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호드에서 플레이중인 벨윈입니다. 요즘 소군단 재밌게 하고 계신가요? 요즘에 도전모드가 없어져서 매우 잉여해졌네요. 그래서 그런가 와우를 접속해도 할 게 없고 그냥저냥 접속만 잠깐 했다가 지인들과 몇마디만 나누고 게임 종료하고 뭐 그런 잉여롭게 살고 있어요. 이상하게 다음 확장팩 시즌 전만 되면 현자타임이 심하게 오는군요.

이 글을 쓰는 건 그 동안 판다때나 드군때나 쭉 도전모드만 해오면서 느낀 점들을 좀 적고 싶어서에요. 마침 할 것도 없고 손목때문에 일도 잠깐 쉬고 있고, 밖에는 비도 죽죽 내리고 매우 센티멘탈해지네요.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여태까지 해오면서 느꼈던 것들이나 좋았던 것들을 한 번 끄적거리려고 합니다. 이런 글은 되게 오랜만에 쓰는 거라 쓸데없는 감성팔이가 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재밌게 보신 분이 있다면 나름대로의 보람이 있을 것 같네요. 그럼 시작할게요.

때는 판다시절, 저는 아즈호드에서 벨윈이라는 죽기 캐릭을 키우고 있었어요. 대격변때는 나름대로 레이드도 많이 했었고 판다때도 그럭저럭 일반은 올킬하고 하드는 무서워서 못가는 그런 잉여였지요. 모구샨 금고 일반 공략을 끝내고 였었나, 지인들이랑 도전모드나 좀 해보려고 했었어요. 뭐 도전모드 올금하면 캐릭 이해도가 확 오른다나 어쨌다나? 그래도 죽탱으로 기본적인 것들은 한다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ㅋ 웃음 밖에 안 나오는 자만심이었지요. 어쨌든 지인들과 도전모드 한 번 해보자! 해서 처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조합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죽탱(저) 죽딜 흑마 정술 신기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옥룡사부터 시작했는데 레이드랑은 다르게 너무 아프더라고요. 이건 뭐 쫄이 한대 치면 반피가 빠져있고 바닥은 사정없이 깔리고 힐은 밀리는데 피는 안 차고, 딜러들은 바닥이랑 광역 데미지에 녹고.... 제 멘탈도 같이 녹아내렸습니다만, 다행히도 4일 정도 트라이해서 금을 땄던 걸로 기억하네요. 

인벤에서 공략도 찾아보고 유튜브에서 동영상도 보면서 지인들과 트라이 하면서 금을 하나 따니까 무슨 레이드 하드보스 잡은 것마냥 기분이 좋더라고요. 제 도전모드 경험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네요. 그 다음엔 석양문을 트라이했었는데 지인들 중 한명이 빠지는 바람에 급하게 다른 분을 섭외해서 금을 땄습니다. 석양문 자체가 워낙 쉬웠던 것도 있고, 금메달 하나 따봐서인지 그동안 헤딩을 좀 해서 그런지 금메달 자체는 금방 땄지요.

그러다가 지인들이 금메달을 안 따겠다고 태세변환을 하는 바람에 따려는 의지가 남은 건 저 혼자였는데 그러던 중에 파티창에서 올금할 죽탱(초행 가능)이라고 모으더라고요. 그래서 조심스레 귓을 했고 어찌어찌 출발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어요. 초행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공장이 엄청나게 갈구더군요. 이건 이래라, 저건 저래라. 아니 뭐 그런 식으로 하냐 등등 진짜 욕만 안했지 사람 인신공격을 엄청나게 하더랍니다. 성격 같아선 욕한바가지 해주고 때려치고 싶었는데 제가 공략도 모르는 상태였고, 실제로 제가 못해서 시간이 지연되니 뭐라고 말을 못하겠더라고요. 결국 그날 올금을 따긴 땄는데 10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올금을 따니까 기분은 좋으면서도 나쁘더라고요. 아니, 사람을 그렇게 갈굴 필요가 있나? 무슨 군대도 아니고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다보니까 내가 도전모드 또 하면 사람새끼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만약에 내가 마이크를 잡는다면 저렇게 사람 갈궈가면서 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그게 말처럼 쉽게 되면 어디 사람이겠냐마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서 저는 사람새끼가 아니게 됩니다. ㅋ....... 

그 후로 잉여롭게 오그 앞마당에서 점프질하고 있는데 도전모드 파티가 보이더라고요. 저번에 올금할 때 너무 크게 데여서 갈까 말까 고민중이었지만 어차피 할 것도 없고 해서 따라갔습니다. 3~4 군데 정도 도는 파티였던 것 같은데 의외로 리딩자가 친절하더라고요. 전 그전까지 도전모드 리딩자 성격은 개차반만 있는 줄 알았어요.

설명도 잘 해주고 하니까 긴장도 어느정도 풀리고 꼴에 한 번 해봤다고 몹들 패턴도 어느정도 알게 되고요. 훗날 알게 된 건데 이분과 제가 첫 올금을 딸때 했던 사람은 속칭 쌀먹으로 도전모드 공장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어쨌거나 꽤 무난했어요. 내가 뭐 쿤겐이나 짜파게티 같은 사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무난하게 클리어 하니까 전에는 몰랐던 재미가 있더라고요. 그 후에 그분과 친구등록을 하고 한동안은 그분이 파티 모을때마다 계속 따라다니게 됩니다.

