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호드진영 냥꾼을 키우는 에스닉이라고 합니다.

이글의 목적은 제 분노의 감정을 드러냄과 동시에 이런 일이 있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함이며,

또한 엄마가 길드가 좀 더 성숙하고 발전된 운영을 하길 바라는 마음에 이 글을 씁니다.

 

약 4주 전 즈음에 길드 달력창에 오공 10인 길드레이드가  월, 화요일 저녁 일정으로 올라와서 참가 신청을 했습니다.

당시 공지사항엔 템렙 외에 별다른 조건이 없었고, 제가 신청할 당시 겹치는 직업도 없었고 참가신청 인원도 열 명도

안되더라구요. 그래서 길드레이드에 당연히 참여할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 저는 월요일 저녁 여친과의 선약을 취소,

화요일 저녁 고교 동창들과의 술 약속 취소라는 다소 무리수를 감행하며 시간을 비워두게 되었습니다. 약간의 거짓말

까지 해가면서 그 날 시간을 비우게 되면서 이렇게까지 게임을 하고 싶어하는 제 자신이 살짝 한심스럽기도 했습니다.

사실 막공으로 가도 되긴 하지만, 길원분들과 친해질 기회이기도 하고 해서 참여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아보였습니다.

물론 레이드를 즐기며 오공 공략도 좀 배워볼 목적이었지요. 며칠 후 일정 당일 월요일 오후 5시 경부터 접속하여 인벤으로 오공 공략도 읽어보고, 동영상도 좀 보고 놀다가 예정 시각이어었던 8시 경이 되어 길드창에 길드레이드 달력에 신청하신 분들을 플라즈마왕자님께서 초대를 주시기 시작하셨습니다. 저도 초대를 받았습니다. 근데 얼마 후에 같이 초대를

받았던 추남오크님께서 파탈하라고 하시더군요. 길드장이신 귀신비님이 다시 초대 하실거라고 하셨었지요. 20~30분

정도 기다렸을 때, 귀신비님께 귓말이 왔습니다. '이번 레이드에 저를 데리고 가기 힘들거같다. 죄송하다. 다음에 꼭 같이 가자' ...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레이드 일정 당일까지 아무런 사전통보도, 공지및 예고도 없이 약속 다 비워놓고 약속시간 칼같이 지켜가며 기다린 저로서는 많이 당황스럽고, 화가 좀 났습니다. 그래서 귓말로 길드레이드 인원 선정 기준이 혹시 있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그런 건 없다고 짧게 대답하고 끝이더군요. 순간 어이없고 황당했습니다. 그 순간 바로 화를 내며 '인원선정 기준도 없다고 하시는데, 그럼 제가 못가는 이유는 뭔가요?' 라고 묻고 싶었지만,  괜히 저 때문에 길드레이드 분위기를 망치게 될 것 같아 아무 말 없이 참았습니다. 친한 사람들 먼저 뽑아서 가는 건가..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갑자기 허무하고, 좀 서럽더군요. 레이드 못가게 된 것 뿐만 아니라 이것 때문에 잠시 접어둔 제 인간관계들과 시간이라는 기회비용들... 아주 잠깐이었지만 비참했습니다. 이후 이 일에 대해 직접 항의하려했지만, 아직 레이드 진행중이었고, 좋은 말 안나올거 같아서 생각을 정리한 후 우편으로 항의글을 보냈습니다. 아무런 답장도 없고 그 어떤 리액션도 없었습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계속해서 아무런 반응이 없으시더군요.

분명 사전에 그 어떤 공지나 우편이 없었습니다. 공대구성도 시너지나 직업보고 그날 판단해서 인원을 구성한다는 일체의 언급도 없었습니다. 제 입장에선 그냥 저랑 약속을 해놓고 일방적으로 약속을 깨버린 셈이 되는거죠.

