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에서 계속)


[2일차]

아침에 침대에서 어제밤의 숙취가 남은 상태로 눈을 떴다.
아직 멀쩡하지않은 정신의 틈사이로 어제 밤 BAR에 마주친 다른 손님들의 시선들이 떠올랐다.
이렇게 노는 모습이 한국인의 표준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하지 하는 뜬금없는 걱정......
하지만 오래 걱정하고 있을 시간이 없다.
오늘은 발렌타인데이 당일인만큼 낮 12시부터 거물급 AV배우들의 이벤트가 계속 진행된다.

12시쯤 아키하바라에서 미아짱을 만나 함께 RARA의 릴리스이벤트에 참석하러 간다.
RARA는 업계에서 소문난 헤비메탈의 팬이고, 나도 한때 엄청난 헤비메탈의 팬이었던 적이 있었기 때문에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
헤비메탈을 좋아하는 여성은 더욱 섹시하다.

B.K. : 작년 Sweet Memories 이벤트에 밴드 티셔츠 입고 온거 꽤나 인상적이었어요. 첫날은 Carnifex 티셔츠 입고 나오셨죠?
RARA : 둘째날은 Tool 후디 입었었고요.
B.K. : 저는 취향이 완전 올드스쿨이라 아직도 Venom 같은거 좋아해요.
RARA : 오~~~ 저는 요즘 Cryptopsy가 너무 좋아요.
B.K. : 다음에 팬들하고 함께 메탈공연 관람하러가는 오프회 좀 해주세요. 저도 꼭 올게요.

그리고 미아짱도 어제는 당황했지만 프로답게 두번째 이벤트부터는 자신의 시그니처 포즈인 멱살잡이를 본격적으로 시도하기 시작했다.
* RARA 1998년생, 2024년 2월 AV데뷔, Bstar 소속, FALENO 전속, E컵


우리 둘이 RARA 이벤트에 있는 동안 혼자서 나나츠모리 리리 릴리스 이벤트에 참석한 CS
그리고 나이 서른에 교복을 입고도 위화감이 별로 없는 나나츠모리 리리
* 나나츠모리 리리 (七ツ森りり) 1995년생, 2020년 8월 AV데뷔, 티파워즈 소속, S1전속, F컵


각기 다른 이벤트에 참석했던 3명이 다시 뭉친 Soa 릴리스 이벤트
이 이벤트의 주최사 스탭들은 작년에 하도 많이 봐서 이젠 가족같은 느낌인데, 한국인 오타쿠 3명이 단체로 찾아가니 너무 반가워했다.
저 회사 이벤트에 가면 도게자를 하면서 밟히는 포즈를 'B.K.포즈'라고 부른다.
스탭들의 강권으로 뜬금없이 B.K.포즈 투샷을 찍게된 불쌍한 미아짱
* Soa 2003년생, 2025년 11월 AV데뷔, 라이프프로모션 소속, S1 전속, F컵


이어서 오늘의 초대형 이벤트 세토 칸나의 이벤트에 1시간 전부터 줄을 선다.
1시간 전에 줄을 섰는데도 앞에 30명 가까이 줄서있는 것을 보며, 데뷔 1년이 지났는데도 이 정도의 티켓파워를 자랑하는 세토 칸나의 존재감에 감탄했다.
가끔씩 온라인상에서 세토 칸나가 뭐가 예쁜지 모르겠다는 글이 보이곤 하는데 그건 모니터나 보고있는 재택들이나 하는 소리고, 남들이 예쁘다고 하는 배우들은 직접 보면 뭐가 달라도 다르다.
세토 칸나도 이벤트를 즐기는 자세, 팬들에 대한 태도, 그리고 충만한 자기자신감에서 비롯된 거침없는 자세까지 어우러지면 그냥 완벽한 연예인의 각이 나온다.
* 세토 칸나 (瀬戸環奈) 2004년생, 2025년 1월 AV데뷔, Bstar 소속, S1 전속, J컵


