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얼마 전에 베히모스 도전해보러 간다고 했던 몬헌 시작 한 달 정도된 유저입니다...
결과부터 말하자면, 일단 용기사 풀셋을 만들긴 했습니당...

겨우겨우 한 부위씩 부파하고, 때로는 부파도 못 하고 세 번 다 죽어서 실패하고...
은신 망토 쓰고 아이루한테 약탈 시키게 해서 다른 재료 모으고...
별의별 방법을 써서 아등바등 혼자서 만들긴 했는데...
뭔가 멘탈이 툭툭 결정에 떨어지는 낙석처럼 다 부서진 기분입니당...

고집 부리다 멘탈을 부숴먹은 결과물


수정 든 쿠루루야크에서 3수레 탔을 때 부터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
저 같은 고양이 손에겐 너무 이른, 혹은 허락되지 않을지 모르는 컨텐츠였던거 같습니당...
애초에 제노 지바 같은 친구 손도 못 때려서 허우적 거리는 수준이면서 무슨 자신감으로 도전했던걸까요
사실 유튜브 찾아보면서 참렬 라보랑 수면 폭등을 이용해서 얻는 방법은 알고 있었지만...
이 건방진 초보는 맘타로트 선생님 두어번 혼자 잡아봤다고 내심 자신감에 찼던걸까요?

솔플 해보고 싶으니 경험해본다는 헛된 생각+길드 카드에 태도로만 한동안 찍고 싶다는 이상한 고집이 어우러져서
분수에 맞지 않는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고... 창고에 쌓아뒀던 물약과 비약, 멘탈이 갈려나가기 시작했습미다
원하는 곳을 노려서 때릴 줄을 알아야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자꾸 이상한 곳에 휘적휘적하기만 하니 답답하네영
화면을 돌리면서 캐릭터 방향 가늠하는 것도 어렵고... 무기가 튕겨나왔으면 후속타를 안 때려야하는데
두 번, 세 번 튕기게 똑같은 곳을 치고 있고...
그리고 이런 실력으로 도전한 결과물은...

왼쪽 앞발 친다고 휘두른 칼이 몸통 맞고 튕겨서 경직-사망
메테오 피하겠다고 간파하려고 먼저 휘두른 칼이 몸통 맞고 튕겨서 경직-사망
기인베기로 칼 강화하려다가 타이밍 못 재서 컨트롤-컨트롤-컨트-사망
겨우 모은 게이지로 투구 쪼개겠다고 날아올랐는데 허공 베기-속터짐
지진 맞고 기어다니다가 메테오 맞고-사망
뒤 보고 뛰다가 앞에 있는 회오리에 들어가서-사망

그 외에도 다른 분들이 보셨으면 '저런 개노답 녀석 쯧쯧 내 파티가 아니라 다행이구나' 하며 혀를 차셨을,
눈뜨고 못 볼 창의적인 사망과 고양이 손 인증을 수십트 동안 하게되니...
처음엔 화가 나다가, 허탈해지고, 슬퍼도지고 그냥 내가 그렇지 뭐... 하는 생각도 들고
막 속마음이 난리가 나더라구여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걸 잘 할 때 행복하다던데
좋아는 하는데 잘 하지를 못하니 이리도 씁쓸하네영

다른 분들 간파베기는 칼같이 피하고 방향 조절해서 게이지 까지 쌓으시는데
제 간파베기는 타이밍 놓쳐서 띵 소리도 못 듣던가,
들어도 허공에 후속 칼질을 하고 있는걸 보면 스스로가 너무 한심하네영
베히모스한테 처음 가서 왼쪽 앞발 때리려는데 칼질 네 번 하는 동안 다 빗나가서
베히모스가 먼저 인식해서 포효 당했을 때 기분은...

잘 하고 싶은데 재능이 없다보니 시간만 부어서 너무 더디게 느는 것 같습니다.
사실 느는지도 잘 모르겠어요... 퇴보하는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거의 밤 새가면서 꾸역꾸역 만들긴 했는데...
뭔가 성취감보다 자괴감이랑 시무룩한 기분만 드네영
어차피 장식주도 거의 없어서 제대로 쓰지도 못할 고급 장비 욕심내다가
제 답 없는 수준만 깨닫게 된 밤이었던거 같습니다.

슬프네염
아침부터 칭얼대는 글을 올리게 되어서 죄송해염.
태도 잘 하고 싶네영...

밤 샌 여파로 감기 기운이 도질거 같아서, 글 올리고 좀 쉬었다 나가봐야겠네영...
모두들 좋은 하루 되셔요.

P.S 이걸 만들다 만들다 멘탈이 나가서, 구조 신호퀘에 참여해서 몇 판 돌아봤습니다.
사실 모르는 분 구조 신호에 들어가서 공방 게임 하는건 처음이었습니다.
이걸 내가 들어가도 되나, 민폐가 아닌가 하면서 고민하다가
혼자서 또 베히모스를 다시 돌려니 도저히 못 버틸거 같아서
한참을 망설이면서 고르다가 임무퀘 위주로 파티에 서너번 정도 들어갔어요.

그리고 위의 글에도 써놨지만 그리 실력이 좋진 않아서
부서진 멘탈이랑 민폐끼치면 안 된다는 긴장감 때문에
입술 꾹 깨물고 몇 판 했는데, 그냥저냥 죽지는 않았는데 허공에 칼질도 하고...
쉬운 것도 못 피해서 데굴데굴 구르기도 하고... 혼자 모니터 앞에서 시무룩해있는데
저는 별로 도움도 안 되었던거 같은데 마지막엔 서로 고생했다고 말해주시고 나가시더라구염...
인사치레였겠지만, 죄송하고 감사했습미당 TwT
다음엔 좀 더 잘 해서 도움이 되고 싶네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