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몇 년 전부터 다음tv팟을 자주보는 '팟수'라 불리는 인터넷 방송 이용자 중 한 명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지금의 tv팟과는 사뭇 다르게 리그오브레전드 개인방송이 큰 인기를 끌었는데,
다음팟에는 당시 챌린저 1위였던 '도수'나, 여자 페이커라 불리는 '데빌령', 챌린저 워윅장인 '불꽃남자'
이외에도 수많은 고수들이 크기도 작은데다가 별풍선같은 후원시스템도 없는 개인방송 불모지에서
방송을 하고 있었다.
많은 챌린저 중에서도 최고는 아니지만 꽤 인기있는 방송이 있었는데, 그건 바로 '송무무'였다.
챌린저 미드라이너였는데, 송무무라는 닉네임은 항상 같이 스크림하는 친구들에게 무시당하고, 솔로큐에서도
남들이 인사를 씹는 등 아무무처럼 불쌍한 모습이 재밌다고 해서 원래 닉네임 송진리에 아무무가 합쳐진 것이다.

대충 이런식이다.
시청자들도 송무무가 못할때는 봐주는 것 없이 까면서도 징징대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 했었다.
그러다가 송무무의 방송이 차차 띄엄띄엄해지기 시작하고
어느날 진에어에서 신인선수 송용준을 영입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팰컨스와 스텔스로 나뉘어진 진에어에서 스텔스 주전 미드라이너로 롤챔스에 당당히 입성하게 된 송진리는
첫 시즌에선 팀의 부진과 함께 이렇다 할 활약을 못 보였지만, 두번째 시즌에서 제라스로 확실한 존재감을 보이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입증했고, 중국행 러브콜을 받으며 IG로 이적했다.
하지만 IG에는 이미 세계적인 미드라이너 루키가 주전으로 있던 상황이었고, 출장에 제약을 받던 송진리가
IG의 2부리그 형제팀인 YG로 이적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간간이 한국에 올때면 다음팟에 놀러 오던 송진리가 2부리거라는 놀림과 함께
다시 한번 송무무가 되어 재미를 줬었던게 기억난다.
KT 롤스터의 나그네 선수가 팀을 떠나게 되고, KT 주전 미드라이너가 누가 될 것인가가 꽤 화제였었는데,
(누가 올 것이다, 누가 왔으면 좋겠다 라는 둥, 여러 말들이 나왔었다.)
KT 팬들 입장에서는 다소 황당할 수 있는 2부리거 송용준을 영입했다는 소식이 들렸다.
내 입장에서는 당연히 대환영이지만, KT와 기존 리그 오브 레전드 팬들 입장에서는 의문인 상황,
롤챔스에 있던 시절 가능성은 보였지만, 우승권 팀에 어울리는 미드라이너인지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처지였다.
하지만 그런 우려에도 스프링부터 꽤 단단하고 안정적인 픽으로 팀에 많은 승리를 가져다 주었고,
독특한 정신세계와, 재밌는 인터뷰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섬머시즌부터는 정말 본인만의 특별한 챔피언 풀로 미드라인에서 변수를 만들어내며 팀을 정규리그 3위에 올린데다가,
플레이오프에서 죽일수 없는 미드라인의 악마왕 페이커가 있는 SKT를 꺾고 팀을 결승에 올리는데 큰 공헌을 한다.
2014년 데뷔해서 중국이적으로 조금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처음에 다음팟 PD시절부터 성장해가는 Fly의 모습을 보는게 나의 즐거움이다.

비록 오늘 결승이라는 큰 무대에서 패배하고, 또 눈물도 흘렸지만, 송진리에게는 아직 롤드컵 선발전도, 롤드컵도,
다음 시즌도 기회가 있기 때문에, 성장세를 볼때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는 선수인것 같다.
오늘 결승전에서도 거의 실수 없이 아주 잘했고, 39도 고열에 링거 까지 맞아가면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내게 오랜만에 스포츠에서 감동을 느끼게 해줬다. 울음 그치고 당당하게 다음에 더 잘하겠다고 말했으면 좋겠다.
3줄요약
1. 본인은 송진리 방송할때부터 송진리 팬임
2. 송진리 한국와서 점점 잘해짐
3. 비록 오늘 졌지만 울지말고 다시 당당하게 더 잘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