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브서버는 저인구 서버입니다. 단 한번도 신규유입이라는 상승곡선을 제대로 그리지 못하고 계속해서 내려앉아갔죠. 전 그런 서버에서 5년을 호드에서 보내고 6개월가량을 얼라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대격변이 한창 오픈한지 1달이 다 되어가고 메디브의 인구곡선은 드디어 바닥을 치기 시작한거 같아 보입니다.

 

 네 그런거 같아 보일뿐입니다. 물론 리치왕의 분노에서 대격변 사이에 엄청나게 불어온 광풍은 많은 사람을 데려오는 듯 했으나, 더 많은 사람을 떠나 보냈습니다. 하지만, 현재 대격변내에서 유져들의 갈등소지로 1순위로 부각된 '파티창 잡담'의 원인이 사람들이 '적어서' 라는 점은 동감할 수 없습니다.

 

 도시섭으로 유명한 아즈 호드서버 파창은 지금도 불이 날 기세로 글이 올라옵니다. 우리랑 사정이 비슷한 서버로 유명한 말리호드는 파창에 올라오는 글이 거의 없습니다. 제가 심지어 '여기가 파창입니까?'라고 물어봤을 정도니깐요. 한 두분 대답해 주시더군요. 살펴본 시각은 두 서버 모두 토요일 19:00~20:00입니다.

 

 당일 20:00 즈음, 저희랑 사정이 비슷하다고 들은 카라잔 얼라를 들어가보니 사정이 좀 다른 모습 이었습니다. 많은 잡담 중에 파티가 3~4개 정도 올라오고 2개는 심지어 25인이더군요. 그리고 공통적으로 파티 모집글에는 앞에 특수문자들이 박혀 있었더군요. 예를 들어 '%%% 황혼 25~, #@# 영던 업적~' 이런식으로 말이죠. 1레벨로 이야기하면 차단 받을까봐 죽기 만든 뒤 파티창에서 이야기를 해봤습니다. 카라잔 얼라 서버는 피크타임 300~400대이며, 피크타임 제외하면 사람이 별로 없어서 파티창에 잡담 제지를 잘 안한다고 하더군요. 머리아프게 할 사람도 없다고 하대요. 그러다가 잡담과 파티모집을 구분하기 위해 누군가 앞에 강조표시를 한게 시작이 되어 다들 강조표시로 잡담과 모집글을 구분하게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통은 잡담제지를 하지 않습니까? 하니 이렇게 답하더군요.

 

 "너님은 인력시장에서 잡담안하는 줄 암?"

 

 무슨 개드립인가 했지만, 이해를 해보니 대충 감이 왔습니다. 파티창은 하나의 인력시장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으며, 그런 인력시장에 잡담조차도 없다면, 인력시장에 일할 사람이 조용하면 일할 의지가 없다는 이야기가 되며, 조용한 인력시장은 다른 시끄러운 시장에 비해 저평가 될수 밖에 없다는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같은 메디브 서버는 상당히 사람도 없는 서버라고 대놓고 드러내는 셈입니다.

 

 고인구서버 파티창을 비유해보면, 좋은 인력시장은 끊임없는 구인 모집이 몰려듭니다. 그 틈에서 사람들은 잡담할 필요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냥 자기가 원하는데에 이야기해서 들어가고 자기 할일 하면 되니깐요.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파티창의 정상적인 이용을 위해서는 선택해야합니다.

 

A. 끊임없는 막공을 만든다.(도시서버와 같이)

B. 파티창의 격식을 없앤다.(위에 언급한 카라잔 얼라 같이)

 

 우리 서버분들이 대동단결하여 A안을 선택한다고 가정했을때 준비해야 될 것은 2가지입니다. 첫번째는 길드시스템을 폐쇠적에서 개방적으로 이용할 것, 두번째는 끊임없는 정보공유를 할 것. 첫번째로 언급한 길드시스템은 저인구서버에는 쥐약과 같은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서버내의 의사소통의 대부분을 막고 있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길드업적, 길드레이드&던젼 등은 길드간의 경쟁을 유도하면서 게임에 몰입하게 만든 점에서는 장점입니다. 하지만, 길드간의 경쟁을 유도한 덕분에 서버내의 정보공유를 막음으로써, 길드끼리 성만 쌓고 교류는 안하는 봉건적인 사회구조를 보는 느낌입니다. 그틈에서 길드에서 모자라는 인원만 파창에 기웃기웃 거리며 데려가는 실정이죠. 이에 정보공유 또한 안하고 있으니, 어찌어찌 만들어진 막공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맨땅에 헤딩하면 대격변 난이도의 레이드 보스가 쉽게 죽어주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B안을 추천합니다. 매미와 갈등조장을 제외하면, 어떤 것이든 상관없습니다. 사람이 모여, 집이 생기고, 집이 모여, 마을이 생기고, 마을 모여야 나라가 생기듯,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장의 근본은 사람이며, 그러한 시장이 활성화 되는 근거는 바로 사람이 있다고 표출하는 것 입니다.

 

 사람이 말이 없으면, 이야기가 안되듯이, '침묵이 금'일 수 만은 없습니다. 파티창의 본래용도로 인한 문제는 이제 뒤안길입니다. 파티창에 잡담이 늘어난 것이 사람이 없다는 증거가 아니라, 사람이 있다는 증거가 되고, 그를 토대로 새로운 정보공유가 이루어진다면, 파티창에 누가 손대지 않아도 많은 파티가 오가는 좋은 시장이 될것입니다.

 

 결론은 파티창의 격식을 없애고 자유롭게 개방해야 합니다. 조용한 시장은 죽어갈 뿐입니다. 파티창에 파티글이 올라와도 장님이 아닌 이상, 못 볼리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