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붕은 Lv.14 영지에 살았다.

곧장 워프포탈에 닿으면 주방장 옆 앙상한 나무 오브젝트가 서 있고

길을 향해 대충 열려있는 저택문이 하나 있었는데 저택 내부는 트로피하나없이 휑하였다.
그러나 로붕은 트리시온에서 DPS깎기만 좋아하고 그의 부캐 바드가 솔플레이드를 뛰어 간신히 펫효과만 유지를 했다.

하루는 부캐 바드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엔드컨텐츠을 뛰지 않으니 그따위 딜깎이 다 무엇입니까?"


로붕은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엔드컨텐츠를 뛸 준비가 되지 않았소"

"그럼 벌목노가다라도 못하시나요?"

"벌목1레벨에 영웅 도구인데 무엇을 하겠소"


"그럼 보석변환팔이는 못하시나요?"
"보석변환 담보 보석이 없는 걸 어떻게 하겠소?"


부캐바드는 옆에있던 +14강(상급재련10) 하프를 집어들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트리시온에서 루메루스만 패더니 기껏 '어떻게 하겠소.'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벌목도 못한다 보석변환팔이라도 못한다면 보석허위매물 버스사기라도 못하시오?"


로붕은 치고있던 루메루스를 소환취소하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이론상 고점DPS 100%를 깎으려던게, 이제 93%인걸..."
하고 트리시온밖으로 나가버렸다.


로붕은 서버에 서로 알 만한 유저가 없었다.

바로 지역채널로 들어가서 데런과 요즈의 농빵 갈드컵을 열고있는 사람들을 붙들고 물었다.
"누가 서버에서 제일 부자요?"


너튜브방송을 하는 스트리머를 알려주는 이가 있어서 로붕은 곧 스머의 방송 챗창을 찾아갔다. 

로붕은 스트리머에게 500원펀치를 하나를 날리고 말했다.


"내가 가난해서 무얼 좀 해보려하니 5000만골드만 꾸어주시기 바랍니다"
스트리머는 "그러시오."하고 당장에 5000만골드를 내어주었다. 

로붕은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방송에서 나가버렸다.


스머의 방송을 지켜보던 청자들과 지인들이 로붕을 보니 쌀숭이였다.

목걸이에는 적추피도 달려있지 않았고 귀걸이에는 공/무공도 없었으며 

반지는 치명옵은 커녕 파품도 아닌데다 아바타는 무료로 뿌린 토바타였다.


로붕이 나가자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 쌀숭이를 아시오?"
"모른다"
"아니, 이제 하루아침에 평생 누군지도 알지 못하는 쌀숭이에게 5000만골드를 그냥 내던져버리고 전번도 안 물어보다니, 대체 무슨 영문이오?"


스트리머가 대답했다
"이건 너희들이 알 바가 아니다. 대체로 남에게 무엇을 빌리러 오는 사람은 으레 자기 뜻을 대단히 선전하고
신용을 자랑하면서도 비굴한 빛이 얼굴에 나타나고 말을 허술하게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저 유저는 행색은 허술하지만 말이 간단하고 눈을 오만하게 뜨며,
얼굴에 부끄러운 기색이 없는 것으로 보아서 아이템이 없어도 스스로 만족하며 즐길수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이 해보겠다는 일이 작은 일이 아닐것인데 나 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주지 않으면 모르되 이왕 5000만골을 주는 바에 전번따위 알아서 무엇하겠느냐?"

 

로붕은 5000만골을 입수하자 다시 자기 집에 들르지도 않고 바로 경매장으로 들어갔다.
경매장은 서버 내 되팔이, 쌀숭이, 작업장 등이 마주치는 곳이요, 아이템 흐름의 길목이기 때문이다.


거기서 로붕은 아비도스 융화재료를 모조리 곱절의 값으로 사들였다.
로붕이 재료를 몽땅 쓸었기 때문에 온 서버에 캐릭터들이 템렙업을 못하게 되었다.
얼마 안가서 로붕에게 배값으로 재료를 팔았던 사람들이 도리어 열 배의 값을 주고 사가게 되었다. 

로붕은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5000만골드로 전서버 재료값을 좌우했으니 라방이후 유저수를 알 만 하구나"
그는 다시 경매장으로 들어가 상 상하 옵션이 붙은 악세를 사들이면서 말했다.
"얼마 지나면 상위 레이드를 취업을 하지 못하리라."
과연 로붕이 말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상하 악세값이 열 배로 뛰어올랐다.

-중략-


로붕은 대륙 곳곳을 돌아다니며 가난하여 세팅을 못해 파티를 못하는 모코코들을 구제했다.
그러고도 10억 골드가 남았다.
"이것은 스트리머에게 갚을 것이다."

로붕이 스트리머에게 가서 물었다.
"나를 알아보시겠소?"
스트리머는 놀라면서 말했다
"그대의 스펙이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으니 혹시 5000만골드를 실패보지 않았소?"


