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로 해본 첫게임이 파판이어서 온라인 게임의 문화나 특성을 여태껏 몰랐어요.
그러다보니 처음 캐릭터를 만들 때는 별 생각이 없었어요.
플레이를 계속 하다보니깐 점점 캐릭터에게 애정이 생기는거에요.
정말 귀여워서 어쩔줄 모르겠고 예쁜 모습을 간직해서 자랑하고 싶은거에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이게 아이를 가진 부모나 손주를 가진 조부모의 마음이랑 비슷해 보이는거에요.
그래서 아이 사진을 카톡프사로 올리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하는 모습이 이해가 되기 시작했어요.
저도 마찬가지로 캐릭터 사진을 주변 사람들에게 종종 자랑하고 다녔고 주변에서도 잘 받아줬어요.
그런데 어느날 지인에게서 제 캐릭터가 전혀 예쁘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게되었어요.
당연히 그때는 충격을 받았죠.
하지만 시간이 지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아! 내 눈에는 예뻐보여도 남들 눈에는 아니구나!'라는 사실 또한 깨닫게 되었어요.

전 주변 사람들한테서 디자인 감각이 꽝이라는 소리를 듣곤해요.
당연히 학창시절에 예체능 점수가 바닥을 기었어요.
미적 감각이 없는 제가 만든 피조물에게조차 애정을 가진 것을 보면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쁘다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3자 입장에서는 이상해보일지라도 당사자가 되면 어쩔 수 없구나라는 것도 깨닫게 되었고요.
예전같았으면 이해못했을 감정도 이런 일을 겪어보면서 이해하게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