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선픽
선픽을 하는 본질적인 이유는 '팀운이 좋아질 확률을 높이려고'에 해당한다. 

후픽줘도 따이고 못하는 경우 물론 왕왕 있겠지만, 
그건 사람이 긍정적 기억보다 부정적 기억을 더 오래 가져가는 기억 체계를 갖고있어서 그렇게 느낄뿐
실제 기여하는 바가 있음은 분명하기에 이것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도파가 말했듯 
'어차피 와드 박아도 당할꺼니까 와드 안박아야지'와 똑같은 오류를 범하는 셈이다. 

그렇다면 내가 선픽을 함으로써 팀운이 좋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아군이 상대 픽을 보고 대응할 '여지'를 주기 때문이다. 

현재 롤에는 약 160여 개의 챔프풀이 존재하므로, 상대하기 좋은 픽이 어지간하면 있을 수 밖에 없다.  
상대보다 더 밸류, 체급, 성장 포텐셜 등이 높은 픽을 맞춤으로 뽑을 수 있다면 
당연히 라인전이나 성장에 있어 더 높은 기대값을 확보할 수 있게되고  
이는 곧 승률 상승으로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선픽의 이유와 그 요소를 조목조목 짚어보면 다음과 같다.

1) OP카드
해당 챔피언의 밸류 또는 체급 등이 높아서 선점해야할 필요가 있을 때 

2) 픽 미스 유도, 낚시 
멀티 포지션이 가능한 챔피언으로 상대방이 혼선을 겪도록 유도 
(단, 밴 카드를 통해 포지션을 유추할 수 있으므로 주의)
 
3) 카운터가 없거나 적다. 
탑으로 치면 일라오이, 럼블같은 느낌의 무난하게 뽑기 좋은 픽

4) 기타
상대방과 기량차이가 커서 카운터의 의미가 적거나 없다.
망해도 복구가 쉽다 등

다만 게임 수준이 낮은 저티어일수록, 그리고 챔프폭이 좁을수록(원챔유저)
이 당연한 전제가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진다. 
어차피 내가 하고싶은거, 할 수 있는거, 재밌는거 고를거기 때문에(꼴픽)
그리고 또 포지션이 꼬인 경우에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2. 후픽
앞서 선픽에 대해 다루면서 이미 충분히 설명했기에 굳이 후픽의 이점에 대해 다시 떠들지 않겠다.
그렇다면 왜 팀 게임에서 팀운을 높일 요소가 분명 있는데도 굳이 후픽을 가져가는 것일까? 

왜냐하면 '내가' 후픽을 하는 것이 유의미하기 때문이다.
더 본질적인 이유는 바로 '이기심'에 있다. 

다만 같은 이기심이더라도 그 지향하는 바는 조금 다르다. 
엄밀히 구분되는 것은 아니나, 크게 재미추구형승리추구형으로 나뉜다. 

재미추구형은 앞서 다룬 꼴픽과 유사점이 크다. 
즐기려고 하는 게임인데 라인전에서 고통받고 싶지 않다.
라인전 강하게 가져가서 게임 초반부터 재미보거나 무난하게 성장하고싶다. 
와 같은 욕구가 강하다. 

승리추구형도 디폴트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으나, 기본 마인드셋에서 약간 차별화된다. 
플레이하는 재미도 중요하지만 이기는 것도 중요하고 때문에 이기는 방식에 대한 견해가 추가된다.
팀에 대한 의존도(운적 요소)를 줄이고 내 성장과 활약이 주가 되어야 한다는 마인드가 그 바탕에 깔려있다. 

후자는 이기심을 가장하여 이타적인 결과(팀 전체의 승리)를 가져오는 것이 목표이고 
때문에 가장 이기적인 행위가 가장 이타적인 행위가 되는 것이다. 
이런 궁극적인 이기심의 발로는 주로 탑, 원딜, 정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생각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은 전개가 된다.  

'그래 너 선픽이라 좀 불편하겠네. 근데 너 정도는 내가 통나무 들 수 있어. 내가 후픽해서 이겨줄께'

문제는 솔랭 구조에서는 이런 이기심의 형태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쉽지않다는 것이다. 
또 이기적인 밴픽에서 그치지 않고 이기적인 플레이로까지 돌출되는 경우가 많다. 
안그래도 싸울거리 천지인 정신병 게임 롤에서 지나치게 이기심을 추구하는 행위를 하다보면
한놈쯤 꼴받아서 들이받고 투닥대다 꽁패하기 마련인데 
마인드셋이 이기적인 놈들이 보통 말투도 싸가지가 없어서 구조적으로 시비가 잦을 수 밖에 없다.

