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울? 내 돈 주고 스트레스만 받을까 봐 미루다가 안 해봤다. 
  던파? 어릴 때 친구, 사촌들이 하니까 같이 해봤을 뿐, 진득하게 해 본 적 없다.

 이런 사람이 무슨 리뷰? 싶을 수 있지만 단지 두 게임만 즐겨 본 적이 없을 뿐 나름 헤비 게이머라고 자부하고 있다.
 특히 넥슨의 게임에는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국내 게임 개발사 중 글로벌의 문을 열기 위해 가장 많은 시도를 하고 어필하는 회사는 넥슨 뿐이라고 생각해서다. 민트로켓의 데이브 더 다이버와 같은 캐주얼한 게임부터 빈딕투스, 퍼스트 버서커 카잔 같은 소울류, 루트슈터(퍼스트 디센던트)나 타르코프 류(낙원) 등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스팀의 문을 두드리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프로젝트 바베큐 시절만 해도 본 게임에 큰 관심이 있지는 않았다. 언급했듯이, 던파를 즐긴 편은 아니었고, 중국에서 던파가 잘 된다니까 IP활용 한 번 하나보다 정도로 생각했다. 오히려 어린시절 마영전을 헤비하게 즐긴 유저로서 빈딕투스 체험판이 열렸을 때 기대감이 더 컸다. 

 부조리가 없다.
소울류를 접해 본 적은 없지만, 수많은 게임을 즐겨 본 바로서 개인적인 생각은, '쓸데없이' 매울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유저들은 수많은 트라이 끝에 벽처럼 느껴지던 보스를 쓰러뜨리고 적절한 보상을 받으며 성취감을 얻고자 하는 것이지 '모르면 죽어' 식으로 절벽에서 밀어 버리는 걸 즐기는 변태가 아니다. 
 
 이 이야기를 하기 위해 위에서 빈딕투스를 언급했다. 빈딕투스의 경우 놀의 중간 보스? 격 되는 활잡이 샤프투스와 싸우게 된다. 가드 불가 공격 등을 알려주는 장치로 게임에 익숙해질 시간을 주는 포지션인데, 이제 시작하는 유저입장에서 적잖은 피해를 입게 된다. 그런데 어떻게든 샤프투스를 쓰러뜨리고 세이브 지점을 찾는 유저의 앞을 무수한 잡몹들이 막아선다. 회복이 제한적인 게임에서 보스전을 치르고 회복이 불가능한 유저는 당황할 수 밖에 없고 놀 아처는 신들린 명중률로 보이지 않는 시야에서 화살을 날려대며 유저를 샤프투스에게 돌려보낸다.

 반면 카잔은 여러 장치들로 유저들의 고통을 완화해 주고 있는데, 제일 칭찬하고 싶은 점은 잘 짜여진 맵이다. 한번 구역을 통과하면 다리를 놓아 지나온 세이브 지점과의 연결점을 만들어 주거나, 보스방 바로 앞에 세이브를 배치해 온전히 보스와의 전투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다. '이지 투 트라이 하드 투 클리어' 라고 할 수 있겠다.

 다음으로 칭찬하고 싶은 점은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줄여주려 한 모습이 보인다. 카잔에서는 보스나 강력한 몹을 잡으면 확실한 보상을 준다. 이게 반복되면 나중에는 '뭘 주려고 이런 보스를 깔아놨나'하는 역발상까지 도달하게 되는 좋은 장치다. 하지만 체력이 없는 상황에서 길을 찾다 갑자기 강력한 몹을 만난다면 달갑지 않을 것이다. 카잔은 위험 공간에 입장하기 전 포효를 들려 준다거나 당황한 빈사의 NPC를 등장시키는 것으로 사전에 충분한 경고를 해주며 진입장벽을 낮추려 했다. 


 맛있게 매울것
 보스전의 경우 데모 기준 두 마리의 보스를 경험 할 수 있었다. 강력한 공격은 딱 봐도 크고 힘이 실린 모션, 충분한 선딜 등으로 직관적으로 다가왔고, 보스의 디자인에 어울리는 공격 패턴으로 몰입감을 더했다.
 행여 처음보는 패턴에 나자빠져도 코앞이 세이브 지점이고 트라이 하는 것 만으로도 소량의 라크리마를 받을 수 있어 조금이나마 성장해서 트라이 해 볼 수도 있었다.
 보스가 둘 뿐이라 레벨 디자인을 이야기하기에는 조심스럽지만, 소위 '억까'라고 할 만한 패턴도 없고, 개인적으로는 괜찮았다는 생각이다.

호쾌한 액션 경험
 데모 기준 도부, 대검, 창의 3가지 무기를 사용 할 수 있었는데, 스토리를 진행하며 하나씩 자연스레 쥐어주고 각기 다른 플레이 스타일과 스킬을 지녀 액션 쾌감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었다. 짧은 플레이였지만, 2번째 보스전에서 모든 공격을 패링 후 반격하고 그로기에 빠진 적을 정면에서 처형하여 체력과 기력을 회복하는 경험은 확실한 리턴과 짜릿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스킬트리를 언제든 초기화 할 수 있고 여러 무기로 여러 번 트라이할 수 있게 배려한 제작진 덕에 온전히 전투만을 즐길 수 있었다.

데모를 마친 후 게임 좀 한다는 지인들에게 꼭 해보라고 연락을 돌렸다. 카잔은 유저가 불쾌한 경험 없이 온전히 탐험과 액션에만 집중하고 보상과 성취를 즐길 수 있게 잘 차려진 밥상이다. 작년 5월, 사전 테스터 인원을 모집할 때 당첨 됐었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소울, 던파를 모르기에 순전히 '신작게임A'로 본 카잔은 25년을 여는 넥슨의 기대작으로 인정하기에 충분한 좋은 게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