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날--


마침내 아이언포지에서 칼림도어로 왔다. 바엘 모단의 발굴조사단장 카즈고름의 일은 상당한 진척을 보이고 있다. 그는 오늘 고고학자들이 고대 신의 뼈 조각이라 생각하는 화석을 발견했다. 카즈고름은 그 화석이 더 큰 신비의 일부라고 확신하고 있다. 발굴 현장을 감독하는 동안 그는 내게 더 많은 화석 조각을 찾으라고 지시했다. 내 임무는 남쪽으로 가서 더 많은 단서를 찾는 것이다.


--둘째 날--


불모의 땅은 넓고 광활하다. 내 여행은 길고 힘들었으나 지금까지 탐험가 연맹의 기록에 남길 만한 성과는 아무것도 얻지 못했다.

그나마 발굴 단장의 관심을 끌 만한 유일한 사건이 황금길 근처에서 일어났다. 먼 곳에서 괴상하게 생긴 생물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었다. 반은 돼지, 반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나는 재빨리 숨어 그 역겨운 괴물이 지나가길 기다렸다. 괴물이 지나간 자리엔 악취가 진동했다.


--셋째 날--


아, 정말 위대하고 멋진 발견이다!

오늘 괴상한 것을 발견했다. 엄청난 크기의 멧돼지 같이 생긴 동물의 유해였다. 그 해골은 내 키의 몇 배 높이로 솟아 있었다. 이 짐승의 이빨 하나하나의 크기는 드워프만 했다. 아니, 드워프보다도 클 정도였다. 이것만 보더라도 말로만 듣던 고대 신들 중 하나의 시체가 분명한 것 같다.

얼마 전 아이언포지 탐험가 연맹 보분에서 열렸던 수석고고학자 그레이위스커의 강연이 기억난다. 까탈스럽기로 유명한 그 노인은 다르나서스에 있는 이상한 엘프들의 숭배를 받는 신에 대해 언급했었다.

흠, 잠깐! 텐트 밖에서 콧바람 소리가 들린다. 엉겅퀴멧돼지가 내가 숨겨둔 사과를 노리고 있는 게 분명하다.


--넷째 날--


붙잡혔다!

어서... 서둘러... 기록을 남겨야 한다.

돼지 인간 가시덩굴일족에게 공격 당했다.

나는 놈들이 타락한 멧돼지 신의 거대한 화석으로 데려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은 그 거대한 화석을 지나 황금길을 가로질러 서쪽으로 곧장 나아갔다.

나는 가시덩굴 우리라고 하는 역겨운 냄새가 나는 가시덤불 속으로 거칠게 내동댕이쳐졌다. 조악하게 만들어진 오두만 안에는 그들에게 잡힌 나이트 엘프가 죽어가고 있었다.

이 일지와... 내 깃털 달린 펜, 그리고 내 회종시계 외에 모든 소지품을 빼았겼다.

지금 누군가 오고 있다...


--다섯째 날--


나와 함께 갇힌 나이트 엘프는 심각한 부상으로 고통받고 있다. 돼지 인간들이 그에게 계속 채찍질을 했다. 기억이 일어나 어느 용감한 구조대가 이 위험한 곳에 들어와 우릴 구해 주지 않는 한, 그는 곧 죽음을 맞이할 것이다. 의식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모양이다. 그가 깨어나면 내 몫으로 남겨 뒀던 물을 줘야겠다.

지난 밤 그는 처음으로 말문을 열 수 있었다. 자신을 드루이드 헤랄라스라고 소개하며 이 타락한 멧돼지 신에 대한 소문을 조사하기 위해 이곳으로 파견됐다고 했다.

그는 힘겨운 목소리로 10,000여 년 전 고대의 전쟁 중 거대한 멧돼지 신 아감마간이 불타는 군단과의 전투에서 최후를 맞이했던 곳에 그 거대한 멧돼지의 해골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육중한 몸 때문에 땅이 평평해졌고 그의 피는 땅속으로 스며들었다. 그의 피가 떨어진 곳에는 소용돌이 치는 가시가 자랐다고 한다.

헤랄라스와 그의 일족들은 이곳에서 타락의 원인을 찾고 있다고 했다. 그가 말하기로는, 아감마간은 순수한 신이라 숭상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왜 이 생물로부터 나온 가시가 이 땅을 해치고 있는 것인지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더 자세한 정보를 묻기도 전에 헤랄라스는 또다시 의식을 잃고 말았다.


--여섯째 날--


헤랄라스의 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오늘은 눈을 한번 밖에 뜨지 않았다. 고통을 억누르며 한 그의 말은 분명했다. 만약 가시덩굴 우리에서 탈출하게 된다면 탈라나르에 있는 팔핀델 웨이워더에게 서슬깃 차를가가 불모의 땅 남부에서 부하들을 일으키고 있다는 걸 알려야 한다. 녀석들의 세력은 날로 커가고 있다. 가시덩굴 우리에서 타락의 역병이 퍼져나가기 전에 차를가를 막아야 한다.

불쌍한 헤랄라스... 얼굴이 백짓장처럼 창백하다. 한시가 다르게 열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돼지 인간들은 대규모의 군사 행동을 준비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어서 탈출을 시도하지 않으면 나도 이 친구와 같은 운명을 맞게 될까 봐 두렵다.

내 계획은 돼지 인간들의 다음 번 사냥을 떠날 때 몰래 빠져 나가는 것이다. 다행히 나를 감시하는 경비병은 게을러서 근무를 서는 동안 졸고 있을 때가 많다.

우리에서 빠져나와 버섯구름 봉우리로 간 다음 페랄라스라는 신비한 숲의 경계에 있는 탈라나르를 향해 서쪽으로 갈 것이다. 그곳에서 팔핀델 웨이워더라는 드루이드를 찾아볼 것이다.

우리 종족의 역사를 조사하기 위해 시작했던 일이 이제 생각보다 훨씬 더 큰일이 돼버렸다. 얼라이언스의 안전이 이제 내 손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