세토 칸나 이벤트를 마치고 나와서 이제 또 각자의 일정대로 찢어질 시간
나는 미사키 소노카의 릴리스이벤트에 참석하러 간다.
미사키 소노카는 데뷔할 때 딱 1편만 찍고 그만둔다 그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몇 달 만에 신작으로 재시동을 걸고 있다.
앞으로 자주 볼 수 있는거냐는 질문에 끄덕끄덕하는 것을 보니 당분간은 열심히 활동할 듯
* 미사키 소노카 (美咲そのか) 2005년생, 2025년 10월 AV데뷔, GG 소속, FALENO 전속, E컵


내가 미사키 소노카에 붙어있는 동안 CS와 미아짱은 니이무라 아카리를 만나러 갔다.
나는 이미 여러번 봤던 배우라 이 시간에 다른 선택을 하긴 했지만, 아직 못 본 오타쿠들에게는 꼭 보라고 추천하고싶은 대응 좋은 배우다.
* 니이무라 아카리 (新村あかり) 1994년생, 2016년 10월 AV데뷔, 바디코퍼레이션 소속, G컵


그리고 이른 저녁시간부터 둘은 오늘도 미타니 아카네 (美谷朱音)를 만나러 로쿠산엔젤로 향한다.
나같은 DD에게는 경외심이 드는 단오시 사랑


그 시간대에 나는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또다른 현역 AV배우와 저녁 약속이 있었다.
한국에서 온 오타쿠들 모임을 응원해주는 목적으로 찾아온건데, 역시 완전 개인적인 약속이므로 얼굴과 이름은 비공개로 처리한다.
식당은 뉴오타니 호텔 17층에 위치한 360도 뷰를 자랑하는 뷔페식당 The Sky
밥먹으면서 이런 저런 재밌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좋아하는 포켓몬이 무엇인가 하는 사소한 것부터 업계에 꼴보기 싫은 사람이 누구인가하는 얘기까지 화제도 다양했다. 
원래 이 친구도 데뷔하기 전에 오랜 시간동안 AV배우 덕질을 하던 여성오타쿠 출신이기 때문에, 그 당시 덕질하던 얘기를 듣고 있으려니 시간 가는 줄을 몰랐다.


로쿠산엔젤에서 공연을 보고 나온 다른 두 원정대원과 총 4명이 다시 뭉친 곳은 아카사카에 위치한 SM BAR Dorminatrix
사실 3년전에는 자주 다니던 가게인데 주인이 바뀌는 과정에서 한동안 발길을 끊었던 곳이다.
가격 체계가 커플로 입장하면 가격이 특별히 더 싸지는데 어쨌든 우리는 남자 2명, 여자 2명인 것이다.

그냥 가만히 앉아서 술을 먹고 있을 참을성이 없는 나란 녀석
참고로 밧줄자국은 어지간하면 몇 시간 지나서 없어진다.

나 못지 않은 탐구정신과 도전정신을 지닌 미아짱
사실 일본에 위치한 SM Bar들은 전반적으로 초보자들에게 친절하기 때문에 SM의 세계에 대해 잘 몰라도 소프트하고 재밌는 체험 정도만 하고 나올 수 있다.
SM플레이라는 것이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히 때리고 맞는 걸 좋아하는 짓이 아니라, 상대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한 고도의 정신적인 행위라는 것을 이해해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


SM Bar 영업이 종료될 즈음 4명이 함께 Party On으로 자리를 옮긴다.
요즘 로쿠산엔젤은 관광객이 너무 많이 늘어서 예약 자체가 어렵고, 수퍼스파크는 넷플릭스 '불량연애'에 출연했던 AMO때문에 떡상하긴 했는데 같은 계열인 Party On은 아직 예약이 어려울 정도로 인기가 많지는 않다. (사실 다 같은 계열사임)
하지만 밴드가 무대에서 직접 연주하는 음악을 바탕으로 진행하는 강렬한 쇼를 보고 있으면 여전히 초심을 지키고 있는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더 좋다.

오랫만에 왔다고 온몸으로 BK Love를 만들며 환영해주는 INA, WACO, SOMI


그렇게 새벽 3시까지 함께 쇼도보고 술도 먹으며 놀아준 친구는 택시태워 돌려보내고 원정대원끼리 라멘에 교자를 먹으며 해장하고 이틀째 일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