지인들과 트라이하면서 땄던 금메달 2개가 올금하면서 11개가 되고 그 분을 계속 따라다니면서 하다보니까 점점 횟수가 쌓이더군요. 그렇게 200번 정도를 돌았나? 그분은 해외 나가신다고 게임을 접었고 그렇게 혼자 남겨지니 뭐 할 게 없더라고요. 드군보다는 나았지만 그래도 도전모드라는 게 마이너 컨텐츠다보니 하는 사람들이 별로 안 보였습니다. 레이드를 하려고 해도 이미 레이드에선 하드 업적을 요구하고 있고, 전장은 못해먹겠고 도통 할 게 없었지요. 

그럼 차라리 내가 해볼까? 라는 생각이 문득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마이크를 잡고 리딩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걍 가만히 들으면서 하는 것과 직접 마이크를 잡는 건 엄청난 차이가 있었죠. 파티원들이 뭐라뭐라 말은 하는데 뭐라고 하는지도 모르겠고 이 파티가 딜이 되는 파티인지 안 되는 파티인지도 모르겠고, 탱이 못하는 건지 아니면 힐이 못하는건지도 모르겠고. 진짜 머리가 깨질 것 같더라고요.

몇번은 때려치고 싶었지만 그래도 제가 모으는 파티에 와서 금메달을 따서 가시는 분들이 고맙다라고 귓 해주고 하는 게 꽤나 보람이 있더라고요. 트라이 하면서 금따는 게 재미도 있었고요. 자주는 아닌데 가끔가다 오시는 쩌는 분들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마이크를 계속 하다보니 이것도 나름대로 늘더랍니다.

아무튼 그런 식으로 500번 정도 돌고나니 던전마다 주의사항 정도는 불러줄 정도가 되었고 캐릭터의 세팅하는 법이나 복수심을 이용한 딜 뽑는 법 같은 게 좀 눈에 보이더랍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재미를 붙였던 것 같아요. 복수심을 이용해서 딜딸도 쳐서 딜1등도 해보고, 완방 세팅에 힘보석 박으면서 어떻게 힐을 최소한으로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고. bis 템 먹어보려고 손님팟도 가보고요. 진짜 딜이나 생존을 위해서 별에 별 짓거리는 다 해본 기억이 나네요. ㅋㅋ

그렇게 500번이 600번이 되고 600번이 700번이 되고, 하루에 올금 파티를 2~3번 정도 짜면서 정말 미친듯이 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기록하시는 분이나 도전모드만 파시는 분들을 많이 알게되고 이분들한테 또 배워가면서 계속 했지요. 그러다보니 어쩌다가 팔자에도 없이 유명해지고 어디어디 가자고 귓도 많이 오더라고요. 그런 식으로 남의 파티 가서 묻묻도 해보고 하니까 어느덧 죽탱 캐릭은 1000번이 넘었고 정술 캐릭은 400번 정도, 나머지 잡다한 캐릭들까지 해서 1600번 정도 한 것 같네요.

그러다가 소드군이 나오면 도전모드가 없어진다는 걸 듣고 충격 먹었었는데 다행히도 그때 클베에 당첨되서 마음이 맞는 사람들끼리 클베 도전모드 트라이를 시작했습니다. 제가 택틱을 짜거나 처음 해보는 던전에 대해서는 감을 빨리 못잡는 스타일이라 진도가 여간 안 나가는 게 아니더군요. 그러다가 헌터님의 제의를 받게 되고 어쩌다보니 인벤에서 국내1등 인터뷰도 해봤네요. 사실 제가 한 건 아무것도 없었지만요. ㅠㅠ

드군 초창기 도전모드는 일퀘가 있어서 사람들이 매일같이 도전모드를 가고는 했는데 올금은 땄지만 금메달 파티를 모으지는 않더군요. 그때는 거의 파티찾기 게시판에서 고정으로만 모았지요. 파찾게를 눈팅하다가 고정 올금 파티 탱커를 구한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그때 만난 분이 스틸웰님이었습니다. 그당시 조합이 검귀가 없던 초창기 조합으로서는 파격적인(이라고 쓰고 좆망이라 읽지만) 죽탱 고술 야드 암사 회드(확실하진 않음)이었습니다. 그래도 같이 하시는 분들이 잘 하셔서 스무스하게 올금을 땄던 걸로 기억하네요. 이때부터 다시 마이크를 잡고 막공으로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다가 웅자님도 만나게 되고(ㅋ) 웅자님 말로는 제가 죽탱하는 게 멋있어보여서 탱커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솔직히 걍 듣기 좋으라고 하는 말 같고; 어쨌든 시간이 지나서 공략도 풀리고 도전모드를 해본 사람도 많아지면서 파티가 생기기 시작하더라고요. 제가 비염이 엄청 심해서 장시간 마이크는 약간 벅찼었는데 알게 모르게 막공으로 많이 묻어갔더랍니다. 

드군 도전모드만 해보신 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판다때보다 재미가 덜하더라고요. 복수심이 없어지니까 딜도 예전만큼 안 나오고 그래서 흥미가 많이 떨어져서 드군 도전모드는 판다때 마냥 미친듯이 하지는 않았습니다. 파티 자체도 많이 줄었고요. 퇴근하고 피곤해서 못할 때도 많았고 파티가 안모여서 쫑낸 적도 많았던 것 같네요.

그렇게 어영부영 하다가 여기까지 왔는데 막상 없어지니까 판다때만큼은 아니더라도 많이 섭섭하네요. 남은 드군 마무리 잘하시고 군단에서도 건승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쓰다보니 좀 길어졌는데 봐줘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