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lf


이게 적절한 비유일지는 모르겠는데, 현재 LCK를 “곤충의 왕국” 을 주제로 한 다큐라고 보면 될 거 같아.

같은 곤충이라는 부류 내에서 몇몇 팀은 서열의 정수에 있는 사슴벌레랑 사마귀, 그리고 또 다른 몇몇 팀은 서열의 맨 밑에 있는 개미나 콩벌레인, 그런 생태게야.

가끔은 약자인 콩벌레랑 개미랑 투닥거리면서 싸우고, 또 다른 날에는 사마귀가 애벌레를 두동강 내버리는, 그런 곤충들의 세계.



그러다가 곤충들의 세계에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지면이 흔들리기 등장해.

슬기로운 곤충들의 세계에 쵸비라는 잼민이가 손에 과학시간 준비물로 보이는 뭔가를 들고 걸어오는 거야. 그리고 “히히 볼록~렌즈” 라고 하면서 9개의 곤충 중 하나를 집어서 태우기 시작해.

차라리 장난감으로 천천히 죽는 것보다 차라리 밟아서 즉사를 시켜달라고 하고 싶지만, 쵸비는 편한 죽음 따위는 허락하지 않아. 왜냐하면 게임이 시작되면 젠지 팀원들과 함께 마치 햇빛을 한 곳으로 모아 천천히 태워 죽이는 것처럼 상대팀의 모든 자원과 영향력을 천천히 말려 죽이거든.



그리고 그렇게 천천히 몸이 타들어가는 와중에 할 수 있는 건 없어. 왜냐하면 쵸비는 미천한 곤충들의 체급으로 형용될 수 없는, 그냥 아예 종이 다른 무언가 이거든.

콩벌레 입장에서는 세상 무서운 사슴벌레도, 쵸비의 입장에서는 언제든지 밟거나 “히히 볼록렌즈” 해버릴 수 있는 개미랑 다를 게 없어. 그냥 지금 빡겜하는 쵸비의 눈에는 상대가 동료 프로게이머가 아닌 개미로 보이는 수준인 거 같아.



진짜 상대팀이랑 선수를 개미 보듯이 게임을 하는 거 같다니까? 그냥 가만히 있다가 뭔가 기어오른다 싶으면 그냥 엄지 손가락으로 찍. 손바닥으로 찍.

그리고 그러는 내내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인게임 보이스에서 별말을 하지 않으면서 게임을 해. 진짜 게임이 끝났는데도 솔방울탄 타고 도망가는 거 따라가서 잡을 때는 소름이 돋을 지경이었어.



이 정도로 내가 말을 할 정도로 현재 전세계에서 개인 폼으로는 압도적인 1등이야. 게다가 지금 가장 무서운 건, 아직도 쵸비의 최종진화를 보지 못한 거 같단 말이지.

막 데뷔한 앳된 그리핀 시절 쵸비를 보고 “아직 본인의 최고점에 도달하지 못한 선수이다” 라고 말한 게 정말 오래 전인데, 몇 년이 지난 2025년에도 아직까지 더 잘해질 수 있다는 게, 진짜 무서운 거 같아. 예전에 비해 맵 장악에 있어서 상당한 장족의 발전을 이미 이뤘음에도 말이야.




표현이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