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만나는 사람들에게 인생에 있어 "술"과 "게임"이 최고라고 주장해오던 김모씨.


그 날 저녁도 친구들과 밤새 술을 마시다 인사불성 상태로 귀가하게 되었습니다. 2층 자취방을 올라가다가 계단에서 크게 넘어지는 불의의 사고도 당했지만 그런 것쯤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월르르르르르드 오브 워르르르크르르르래프트트트트트! 음카카카카". 무릎을 대리석에 그대로 받혀 그 타격이 꽤 컸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이상한 구호를 외치는 그는 이미 인간의 영역을 넘어선 듯 했습니다.


방에 들어서자 마자 컴퓨터 전원을 켠 후, 있던 옷을 하나씩 훌러덩 벗어버립니다. 조그만 냉장고에서 생수 한통을 벌컥벌컥 들이킨 후에야 정신을 조금 차리고 컴퓨터 앞에 앉는 그. 사실 오늘은 그에게 있어 매우 중요한 날입니다.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지금까지의 힘들었던 천민 생활을 완전히 청산하고 앞으로 다가올 확장팩에서는 새로운 캐릭터로 귀족다운 귀족 생활을 맘껏 영위해 보기로 결심했었던 것이죠.


"빰바라빰바라 빰바라바밤~♪" WoW 클라이언트의 사운드가 조그만 자취방에 매우 크게 울러퍼집니다. 옆 방에서 주인 할머니의 비명이 들리는 것도 같았지만 그에게는 그의 결심을 축복하는 엘프들의 찬가로 들릴 뿐입니다. 비번이 계속 틀려 몇번을 입력해야 했던 것을 제외하면 로그인까지는 무난했습니다.


캐릭터는 "드레나이 여", 직업은 "(복원) 주술사". 김씨는 자신이 이미 결정했던 사항들을 그대로 실행에 옮깁니다. 벌써부터 그는 이 캐릭터가 만레벨이 됐을 때를 상상해봅니다. "복원! 주술사님! 제발 저희 파티에 와서 그 고귀한 연쇄치유를 마음껏 난사해주시지 않으시렵니까? 그럼 저희는 무한한 쾌락에 두 무릎을 꿇고 복원! 주술사님!을 경배할 것입니다." 그의 입가에는 그윽한 미소가 번집니다. 그의 전 캐릭터는 인간 남캐 대머리 도적이었죠. 은행에 뚜꺼운 황천매듭 붕대만 수백개가 가득 들어차 있던. 암담한 기억이 온 머리를 퍼져가기 전에 그는 70레벨 도적을 무참하게 삭제해버립니다.


과거는 과거고 이제는 캐릭터 외형을 결정할 순간입니다. 술김이라 모니터에서 뿜어져 나오는 화면이 도수가 어긋난 안경을 쓴 것처럼 희미한 형태로 보이지만, 그는 이미 모든 것을 결정해 뒀기 때문에 자신있게 헤어스타일, 얼굴 등을 선택해 캐릭터를 생성했고, 시작 인트로의 굵직한 남자 성우 목소리가 끝나자 마자 마우스를 꼭 쥐고 마지막 온 힘을 다 이끌어내 20레벨을 달성하는 저력을 보입니다. 그리고 그는 책상에서 그대로 쓰러집니다.


다음날 아침... 이 아니라 늦은 오후겠죠? 이상하게 쑤셔오는 무릎을 움켜쥐며 잠이 깬 그는 그간 밤에 벌어졌던 일을 떠올려 봅니다. 세세하게 모두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찬란한 마스터플랜의 시작을 실행했다는 것에 가슴이 뿌듯합니다. 그깟 만레벨 도적 캐릭터 지워져도 그만이라고 자신을 추스립니다.


숙취 후의 타오르는 갈증에 미칠 듯 했지만, 일단 참기로 하고 WoW를 접속해 뉴 밀레니움을 화려하게 장식할 복원! 주술사!의 자태를 다시 한번 감상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캐릭터가 접속화면에 뜨는 그 순간.. 20레벨 주술사 캐릭터가 희미하게 보이는 바로 순간.. 그는 외칩니다. "어라. 이건 뭐지? 왠 오크 여캐가? 어?" 그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커다란 충격에 그 자리에 그만 주저 앉고 맙니다.



[ ▲ 알콜의 힘은 다들 무섭다고 합니다만... ]





■ 미용실이란 무엇인가?


제가 옛 기억(?)을 살려 허접스러운 스토리를 구성해 보았습니다만, 와우인벤 가족들 중에서도 나중에 지나고 보니 캐릭터 외모에 대한 불만이 생긴다거나 몇 년간 똑같은 모습에 질려 새로운 외형을 추구해 보고 싶은 분들이 꽤 많으셨을 겁니다. 사실, 그래서 와우인벤 혹은 공식홈페이지 포럼에 이에 대한 건의사항도 많이 주셨었고요. 사실 첫 캐릭터는 캐릭터 이름 선점이라는 속도 경쟁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막 만든 경우도 많았죠. 키우다 보니 만레벨이라 정이 들어 어쩔 수도 없고요. 저도 그랬었습니다.