사실 어떤 유저가 본질적으로 이기심의 극에서 이타를 추구하는 사람인지 
아니면 그냥 꼴픽유저인지 구분할 방법은 게임 승패 결과창에서밖에 확인할 길이 없다.  



 3. 우선순위
사실 이 애기가 하고싶어서 앞에서 주절주절 계속 떠들어댔다. 

픽밴 드래프트는 
블루팀이 선픽을 가져가고 1-2-2
레드팀이 후픽을 가져가고 2-2-1 
여기서 포지션에 따라서 우선순위가 적용된다. 

보통 바텀과 정글이 123픽을 하고 45픽으로 탑미드가 나오는게 일반적인 구조이다.
하지만 왜 이런 형태로 결정되었을지에 대해 한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1) 원딜
바텀은 2:2게임이라 원딜간의 우열보다 서포터와의 시너지와 상성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라인이다. 
또 원딜 포지션의 특성상 메이킹보다는 아군이 만든 판에 편승하는 상황이 대다수이다.
(유미, 밀리오같은 극단적인 원딜캐리지향 픽이 아니라는 가정하에)

때문에 원딜 상성보다는 픽의 밸류를 우선하는 경향이 있고 
이에 맞춰 그때그때 꺼낼만한 픽이 정해져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밸류가 높은 픽의 선점이라는 측면과 맞물려 1,2픽에서 뽑히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원딜 입장에서의 취약점은 서포터에 대한 히스토리가 없다는 것 정도 
이 도구가 라인꼬여서 꼴픽하는건지 혜지라 유틸밖에 못하는건지 고려할 도리가 전혀 없다. 
솔랭인 이상 어쩔 수 없이 받아들일 수 밖에. 


2) 서포터
흔히 바텀 라인전은 서포터가 7할이다 같은 말을 자주 보고 겪게 된다.
유틸, 탱킹, 메이킹, 시야 등 게임에서 변수를 창출하는 많은 부분을 담당하는 포지션이기에 더욱 그렇다.
다만 그 중요성과는 별개로 보조적 역할이라는 직군 특성상 재미가 많이 반감하게 되기에
소위 '전문점', 서포터 주 포지션 유저 수가 적어 티어가 낮을수록 기대치가 떨어진다.

또 여전히 솔라인에 비해서는 밸류가 다소 밀리는 감이 있고 탑보다는 바텀이 아무래도
정글 케어도 더 많이 받기 때문에 2,3픽 정도에서 뽑히는 것이 일반적이다. 


3) 정글
정글은 인베 또는 카정 같은 상황이 아니면 직접적인 대면이 잘 없는 포지션이라 카운터의 의미가 덜하다. 
또 라이너의 부담을 줄여주는 것도 중요하기에 123픽에서 나오는 것이 보편타당하다.


4) 미드
미드가 밀리면 정글 발이 묶이고 이어지는 교전에서 손해볼 확률이 높다. 
라인이 짧고 위아래로 개입하고 개입당하기 좋은 포지션이라 라인 홀딩보다는 푸쉬 후 주도권행사로
이어지는 그림이 많아서 중요하긴 하지만 탑보다는 우선순위가 아무래도 밀리게 되었다.


5) 탑
탑은 케어가 쉽지않고 상성대로 가는 경우가 많아 픽의 의미를 잘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픽 서순 논란의 대부분은 여기 이 망나니들이 차지한다.
얘네만큼 픽 서순에 민감한 놈들이 따로 없다. 
사실 너 배제하고 하체게임 할거니까 후픽이라도 해라. 덜 터져라 정도의 의미
때문에 선픽카드가 명확하고 후픽 응징도 잘하는 탑이 점수를 잘 올리는 좋은 탑이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부등식이 성립한다. 

원딜 > 정글,서폿 > 미드 > 탑

블루팀이면 원딜, 정글서폿, 미드탑 
레드팀이면 원딜+정글서폿, 미드+정글서폿, 탑 

정도가 국룰인 셈인데, 모두가 국룰을 지켰을 때 
블루팀은 탑 선픽이 확정되어 블루팀 탑이 좋은 선픽카드를 낼 수있는가가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