로붕이 웃으며 말했다.
"골드에 의해서 스펙빨을 받으며 잔혈딸 이나 치는 것은 당신들 일이오. 5000만골이 어찌 딜누수없이 딜을하게 하겠소?"
그러고서 10억골드를 스트리머에게 내놓았다.


"내가 하루아침의 잔소리를 견디지 못하고 DPS깎기를 중도에 폐하고 말았으니 당신에게 5000만골드를 빌렸던 것이 부끄럽소"
스트리는 깜짝놀라 카던을 종료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십분의 일만 이자로 쳐서 받겠다고 하였다.
그러자 로붕은 역정을 잔뜩 내며
"당신은 나를 쌀숭이로 보는가?"
하고는 소매를 뿌리치고 가버렸다.


스트리머는 가만히 그의 영지방문을 눌렀다.
로붕이 워프포탈을 지나 허름한 저택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마침 메이드복을 입은 니나브NPC가 침대에 누워있는것을 보고 스트리머가 말을 걸었다.
"저 허름한 저택은 누구의 집이오?"

"로붕이 입지요 부캐에게 경매장크리나 뜯어먹는 형편에 수련장만 좋아하더니 
하루 아침에 집을나가 5주가 지나도록 돌아오지않다 조금전에 갑자기 돌아와 다시 루메나 패나봅니다."

스트리머는 비로소 그의 닉이 로붕이라는것을 알고 탄식하고 돌아갔다.


이튿날, 스트리머는 받은 돈을 가지고 그 영지를 찾아가서 돌려 주려고 했으나, 로붕은 받지 않고 거절하였다.

"내가 부자가 되고 싶었다면 10억골드를 버리고 5억골드를 받겠소?

이제부터는 당신의 도움으로 살아가겠소. 당신은 가끔 나를 와서 보고 펫효과나 떨어지지않게 하고 배템값이나 도와주시오

로생을 그러면 족하지요. 왜 골드 때문에 정신을 괴롭힐 것이오?"

스트리머는 로붕을 여러 가지로 권유하였으나, 끝끝내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스트리머는 그 때부터 로붕의 집에 펫효과나 배템이 떨어질 때쯤 되면 몸 소찾아가 도와 주었다.

로붕은 그것을 흔연히 받아들였으나, 혹 많이 가지고 가면 좋지 않은 기색으로

"나에게 재앙을 갖다 맡기면 어찌하오?"

하였고, 혹 새 캐릭 연구글을 가지고 찾아가면 아주 반가워하며 밤새도록 실험을 하였다.


어느날 스트리머가 물었다.

"처음에 내가 선뜻 5000만골드를 뀌어 줄 줄 알고 찾아와 청하였습니까?"

로붕은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당신만이 내게 꼭 빌려 줄 수 있었던 것은 아니고, 능히 5000만 골드를 지닌 사람치고는 누구나 다 주었을 것이오. 

내 스스로 나의 재주가 족히 50억 골드를 모을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운명은 하늘에 매인 것이니,

 낸들 그것을 어찌 알겠소? 그러므로 능히 나의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은 복이 있는 사람이라, 

반드시 더욱 더 큰 부자가 되게 하는 것은 하늘이 시키는 일일 텐데 어찌 주지 않았겠소? 

이미 5000만 골드를 빌린 다음에는 그의 복력에 의지해서 일을 한 까닭으로,

하는 일마다 곧 성공했던 것이고, 만약 내가 사사로이 했었다면 성패는 알 수 없었겠지요."


스트리머가 이번에는 딴 이야기를 꺼냈다.

"방금 스마게가 라방에서 패치방향을 내놓으며 그간 막장이었던 게임구조를 손보자고 하니, 

지금이야말로 지혜로운 유저가 키보드를 꺼내들어 도움을 줄 때가 아니겠소? 

선생의 그 재주로 어찌 괴롭게 파묻혀 지내려 하십니까?"


"어허, 자고로 묻혀 지낸 사람이 한둘이었겠소? 우선, 수많은 인벤 유저들이 쓴 스마게 까는글들이 

매일같이 30추에 오르고 있지만 파묻히는건 예사요 

밸패나 게임방향성 또한 뜻있는 유저들이 글을 올리고 영상을 만들지만 결과는 보시는 대로지요. 

나는 장사를 잘 하는 사람이라, 내가 번 골드가 인플레로 족히 로아를 뒤엎을 만하였으되 모코코에게 뿌리고 돌아온 것은 

강화나 엘릭서/초월 외엔 도대체 쓸 곳이 없기 때문이었지요."


스트리머는 한숨만 내쉬고 돌아갔다.



스트리머는 본래 스마게의 디렉터 재학과 잘 아는 사이었다.
재학이 당시 패치를 담당하고 있어서 스트리머에게 혹시 쓸만한 인재가 없는가를 물었다.
스트리머가 로붕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재학은 깜짝 놀라면서 물었다.


