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장황한 게임이었다. 
스팀 기준으로, 49.6시간을 플레이했다. 

이렇게 오랫동안 플레이 한 게임은 글룸헤이븐 이후로는 처음인 것 같다. 

디센트에 대한 리뷰가 풍부하지 않은 점도 있고 하니, 간략히 소회를 밝혀보고자 한다.

1. 플레이 스타일 & 메커니즘
디센트는 캐릭터 성장향 RPG, 앱 기반, 주사위 굴림 게임이다. 
6명의 캐릭터가 존재하며, 각 전투마다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해 성장 & 전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전체적인 시나리오 진행과 룰링은 앱이 담당하기 때문에, 그렇게까지 룰 숙지가 복잡한 게임은 아니다. 

보드게임에서 채택되는 경우가 적긴 하지만, 미니어처 기반으로 시야와 높낮이를 구현하여 좀 더 현실감 느껴지는 전투가 가능하다. 

매 전투에 들어갈 때마다 장비와 기술카드를 세팅할 수 있기 때문에, 성장에 따라 내가 원하는 플레이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지만 그 선택 후 다른 변수는 많지 않다. 

기본적인 전투와 테스트는 3가지 종류의 주사위로 진행되며, 캐릭터마다 사용 가능한 주사위의 종류와 개수가 정해져있기 때문에 기대값이 다양하지 않고, 약간의 전략적인 선택을 제외하면 상당히 선형적인 플레이가 진행된다. 

2. 게임 시 고려해야 할 사항
대부분의 전투 방식의 게임은 딜찍누로 접근해야하기 때문에, 딜에 영향을 미치는 장비 업그레이드가 상당히 중요하다. 
그리고 딜찍누를 내가 당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방어구 확보다 상당히 중요하다. 
하지만 이 장비/방어구가 상점을 포함해 랜덤으로 등장하기 때문에 초반부터 낮은 포텐의 장비라도 억지로 확보해두지 않으면 정작 필요한 장비가 등장할 확률이 좋아지기 쉽지 않다. 

장비의 효과가 얼마나 개선되느냐에 따라 게임의 난이도가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에,
매우 신경써야 하는 부분이다. 

3. 장점
높낮이를 구현한 것과 앱기반 게임 중 시스템이 가장 고도화되었다는 점은 눈여겨볼만하다. 
앱에서 선택을 잘못해도 대부분은 뒤로가기로 적용을 취소할 수도 있고(모두 적용되진 않는다), 
6명의 캐릭터를 게임 내내 들고가기 때문에 모든 캐릭터를 다양하게 성장시킬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 볼 수 있다. 

4. 단점
일단 시나리오 진행 템포가 너무 느리다. 
배경서사에 해당하는 내용이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한 내용일 수도 있지만,
상당히 많은 시간 플레이를 해야하는데, 좀 더 깊이감있는 시나리오로 몰입을 시키기보다는, 수시로 세계관을 억지로 밀어넣으며 시간을 소모시키는 방식으로 몰입을 시키려고 노력한다. 
6명의 캐릭터를 전부 들고가기 때문에 전체 게임의 리플성은 낮아진다. 
반지의 제왕: 가운데 땅의 여정의 경우 내가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아예 다른 캐릭터를 선택해 리플레이가 가능하지만, 디센트는 그렇지 않다. 
또한 성장 방향 역시 매우 제한적이다. 
장비는 랜덤이니, 결국 내 의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기술조합 뿐인데, 기술조합 세트가 다양하지 않으며 반지의 전쟁과 달리 고정값으로 주어져있다는 점은 다소 아쉽다. 

5. 이후 행보
해외에선 2막 출시에 대한 준비가 한참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선 1막 재고처리가 아직 안 끝났기 때문인지, 감감 무소식이다. 
그냥 모른다고 하겠지.

1막을 클리어하는데 약 4개월이 걸렸는데, 2막이 나온다면 해보고 싶은 생각은 있다. 
어떤 방식으로 리플성을 확대할지 궁금은 하다. 
반지의 제왕 영화 1부가 너무 졸렸지만, 2부부터는 몰입감이 높아졌던 것처럼
디센트도 그럴 수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