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0초 남짓한 영상이 흘러가는 내내 그 어떠한 말과 설명도 없었지만, 존재감은 분명했다. 마치 민트 캔디 ‘이클립스’ 한 알을 입 안에 올려뒀을 때처럼.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의 티저 영상에 대한 첫 인상은 그러했다. 침묵만이 흐르고 있으나 무언가 말하는 듯한 분위기. 직접적으로 나타내지는 않았으나, 대신 상상하게 만들었다. 

영상 시작부터 기묘하다. 얼핏 유적처럼 보이는 구조물, 목이 잘린 채 앉아 있는 석상, 그리고 그 위로 지나가는 해와 달. 장면은 멈춘 듯 고요하지만, 그 안에는 느리게 흘러가는 긴장감이 깔려 있다. 말 대신 조형과 빛의 언어로 세계를 표현한다. 직접적으로 무언가를 전달하지 않아도, 구조물과 시간의 흐름은 하나의 서사를 상징하듯 다가온다.



카메라 연출도 분위기를 더한다. 과장 없이 구조물 사이를 천천히 스치며, 빛과 그림자가 교차할 때마다 특유의 분위기는 더욱 짙어진다. 이러한 연출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익숙한 MMORPG의 맛 과는 다소 다른 접근이라 볼 수 있다. 

물론 기술적인 완성도도 놓치지 않았다. 언리얼 엔진5의 광원 표현, 재질의 질감까지 정밀하게 설계된 영상은 마치 영화처럼 보이기까지 하다. 단순히 '그래픽이 좋다'는 말로는 부족하다. 또한 중요한 건, 실제 게임 플레이에서도 어떻게 이어질까 하는 기대감이다. 티저 하나로 경험의 가능성을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은 PC와 모바일을 모두 지원하는 크로스 플랫폼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단순한 멀티플랫폼이 아니라, 언제 어디서든 같은 흐름을 공유할 수 있도록 설계된 구조다. 이는 '접근성' 부분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개발과 퍼블리싱에 대한 부분도 듣자마자 안심이 됐다. '그랑사가'로 실력을 증명한 엔픽셀이 개발을 맡았으며, 퍼블리싱은 글로벌 운영 경험이 풍부한 스마일게이트가 담당한다. 이 조합만으로도 안정성에 대한 기대가 생긴다. 그저 티저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실체가 뒷받침되는 콘텐츠가 나올 수 있다라는 점에서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온다.




최근의 MMORPG가 선보이는 것은 더 많은 정보, 더 큰 콘텐츠를 강조하는 쪽으로 향하고 있다. 하지만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은 기존의 방식을 탈피했다. 유저들 스스로 상상하고 느끼게 하고, 설명보다는 여운을 남겨 설득한다. 정보의 나열이 아닌 감정의 설계를 선택한 전략은 오히려 유저의 해석과 반응을 이끌어내는 데에 성공했다.

공개된 정보는 티저 하나뿐이지만, 해석은 저마다 각자 다르다. 어떤 이는 연출의 상징성에 주목하고, 또 다른 이는 빛과 구도의 의미를 따라간다. 감정과 서사를 촉발시키는 장치로 작용한게 아닐까. 그래서 더욱 흥미롭다. 아직 미완의 상태지만, 그렇기 때문에 무한한 가능성을 지녔다고 볼 수 있다. 



이클립스: 더 어웨이크닝은 아직 많은 것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럼에도 짧은 티저 영상 하나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입 안 가득 강렬함을 남기는 이클립스 캔디처럼, 게임의 시작도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확실하게 퍼져나갈거라는 기대가 생긴다. 그래서 다음이 더욱 궁금하다. 과연 이후에는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게 될 지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