌터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유저들이 만들어낸 고유 직업입니다. 하우스 헌터란 울온을 즐기다가 그만둔 유저들이 남기고 간  집터와 집 안에 있던 소유품들을 노리는 사람들입니다.

아키에이지는 세금 체납이 지나면 집 도안과 가구가 우편으로 돌아오지만, 울온은 남은 유저들의 생활에 보태지게 됩니다. 이를 목적으로 집만을 살피면서 집의 부패 정도(계정이 끝났다고 집이 바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부패 시기를 거칩니다. 그 시기가 지나면 무너지면서 모든 것이 룻이 가능한 상태로 변합니다)를 체크하고 이 위치를 룬북에 기록하여 떠도는 것이 하우스헌터입니다. 집터만을 노리는 유저도 있고 가구와 소품들을 노리는 유저도 있고 다양합니다.


아키에이지를 처음 해봤을 때 많은 지역들이 엉성하게 구성된 것을 보고 가능성이 많다고 생각했습니다. 결국 그 빈 곳들은 유저들이 스스로 채워가며 풍성하게 만들 곳이니까요.

선박, 보물 인양, 해적섬... 해양 관련 아키에이지의 다양한 아이템을 보면서 울온의 부족한 부분이 무엇이었는지도 생각하게 됩니다.

여하튼 아키에이지가 한국에서 3세대 MMORPG의 모델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MMORPG 세계에서는 초기 가장 잘 만들어진 울온의 현재형 모습이라고 정리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