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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01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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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2
아서스: 칼림도어 작전 (2장)아서스는 웜홀 차원문에 진입하자마자 정신 차릴 새도 없이 갑자기 지면에 부딪히며 약간 굴러 떨어졌다. 낮은 언덕이었던 모양이다. 경미한 타박상이었지만 노움에 대한 혐오가 생길 정도로는 충분히 아팠다. 정신을 차려보니 뭔가 가뭄이 든 듯한 황량한 땅이었다. 선인장 같은 것도 보이던데 이곳은 비가 거의 안 내리는 모양이다. 나무는 많지는 않았지만 그나마 있던 것들은 신기하게도 가장 윗부분만 황토색 잎사귀로 덮여있고 나머지는 없었다. 아서스는 먼저 가지고 온 물건을 살펴보기로 하였다. 우선 웜홀 생성기: 칼림도어, 교란의 보주, 그리고 켈투자드가 준 작은 보따리였다. 이 작은 보따리는 무슨 동전 주머니마냥 작았는데 여는 것을 시도해본 순간 뭔가 보라색 안개가 펑 터지고서는 정신없이 물건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래, 켈투자드도 본래 마법사였지... 그 물건들 중에서는 무슨 양이 우는 소리도 들린 것 같고 시계 같은 것과 여러 물약들이 나오더니 기어코 듣기 짜증나는 소리와 함께 괴상한 비명을 지르며 무언가 튀어나왔다. 또 오염된 노움이었다. 이 오염된 노움은 다른 이들보단 조금 더 멀쩡해 보였다. 곧이어 자기 자신을 소개했다. "안녕하세요 아서스 왕자님 저는 과거 놈리건 비밀특수부대 요원이었던 윌리 스틸스파크입니다. 왕자님께서 이제 막 성기사 되셨을 무렵에 로데론으로 파견 갔었죠. 지금은 이렇게 만나네요." 아서스는 지겹다는 듯이 말했다. "수행사제는 어디에 있는 거지? 왜 켈투자드가 또 오염된 노움을 보낸 거야?" 그러자 과거 특수부대 요원이었던 만큼 명료한 답변을 내놓는 윌리였다. "켈투자드님은 강령술사로 활동하실 적에 수행사제의 모든 신상 정보를 티콘드리우스에게 넘겼습니다. 그걸로 인해 켈투자드님은 티콘드리우스로부터 신뢰를 얻었고, 지금도 매번 그 공포의 군주는 수행사제들의 생존 사망 명단을 전부 다 꿰뚫고 있습니다. 한 명이라도 탈주하거나 변절하면 바로 처리하는 식으로 철저히 진행하죠. 그래서 제가 대신 온 겁니다." 아서스는 말했다. "어쨌든 의심은 최대한 안 받는 쪽으로 일을 진행하려고 했던 거군. 그나저나 이 물건들은 뭔가?" 윌리는 거침없이 설명을 이어나갔다. "아 이것은 언어의 비약입니다. 상대방의 언어를 이해할 수도, 말할 수도 있습니다. 비밀 잠입 임무할 때 아주 유용하죠. 본래 달라란 지하에서 암거래 된 물건이었다만 이제는 왕자님 손에 있네요! 그리고... 이것은 암호 송신기입니다. 송신만 되는 건데, 비밀 요원들이 지휘부에 정보를 보낼 때 사용하는 것입니다. 아마 수신기 쪽은 켈투자드님이 가지고 있겠죠? 그리고 이것은, 양처럼 생겼는데 이건 기계양입니다. 다행히 기계양 제어기기도 같이 딸려있네요! 나머지는 상급 투명 물약이랑... 룬매듭 붕대 정도가 있네요. 상태는 완벽합니다!" 아서스는 설명을 듣던 와중 무언가를 발견했다. 무슨 배가 상륙한 것 같은데, 얼라이언스의 것은 아니었다. 윌리는 약간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말했다. "제 임무는 같이 조달된 물품들을 설명하는 역할입니다. 