드디어, 3.0.2 패치를 통해 이와 같은 유저들의 바람들이 조금이나마 해소되게 되었습니다. 네, 맞습니다. 오래 기다리셨던 '미용실'이 구현됩니다.


일단, 어딘지 알아야 찾아가니 위치부터 알아보죠. 미용실은 기본적으로 각 대도시에 하나씩 구현됩니다. 대도시를 지나다 보면 공간은 있지만 아무것도 없었던 장소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 중에 하나가 미용실로 탈바꿈하는 거죠. 확장팩 리치왕에서 새롭게 등장한 공중 대도시 '달라란'에도 미용실이 있지만, 3.0.2 패치에서는 만나기 불가능하니 일단 논외로 하겠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것이 있는데, 현재 테스트서버 모든 대도시에 미용실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얼라이언스의 경우, 아이온포지와 스톰윈드에는 미용실이 있지만 다르나서스와 엑소다르에는 아직 없더군요. 현재 테스트 버전에서 구현이 안된건지, 원래 없는 건지는 확인이 안되지만 각 대도시 경비병에게 물어보면 친절하게 미용실 위치를 알려주니 큰 불편은 없을 듯 합니다.



[ ▲ 미용실 입구는 이런 형태로 생겼습니다. 실제 동네에서 많이 본 듯한 거기랑 매우 흡사합니다. ]




자, 이제 미용실 내부로 들어가보죠. 미용실을 책임지고 있는 대부분의 NPC는 고블린입니다. 기계공학 등 잡기에 능한 실력이 "빠션" 분야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는 순간이죠. 미용실 내부도 꽤 신경쓴 흔적이 보입니다. 위층에서는 모 영화(스위니토X,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 의 패러디도 발견할 수 있죠.



[ ▲ 왠지 신뢰가 안가는 멘트를 날리지만 주인이 왕이니 어쩔 수 없죠. ]



[ ▲ 미용실 내부 벽화와 위층의 풍경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




이용하는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미용사 앞에 있는 의자를 '클릭'하면 화면은 <미용 모드>로 전환되면서 종족과 성별에 따라 헤어스타일과 수염, 악세사리를 선택할 수 있게 됩니다. 비용은 자신의 선택한 가지 수에 따라서 조금씩 변경되지만, 80레벨 기준으로 대략 20골드 안팎으로 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아래 그림을 보면 좌측에 못보던 인터페이스가 생겨난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미용 모드' 상태고요. 드레나이 남캐릭터는 '머리 모양'과 '머리 색깔', '수염'을 고를 수 있네요. 각 항목 좌우의 화살표를 클릭해서 원하는 스타일을 선택해 나가시면 됩니다. 각 항목을 선택할 때마다 바로 아래 부분에 현재의 가격이 표시됩니다. 모드 끝난 후에 "확인" 버튼을 누르면 미용은 완료입니다.







■ 전 종족, 미용실 이용 장면을 동영상으로~


미용실 시스템에서 가장 주목할만 한 점은 캐릭터를 생성할 때 기본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헤어, 악세사리, 색깔 뿐 아니라 다른 종족, 심지어는 다른 진영의 스타일까지 구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블러드엘프 머리를 한 나이트엘프, 언데드 머리를 한 노움 등등도 가능합니다. 패치가 본 서버에 적용되면 상당히 많은 엽기캐릭터가 탄생할 듯 합니다. -_-;


사실 확장팩 베타서버가 열린 후 미용실에 대한 정보는 여기저기서 쏟아졌습니다만, 전 종족 각각의 스타일을 총망라한 버전은 찾기 어려웠습니다. 자신의 캐릭터 뿐 아니라 양 진영, 전 종족의 변경 가능한 스타일들을 한꺼번에 담는 작업이 쉬운 일은 아니겠죠. 하지만, 곧 구현될 미용실 시스템을 통해 자신의 캐릭터를 '이렇게' 바꾸겠다고 미리 상상해 보는 것은 정말로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에 와우인벤에서는 "얼라 5 종족, 인간, 드워프, 노움, 나이트엘프, 드레나이, 남*녀"의 모든 스타일을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하나의 동영상으로 엮어보았습니다. 기다리던 호드편 영상은 작업이 완료되어 추가 했습니다. 그럼 즐감하세요^^



얼라이언스 전 종족 미용실 이용 영상




호드 전 종족 미용실 이용 영상






"놈춘, 놈트네 탄생? (= 노움 + Vurtne)..."


글 : WoW Inven - Vito (vito@inven.co.kr)
영상 : WoW Inven - Kai (kai@inv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