"기이하다. 그게 정말인가? 그의 이름은 무엇이라 하던가?"
"그 분과 상종해서 삼 년이 지나도록 인겜닉이 로붕이라는 것 밖에 모릅니다"
"그이는 이인이야. 자네와 같이 가보세."
밤에 재학은 직원들도 다 물리치고 스트리머만 데리고 로붕을 찾아갔다.

재학이 영지에 들어와도 로붕은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

재학은 몸둘 곳을 몰라하며 스마게에서 똑똑한 인재를 구하는 뜻을 설명하자, 로붕은 손을 저으며 막았다.
로붕은 말했다.
"밤은 짧은데 말이 길어서 듣기에 지루하다. 너는 지금 무슨 직책에 있느냐?"
"디렉터요"
"그렇다면 너는 스마게의 신임을 받는 놈이로군. 

내가 미터기를 개발하겠으니 네놈이 스마게 사장놈에게 말해서
데이터 암호화를 풀게 할 수 있겠느냐?"


재학은 고개를 숙이고 한참 생각하더니 말했다.
"어렵습니다. 제2의 계책을 듣고자 하옵니다."
"나는 원래 제2라는것은 모른다."
하고 로붕은 외면하다가 재학의 간청에 못이겨 말을 이었다.


"다계정 쌀숭이들이 서버에 몰려들어와 에포나와 생기 각종 버스 보호자로 골드를 불려 그 폐해가 심각하니,

너는 슈모익의 명의별 제한과 더불어 작업장 계정을 정지하고 모든 재산을 몰수하여 골드의 가치를 다시

평범한 유저들이 얻을 수 있게 하겠느냐?"


재학은 또 머리를 숙이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말했다
"어렵습니다."
"이것도 어렵다 저것도 어렵다하면 도대체 무슨 일을 하겠느냐? 가장 쉬운 일이 있는데 네가 능히 할 수 있겠느냐?"
"말씀을 듣고자 하옵니다."


"무릇, 천하 제일의 RPG 게임을 만드려면 먼저 유저들과 교감을 잃어서는 안 되고, 

유저들의 의견을 무시해서는 성공할 수 없는 법이다. 


진실로 로아가 온라인 게임으로 살아남으려 한다면, 

먼저 하고싶은말만 하려는 무소통 통보방송따위가 아닌 유저와 개발자간의 대화의 장을 열어 


유저는 자신의 의견이 외면된다는 불만과

개발자는 유저가 말도 안되는 것을 요구한다는 

서로간의 오해를 해소 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또한 전문 경제 전문가를 기용하여 이들에게 게임보상과 구조를 만드는데 돕게하면, 

로아는 안정적인 게임구조를 만들 수 있고 그로인해 게임사가 신뢰를 회복해 유저들이 다시 돌아올 것이오, 

보다 안정적이고 균형잡힌 게임으로 선발대 고기완자라는 오명을 벗을 수 있을 것이다."


재학은 힘없이 말했다.

"유저는 다만 욕하기 바쁘고 개발자는 빡빡한 일정과 인력 부족, 

박봉으로 고된 노동에 시달리고 있는데 누가 나서서 유저와 먼저 대화하려 하겠습니까? 

그리고 경제가 어려워 있던 기업들도 인원을 감축하는 마당에 전문가를 기용하는건 어렵습니다."


로붕은 크게 꾸짖어 말했다.


 "소위 개발사와 운영진이란 것들이 무엇이란 말이냐? 

말로만 글로벌 출시 동시 접속자 100만 이상이라 하여 뽐내다니, 이런 어리석을 데가 있느냐? 

달마다 각종 패키지만 꼬박꼬박 내놓으니 그것이야말로 유저를 봉으로 보는 것이고, 

골두껍이로 하여금 감가로 통수를 치고 큐브팔이로 보석을 뽑아내게 하니 악세감가와 더불어 

선발대 죽이기 아니면 무엇이란 말이더냐? 


신창섭은 유저의 신뢰회복을 위해 몸소 큐브를 삭제하였고,

어느 게임사대표는 개발예산이 부족할 때 자신의 집을 담보로 대출받는것도 서슴치 않았다. 


이제 대명(大明)을 위해 게임개발을 하겠다 하면서, 

그까짓 전문가의 임금 하나를 아끼고, 유저와의 대화가 힘들다 할쏘냐?


내가 세 가지를 들어 말하였는데, 너는 한 가지도 행하지 못한다면서 그래도 신임받는 디렉터라 하겠는가? 

신임받는 디렉터라는 게 참으로 이렇단 말이냐? 너 같은 자는 창팝 합성의 무서운맛을 봐야 할 것이다!!!!."


하고 영지에서 강퇴시키며 결투를 걸려했다. 재학은 놀라서 일어나 급히 접속을 종료했다.



이튿날, 다시 접속해 보았더니 로붕의 장비는 갈려있고

그뒤로 로붕이 접속한것을 본 이는 아무도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