그러니... 왕자님, 제 역할이 끝났으니 저는.... 어..." 아서스는 듣는 척 안 하고 저 배를 가리켜 설명했다. "일단 저쪽으로 접근해보자. 인간들은 아닌 것 같아." 근처에 가서 살펴보니 오크들이 상륙을 한 모습이다. 배 상태는 엉망이었고 선원들의 상태도 그다지 좋지 못하다. 스컬지가 활동하기 시작하기 전에 오크들이 어디로 떠난다고 소문은 들었는데, 항해에 문제가 좀 생겼던 것 같다. 부상당한 오크부터 시작해서 전투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인다. 그 와중에 눈에 띄는 주술사가 있었는데, 치유에 능력이 있다. 아마 저 자가 남은 자들을 이끄는 정도로 보인다. 호드의 규모가 아무리 적어도 이보단 클 텐데 아무래도 칼림도어로 향하는 과정이 험난했던 모양이다. 배들이 한곳에 모이지 않고 여러 곳에 흩어져 정착한 일은 흔하다. 아서스는 뭔가 떠오르듯 윌리에게 지시를 내렸다. "윌리, 너에게 새로운 임무를 주겠다. 너와 난 교란의 보주로 오크로 변장한다. 그리고 저들 사이에 섞여서 정보를 수집한다." 윌리는 그 순간 감동하여 "아서스 왕자님 역시 자비로우신 분이신 줄 알았어요 켈투자드님이었으면 제 임무가 끝나는 즉시 처분 대상이었을 텐데요." 가지고 온 물건은 잠시 다른 곳에 둔 채 교란의 보주와 언어의 비약만 챙기고 그들 사이로 접근했다. 교란의 보주를 쓰니 들고 있던 서리한은 조금 긴 단검 수준으로 변모했다. 내가 오크어를 이해한다니. 참 괴상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게 멀리서도 들리고 이해할 정도라니... 윌리는 전 비밀특수부대 요원답게 오크처럼 다가갔고 아서스도 여러 오크를 상대한 경험이 있는 만큼 비슷하게 행동하며 접근했다. 곧바로 록타 라는 소리와 함께 이산가족 만난 것마냥 오크들은 아서스와 윌리를 환대했다. "록타 오가르 전사들이여 반갑네, 자네들은 어떻게 온 건가? 그보다 둘밖에 없다니 어찌 된 건가?" 아서스는 대충 이야기를 지어냈다. "우린 3일 전에 도착했네, 하지만 파도가 너무 심하여 생존자가 우리밖에 없네." 그러자 주술사는 가까이 다가오며, "그렇게 험난했다만 상처가 하나도 없구려, 자네들은 나가들이 있던 만에 상륙하지 않았던 함선 중 하나였나 보군. 어쨌든 우리에겐 흩어진 호드들을 찾아내는 것이 우선일세." 아서스는 무언가 떠오르듯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근방에 돌아다니던 도중 저희가 머물 완벽한 장소가 따로 있습니다. 일단 재정비가 끝나는 대로 모여서 저의 설명을 들으시죠." 주술사는 별 의심을 안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나이가 좀 있어 보였지만 정기의 기운이 가득했다. 오크들의 구성은 대략 40~50 정도. 부상당한 오크들은 있었지만 대체로 건재한 이들이 훨씬 많았다. 약 두어 시간 즈음 대충 재정비는 마쳤고 오크들이 단체로 한곳에 모이기 시작하자 주술사는 정령의 목소리를 들은 모양인지 우리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자네 부족은 어디인가? 족장과 감독관 이름들은 알고?" 아서스는 주어진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을 느끼고 변명을 하였다. "옆에 있는 이 친구... 아니 그 동료... 전사가 자세히 설명해줄 겁니다. 전 잠시 다시 정찰을 해 봐야겠습니다. 이 근방엔 위험한 야생동물이 많아서요." 