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람기』 제1권✦

출처 불명의 소설 원고. 소설에는 어느 유람객이 신기루를 탐험하며 겪은 각종 기이한 일들이 상당히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었습니다.

저자는... 산고양이 등불이라고 하네요.

✦제99화

그가 마지막 향을 끄자 염불이 멈췄다. 법당의 인영은 삽시간에 종잇재로 흩어지고, 황폐한 사당과 거짓 신의 진흙상만 남았다.

“네게 절하지 않길 잘했군. 앞으로도 절할 이는 없을 테니.”

문을 나서자, 눈발 섞인 찬바람이 들이쳐 마지막 불씨마저 꺼뜨렸다.




✦제101화

짙은 안개가 하늘을 가리고 사방은 고요했다. 남들 눈에는 안개뿐이었으나, 그의 눈에는 무수한 귀영이 들끓고 있었다.

산고양이 요괴가 나타나 울부짖었다.

“목숨을 함부로 굴리지 마라, 애송이.”

“생문은 사지 너머에 있다. 허상 따위, 뚫고 가면 그만일 뿐.”




✦제102화

창가에 앉은 그에게 말소리가 들려왔다.

“여러분, 산속의 버려진 사당을 아십니까? 그곳에서 향을 피우면 평생 바라던 것을 볼 수 있다지요. 다만 들어간 자는 아무도 돌아오지 못했다는데…”

듣는 둥 마는 둥하던 그는 발소리에 고개를 들었다.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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