이 일로 인해 저는 여친과 친구들에게 약속 못 지켜서 욕먹고, 시간은 시간대로 날리고, 길드레이드에서 영문도 모른채 배제되었다는 느낌에 약간 상처도 받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 길드는 내가 있을 곳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에 길드탈퇴를 생각하게되었습니다. 그리고 문의를 드릴 길드관계자분을 찾았는데 마침 원로길드원이신 플라즈마왕자님께서 상담을 해주시더군요. 제가 겪은 일을 말씀드리고 이야기 중에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날 레이드일정은 길드에서 먼저 선수들을 만들어 내기 위한 것이었다는 겁니다. 먼저 선수들을 만들고 그분들 위주로 길드레이드를 활성화시켜 다른 길드원분들도 템파밍을 하실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 플라즈마왕자님 말씀의 요지였습니다. 덧붙여 길드장 귀신비님이 원래 말이나 행동을 하실 때 생각이 많으셔서 반응이 늦을때가 많다고 하시더라구요. 상담을 마치고 난 후 , 어느정도 이해는 되었지만, 그렇다고 제 마음이 누그러지진 않았습니다. 귀신비님이 무책임했다는 생각을 지우긴 힘들더군요. 그 날 이후 혹시나 하는 마음에 기다려 보았지만, 역시나 아무런 피드백은 없었습니다. 알고도 그냥 묵과하시는건지 아니면 본인 책임이 아니라고 생각하셔서 그냥 잊으신건지는 몰라도 한 길드의 장으로서 그런 태도는 옳지 않아 보입니다. <엄마가..>길드는

달라란에서 세나로 이전하셔서 구성한 길드로 알고있습니다. 인원도 많고 세나에서 대형길드로 커나가는 길드라고 생각하는데 운영을 이런 식으로 하고, 또 그에 대한 대처를 이런 식으로하는것은 곤란할 것 같군요.

상담 후에 그래도 길드에 좋으신 분들이 많으니 남아보려고 했는데 이미 신뢰가 무너진 터라 오래 있긴 힘들겠다 라는 생각이 컸습니다. 개인적으로 길드는 편하게 웃고 떠들며 서로의 생각과 게임에 대한 정보를 나누며, 친목을 도모하는 사교공간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일을 겪고 나니까 이게 잘 안되더라구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사전에 우편으로라도 이번 레이드의 성격에 대한 설명을 해주었더라면 제가 선약을 취소하고 기다리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또한 더 실망한 부분은 설사 일이 이렇게 되었다해도 제가 항의우편을 보냈을 때 '제 불찰로 인해 피해를 드리게 되어 죄송하다' 는 말 딱 한마디만 했어도 이렇게까지 인벤에 글을 올리진 않았을 겁니다. 묵묵부답인 태도가 어쩌면 저에겐 더 큰 상처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사람 무시하는 것도 아니고...

저도 직장인이고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사람인데 이 일로 이틀의 시간이 날아가고, 대인관계에 약간의 데미지를 받았습니다. 시간이 남아도는 사람은 세상에 없죠. 시간만큼 귀한것도 세상에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화를 내는게 이상한 일은 아닐겁니다. 제가 이런일을 겪은 걸 아시는 길드원분들이 있을까 싶네요. 다른 길드원분들께서 저와같은 피해를 입지않도록 세심한 배려와 관리 부탁드리며, 마지막으로 한마디 하겠습니다. 달력으로 길드레이드 일정 계획할 때는 반드시 그 레이드의 성격과 인원조정 가능성예고 및 그 선발기준에 대한 정확한 설정 등을 사전에 참여하기로 한 사람에게 공지하세요. 그래야 저처럼 오해하고 손해보는 사람이 안생길겁니다.

 

p.s. 쓰다보니 글이 길어지고 두서도 없네요. 그냥 참고 말아야지 했었는데 그동안 감정의 골이 저 혼자 깊어졌나봐요.

       5년정도 접었다가 지난 8월 달에 복귀하면서 인벤에 <엄마가...>길드 광고글에 감동받아 가입하게 되었었는데,

       이렇게 안좋은 모습으로 나가게 되어 유감이네요.

       나름대로 길드에 적응하려고 많이 노력했는데 아쉽게 됬네요. 첨에 가입하고 반겨주셨던분들, 복귀하고 잘모르는

       제가 질문할때 친절히 자세하게 답변해 주셨던 분들, 가끔이지만, 사교적인 대화 나누며 조금은 가까워졌던 분들..

       모두 감사드립니다. 잠시지만 저도 즐겁고 행복했습니다. 다들 행복하고 건강한 삶 영위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