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악탱이 그냥 헛소리 좀 하는 겁니다.

웃으면서 봐주시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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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로 쐐기던전은 한바퀴씩 다 가르쳐줬지?"

"응."

"그래 이제 남은건 템렙 올리고 이래저래 보면서 템 제작도 하고 하면서 높은단수 클리어하는 일인데..."

"일인데?"

"거긴 또 모는 방식이 다르거든. 빅풀이 생활화인데다가 생존기 쿨기가 거의 계속 빠져있다고 생각하면 될거야"

"어렵네"



와우를 시작한지 얼추 5~6개월 쯤 된듯합니다.
옛날에 PVP가 재밌다는 말에 판다렌 냥꾼으로 지인의 트롤 드루이드와 M이 없는 냥드조합 해보자고 한뒤
1400점 찍어보고 내려온 뒤 와우를 접었더랬죠.



몇년이 흘렀는지 모를 지금에 와서 쐐기 컨텐츠에 발을 딛였고
이번 목적은 2천점 업적작으로 잡고 있습니다.



아직 그 점수에 도달하지도 못했고 갈길이 멀어보입니다만...
슬슬 템렙도 388쯤 맞췄고 티어도 주간 보상으로 2개 먹었으니
정리를 해야할 시기가 다가온듯합니다. 정말 빠듯하게 2주정도 달리면 
어떻게든 마무리는 가능하겠네요.


그러면 저의 이번 아제로스 던전 생활도 마무리를 지을 듯합니다.
와우가 재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장점이 많은 게임이니 여기까지 플레이 해왔겠지요.

하지만 역시나 제가 느끼는 가장 큰 단점은 

'게임을 게임으로 즐기기 힘들다' 입니다.


현실의 경쟁과 일적인 스트레스에 치여 아제로스로 왔고
그냥 돌이 깨지든 말든 하하호호 하면서 헤딩하고 
그런 파티원들이랑 같이 게임하면 스트레스가 날아가고 내가 아제로스에서 도전자 혹은 모험가가 된 기분입니다.
시클이 아니더라도 뭔가 우리가 조금 부족하지만 도전에 성공했다! 라는 그런 느낌?


그렇지만 앞서가는 상위 몇 %안에 드는 지인의 등뒤를 쫓아가기 위해 해야하는 것들
시클을 목표로 삼고 앞뒤 안가리고 돌진하는 팀원들
와린이가 말걸기 힘들 정도로 끈끈한 정으로 뭉쳐있는 길드 고인물들...

이해합니다. 그들의 즐기는 방식이겠지요. 하지만 그런 부분들이 저를 너무 위축시키고 스트레스 받게 하더군요

"380이면 1주차에 20단 주차한 사람들이랑 비슷한 템렙인데 왜 10단 언저리에서 놀고있어?"

"탱님 그.. 이번 던전 다녀는 보셨나요? 아뇨 드리블도 어설프시고 던전도 잘 모르시는거 같고.."

"아니 MDT 이따위로 짤거면 딜러나 하시라구요. 악딜 좋은데 왜 굳이 탱한다고 그러심?"

등등 다양한 잔소리, 안좋은 소리 많이 들었습니다. 그 때마다 제 채팅창에는 '죄송합니다' 혹은 '제가 미숙해서..'
라는 글이 쓰여졌고

언제부턴가 제가 실수한게 아니더라도 저 말을 치고있는 저를 발견하게 되면서 조금 충격을 먹었습니다.


게임을 즐기기 위해하는데 이게 과연 맞는 것일까?
현실에서 퇴근하고 씻고 밥먹고 3~4시간을 여기에 투자하고 있는데 그것도 반년이면..
지금 쌓여있는 다른 게임들은 언제하지? 그런데 지금 템렙 1이라도 안올리면 이제 10단 언저리도 찾아보기 힘들건데 따라갈 수나 있나?


다양한 생각이 떠올랐지만 역시 게임이란 녀석은 이런 생각이 들 때 쯤엔 접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던 저로서는 

아마 이글과 함께 업적인 쐐기 2천점을 달성한다면 와우를 다시 한번 접을 듯 하네요.


재밌는 게임입니다. 재밌던 게임이었구요. 더 즐기지 못한건 아쉽지만

뭐 기회가 되고 시간이 된다면 그 땐 다시 한번 와우를 천천히 해보지 않을까 생각해보면서

이 글을 읽어주신 모든분들이

득템하시고 즐와하시길 기원합니다.