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해서 월탱 앱을 켜고, Historical info를 보고 있는데 AMX 50 시리즈에 대한 굉장히 흥미로운 이야기가 있네요. 혹 확인하시고 잘못 번역한 게 있으면 말씀 주세요. 요새 잠을 잘 못자서 정신머리가 없네요 =-=...


AMX 50 시리즈는 원래는 중형전차 설계안이었다지만, 장갑이 너무 약했는지 up armored 버전을 설계하도록 하고 그게 AMX 50 120이 됩니다. 이렇게 되니까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이걸 줄여보려고 여러 시도를 하게 되죠.

이 전차는 프랑스의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전차입니다. 월탱에서 나오는 친구들로 생각하면 굉장히 우스운 이야기입니다만; '판터의 방호력, 티거의 화력, T-34의 기동성, 셔먼의 안정성을 두루 갖춘 올라운드형 전차면서도, 그 무게는 M26 퍼싱보다 가벼워야 할 것'을 목표로 잡고 있었다는군요. 동시에 빼어난 기동성을 갖추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했습니다(월탱 앱의 항목을 보시면 프랑스가 이 전차의 기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나아가, 프랑스는 이 전차가 추후 서유럽 연합군의 주력전차가 되기를 바랬습니다. 그리고 AMX 50 시리즈는 충분히 그럴 수 있을 정도로 우수했죠. 그러나 전 유럽은 전후 복구에 힘쓰고 있어 군비증강에 투자할 돈이 없었고, 프랑스는 미국의 지원을 바란건지는 모르겠지만 1950년 퍼레이드에서 이 전차의 프로토타입을 전시하게 됩니다. 여기까지는 좋았습니다.

그리고 우리로써는 잊어서는 안되는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이것이 AMX 50 프로젝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됩니다. 주요 참전국인 미국은 기존의 M47 패튼으로는 별로 효용성이 없다 판단했는지, M48패튼을 개발하여 본격적으로 한국전쟁에 투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M47 패튼은 유럽 동맹국에게 무상대여됩니다. 물론 프랑스에게도요.

AMX 50 프로젝트는 위기에 빠집니다. 그러던 중 프로젝트를 살려보기 위해 나온 명분이 '소련의 중전차 위협'입니다. IS-3 말이죠. 여기에 대항하기 위해 영국은 컨커러를 개발했고, 미국은 M103을 개발했죠. 마찬가지로 프랑스 역시 그 소련제 중전차에 대항할 강력한 중전차가 있다면 좋겠는데... 마침 AMX 50이라는 적당한 프로젝트가 있군요.

기왕 중전차로 아싸리 가는 김에 AMX 70 프로젝트라는 70톤짜리 중전차 차체를 떼와서 갖다 붙입니다. 웃긴건 이러니까 기존에 애먹던 120밀 장착이 매우 쉬웠다는 거에요. 아무튼 이걸로 거의 다 완성 되었습니다. 

그러나 최후의 최후까지 이 프로젝트의 발목을 잡은 것은 '엔진'이었습니다. 설계상으론 1200마력 마이바흐 엔진을 장착한 매우 빼어난 기동성의 중전차가 나왔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850마력 정도 뿐이었다는군요. 이 엔진의 미개발로 AMX 50 프로젝트는 계속해서 지연되고, 마침내 폐기됩니다.


그렇지만 이 전차에 들인 돈이 시궁창에 버려졌거나 세느강 강바닥에 퍼부어진 건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120밀 자동장전장치는 더욱 개량되어 AMX-56 르끌레르(현 프랑스 육군의 MBT)에 적용되게 됩니다. 나아가 그 르끌레르의 장전장치가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K-2 흑표 전차에 도입하기 위해 따로 수입되어 자체적으로 연구 후 장착되어 있다니 어떻게보면 우리나라 흑표 또한 이 AMX 50의 먼 후손이라고 볼 수 있겠군요. 비록 그 당시에는 이루지 못했지만 그 개념은 살아 이렇게 현대 전차들에게 계승되어 온 거죠.

뭔가 감회가 새롭습니다. AMX 50과 대한민국은 아무런 관계가 없을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 최신예기에 그 개념이 살아남아 있다니, AMX 50의 원한이 흑표와 르끌레르로 풀어진 기분이 들어 '잘됐네' 하는 기분이네요 ㅋ

p.s. 근데 우리나라 흑표 파워팩 문제를 보면 AMX 50의 개념을 계승한 게 아니라 AMX 50의 망령이 들러붙은 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 두산 개객기 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