오크들은 모두 표정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하고 일반 그런트들도 얼굴을 찡그리듯 무언가 언짢은 듯한 느낌을 표했다. 윌리는 무엇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어버버 거리다가 그런트들이 그를 둘러쌌고 잡아서 심문할 생각으로 (아니면 오크놈들 방식으로 막고라를 해보던가) 무서운 눈초리가 가득 집중되었다. 한편 주술사는 아서스만을 계속 주시했다. 아서스는 정찰하는 척하면서 주술사와 오크들을 등지고 이상한 주문을 조용히 불렀다. 그 순간이었다. 윌리가 갑자기 배를 부여잡고는 "윽... 속이... 메스꺼워... 우으으으윽" 하면서 뭔가를 토하는 것 같다가 잠시 뒤 온몸이 녹색으로 발광되면서 역겨운 수포가 메섭게 일어났다. 이때 오크들은 뭔가 잘못된 걸 눈치챘지만 이미 윌리를 둘러쌓은 오크들이 한둘이 아니었기에 무언가를 알아차리기에는 이미 늦었다. 원래 강령술은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개중에는 부패의 정도가 덜하면서 스컬지 역병 오염이 깊숙이 침투한 경우의 언데드는 이러한 방식으로 살아있는 폭탄으로 사용할 수 있다. 대체로 역병을 퍼트려서 생긴 언데드보다는, 별도의 온전한(혹은 살아있는) 개체를 선별하여 탄생한 언데드가 그러하다. 아서스는 이 방식을 너무나도 잘 알기에, 그리고 오크를 상대로 실전 경험이 있는 만큼 (오크의 전사적인 성향과 강력한 근력은 비록 아서스여도 홀로 상대하기에 어려우니) 이러한 식의 기습 전략을 구사했다. 액체와 고체가 구분이 전혀 안 될 정도로 터져나간 거의 대부분의 오크들과 충격에 정신 못 차린 일부 오크들을 제외하고, 애초에 아서스를 주시하던 주술사는 매서운 정령의 마법을 아서스에게 날렸다. 아서스는 급히 숨겨둔 서리한을 꺼내들며 대마법 보호막을 가동하였고, 정령의 마법을 흡수하여 룬 마력으로 전환한 후 이를 바탕으로 죽음의 고리를 날렸다. 죽음의 고리는 주술사의 복부에 적중하였다. 주술사는 매우 고통스러운 신음과 함께 아서스의 죽음의 손아귀에 붙잡혀 아서스로 끌어당겨졌고, 곧바로 서리한에 꿰뚫렸다. 마지막 조롱의 의미로 교란의 보주를 해제한 아서스는 재미있었다는 얼굴로 주술사를 바라보았다. 주술사는 충격을 받은 표정을 지으려고 하다가 숨이 멎어 버렸다. "이 좋은 견본을 낭비할 순 없지." 이윽고 아서스는 서리한에 꿰뚫린 주술사를 바탕으로 주변에 흩뿌려진 반 액체화된 시체들을 흡수하여 리치를 탄생시켰다. 켈투자드만큼은 아니나 그에 준하는 강한 리치가 탄생했다. "너의 이름은 '격노한 윈터칠', 너의 목적은 켈투자드가 파견했다고 불타는 군단에게 거짓 증언하여 따르는 척을 하다가 때를 봐서 나와 함께 행동한다." 윈터칠은 처절한 죽음의 순간과 충격에 응답하듯, 매우 한기 서리고 울려퍼지는 목소리로 단호하게 "알겠습니다. 아서스 왕자님. 그대의 명령을 따르겠습니다." 이 모든 광경을 보던 살아남은 3명의 오크들은 공포에 질렸고 아서스는 남은 오크들을 윈터칠을 시켜 고문하여 오크들에 관한 모든 정보들을 토로하도록 지시했다. 이후 아서스는 어설프게 상륙했던 배에 불을 지르며 독백하였다. "배를 불태워 버리는 건 내 전문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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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라면코렁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