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드랏실이 에메랄드의 꿈을 떠나 아제로스에 정착한 가운데, 이 새로운 위치에 대해 다양한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습니다.


■ 아미드랏실

이번 주에 피락을 처치한 플레이어는 꿈의 수호자 대장정을 완료할 수 있는 가운데, 피락의 공격에게서 구해낸 새로운 세계수 아미드랏실이 마침내 에메랄드의 꿈을 떠나 아제로스에 새롭게 자리를 잡게 됩니다. 아미드랏실은 용의 섬 온아라 평야의 서쪽, 에메랄드의 꿈과 비슷한 위치에 현현하나, 이가 단순히 확장팩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벤트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내용을 몇 가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 게임 내에 현현한 아미드랏실에는 여전히 거주민이 거의 없다시피 한 편이지만, 이가 빠르면 10.2.5 패치부터 바뀔 것이라는 점은 이미 알려진 상황입니다. 텔드랏실에서 살아남은 나이트 엘프들은 이미 이 새로운 세계수로 이주한 만큼, 아미드랏실은 칼도레이의 새로운 도시가 될 예정인데요. 그렇다면, 용의 섬이 정말 이에 적합한 장소일까요?




■ 문제

가장 먼저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부분은 바로 불타버린 텔드랏실과 관한 내용입니다. 가시의 전쟁은 아제로스 뿐만 아니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역사를 통틀어서 극도로 암울한 시기 중 하나였습니다 -- 나이트 엘프는 공식적으로 대량 학살을 겪었고, 당시의 호드는 칼림도어에서 나이트 엘프를 전멸시키고자 했습니다. 비록 얼라이언스가 4차 대전쟁에서 승리했다고는 하나, 나이트 엘프를 칼림도어에서 제거하겠다는 목표는... 매우 효과적이었다고밖에 볼 수 없습니다. 새로운 고향과 새로운 세계수를 찾았다 할지언정, 나이트 엘프가 쫓겨났다는 느낌은 지울 수가 없습니다. 텔드랏실 뿐만 아니라, 칼림도어 자체를 잃은 셈입니다.

용의 섬이 단순히 확장팩 지역이라는 문제 또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지역은 그 확장팩 때에만 머무르게 되는 지역이며, 수라마르나 보랄러스처럼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은 도시마저도 관련 확장팩이 끝나고 나면 버려지기 마련입니다.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스톰윈드나 오그리마, 아니면 현재 확장팩의 대도시에서나 찾을 수 있을 따름이죠. 용군단의 끝이 다가온 지금, 나이트 엘프가 이 땅과 함께 버려지고 잊혀질 것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용의 섬과 이전 확장팩의 수많은 지역과는 다르다는 것을 암시하는 내용이 보이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칼림도어가 아닌 이 곳을 아미드랏실의 위치로 지정한 실질적인 이유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이죠.


■ 실용성

용군단에서 용 조련술이 처음 도입되었을 때, 블리자드는 이가 실험적인 기능이라는 점을 꾸준히 언급했습니다. 만약 인기가 없었다면, 용군단 이후로는 다시 볼 수 없는 기능이 되었겠죠. 하지만 용 조련술은 엄청난 성공과 인기를 거뒀고, 그 덕에 저레벨 캐릭터에게도 표준 기능이 될 뿐만 아니라 이름이 "역동적 비행"으로 바뀌며 10.2.5 패치부터는 모든 구세계 지역에서, 그리고 11.0 패치에서는 거의 모든 비행 탈것에 적용될 예정입니다.

물론,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대부분의 구세계 지역들은 용 조련술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지지 않았기에 그 크기가 훨씬 협소하며, 그 때문에 블리자드는 용의 섬 외의 지역에서 용 조련술을 사용할 시 그 속도를 최대 속도의 최대 속도의 80%로 제한할 것이라 밝혔습니다. 게임은 꾸준히 진화하고 개선해 나가지만, 구세계는, 뭐, 말 그대로 "구 (舊)" 세계니까요.

대격변에서 세계가 개편된 이후, 칼림도어와 동부 왕국은 대체로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지역의 이야기는 오래 전 끝난 확장팩을 중심으로 하고 있으며, 게임 내에서 일어난 변화를 반영하기 위한 또 다른 세계 개편이 시급합니다. 하지만 그렇다 해서 이가 또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며, 대격변 때처럼 모든 지역이 한 번에 개편되는 일을 보는 건 쉽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블리자드는 천천히 시간을 들여 관련 지역들을 몇 개씩 개편해 나가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동시에,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의도적으로 용의 섬을 한 확장팩 지역이 아닌 또 다른 주요 지역으로 배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내부 전쟁 확장팩에서 용군단은 새로운 플레이어 경험이 될 예정이며, 여기서 처음 퀘스트를 진행하며 역동적 비행 기능을 접하게 됩니다. 용의 섬 이후에 개발되는 모든 지역은 용 조련술을 염두에 두고 제작될 것인 만큼,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는 이번 확장팩을 위시해 근본적으로 변화, 용의 섬을 이런 "신세계"의 중심 역할이자 대표로 삼는다고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온아라 평야의 타우렌 부족이나 용의 섬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만든 황천의 용군단처럼, 이런 조짐은 이미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용군단의 이야기는 계속해서 용의 섬에서 끝나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며, 아미드랏실의 새로운 위치는 이를 다시 강조하는 역할을 맡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나이트 엘프를 아제로스의 다른 세계로부터 차단하는 의도가 아닌, 용의 섬을 거대한 세상의 일부이자 나아가는 구심점으로 삼기 위한 첫 걸음일 수도 있는 것이죠.

어쩌면 이런 목적 때문에 하이잘 산이 의도적으로 무시당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비록 워크래프트 III 때 큰 상처를 입었다 하더라도 원 세계수인 놀드랏실은 계속해서 다시 회복해 나가고 있으며, 스토리 상으로 텔드랏실보다 훨씬 오랫동안 나이트 엘프의 본거지로 그 역할을 다해 왔습니다. 그렇기에 굳이 치자면 놀드랏실이 다시금 나이트 엘프의 본거지로서 완벽한 장소가 될 것이지만, 하이잘 산과 놀드랏실은 이미 세계가 개편되어야 하는 필요성을 야기하는 바로 그 확장팩, 대격변 때 등장한 바 있습니다.

실용적으로 보면, 구 세계에 새로운 지역을 이식하는 것보단 용 조련술을 고려한 새로운 지역과 그 기능을 중심으로 구축된 대륙에 이런 새로운 지역을 추가하는 것이 더욱 쉬울 것입니다. 용의 섬은 이렇게 과거의 확장팩 지역들과 다르게 향후 신세계의 중심이 될 것처럼 보이지만, 이가 장기적으로 정말 성공할지는 지켜봐야 할 부분이겠죠.

아미드랏실은 아직도 신생 세계수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는 게 중요합니다. 텔드랏실과 달리 아미드랏실의 도시는 나무 정상이 아닌 중앙에 단순히 나무가 있는 지역이므로,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의 다음 20년 동안 이 새로운 세계수가 이 상태로 유지될 것인지, 아니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자라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만약 그렇게 자라날 수 있다면, 또 다시 그 거처를 옮길 수도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어, 아제로스가 깨어나는 순간처럼 세상을 뒤흔드는 또 다른 순간에 말입니다.




출처 : https://www.wowhead.com/ko/news/336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