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요약부터 하자면

1. 수직적 5렙제가 스토리 진도를 막고 유저들의 흥미를 떨어뜨리고 있다.

2. 한 지역을 둘로 나눠서 1년에 걸쳐 내놓는 방향성이 몰입성을 떨어뜨리고 있다.

3. 연출과 분량같은 기본적인 문제가 있다.

4. 운영진이 일해야 할 것을 유저끼리 타협하도록 만든다.

라고 볼 수 있습니다.
편의상 김창섭 기획실장, 강원기 디렉터의 발언은 '메이플' 이라고 묶어서 부르겠습니다.


1번부터 들어가자면, 결론적으로 현 메이플의 스토리 운영 방향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봅니다.
과거 스토리 관련 질의응답에서, 메이플 측은 "수직적으로, 빠르게 쌓아 올릴 예정이다." 라는 답변을 하였습니다.
데스티니 업데이트 당시에는 "레벨을 올려 스토리를 감상하는 것도 레벨 성장에 대한 피드백이라 생각한다." 는 답변을 하였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그런데, 까놓고 얘기해서 현 시점의 스토리는 5레벨 업의 피드백으로 치기엔 한없이 부족한 수준입니다.
후술하겠지만 분량도 적은 편에, 연출도 나쁘고, 스토리 자체가 엄청나게 좋은 편도 아닌데 이걸 어딜 봐서 5레벨업에 대한 피드백으로 써먹을 수 있을까요.

가면 갈수록 5레벨업에 대한 시간 소모가 높아지고, 그에 따른 가치는 커져 갑니다.
그런데 스토리는 늘 똑같습니다. 적은 분량, 나쁜 연출, 평범하거나 좋지 않은 수준의 스토리.

수십 수백시간을 때려박아서 신 지역에 도달하게 되고, 그러는 사이 소모되는 시간은 스토리에 대한 흥미본위를 크게 떨어뜨리는 데 일조합니다. 

덩달아 메이플 측은 이를 핑계로 스토리 진도를 느리게 나갈 수 있고, 결과적으로 업무량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악용하고 있습니다.

예시를 들어, 지금 신규 스토리 3지역분을 한 번에 낼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280,285,290... 누가 봐도 위 사진 때와 같이 입장 유저 수가 충분하지 않다면서 뻐팅기는 그림이 그려집니다.

결국 이러한 5렙제는 접근성을 크게 악화시키며 유저들의 스토리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는 핵심 요소가 되고, 운영진의 나태함의 한 원인이 됩니다.


(개소리)
메이플 측은 이 답변에 이어 꽤나 긴 답변을 내 놓았습니다.
요약하자면, "검마 때도 그랬다. 그 때 에스페라 갈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적었냐? 근데 문제 없었다."
라는 겁니다.

하지만 이는 스토리의 핵심 문제점을 교묘하게 빗나가는 발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에스페라는 당시 나인하트의 공식 대사로 "이제 정말 최종장"이라는 말이 나왔을 정도로 검은 마법사와의 조우 직전 마지막 스토리였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275레벨조차 그란디스 스토리의 '입문' 수준이며 사도는 전부 나오지도 않았고 플레이어는 이제 고작 한 명의 사도를 쓰러뜨렸을 뿐입니다.

300레벨이 되어서도 저런 발언을 하며 "메이플은 이게 맞다"고 하실 생각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5레벨 수직적 구조는 유저들의 스토리 흥미를 크게 떨어뜨리고 운영진의 나태함에 일조하고 있습니다.


한 챕터에 나올 이야기를 굳이 나눠서 전개하는 것 또한 치명적인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아르크스와 카로테, 오디움과 도원경은 본래 같은 이야기의 흐름이며, 같은 등장인물들과 함께 이야기를 진행시킵니다.

즉, 한 챕터에 묶일 이야기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메이플스토리는 이를 굳이 여름, 겨울에 나뉘어 내는 패치를 하면서 의도적으로 스토리 진행 속도를 크게 늦추고 있습니다.

상술하였듯이 이 또한 유저들의 몰입감 저해에 큰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여름에 나오는 스토리를 봐 봤자 한 챕터도 안 되는 전개인데, 겨울까지 반 년 가량을 기다리는 동안 스토리의 몰입은 깨지기 십상입니다.


'발전한' 메이플스토리의 연출
이게 발전한 연출입니다. 당연하지만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밀 법한 연출입니다.
스토리에서 연출이란, 플레이어에게 극적인 감정을 전달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소위 말하는 '뽕맛'이죠.

메이플스토리는 연출을 통해 오히려 몰입감을 깨게 하는 경우가 더 많았고, 이는 현재 진행형입니다.


나무위키의 메이플스토리 연출에 대한 평가
틀린 말이 하나라도 있을까요?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하고 있다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분량의 문제와 이에 따른 유저끼리의 타협을 강제하는 면모를 보여줍니다.
메이플스토리는 기본적으로 '스킵'에 상당히 보수적인 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때문에 필연적으로 '스토리를 좋아하는 유저층' 과 '스토리를 귀찮아하는 유저층'이 충돌하게 됩니다.

해결법은 간단합니다. 스킵은 기본권으로 내버려 두고 볼 사람만 보게 하는 것이죠.
그런데 메이플스토리는 해결법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일부러 내버려 두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래야 지금처럼 '적당히 짧은 분량을 내 놔도 쉴드를 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스토리를 탐탁치 않게 생각하시는 용사님들 또한 많기 때문에 노력은 하고 있으나 이 정도 분량이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2017년에 나왔던 여우 골짜기
이로부터 윗쪽 영감들에 관한 떡밥은 5년 넘게 풀리지 않다가 도원경에서 겨우 풀리게 됩니다.
'굉장한 수준의 엔딩' 으로 말이죠.

지나친 분량 압축이 스토리를 급전개로 느껴지게 하고, 정신없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도원경이 특히나 이런 점이 강했는데, 등장인물은 많고 할 얘기는 많은데 분량은 적게 압축해야 하니 급전개로 느끼는 유저들이 속출했습니다.

스킵은 스킵권대로 주고, 스토리는 정성스럽게 분량도 빵빵하고 연출도 좋게 해서 내면 어디가 덧날까요?
일을 더 많이 해야 하니까 덧나는 건가요?


스토리를 좋아하는 유저들이 많은 것을 바라는 걸까요?
어디까지나 '기본'적인 요소를 잘 지키며 최선의 스토리를 보여달라는 것이, 많은 것을 바라는 걸까요?
지금의 메이플에게 있어 '스토리'란 그저 우리가 rpg는 맞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종의 구색에 불과합니다.

그놈의 쓸데없는 정체성, 신념, 메이플스러움은 좀 버리고 스토리에도 신경을 더 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 스토리가 희대의 역작이냐?' 라고 할 때 '그렇다' 는 대답이 나오는 그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